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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해안 님의 서재입니다.

진화하는 무인도 힐링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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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해안
작품등록일 :
2023.05.10 11:40
최근연재일 :
2023.05.18 12: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814
추천수 :
89
글자수 :
56,820

작성
23.05.11 12:35
조회
188
추천
10
글자
11쪽

오두막이 생기다.

DUMMY

[빙의 6일차]


“하암...”


희준이 기지개를 피며 눈을 떴다.


“왜 이렇게 푹신해?”


희준이 자신의 옆구리를 바라봤다.


희준의 옆구리를 양 쪽에서 껴안고 자고 있는 왕왕이와 아델.


희준이 두 생물(?)을 각각 한 손에 들고 일어났다.


“일어나라. 아침이야.”


“졸리다, 팽...”


“와앙...”


“빨리 일하고 아침 먹어야지. 일어나.”


밥 이야기에 그제서야 눈을 뜨는 왕왕이와 아델을 희준이 땅 위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곧장 천막 밖으로 나갔는데.


짹짹-


“야, 저리 안가?!”


새 네 다섯 마리가 단체로 밭을 쪼고 있는게 아닌가. 희준이 성을 내며 뛰어가자 새들도 금세 날아가 도망쳤다.


밭을 살피자 씨감자를 심은 밭이 파해쳐저 있고, 씨감자 한 두 개가 땅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내 감자...”


희준이 망연자실한 표졍으로 씨감자 두 개를 들어올렸다. 새 부리에 중간이 잔뜩 파해쳐저 있는 씨감자.


“어쩔 수 없지...아까우니까 거북이 섬 한테나 줘야지.”


희준이 씨감자의 흙을 털고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일을 해볼까.”


희준이 땅에 떨어져있는 나무 괭이를 집어 들었다. 새가 파해친 밭 곳곳의 흙을 다시 덮는 희준. 다행히 새에게 먹힌 씨감자나 씨앗은 더 이상 없었다.


“이제 물을 줘야지.”


희준이 물병이 든 가방을 맸다. 냇가로 가 물을 물병에 담고 가져올 예정이었다.


“나는 할 거 없냐, 팽?”


“나 따라오는 길에 산딸기 있으면 채집해줘.”


“알았다. 팽.”


그렇게 해서 냇가로 향한 희준 일행. 희준이 물병에 물을 채우고 있는데.


“뭐하냐, 팽! 하지마라, 팽!”


“와왕, 냠냠.”


아델이 산딸기를 따서 가방에 넣고 있는데, 그걸 옆에서 왕왕이가 가방에 산딸기가 채워지는 족족 빼서 먹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둘이 싸우고 있었던 것.


“얘들아, 싸우지 말고.”


희준이 왕왕이를 껴안았다. 왕왕이의 입 주변이 산딸기로 인해 빨갛게 물들었다. 그걸 냇가에서 적당히 씻겨주는 희준. 왕왕이는 그런 희준의 노고를 아는지 모르는지, 냇가의 물을 마시느라 바빴다.


왕왕이를 다 씻긴 희준과 아델도 냇가의 물을 마셨다. 물이 참 맑고 시원했다.

희준은 원래 자연의 물은 기생충 문제로 함부로 마시면 안된다고 들었지만, 왠지 이 섬의 물은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만큼 섬의 환경이 깨끗하고 청결했다.


희준 일행이 밭으로 돌아왔다. 물병 다섯 개 중 두 개를 아델에게 건내주고, 밭에 물을 주기 시작하는 희준과 아델. 씨앗 하나하나에 정성껏 물을 주었다.

밭에 물을 다 주자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떴다.


[꼬르륵...]


“하하, 누구야?”


갑자기 울린 배꼽시계에 희준이 웃으며 아델과 왕왕이를 바라봤다.


“나다, 팽...”


자신의 배를 부여잡고 바닥에 엎어진 아델. 하기야 일어나자마자 일을 했으니 배가 고플 만도 하다.


“좋아. 밥 먹자.”


희준이 밭에서 감자와 양파를 가져왔다. 양파와 프라이팬도 생겼겠다, 오늘은 감자조림을 해볼 생각 이었다.


“생선 필요 없냐, 팽?”


“생선 잡아오게? 있으면 좋지.”


“조금만 기다려라, 팽.”


아델도 물고기를 잡으러 떠나고. 희준이 요리를 시작했다.


