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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십이지신: 신들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Paz
작품등록일 :
2020.05.11 11:35
최근연재일 :
2020.06.05 06:4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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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5
추천수 :
305
글자수 :
170,317

작성
20.05.12 00:33
조회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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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2쪽

드러나는 과거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3화. 드러나는 과거


어느 덧 하늘이 어둑어둑해졌다.


석재가 한 무덤가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울고 있는 아요의 모습이 자꾸만 그려진다.


그녀에게 상처를 준 것만 같아 후회가 되었다.


그러다 문득 덩그러니 홀로 있는 어머니 무덤을 보자, 마치 자신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어머니의 무덤도 참 쓸쓸하네요.”


오늘은 여기서 잠을 한숨 청하기로 했다.


여기에 오면 어머니의 혼이라도 함께 있는 것만 같아 덜 외로웠다.


석재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때였다. 탁...탁...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석재는 그 소리에 불안해졌다.


‘에이 아닐 거야... 그냥 산짐승 소리겠지.’


그런데 무엇인가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석재는 온 몸에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여기 오지마라.’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고 말았다.


두드리는 소리는 어머니 무덤 근처에서 멈췄다.


잔뜩 긴장한 석재는 조심스레 감았던 눈을 떴다.


“으악--”


눈을 떠보니 누군가가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동자가 어둠에 서서히 적응하자 그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건 갖바치 할아버지였다.


석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할아버지 놀랬잖아요.”


“원 녀석, 겁도 많기는...”


‘응?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도대체 내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지?’


갑자기 시작된 망상에 석재는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저기요... 할아버지 여기는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에헴, 그야 기운이 인도하는 곳으로 왔지.”


“기운이요?”


“그래 내가 반지로 너의 신력을 일깨워 주지 않았더냐.”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아직 반지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아 반지를 찾으러 오신건가요?”


“예끼 이 멍청한 녀석. 그 반지는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 신력을 봉인해두었던 반지였으니까. 이제는 나의 신력이 너에게 모두 흡수된 것이다.”


아까 반지를 꼈을 때, 몸속에 신선한 바람이 느껴지고 몸 밖에선 알 수 없는 기운이 둘러싸는 것을 느꼈었다.


아무래도 그게 신력이었던 듯 했다.


“그렇다면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많을 텐데, 그들에게 신력을 전해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바로 네가 쥐 가문의 정통 계승자이기 때문이다.”


“네?”


“오직 가문의 정통계승자만이 신력을 계승할 수 있단다.”


정통계승자... 가문... 석재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다.


아버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에헴... 네 아버지가 정통계승권을 너에게 넘겨주고 가셨다. 증거가 바로 그 피리란다.”


할아버지는 석재의 품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어쩌면 이 할아버지라면 아버지에 대해서 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저의 아버지에 대해서 아시나요?”


“껄껄... 잘 알다마다. 그 녀석은 내 아들이니까.”


‘아들? 아버지가 아들?’


석재는 순간 머리가 띵했다. 마치 돌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저 분이 내 할아버지란 말인가...


“그렇다면 제 친할아버지?”


“그렇단다.”


가족이라고는 아무도 없던 외로운 삶에 드디어 의지할 혈육을 찾게 되었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석재는 눈물을 글썽였다.


할아버지는 그런 석재를 안아주셨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그 한마디에 그동안의 서러움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석재는 마침내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눈물에 가려진 시야 사이로 흐릿하게 어머니의 묘가 보였다.


그동안 외로워하던 나에게 주신 어머니의 선물이 아닐까.


*

한편 진오는 들판에서 창술을 혼자 훈련하고 있었다.


늦은 밤 달빛아래 비친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한 편의 춤을 보는 듯 했다.


쨍-


갑자기 쇠붙이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웬 긴 무기가 날아와 땅에 꽂히며 진오의 창을 막은 것이다.


곧이어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수련을 하는데 연습상대가 없어서야 쓰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매우 큰 장신에 덩치도 무지막지하게 컸다.


제법 신장이 큰 진오보다도 확실히 큰 느낌이었다.


