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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우유 님의 서재입니다.

(수정판) 큰일 났어요! 소꿉친구의 소리가 사라졌어요?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홍차우유
작품등록일 :
2020.10.20 17:39
최근연재일 :
2024.05.08 10:57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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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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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제 134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5

DUMMY

1시간 전

학생회의 모습


교실로 들어온 미나는 말했다.

“승자가 된 기분이 어때?”


미유는 작업하던 손을 멈추고 미나를 본다.


(승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미유는 그렇게 수어로 묻는 것이었다.


“시치미를 때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


“그럼 말을 바꾸지. 나, 조금 전까지 진하고 같이 있었어!”


(그래? 그렇다면 도망치는 건 이제 포기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니?)

그렇게 미유의 반응은 조금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 도망치는 건 이제 그만두었어!”


(그거 잘됐구나.)


“그 말이 끝이야? 뭔가 더 할 말 없어?”


(딱히 없는데? 뭔가 더 말해줘야 하니?)


“정말 그걸로 끝이야?”


(지금 끝이라고 말하고 있잖아.)


미나는 당황했다.

미유의 반응이 조금 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짓말!”


(이 상황에서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하지만 이게 끝이라니? 너무 허무하잖아!”


(뭐가 허무한데?)


미나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다.

뭔가 말이 잘 맞물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너 말이야. 혹시 진 만났어?”


(무슨 소리 하는 거니? 조금 전까지 진하고 있었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너잖아. 그런데 나보고 진을 만났냐고 묻는 그 경위는 대체 무슨 의미야?)


“너, 너 말이야. 계속 여기에 있었던 거야?”


(뭐, 미나가 강당을 뛰쳐나간 뒤에 교무실에 잠깐 있었지만 그 후. 쭉 이곳에서 나는 서류작업을 하고 있었어.)


미나는 그제야 미유가 아직 진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그는 정말 너무하다.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안 해주고, 결국 내가 그녀에게 전해주길 바란 것일까? 그랬다면 그의 뜻대로 내가 해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생각을 멈추고 미나는 말했다.

“어디 까지나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뭐를?)


“오늘 연주. 너는 누가 이겼다고 생각하니?”


(심사는 진이 하는 거잖아? 진은 뭐라고 답했는데?)


“그야 당연히 내 연주가 더 훌륭했다고 했지. 비교할 수없이 압도적으로 말이야!”


(하기야 실력 면에서는 그렇다고 나도 인정해.)


“그 말은 너도 역시 내 연주가 더 좋다고 말하는 거지?”


(말했잖아. 실력 면에서는 그렇다고 하지만)


“하지만?”


(그 외, 외적인 부분은 전부 내가 이겼다고 생각해!)


“외적인 부분?”


(기분이나 감정 같은 표현적인 면에서는 내가 더 훌륭했다고 생각해.)


미나는 고개를 숙이고 작게 말한다.

자신의 말이 미유에게 전해지길 바라지 않았다.

“진이랑 똑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역시 천생연분 커플. 하지만 그 부분은 인정 할 수 없어.”


(뭘 혼자 말하고 있니?)


“······.”


고개를 든 미나는 미유를 바라만 볼 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 ◆ ◆



2시간 전

옥상의 모습


아직 어둠이 다 내려앉기 전이라 옥상에는 노을 빛이 한가득 있다.

그런 그곳에서 진과 미나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고 있다.


“그 전에 오늘 연주 승자부터 알려줄래?”

결심은 했지만 진심을 듣는 다는 것에 대해 미나는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상태였다.


“승패가 궁금했던 거야?”


“그야 나에게 있어서는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니까.”


“역시 프로는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이는 법인가?”


“아무튼! 결과를 알려줘.”


“뭐, 결과는 압도적이었어.”


“어느 쪽이?”


“실력은 역시 프로인 미나를 이길 수 없었어. 압도적으로 미나가 우세했어!”


“진은 역시 내 실력을 알아봐 주는 구나!”


“응,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실력만 보았을 때의 결과야.”


“실력만?”


“그래. 실력만 놓고 보면 미나의 압승이야. 아니 완승이야!”