희준이 먼저 감자 두 개를 검으로 깎고, 양파 두 개를 깐 다음 깨끗이 씻었다. 감자 먼저 썰고 양파도 썰기 시작하는 희준.


희준이 양파 두 개를 썰고 하나를 먼저 프라이팬에 올렸다.


치익-


양파가 볶아지며 소리를 내었다. 식용유가 없었기에 팬에 늘러붙지 않게 손을 빨리 움직여야 했다.


“후...”


원래는 감자를 먼저 볶고 나중에 양파를 넣어야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해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감자조림에 들어갈 양넘인 간장과 올리고당이 없어서 였는데, 짠 맛은 소금으로 낸다고 쳐도 올리고당의 단 맛을 내기가 힘들었다. 따라서 양파를 먼저 갈색빛이 돌때까지 충분히 볶아, 단 맛을 내려는게 그 이유였다.


“괴식이 되지는 않겠지...?”


희준이 양파를 볶으며 생각했다. 젓가락은 나뭇가지를 대충 다듬어 만들었다.

걱정이 됐지만, 오랜만에 양파가 볶아지며 내는 단 내를 맡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흐물흐물해진 양파가 갈색빛을 돌며 거의 다 볶아지자 감자도 팬에 올렸다. 감자에 윤기가 날 때 까지 볶아준 후, 감자를 부드럽게 익히기 위해 팬에 물을 붓고. 암염에서 캐온 소금을 적당히 쳐 줬다. 남은 양파 한 개도 넣어주고, 이제 물이 졸여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끝.


희준은 그 동안 새가 쪼아 먹은 씨감자를 모닥불에 구웠다.


“물고기 두 마리나 잡아왔다. 팽!”


그 사이 아델도 돌아왔고. 감자조림과 구운 감자도 완성되었다.


고소한 냄새가 초원 전체로 퍼졌다. 냄새에 반응한건지, 나무 안에 숨어있던 새들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수고했어, 아델. 이제 아침 먹자.”


희준이 감자조림이 담긴 프라이팬을 갖고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희준을 쫄쫄쫄 따라 들어가는 왕왕이와 아델.


희준이 젓가락을 하나 더 깎아 아델에게 주었다.


“한번 먹어봐. 뜨거우니까 조심히 먹어.”


분명 간을 볼때까지는 괜찮았지만, 완성본은 혹시 모른다. 기미상궁으로 아델을 내새운 희준.


“잘 먹겠다. 팽.”


아델이 감자 조각에 바람을 후후 불며 입 안에 넣었다.


우물우물.


“짭조름한 게 맛있다 팽!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맛도 난다!”


아델이 감자 한 조각을 다 삼키고 박수를 쳤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맛은 양파의 달짝지근한 맛을 말하는 거겠지. 희준이 아델의 반응에 안도의 한 숨을 쉬고, 자신도 한 입 먹어봤다.


“생각보다 괜찮네.”


감자는 적당히 부드러웠고, 씹을 때마다 감칠맛과 고소함이 올라왔다. 감자와 함께 양파도 곁들어 먹으니 단 맛도 풍부하게 어우러 졌다. 역시 처음에 양파를 볶길 잘했다고 생각한 희준이었다.


“왕왕!”


“알았어, 기다려.”


희준이 기다리다 못해 터진 왕왕이에게도 감자조림을 먹여주었다.


냠냠.


뜨겁지도 않은지 허겁지겁 먹는 왕왕이. 희준이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자.


[거북이 섬이 배가 고프다고 말합니다! 어서 제단에 맛.있.는. 음식을 바쳐주세요!]

[보상: 대단한 것]

[거절 시: 홍수]

“알았다고, 너한테 줄 것도 있으니까 걱정 마.”


희준이 한 숨을 한번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운 감자를 들고 제단으로 향하는 희준. 희준이 제단 위에 구운 감자를 올리자.


[거북이 섬이 자신도 제대로 된 요리가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구운 감자가 순식간에 제단에서 사라졌다. 희준이 피식 한번 웃고는 천막 안으로 돌아왔다.


“예들아, 다 먹었지? 남은 건 거북이 정령님한테도 나눠주자.”


“쳇, 구운 감자로 충분한거 아니였나, 팽?”


“아무래도 아닌가봐.”


희준이 거북이 섬에게 주기 위해 음식을 챙기자 아쉬워하는 표정의 아델과 왕왕이.


희준이 감자조림을 제단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자.


[거북이 섬이... 너무 맛있다며, 이런 건 처음이라며 감격에 겨워합니다!]

