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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십이지신: 신들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Paz
작품등록일 :
2020.05.11 11:35
최근연재일 :
2020.06.05 06:4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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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5
추천수 :
305
글자수 :
170,317

작성
20.05.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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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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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3쪽

초월한 우정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9화. 초월한 우정


음산하게 변해버린 아요를 보자, 석재는 걱정이 되었다.


“아요야! 괜찮아?”


하지만 묘신(卯神)은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정말 대단한 기운이구려. 토끼는 본래 달에서 온 생명체라고 하더이다. 그래서 달에 토끼가 가장 선명히 보이는 보름달이 뜨면, 묘신은 자시(子時)부터 달토끼로 변해 강력한 힘을 발휘 한다 들었소.”


‘달토끼...?’


“그저 조상님들의 와전된 전설이라 생각했는데, 달토끼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용은 묘신(卯神)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감탄을 내뱉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달토끼는 음산한 소리를 내며 오른손에 검을 잡고 왼손으로는 도를 빼들었다.


그녀는 토끼처럼 높이 뛰어올라 검과 도를 동시에 사용하며 용을 내리찍었다.


콰앙-


용은 검으로 겨우 공격을 막아내었으나, 그는 점점 뒤로 밀려났다.


억지로 막으며 버틴 충격으로 인해 그는 팔이 부러진 것을 느꼈다.


또한 둘이 부딪힐 때 엄청난 충격파를 동반했는데, 그 영향으로 집이 거의 반파되고 말았다.


집이 무너지자 원신의 아버지는 원신을 황급히 집 밖으로 밀쳐냈다.


하지만 원신의 아버지는 피하지 못한 채 그대로 깔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원신은 아연실색했다.


달토끼는 검과 도를 번갈아가며 계속 용을 내리찍었다.


계속된 충격파로 인해 주변이 부서져가고 있었고, 집에 있던 모두가 풍압에 의해 밖으로 밀려났다.


다른 사람들이 어찌되든 달토끼는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용은 부러진 팔로 너무나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그가 서있던 자리는 달토끼의 공격으로 인해 깊은 골이 아래로 파여지고 있었다.


계속 당할 수만은 없었던 용은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에서 전기를 뿜어대며 반격을 시도했다.


달토끼는 이마저도 전혀 피하지 않고 맞섰다.


전기를 맞으면 약 3초 정도의 멈춤이 있었지만, 효과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용은 전기가 먹히지 않자 잠시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아까 상처하나 못 입히겠다는 말은 아무래도 취소해야겠구려. 이렇게나 강할 줄이야.”


다시 하늘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용은 부러진 팔을 대신해 왼 팔로 검을 바꿔 잡았다.


그리고 달토끼를 향해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렸다.


“강뢰(降雷).”


하늘에서 뾰족한 번개가 한줄기 내려왔다.


그 번개는 그대로 달토끼를 향해 내리꽂혔다.


쿵-


달토끼는 강뢰에 충격을 입은 듯 했다.


충격을 견뎌내기 위해 그녀는 검과 도를 바닥에 꽂은 채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본 용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히 강력한 한방이 먹혀들었구려. 주변의 모든 번개를 끌어 모아 한 방에 내리꽂는 기술이외다. 아무리 달토끼지만 이것만큼은 무사치 못할 거요.”


하지만 그 순간 뾰족한 검이 용의 가슴팍을 푹 쑤셔들었다.


달토끼는 무릎을 꿇은 채 뒷발의 탄력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앞으로 뛰어든 것이다.


“크어억!!”


용의 회색 도복이 피로 물들어 갔다.


내상을 입었는지 입에서도 피가 주르륵 흘렀다.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도 피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달토끼는 자신의 검을 뽑아 깨끗하게 혀로 핥았다.


그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달토끼에게서 아요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용은 더 이상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도망치기 위해 뒤를 돌아 비틀비틀 걸어가기 시작했다.


주변에 구름이 조금씩 몰려들었다.


하지만 달토끼는 용을 놓치려 하지 않았다.


비틀비틀 거리는 용을 향해 커다란 도를 내리쳤다.


쨍-


진오가 말의 신 오신(午神)의 모습을 한 채 내리찍는 도를 창으로 막아섰다.


오신(午神)은 달토끼의 강력한 공격을 받아내자 온 몸이 저려왔다.


“멍청한 녀석, 얼른 도망가!”


오신(午神)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름에 둘러 쌓여있던 용은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오신(午神)은 용에 의해 부러졌던 오른팔을 무리해서 쓰자, 더 상태가 악화되었다.


더 이상 팔이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끌끌... 아요가 저 녀석을 죽였다면, 분명 괴로워했겠지... 그렇게 평화 타령을 하던 녀석인데...”