“그건 무슨 뜻이야?”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나라도 충분히 알 수 있던 연주였어. 미나와 미유의 실력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야. 역시 아마추어조차 못 되는 미유는 프로인 미나를 이 길 수는 없어! 꾸준히 연습한 사람과 전혀 연습을 안 한 사람은 티가 나는 법이니까. 이런 내가 알 정도니, 이번 연주에서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진?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모르겠어?”


“결국, 진은 내가 미유보다 연주를 잘한다는 걸 인정한다는 거잖아! 그거면 되는 거잖아? 왜 그걸로 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야?”


“정말 몰라서 묻는 거라면 대답해줄게. 실력 만은 월등히 미나가 이겼다고 말이야.”


“그럼? 실력 이외는 전혀 아니라는 거야?”


“응.”

진은 그렇게 단호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실력 이외 부분이 뭔데? 대체 어떤 점이 길래? 그렇게 쉽사리 인정하는 거야!”


“미나도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몰라, 모른다고! 대체 어떤 부분이 내가 미유에게 뒤쳐진 부분인데?”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야?”


“내가 뭘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건데?”


진은 미나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감정! 음악을 하는 미나라면 당연히 알겠지. 이 말이 가진 그 의미를 말이야!”


“······.”

말문이 막힌 듯 미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은 계속해서 말한다.

“음악은 연주하는 이의 감정이 그대로 연주에 묻어 나와. 예전의 나라면 이 말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그 의미를 몰랐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있게 되었어. 왜 인지 알아?”


“······.”

미나는 멍하니 진을 바라볼 뿐 이번에도 말하지 못했다.


반면, 이번에도 진은 계속해서 말했다.

“미나 덕분이야. 미나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알 수가 있어. 어떤 마음으로 연주를 하고 있는지 말이야. 미나의 감정이 그대로 연주에 묻어 나와 내 마음속에 전달이 되어버려. 어떠한 원리에서 이러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게 아마도 음악의 힘이겠지?"


"...."


"그래서 생각했어. 일반인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이 힘은 아마도 프로만이 가진 힘인 거 같아. 프로가 괜히 프로라 불리는 게 아니라는 증거겠지? 미나는 프로야. 음악의 프로! 미나가 피아노를 연주하면 그것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상관없이 드러나 버리는 걸 말이야.”


진은 미나는 다시 쳐다보았다.

“······.”

미나의 입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


진은 옥상 너머로 시선을 향하더니 말을 이어나간다.

“뭐, 나는 음악을 잘 몰라. 그렇지만 어린 시절 미유는 자주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 ‘음악은 연주하는 그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을 밖으로 표현해주는 대표적인 거울이라고 말이야.’ 그 시절 나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


"진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애초에 음악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 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어. 그런데 최근에 세아가 다시 음악을 마주하게 되었잖아. 그런 세아가 음악을 다시 시작하며 미유와 비슷한 말을 하더라고, ‘음악은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해준다고 말이야.’ 그런 말을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


"그건...."


"그래도 어린 시절 미유가 했던 그 말과 최근 세아가 말한 것이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 나는 이해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말이야. 지금의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어. 아까도 말했지만 미나 덕분에 말이지. 지금의 내 표현이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의미는 전해질 거라 생각해.”


“응······.”

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미나의 반응에 진은 다시 미나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물어볼게! 오늘의 미나는 어떤 마음으로 연주를 했어?”


“음악이 그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을 대변해주는 거라면 이미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굳이 묻지 않아도 내 마음을 말이야······.”


“물론 알고 있어! 녹턴 제2번 D장조의 곡을 연주하던 미나는 적어도 미유와 대결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어. 내가 그때 미나의 연주를 통해 느낀 건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애써 표현하고자 하면 추억을 회상하는 그리움 정도? 승부와는 전혀 관련 없이 말이지!”


“······.”

정곡을 찌른 듯 또 다시 미나는 말을 못했다.


진은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답을 기다리는 듯, 그 이상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 침묵이 내려앉았지만 두 사람은 그 순간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진은 기다려준 것이었다.

미나가 말해주기를 말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미나는 말했다.

“미유의 연주는 어땠는데?”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미유의 연주는 초반에 다소 부족했어. 하지만 미유가 음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확실히 알 수가 있었지!”


“뭐였는데?”


“지금 나는 진지하다고! 나는 이 무대가 진지하다고! 그러니 진지하게 임하라고! 내가 느낀 건 이런 감정이었어. 하지만 이 메시지는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어. 바로, 미나. 너를 향한 것이었지!”