[보상]

[자연친화적인 오두막]


“오두막? 그런건 어떻게-”


쿠구구구-


희준이 질문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또 진동에 땅이 울렸다.


발원지는 천막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


커다란 나무가 제멋대로 뒤틀리더니, 삼각형의 지붕을 가진 오두막의 형태를 띄는게 아니겠는가.


순식간에 문까지 제대로 달린 오두막이 완성되었다.


“와! 진짜 오두막이잖아?”


희준이 감탄하며 오두막의 문을 열었다. 오두막의 안에는 나무 창문과 나무 침대도 있었다.


“너무 좋은데?”


희준은 더 이상 비가 올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


[거북이 섬이 자신은 위대하다고 말합니다.^^]


“그래. 이번만큼은 인정한다.”


희준이 오두막의 창문을 열고 침대에 누웠다. 어느샌가 따라붙은 왕왕이와 아델도 똑같이 옆에 누웠다. 침대는 세 사람이 누워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넓었다.


“이야, 좋다.”


침대에 누워있자 창문에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왔다. 마침 밥을 먹은 직후라 그런지 잠이 왔다.


“생선은 있다가 먹고, 조금만 잘까?”


“......”


이미 잠든 아델. 희준은 피식 웃고는 몇 분만 눈을 붙이기로 했다.


***


희준이 헐레벌떡 잠에서 깨어났다. 몇 분만 눈을 붙인다는 게, 꽤 오랫동안 잔 듯 했다. 바깥의 해가 꽤 진걸 보고 알 수 있었다.


“생선!”


“벌써 밥 시간이냐, 팽?”


아델이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희준은 그런 아델을 무시하고 우선 생선 상태부터 살폈다. 상하면 먹을 수가 없으니. 다행히 생선은 아직 괜찮은 듯 했다.


“오늘은 저녁 빨리 먹자.”


희준이 생선을 손질하고 이파리에 감싸서 모닥불 안에 넣었다. 고소한 냄새에 침을 질질 흘리는 왕왕이. 아무래도 왕왕이는 드래곤 인지라 채식보다는 육식을 선호하는 듯 했다.


‘숲이나 산 지역이 정화되면 먹을거리도 더 많아지겠지.’


숲이나 산에는 열매나 버섯 같이 채집할 거리도 더 많고, 사냥할 수 있는 짐승도 있을 것이다. 희준이 삼겹살로 고기 파티를 하는 상상을 하자 입에서 군침이 돌았다.


‘역시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살아야 해.’


희준이 망상을 하는 사이. 생선 구이가 완성되었다.


생선 구이를 적당히 사등분으로 나누고, 모두와 나눠먹은 희준. 거북이 섬에게는 생선 머리랑 내장이나 줄까 했지만, 괜히 시비거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만두었다.

거북이 섬에게도 생선 구이를 나눠 준 희준.


[거북이 섬이 생선은 직접 매일 잡아 먹어 질렸지만 구우니까 나쁘지 않다고 말합니다.]

[보상]

[나무 책상]


“오! 책상도 주는거야?”


희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단 위에 나무 책상이 나타났다.


“이왕이면 집 안에다가 소환해주지...”


[거북이 섬이 불평하면 도로 가져간다고 말합니다.]


“알았어, 알았어.”


희준이 나무 책상을 번쩍 들고 오두막 안으로 옮겼다. 그래도 레벨 업을 두 번이나 해서 그런지, 힘이 더 세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희준이 오두막 한 가운데를 차지한 나무 책상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제 바닥에서 밥 먹는 일은 없겠네.”


바닥에서 먹으면 허리도 아프고 뭔가 처량해진 느낌이었는데. 이제 그럴 일이 없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이 희준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잠깐, 의자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 이잖아.”


잠깐이지만 기뻤던 희준이 한 숨을 쉬었다.


그래도 집과 책상이 생긴 게 어딘가. 거북이 섬에게 계속 먹이다 보면 언젠가는 의자도 줄 것이다. 긍정적이게 생각하기로 한 희준.


희준과 왕왕이가 해가 더 지기 전에 빨리 탐사를 떠날 채비를 끝냈다. 희준은 오늘 대략적인 섬 지리를 파악할 예정이었다.


“아델, 나랑 왕왕이 없는 동안 밭이랑 오두막 잘 지켜줘.”


“맡겨둬라, 팽.”


희준이 가방을 매고 탐사를 떠났다. 그 옆에서 비행하며 따라오는 왕왕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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