오신(午神) 또한 더 이상 부러진 팔로 달토끼가 된 아요를 막을 수 없단 걸 깨달았다.


“아요야 제발 정신 차려!!!”


간절한 그의 외침이었으나, 아요는 이미 이성을 잃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달토끼는 왼 손에 든 도로 오신(午神)을 향해 다시 한 번 내리쳤다.


‘괜히 저 녀석을 구했다가 내가 죽겠는데...’


그는 부러진 팔로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았으나, 창으로 다시 한 번 막아보기로 했다.


그 수밖에는 없었다.


이제 모든 것은 운명에 달렸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다가오는 무기의 기운을 느꼈다.


갑자기 많은 무기들이 얽히는 느낌.


쇠붙이들이 얽히며 쨍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력한 마찰음에 오신(午神)은 감았던 눈을 떴다.


그 곳에는 쥐의 신과 원숭이의 신이 단검과 여의봉으로 그를 지켜주고 있었다.


모두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었지만 말이다.


셋은 비록 신의 모습이었지만, 따뜻한 인간의 모습이 그들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듯 했다.


석재가 피를 흘리며 진오를 향해 웃어주었다.


“친구, 마지막을 함께 하자고.”


원신도 진오를 향해 웃어주었다.


“형들, 하늘나라에서도 나랑 놀아줘야한다.”


진오는 눈물에 목이 멨다.


“멍청한 녀석들... 그냥 도망이나 갈 것이지.”


*

둥-둥


관청에서 축시(丑時)를 알리는 북을 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달토끼의 붉은 눈이 점점 꺼져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랜 싸움으로 이미 신력을 다 소모해버린 달토끼.


그녀는 곧이어 사람 모습인 아요로 되돌아왔다.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


신력을 모두 소모한 그들은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 이상 서있을 기력조차 없어 마당에 퍼질러 누웠다.


석재, 진오, 아요, 원신은 모두 만신창이였다.


석재가 말을 꺼냈다.


“하하 첫 모험부터 같이 죽을 뻔 했어. 콜록...”


누운 상태로 기침을 하자 피가 옆으로 흘러내렸다.


진오는 그 모습을 안 봐도 알거 같았다.


“애송이 녀석. 넌 곧 죽겠는데 그래.”


원신과 아요는 피곤했는지 이미 단잠에 빠져있다.


“아참 원신이 아버지는 어떻게 됐지?”


갑자기 부서진 잔해에 깔린 원신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호호 걱정 마세요. 제가 구해서 저쪽에 눕혀드렸습니다. 다들 쉬시며 회복부터 하세요.”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서야 석재는 마음이 한결 놓였다.


누워있는 동안 석재는 생각했다.


자신의 신력이 부족해 용과 싸움에서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용의 공격 단 한 번에 치명상을 입은 것.


어린 원신조차도 최선을 다해 싸운 것.


달토끼가 된 아요를 억제하지 못한 것.


이 모든 것들이 석재에게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 서방세계 신들과 싸울 생각을 한 것조차 한심했다.


‘더 강해져야 한다. 지금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어...’


*

그 일이 있은 지 며칠이 지났다.


석재, 아요가 마침내 새로운 여정을 위해 집을 나설 채비를 했다.


석재는 여전히 내장파열이 다 낫지 않아 가끔씩 피를 토했다.


반면, 아요는 크게 다치진 않아 며칠 치료를 받으니 금세 멀쩡해졌다.


진오는 원신을 데리고 할아버지네로 가기로 했다.


그의 팔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석재와 아요를 배웅하기 위해 원신이네 가족과 진오가 나와 있었다.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자 원신이 칭얼댔다.


“형 나도 따라가면 안 돼?”


어느덧 원신은 그들과 친해져 은근 반말하기 시작했다.


“안 돼. 먼저 할아버지네로 가있어. 우리도 금방 돌아갈게.”


석재는 어린 원신을 데리고 가기에는 위험하다는 생각에 단호히 거절했다.


진오는 칭얼대는 원신을 품으로 끌어당겼다.


“애송아, 꾸물거리지 말고 가라! 요 녀석은 내가 할아버지네로 잘 데려다 놓을 테니.”


옆에 계시던 원신의 아버지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야기했다.


“아참! 혹시 다음 행선지는 정해지셨나요?”


석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딱히 정보가 없어서 주변을 떠돌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원신의 아버지는 손으로 턱을 괴며 말씀하셨다.


“흠... 견원지간이라 개의 가문을 경계하기 위해 행선지를 조상님들이 종종 파악했었습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황성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쪽으로 한 번 가보시겠습니까?”


석재는 그의 도움에 미소로 화답했다.


“아! 네.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인사를 마친 후, 서쪽으로 길을 떠났다.