진의 말이 끝나자 미나는 뒤돌아섰다.


그 상태로 몇 발자국 걷더니 말한다.

“맞아. 그 메시지는 똑똑히 나에게 전해졌지. 역시 대단해! 예전부터 그랬어. 그 애의 음악은 신기해. 듣고 있으면 그 애의 감정이 멋대로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휘저어버리지. 그래서 그 애와 같은 연주를 단 한번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지. 뭐, 결국 완전히 손에 넣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 전 진의 말을 듣고 지금의 나는 조금은 가까이 다가갔구나 하고 느꼈어.”


“미나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구나.”


“응, 진은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애의 재능을 모르고 있었겠지만 말이야.”


“그런가?”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찾지 못하는 법이야! 때로는 조금 거리를 두고 봐야만 찾을 수 있는 게 있듯이 말이지······.”


“그렇겠지? 아니 그런 거겠지. 그래도 오늘 미나가 미유의 연주에 끼어들어 연주를 시작하자. 그때 나는 알 수 있었어."


"무엇을 말이야?"


"이제야 두 사람의 대결이 시작되었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 음악은 참 신기해.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조차 이런 부분을 알게 해주니 말이야. 마치 거울 같아!"


"뜬금없이 왠 거울?"


"거울은 우리의 외면 적인 부분을 볼 수 있게 해주지. 그렇다면 음악은 우리의 내면적인 부분을 보여주게 해주는 거울이 아닐까? 그렇게 음악은 그 사람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거울이잖아.”


“응, 진이 말한 것처럼 음악은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맞는 것 같아. 그렇기에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게 되지만 말이야······.”


“응.”


“잡담은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야겠지?”

그렇게 말하며 미나가 몸을 돌려 진을 마주 보았다.


“응.”

진은 미나를 마주 본다.


“진의 진심 들려줘!”

미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도망치지 않고 진심을 듣기 위해 다시 용기를 내 마주하기로 결심에 결심을 한 것 이었다······.



◆ ◆ ◆



완전히 어둠이 내리 앉은 밤

학교 정문의 모습


누군가 정문에 몸을 기대고 서있다.

아무래도 기다리는 이가 있는 모양이다.

그는 몇 시간째 이곳에 홀로 있었다.

머지않아 누군가 학교를 빠져나와 정문으로 걸어오고 있다.


빛이라고는 하늘에서 비추는 달빛과 정문 앞에 있는 가로등 뿐이다.

정문에 서있는 사람은 ‘이진’ 그였다.

학교를 막 빠져나온 이는 ‘한미유’ 그녀였다.


진은 미유에게 다가가더니 말했다.

“이제야 등장하네.”


(왜 이런 곳에 있어?)

수어로 묻는 미유였다.


“보면 모르겠어?”


(누구 기다리고 있었어?)


“왜 내가 다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야~)


“그야 뭐?”


(아니야. 아무튼 오래 기다렸어?)


“그야 당연히 오래 기다렸지!”


(그럴 때는 지금 막 나도 도착했어 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말은 풋풋한 연인사이에서나 나올법한 대사잖아.”


(하기야 그렇겠지. 그럼 가볼까.)


“응.”


두 사람은 집으로 가기 위해 교문을 향해 걸었다,

그러던 그때 미유가 멈추어 섰다.


(아차!)


“왜?”


(학생회에 처리하지 못한 서류가 하나 더 있었어!)


“그거 내일 하면 안 되는 거야?”


(제일 중요한 서류야!)


“중요한 서류였으면 제일 먼저 해야 했지 않았니?”


(깜빡했어!)


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발걸음을 돌려 학생회로 향했다.


교내의 모습

미유는 열쇠로 잠긴 문을 열었다.

불 꺼진 학생회에 불을 켜고 미유가 안으로 들어갔다.

진은 그 뒤를 이어 안으로 들어섰다.


(진은 거기 앉아있어. 이거 금방 끝낼 테니까.)

미유는 그렇게 수어를 하며 회장 자리로 이동했다.


“응.”

회장 자리에 앉은 미유는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진은 회의용으로 만들어둔 회의실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고 앉는다.

벽에 몸을 기대어 눈을 감은 진은 회상한다······.



◆ ◆ ◆



2시간 전

옥상의 모습


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미나를 보고 말했다.

