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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향낙하(月香落下)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companyrr
작품등록일 :
2023.05.22 13:48
최근연재일 :
2023.10.22 18:4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349
추천수 :
25
글자수 :
62,470

작성
23.06.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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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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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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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3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1)

DUMMY

제 3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1)


왁자지껄-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화연이 바삐 움직이며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화연에게 괜히 말 한마디 걸고 싶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녀를 계속 불러 세웠다. 그때마다 화연은 한 명, 한 명 모두 상대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황을 정리했다. 귀찮거나 힘들 법도 한데 단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밝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졸졸졸-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차분하게 흐르는 맑고, 투명한 시냇물이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창가 자리에 앉아 화연을 지켜보며 잔을 기울이는 세 명의 사내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권문세가(權門勢家)의 자제들이었다. 하지만 가문의 명성과 달리 그들은 학문에 정진하지 않고, 매일 술과, 계집질을 일삼거나 또는 괜히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괴롭히는 등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러 보내며 방탕한 삶을 살고 있었다. 저잣거리에서 ‘사고뭉치 한량 패거리’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그들이었다.


“내 기필코 화연, 저 아이를 품고 말겠네.”


타악-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박준은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 탁자 위에 잔을 강하게 내려놓았다.


“그 말을 벌써 백번 넘게 들은 것 같네만?”

그를 지켜보던 김건우는 비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정진호도 동의하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흥! 두고 보게!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이제 겨우 네 번째네. 앞으로 여섯 번! 그 안에 반드시 저 아이를 내 배꼽 아래에 두고 말겠네.”


으드득- 이를 꽉 깨문 박준은 그런 김건우와 정진호를 애써 무시하며 결의를 다졌다. 무언가 깊은 결심을 할 때 나오는 무의식적인 습관이었다.


“뭐, 모쪼록 잘해보게.”


김건우는 술병을 들어 비어있는 술잔에 술을 따랐다. 쪼로록- 투명한 액체가 경쾌한 소리와 함께 술잔으로 천천히 흘러 들어갔다.


“잘 되면 우리도 맛보게 해주게나. 어떤 맛인지 참으로 궁금하네.”


히죽히죽 웃으며 술을 따르던 김건우는 입술이 젖도록 혀를 날름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정진호 또한 여전히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체 입맛을 다셨다.


“당연하지! 나, 박준은 사내대장부의 의리를 가장 중요시 하는 사람일세.”


말을 멈춘 그는 술잔을 들어 코에 가져갔다. 그리고 잔을 가득 채운 투명한 액체에서 흘러나오는 향긋한 향을 잠시간 음미하다 이내 단숨에 입에 털어 넣었다. 목 언저리에 조그맣게 튀어나온 볼록한 울대가 위아래로 짧게 움직였다.


“내 자네들도 맛볼 수 있게 해주겠네. 물론, 그 전에 내가 충분히 맛보고, 즐기다 질릴 때쯤 양보하겠네.”


“크하하하! 좋네, 좋아! 자네만 믿고 있겠네!”


박준의 말에 김건우는 만족한 듯 호탕하게 웃었다. 여전히 팔짱을 낀 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정진호는 슬며시 눈을 뜨고, 씨익- 웃었다. 그의 눈엔 색욕이 가득했다.

화연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생글생글 웃으며 사람들을 상대했다. 그녀를 지켜보던 박준은 갑자기 아래가 묵직해짐을 느꼈다.


“화연아, 잠시 이리로 와보거라.”


박준은 가벼운 손짓으로 화연을 불렀다. 그녀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이내 그를 발견하곤, 환한 미소와 함께 ‘한량 패거리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들은 그녀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진해지는 특유의 고혹적인 분위기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필요하신 것이 있으신지요, 나으리?”


또르르- 옥구슬이 굴러가듯, 화연의 청아한 목소리가 패거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언제 들어도 가슴 뛰게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선녀의 소리가 아닐까라고, 패거리들은 동시에 생각했다.


“날씨도 좋은데, 내일 꽃구경 한번 가자꾸나. 내, 굉장히 예쁘고, 좋은 곳을 알고 있단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보시다시피 명월루(明月樓)가 많이 바쁩니다. 한 명이라도 더 일손을 도와야 합니다.”