원신이네 가족들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진오는 오른팔에 나무 막대 몇 개를 대어 못 움직이게 고정시켜 놓고 있어서 손을 흔들 수 없었다.


아니 흔들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몇 나절을 걸었다.


황성가까이로 갈수록 전쟁의 피해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한 마을이 통째로 잿더미가 된 곳도 있었고, 강물에 시체가 떠다니기도 했다.


마을은 전쟁고아들이 즐비했고,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한 푯말이 눈에 띄었다.


‘두두리 마을 30리 남음’


그들은 푯말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석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지금 이 마을은 너무 황폐해서 묵어가기도 좀 그렇고, 저 마을로 한 번 가볼까? 저기 도착하면 해가 딱 넘어갈 것 같은데?”


아요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좋아 헤헤. 이름도 예쁜데? 두두리 마을!”


*

한편 석재의 오랜 친구였던 성호는 용혁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군 모병에 응했다.


석재가 모험하는 동안 군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성호는 군졸이 아닌, 지휘관급 인사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사실 이 인사는 성호가 뼈대 있는 귀족 가문이라는 뒷배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이끄는 부대는 서방제국을 막기 위해 곧 출전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성호는 큰 깃이 달린 투구를 쓰고 장검을 짚은 채 그의 포부를 시로 표현했다.


『하늘에 한 점 구름이 흘러가듯


바람에 한 톨 낙엽이 굴러가듯


허송에 한 줌 세월이 지나가니


이루지 못하여서 돌아가 무엇 하리오.』


*

아픈 몸을 이끌고 한참을 걸은 석재는 다행히 해가 넘어가기 전에 두두리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건장한 마을 사람들 몇 명이 칼을 들고 나와 그들을 경계했다.


석재와 아요는 이 마을 주변에서 그 난리를 겪었으니 당연한 행동이라 여겨졌다.


더군다나 아요는 무기를 차고 있으니 더욱 경계를 할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되었다.


건장한 사람들 중 한명이 앞으로 나왔다.


“반갑소. 내가 두두리 마을을 이끄는 촌장이오.”


촌장은 인사를 건넸지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어들이지는 않고 있었다.


석재가 일행을 대표해 인사를 건넸다.


“저희는 동방제국의 수도인 새벌에서 왔습니다. 하루 묵을 곳이 없어서 그런데, 오늘 여기서 하루 묵어도 괜찮겠습니까?”


촌장은 석재와 아요를 번갈아가면서 행색을 살폈다.


“안될 것은 없소만, 전쟁 중인데 어디로 가시는 길이요?”


“저희는 황성으로 가기 위해 서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콜록 콜록.”


석재는 아직 낫지 않은 내장파열로 인해 검은 피를 바닥에 토했다.


그러자 건장한 촌장 뒤에서 늙은 노인 한분이 긴 지팡이를 짚으시며 나타났다.


“저들은 전쟁으로 죽은 사람의 혼이 깃든 마귀다. 검은 피를 토했어!”


그러자 건장한 사람들이 칼을 들고 석재와 아요를 둘러쌌다.


“네 이놈들! 여기가 어딘지 알고 들어오느냐!”


석재는 마귀가 아니라 동방세계를 수호하는 신이라는 걸 보여주면, 금방 그들의 오해를 풀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마귀가 아니라 동방세계를 수호하는 십이지신입니다.”


석재는 신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 품에서 피리를 꺼내 불었다.


흰 빛이 나면서 쥐의 신 모습이 드러났다.


두두리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신의 모습에 놀라워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본 아요는 안심했다.


그녀도 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흰 빛과 함께 토끼의 신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뒤에 서있던 천군의 안색이 영 좋지 않았다.


천군은 불편한 기색을 비추며 주변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저들은 이단이다. 우리 두두리 신만이 오직 유일한 신이시거늘. 어서 저들을 포박하라.”


천군의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칼을 들어 위협했다.


마을 사람들과 차마 싸울 수 없었던 쥐의 신과 토끼 신은 일단 순순히 포박을 받기로 했다.


여차하면 동물로 변해서 나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들이 가져온 포박을 몸에 한 바퀴 둘렀을 뿐인데, 그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석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신력이 다 소모되기엔 아직 시간이 이른데 어떻게 된 거지?”


아요는 오히려 새로운 발견을 해낸 듯이 좋아했다.


“헤헤, 이거 포승줄에 무슨 비밀이 있나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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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험의 시작 +2 20.05.12 128 12 14쪽
4 신의 모습 20.05.12 150 15 13쪽
3 드러나는 과거 +2 20.05.12 168 19 12쪽
2 전쟁 영웅 20.05.11 237 26 11쪽
1 피리 부는 거지 +6 20.05.11 448 7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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