“나는 그대로야. 그때나 지금이나, 그러니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은 딱 한 명이야. 바로 한미유! 지금도 그렇듯 앞으로도 내가 지켜볼 사람은 ‘한미유’ 단 한 사람 뿐이야!”


미나는 진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구나. 진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구나. 지금까지 쭉, 미유를 보고 있었구나.”


“응.”


“처음부터 내가 들어갈 여지는 없었던 거네?”


“응.”


“아~아. 진의 마음 알게 되니 생각했던 것보다 시시하네.”


“응.”


“정말 시시해... 고작... 이런 말을 듣기 위해 지금까지 나는 도망만 쳤다는 사실이 정말 허무해. 한심하다 유미나! 고작, 이런 말······.”

미나는 뒤돌아섰다.

자신의 얼굴을 진이 보지 못하게 뒤돌아 선 것이다.


“아~ 정말 바보 같아! 어째서 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걸까?”

그렇게 말한 미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애써 참고, 또 참아 보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미나가 울고 있다는 것을 진은 알았지만, 딱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언젠가 미나에게 멋진 사람이 나타나길 바랄게.”


“진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더 없어....”


“나와 같은 사람은 없어도, 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은 많이 있어. 그러니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거야.”


“그런 희망 가득한 말 하지 마!”


“어째서?”


“기대하게 되잖아······.”


“기대하게 만들면 안 되는 거야?”


“안 돼!”


“왜 안 되는데?”


“지금과 같은 결말을 또 맞이할지도 모르잖아! 그러니 그런 무책임한 말 하지 마!”


“하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 지금과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할지도 모르잖아!”


“보장도 못해줄 말은 하는 게 아니야.”


“보장이 필요한 거야? 필요하다면 해줄게! 머지않아 미나의 앞에 멋진 사람이 나타날 거야. 물론, 나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 말이야!”


“날 선택하지 않은 사람의 보증 따위 내가 신용 할 리가 없잖아······.”


“비록 내가 미나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미나의 친구잖아. 그러니 친구의 신용으로 받아드리면 돼.”


“멋대로 그런 결론 짓지 마!”


“내가 제멋대로라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아니야?”


“알아. 알고 있어! 그 정도는 알고 있어. 진이 제멋대로라는 건 말이야.”


“제멋대로인 나에게 정이 뚝 떨어 졌나 보네?”

진의 그 말에 미나가 뒤돌아서더니 외쳤다.


“그럴 리가 없잖아! 정 떨어 질 리 없잖아!!”


“응, 고마워.”

미나는 갑자기 진의 품으로 뛰어들더니, 힘주어 진을 끌어안았다.

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미나를 제지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가만히 서 있는다.


미나는 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미나의 두 눈에서 여전히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다.

“진~ 진~ 진! 좋아해. 좋아해! 좋아한다고!!”


“응.”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응.”


“그 누구보다 진을 제일 좋아하는 건 나 유미나야!”


“응.”


“어째서, 어째서 나로는 안 되는 거야. 어째서······.”


“미나는 답을 원하는 거야?”


“잔인해. 진은 너무 잔인해!”


“응.”


“지금도 그래. 이렇게 매달리는 여자에게 상냥하게 해주면 안 되는 거야! 뿌리치고, 냉정하게 버려야 하는 법이야.”


“응.”


“말로만 그러지마!”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진은 잔인한 거야! 미련을 가지게 만드는 이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나빠!!”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뭐?”


“미나의 말처럼 내가 미나를 잔인하게 거부하면 어떻게 할 건데?”


진의 그 말에 미나는 진의 품에서 나와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멈추어 있었다.

지금의 이 상황에서 그러한 질문을 해오는 바람에 눈물이 쏙 들어간 것이다.


“그런 뻔 한 걸 물어보는구나?”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야.”


“그 호기심에 그럼 답해 주지! 충격을 받은 나는 사고분별을 못하고 패닉에 빠지겠지. 그 결과 아마도 옥상에서 뛰어내린다는 선택을 할지도 몰라.”


“!?”

진은 무척 놀라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너, 너 말이야! 고작 남자에게 차인 거 가지고 생을 마감한다는 말을 쉽게 입에 담는 거 아니야!”


“그만큼 진의 존재는 내게 있어 생명 이상의 존재라는 거야!”


