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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서 있기에, 이자리엘

숲의 비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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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자리엘
작품등록일 :
2020.03.03 14:18
최근연재일 :
2020.11.20 18:00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1,971
추천수 :
2
글자수 :
426,162

작성
20.09.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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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7. 새로운 방법

DUMMY

“음···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왕비님과 네가 일종의 ‘거래’ 를

했다는 거야?”



내 말을 들은 다니엘이 묻는다.

거래? 음··· 그게 거래인가?



“나도 정확히 뭐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으니까···

뭐, 그렇다고 쳐.”

“알겠어, 알렉스.

그런데 정말 그게 다야?”



다니엘이, 다시 한 번 묻기에,

나는 망설일 것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게 다였잖아?

내가 거짓말하는 건 없잖아?



“그런데 왜, 다니엘?”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니엘이

그게 다냐고 물은 것이

좀 신경 쓰여서 묻는다.


다니엘은 나를 잠깐 바라보다가,

그냥 고개를 흔들어 보인다.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혹시나 해서.”

“그런데 내가 실수한 게

없나 좀 신경 쓰이긴 해.”

“실수? 무슨 말 하는 거야?”



다니엘의 어조가

다시 진지하게 바뀐다.

하긴, 다른 엘프도 아니고 왕비님께

‘실수’ 했다면 큰일이긴 하니까.



“뭔데, 알렉스.

혹시 모르니까 말해봐.”



다니엘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그리고 다니엘의 어조는 부드럽다.

말해야 되나? 말해도 되나?



“알렉스.”



속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다니엘이

내 이름을 말한다.



“휴···.”



크게 한숨을 내쉰다.

가만, 내가 지금 이걸 고민해봐야

내가 손해 볼 건 없잖아!


어차피 파란머리는 지금 여기에 없고,

돌아온다 해도 그건

한참 뒤의 일거고.



“화내지 마, 다니엘.”



다니엘의 눈치를 보면서 말한다.

다니엘은 알겠다는 듯이,

숨을 들이쉰다.


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 지 예상이라도 한 걸까?



“전사 피터 이야기.”



떨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면서 내뱉는다.

다니엘이 나에게

한소리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니엘은

나를 그냥 바라본다.



“왜?”



내가 물으니, 다니엘은

다시 숨을 들이쉬면서

양손을 허리에 댄다.




“그냥. 네가 왕비님께

여쭐 게 그거 밖에 없잖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어.”

“아. 그런데 왜 화 안내?”


내가 의아하다는 듯 물으니

다니엘은 태연한 표정으로 답한다.



“내가 화를 왜 내?”

“내가···마음대로 이야기 했잖아.

그러니까··· 전사 피터랑··· 파란머리.”



내가 꾸물거리며 답을 하니,

다니엘은 고개를 젓는다.



“네 행동이 100% 맞다는 건

아니지만 알렉스, 만약

너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면 프레인이 화를 내야하지 않아?”



파란머리가? 그게 무슨 말이지?



“무슨 말이야, 다니엘?”

“내 말은, 너의 행동이

잘못되었다 한들, 네가

왕비님께 말한 이야기의

당사자가 아닌 내가 너한테

뭐라고 할 수 있겠냐고.”

“아, 그럼 넌 전사 피터

이야기와 관련이 없다는 거야?

하지만 네가 말해줬잖아.”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말한다.

그렇지 않나?


다니엘이 나에게

전사 피터 이야기를 해준 것 같은데?

아니, 맞는데?

다니엘이 이야기해준 거 맞는데?



“그래, 말했지. 그리고 난

그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해.

더 이상 그래서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가 부주의했던 만큼,

난 너에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야, 알렉스.”



다니엘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다니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서서히 이해가 간다.


다니엘은, 지금 반성하고 있다.

무엇을? 나에게

전사 피터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것을.


왜? 그건 파란머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어쩌면 좀 ‘사적’ 인 일.


그리고 그 결과로?

그 결과로 나는 글로우 왕비님께,

내가 들은 것을 말해버렸다.


그러면? 나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왕비님께 전한 셈이지.


그런데 다니엘은 또 뭐라고 했지?

자신이 부주의했다고 한다.

왜?


나에게 전사 피터 이야기를 해줬으니까.

그리고? 결국··· 나에게 화를 낼 권리,

다니엘에게 화를 낼 권리는

파란머리에게 있다는 말이다.



“아, 이해했어.

그런데 넌 괜찮겠어?”

“나? 나야 뭐···

걱정하지 마, 알렉스.”



다니엘이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한다.

그런데 그 미소는,

가벼워 보이는 동시에

침울해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해서 이겠지.

‘로즈’.



“아 참, 로즈는 어때?”



화제를 돌리기 위해 묻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답하는 다니엘의

표정은 비참하다.



“아직 의식이 없어.”



아직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로즈가 이토록

오래 고생하는 거야?



“혹시, 풀 수 없는

저주에 걸린 거야?”



혹시나 해서 물어보지만,

다니엘은 고개를 저을 뿐이다.



“음··· 아니야. 풀 수 없는

저주는 아니라고 하시던걸.”

“하지만 치유자님이

항상 맞다는 법은 없잖아.”