마치 움직이는 산 같았다.


그가 성큼성큼 다가와 땅에 꽂힌 무기를 집어 들었다.


그 무기는 모(矛)의 형태였다.


모의 끝 부분은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고, 아래쪽은 둥그스름한 비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송축형님 오셨군요. 그렇지 않아도 몸이 근질근질 했습니다. 도무지 세상에 상대가 있어야 말이죠.”


“녀석, 많이 건방져졌구나.”


“그럼 형님 정식으로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오는 인사를 꾸벅했다.


“하하하 좋지 좋아. 들어오너라.”


송축은 모를 한 바퀴 돌린 후 방어자세를 취했다.


진오는 송축에게 전력 질주하며 창을 휘둘렀다.


쨍-


*

석재와 할아버지는 여전히 산소에서 대화중이었다.


“혹시 아버지 소식은 아시는 게 있나요?”


“글쎄 몇 년간 연락이 통 되지 않는구나.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짐작하고 있다.”


석재는 친할아버지를 만난 것에 이어 아버지도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겼다.


“그럼 지금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네 아버지는 서방세계에 있을게다.”


현재 서방세계는 동방세계와 전쟁 중이다.


석재는 그래서 서방세계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을 뿐이었다.


가본적도 없고,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도 몰랐다.


그러한 사실은 석재를 막막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아버지는 왜 서방세계로 가신건가요?”


“자기를 희생하여 널 구하기 위해서였단다. 지금은 그 결정이 동방세계를 구할 초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구나.”


“......?”


갑작스런 이야기에 석재는 말문이 막혔다.


“각 세계에는 각 세계를 수호하는 신들이 있단다. 동방세계는 십이지신이 있고, 서방세계에는 황도십이궁이 있지.”


“아까 말씀하셨던 십이지신 말이군요...”


“그래. 이 십이지신을 대대로 통솔하던 집안이 우리 쥐 가문이었단다.”


“......”


“그래서 황도십이궁은 동방세계와 전쟁을 수월하게 치르기 위해, 사전 작업으로 네 아버지를 없애려고 한 것 같다.”


“아버지를...”


“그렇게 네 아버지는 결국 황도십이궁에게 노출되고 말았지.”


석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도무지 이 이야기가 정말 현실인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네 아버지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잘 쓴 것 같더구나. 자신이 포로로 순순히 끌려가는 대신 부모님과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하루만 달라고 했었단다.”


“......”


“그리고는 곧장 네 엄마와 너를 멀리 도망가게 하고, 너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집을 불태워버렸지.”


할아버지는 측은한 눈빛으로 석재를 바라보셨다.


“네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알면, 분명 그들이 널 죽이려 할 것이란 걸, 네 아비는 잘 알고 있었다.”


“저를요...?”


“그래. 그렇게 되면 그들도 네 아버지가 너에게 정통계승권을 미리 넘겨줬을 가능성. 바로 그걸 염두 해둘 테니 말이다.”


한 차례 긴 수염을 쓸어내린 할아버지는 말씀을 이으셨다.


“그래서 너의 존재를 세상에 묻어 버린 거다. 그리고 떠나면서 너희 엄마에게 남겨준 게 그 피리란다.”


석재는 멍하니 피리를 바라보았다.


“아마 네가 크면 전해주라고 했겠지... 모든 일을 마무리한 후 너희 아버지는 그렇게 날 찾아왔더구나.”


석재는 처음 듣는 과거에 마음이 아팠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에 대해 무관심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아버지가 나를 위해 희생했는데 나는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 마음을 짓눌렀다.


할아버지는 그런 석재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위로했다.


하지만 이 슬픔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아버지는 서방세계 신 때문에 생사가 불분명하다.


친구 용혁이도 서방세계 신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죽었다.


석재는 그들에 대한 복수를 굳게 다짐했다.


그날 밤 석재는 할아버지가 비워주신 방 한 칸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복수를 위해 더 강해지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전에 하셨던 말씀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건 네가 신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더냐...