“······.”


“······.”


두 사람 사이 짧은 침묵이 생겨버렸다.


침묵을 깬 것은 진이다.

“고, 고마워. 나를 그 정도까지 생각해주고 있는 줄은 몰랐어.”


“그럼. 진의 생각이 바뀐 거야?”


“미안. 그래도 그건 아니야.”


“너무해!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기대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해. 사과할게.”


“사과를 너무 쉽게 하는 진 싫어!”


진은 진지한 표정을 짓고 미나를 보고 말했다.

“이런 건 역시 정중하고 확실하게 말해야겠지.”


“뭐를?”


진은 정중히 몸을 숙이더니 외쳤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한미유입니다! 그러니 당신과는 사귈 수 없으며, 결혼은 불가능 합니다. 미안합니다!”


“!!!”


진은 한동안 몸을 숙이고 있다.


“아, 아, 저, 저기······.”

말을 하려는 미나. 하지만 그 말은 한 단어 이상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진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미나를 보게 되었다.

멈춰있던 눈물은 또 다시 미나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저기, 그, 그게······.”

미나는 지금 상황에 사고회로가 멈춰 버린 것이었다.

결국, 미나는 입을 다물었다.

고개도 푹 숙였다.


이제야 두 사람 사이의 존재하던 것이 끊어져 버린 것이었다.

확실하게 거절당했기에 연인으로 가는 길은 완벽하게 차단당한 것이다.

미나는 그제야 자신의 패배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과 동시 지금까지 존재하던 작은 희망이 흔적도 없이 사라ㅕ 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만 가보겠지만, 미나에게는 유리가 있다는 걸 잊지 마.”

멍하니 있던 미나에게 진이 말한 것이다.


“유리?”


“그래. 지금 미나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


미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닦고 또 닦았지만, 눈물이 멈출 기미는 전혀 없었다.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이만 가볼게.”

진은 옥상 빠져나갔다.


홀로 남겨진 미나는 철조망 너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정문에는 미나를 기다리고 있는 유리가 있었다.

하지만 미나는 한동안 옥상에서 멍하니 철조망 너머를 바라보았다······.


다음 화 예고 대사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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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제 135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 5-1 최종장 24.05.08 3 0 28쪽
» 제 134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5 23.09.10 18 0 20쪽
134 제 133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4-3) 23.09.02 8 0 20쪽
133 제 132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4-2) 23.08.26 8 0 21쪽
132 제 131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4-1) 23.08.19 10 0 20쪽
131 제 130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4) 23.08.12 9 0 24쪽
130 제 129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3) 23.08.05 8 0 22쪽
129 제 128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2-3) 23.07.29 10 0 33쪽
128 제 127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2-2) 23.07.22 9 0 27쪽
127 제 126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2-1) 23.07.15 9 0 30쪽
126 제 125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2) 23.07.08 9 0 25쪽
125 제 124장: 잃어버린 행복을 찾는 방법 한미유편(1) 23.07.01 11 0 24쪽
124 제 123장: 행복으로 가는 길 유미나편(엔딩) 23.06.24 11 0 27쪽
123 제 122장: 행복으로 가는 길 유미나편(4) 23.06.17 11 0 18쪽
122 제 121장: 행복으로 가는 길 유미나편(3) 23.06.10 12 0 24쪽
121 제 120장: 행복으로 가는 길 유미나편(2) 23.06.03 10 0 24쪽
120 제 119장: 행복으로 가는 길 유미나편(1) 23.05.27 15 0 18쪽
119 제 118장: 마음 23.05.20 13 0 23쪽
118 제 117장: 엇갈림 23.05.13 17 0 19쪽
117 제 116장: 놓쳐 버렸다. 23.05.06 17 0 22쪽
116 제 115장: 되는 일이 없는 날 23.04.29 14 0 20쪽
115 제 114장: 프러포즈 vs 고백 23.04.22 13 0 18쪽
114 제 113장: 연주는 시작일 뿐이었다. 23.04.15 18 0 24쪽
113 제 112장: 던진 주사위 23.04.08 15 0 25쪽
112 제 111장: 그녀의 결정 23.04.01 19 0 24쪽
111 제 110장: 이세아의 바람 23.03.25 30 0 22쪽
110 제 109장: 삐걱대는 그녀들 23.03.18 29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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