화연은 정중하게 돌려 말하며 거절했다.


“하루만 다른 아랫것들을 시키면 될 것 아니더냐.”


그런 화연이 답답한 듯, 박준은 그녀를 채근했다.


“죄송합니다. 나으리. 당분간은 힘들 것 같습니다.”


화연은 고개를 천천히 숙이며 더욱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나랑 꽃구경 가는 것보다 명월루(明月樓)에서 음식 나르는 것이 더 중요하더냐?”


“여기는 저희의 생계가 달린 곳입니다. 요즘 일손이 많이 부족하여 제가 조금이라도 도와야하는 상황입니다.”


“저번에는 선약이 있어서 안된다 하고, 이번엔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것이냐?”


박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어투로 말했다.


“매일 명월루(明月樓)에 와주시는 점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면 내게 시간을 내주거라. 하루면 충분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때 가겠습니다.”


정중하지만 연신 단호한 태도로 한결같은 대답을 하는 화연에 박준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김건우와 정진호는 눈을 반짝이며 둘의 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정녕 내 마음을 모르겠느냐? 이, 박준의 애절한 마음을!”


박준은 퍽-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주먹으로 가슴을 세게 치며 울분을 토하듯 말했다.


“저를 아껴주시고, 좋아하는 마음 감사합니다. 하지만 받을 수 없습니다.”


“···하아······.”


땅이 꺼질 듯 깊은 한숨을 내뱉은 그는 허공에 가벼운 손짓을 하며 그녀를 물러가게 했다.


“그럼, 저는 이만 바빠서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나으리.”


말을 마친 화연은 또다시 정중하게, 환한 미소를 유지하며 인사했다. 그리고 곧바로 뒤를 돌아 다른 손님들에게 걸어갔다.


“킥킥킥- 방금까지 해서 총 다섯 번째 거절당했네.”


박준의 실패에 김건우와 정진호는 즐거워하며 그를 짓궂게 놀렸다.



‘건방진 계집년이······ 그래, 네년이 언제까지 나를 거부하나 보자꾸나.’


옆에서 깐족거리며 놀리는 김건우와 정진호를 애써 무시한 체 바삐 움직이는 화연을 보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게 좋은 계획이 떠올랐네.”


그러다 이내 싸늘한 미소와 함께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김건우와 정진호는 갑작스럽게 바뀐 그의 분위기에 움찔거렸다.


“장담컨대 자네들도 아주 만족스럽고, 재미있는 계획일걸세.”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갑자기 그러나?”


의아한 눈빛으로 박준을 쳐다보며 김건우가 말했다.


“자자, 다들 가까이 모여보게.”


그런 김건우의 모습에 개의치 않고, 박준은 패거리들을 가까이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내 계획은 이렇네······”


그렇게 또다시 ‘사고뭉치 한량 패거리’의 작당 모의가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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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14 화 - 나는 조선의 왕이자 꼭두각시로소이다(3) 23.09.04 10 1 7쪽
14 제 13 화 - 나는 조선의 왕이자 꼭두각시로소이다(2) 23.08.28 11 1 7쪽
13 제 12 화 – 나는 조선의 왕이자 꼭두각시로소이다.(1) 23.08.23 13 1 7쪽
12 제 11 화 – 흐르는 바람결에 따라 23.08.14 11 1 10쪽
11 제 10 화 – 향기를 보는 눈 23.08.07 11 1 7쪽
10 제 9 화 – 의문의 향기 23.07.31 18 1 7쪽
9 제 8 화 – 흑무회(黑霧會) (2) 23.07.24 17 1 7쪽
8 제 7 화 – 흑무회(黑霧會) (1) 23.07.16 13 1 7쪽
7 제 6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4) 23.07.07 17 1 7쪽
6 제 5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3) +1 23.06.30 18 2 9쪽
5 제 4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2) +1 23.06.18 22 2 9쪽
» 제 3 화 - 아름다운 꽃은 가시를 숨기고 있다.(1) +2 23.06.13 29 2 7쪽
3 제 2 화 – 화연 +1 23.06.07 18 2 7쪽
2 제 1 화 - 명월루(明月樓) +2 23.05.22 42 2 7쪽
1 서(序) +2 23.05.22 61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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