‘그래, 신력을 제대로 다루면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일어나 보니 진오와 처음 보는 덩치 큰 사내가 술 냄새를 풍기며 옆에 누워있었다.


할아버지는 일찍 일어나 평상 위에서 가죽세공을 하고 계셨다.


석재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할아버지 제가 신력을 제대로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두를 것 없다. 자연히 깨우칠 테니”


할아버지는 듣는 둥 마는 둥 가죽에 바느질을 하며 말씀하셨다.


애가 탄 석재가 할아버지를 졸라댔다.


“저는 아버지를 구하러 가야합니다. 강해지고 싶어요.”


“그렇다면 서방세계로 가겠다는 것이냐?”


“네!”


“그렇다면 더욱 알려줄 수 없다. 우리 가문의 정통계승자를 잃을 수는 없지.”


석재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망연자실했다.


“그럼 자연히 깨우친다고 하셨으니, 전 당장 아버지를 구하러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며, 작업하던 가죽을 내려 놓으셨다.


“휴- 너도 참 고집불통이구나. 누굴 닮았는지 참... 거기 있어 보거라.”


그리고는 진오와 의문의 사내가 자고 있는 방을 향해 할아버지가 외치셨다.


“에헴... 송축아! 이리 나와 보거라.”


“......”


“송축아!”


두 번이나 불러도 대답이 없자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으시며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는 지팡이로 자고 있는 덩치 큰 사내의 머리를 쿵 때리셨다.


“아야야- 어음? 예 할아버님 무슨 일이시죠...?”


“이리로 좀 와 보거라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


“아아...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이 녀석이랑 무예단련을 좀 심하게 해서요. 여기 얼굴이 살짝 긁혔지 뭡니까. 술 냄새도 나고, 여자소개는 다음에 받겠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상처를 들어 보였다.


하지만 살짝 긁힌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의 베개가 피로 얼룩져있었다.


그걸 본 할아버지는 한심한 듯 역정을 내셨다.


“예끼 이런 둔한 녀석! 빨리 나오너라.”


“아 예. 갑니다, 가요.”


덩치 큰 사내가 눈을 비비며 더듬더듬 신발을 신었다.


그리고는 석재와 눈이 마주쳤다.


석재가 몸을 굽혀 공손히 인사했다.


“아 뭐야 여자 소개가 아니었네요. 전 그럼 피곤해서 잠 좀 자러...”


그리고는 실망한 나머지 신던 신발을 벗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지팡이로 세게 등을 한 대 후려치셨다.


“아야야- 네네 알겠어요. 갑니다.”


그렇게 둘은 할아버지를 마주하고 섰다.


“이쪽은 송축이라고 한다. 동방세계에서 천하장사를 여러 차례 석권한 사람이다. 씨름의 명수로 잘 알려져 있지. 그리고 이쪽은...”


“아 저는 석재입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송축님을 뵙다니 영광입니다.”


둘은 예를 갖추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눴다.


“에헴... 이 녀석은 쥐 가문의 정통 계승자란다. 하지만 아직 신력을 제대로 다룰 줄 모르지. 그래서 그런데 신력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있게 좀 도와 줄 수 있느냐?”


“아 네, 물론이죠. 저 진오 녀석도 제가 단박에 깨우쳐 주지 않았습니까?”


송축은 자신의 가슴을 두 번 두드리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껄껄껄... 그래 여기서 너 만한 사람이 없지.”


“저 그건 그렇고 할아버님, 저 좀 자고 일어나서 하면 안 되겠습니까.”


“예끼 이 게으른 녀석아. 얼른 가서 훈련시키고 오너라.”


*

둘은 어제 진오와 송축이 무예를 단련했던 그 들판으로 향했다.


이 들판은 인적이 매우 드물어 연습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들은 서로 마주보고 섰다.


“석재군은 아직 어려 보이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아 네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저는 금년 열여덟입니다.”


“아 그래. 열여덟이라... 아요. 진오도 열여덟인데 이상하리만큼 많네.”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송축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고요한 들판에 바람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주변 기운의 변화가 느껴졌다.


“우선, 제대로 신력을 발휘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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