내가 반박하니, 예상 외로

다니엘은 빠르게 수긍한다.



“네 말이 맞아, 알렉스.

치유자님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

하지만, 푸는 게 불가능한

저주라면, 금방 알아채셨을 거야.

아니면···.”



아니면? 아니면 뭐?



“뭔데?”

“나에게 일부러

말씀하지 않으시는 걸지도···.”



냉정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네.

하지만, 로즈가 저주에 걸렸더라도

어떤 저주든 풀 방법은 있지 않나?


왜, 미녀와 야수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뭐 그런 이야기 보면


저주가 절대 안 풀린다고 하는데,

결국 풀리잖아.

물론··· 왕자의··· 키스로...



“저, 다니엘 혹시···.”



혹시나, 해서 운을 뗀다.



“응?”



다니엘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며 답한다.

그리고 나는,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묻는다.



“그··· 로즈한테···.”



이런, 말이 안 나온다.



“너 무슨 말 할 지 알겠다.

로즈한테 키스해봤냐고?”



다니엘이 태연하게 묻는다.

얜 아무렇지도 않나?



“어··· 그래. 아···

어, 어··· 그거!”



나도 모르게

더듬더듬해버린다(젠장···).



“어쨌든, 그, 키스.

그것도 해봤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묻는다.

다니엘은 흥미로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저어 보인다.



“내가 왜 로즈랑 키스해?

아무리 로즈와 내가 무척

친한 사이이긴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약혼한 상태는

아니란 말이야.”

“잠깐.”



‘아직’? ‘정식 약혼’?

로즈와 다니엘의

사이가 이렇게 됐었나?



“정식 약혼을 했다면,

로즈에게 키스해봤겠지.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니엘은 말끝을 흐린다.

나도 더 이상은 묻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알기 때문에.

그런데 ‘아직’ 정식 약혼을

한 사이가 아니라고?



“그런데, 다니엘.”



다니엘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아직’ 정식 약혼을

하지 않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아, 그거···? 그게···.”



아무래도 말해주지 않을 작정인가보다.

그러나, 말해주지 않기로 작정했다고 해서

그걸 가만히 두고 보는 내가 아니지.


어떻게든 알아내야겠다.

하지만 그전에,

일단 로즈의 상태를 한번

확인하러 가기로 한다.



“다니엘, 로즈 보러 안 가?”

“로즈? 당연히 가야지. 너도 같이 갈래?”

“그래. 어차피 전사 엘라가

당장 날 부를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다니엘과 함께

치유의 방 쪽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말이야.”

“응?”



다니엘이 나를 바라보는

동시에 나는 눈썹을 치켜뜬다.



“너 진짜 궁금한 게 많구나, 알렉스.”



다니엘이 양손을 허리에 얹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알고 싶어 하는 게

많으면 어때서?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



“궁금한 게 많은 게 왜?

혹시 무슨 문제라도 되는 거야?”



내가 물으니, 다니엘은

피식 웃으며 손을 내젓는다.


그리고 이어 들리는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묻어 있다.



“흠, 글쎄. 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만···.”

“근데 왜 그래?”



마음에 안 드는 투로

다니엘의 말에 묻는다.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만, 뭐?”

“음··· 들어봐, 알렉스.

서프라이즈는 미리 알고

있는 게 좋을까, 아니면

모르고 있는 게 좋을까?”

“미리 알고 있으면

그건 서프라이즈가 아니잖아.”



내 말투가 퉁명스러웠다는 걸

눈치 챈 다니엘은,

씨익 웃으며 답한다.



“너, 내가 무슨 능력을

갖고 있는 지는 기억하고 있지?”



다니엘은 예지력을 갖고 있잖아.

내가 설마 그런 걸 기억 못할까봐?



“너 예지력 갖고 있잖아.”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얼굴로,

다니엘에게 답한다.

다니엘의 반응도 나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다니엘은 내 어깨에 자신의

팔을 두르면서 말을 한다.



“그래, 네 엘프 친구는

‘예지력’ 을 갖고 있지.

그러면 나는 네 미래도

볼 수 있을까 없을까?”



이걸 말이라고 해?

100% 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나와 관련된 미래도

조금은 보지 않을까?



“최소한 0.1% 정도는

보일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게 뭐?”



아, 그래. 그렇겠지.

다니엘은 본인이 예지력을 통해

미래를 본 결과,

내가 알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로즈와 다니엘이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

적절한 때에.



“확실해?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고?”



미심쩍다는 듯 말하지만,

다니엘은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자, 들어가자.”



다니엘이 치유의 방 문을

열면서 말한다.



“너 먼저 들어가.”



다니엘의 말에, 나는

치유의 방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내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정신을 잃고 있는 로즈.


그리고 그 옆에서

걱정되는 얼굴을 하고 있는

치유자 크리스틴.



“아, 오셨군요.”



치유자 크리스틴이 나를 발견하곤

애써 미소 짓는다.


눈밑이 살짝 어두워

보이는 걸 보니,

피곤하신가보다.



“로즈··· 어때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로즈를 바라보는 순간,


다니엘의 얼굴엔 두려움이 감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도 느껴진다.



“로즈··· 괜찮아요?”



치유자님을 바라보는

다니엘의 눈빛이 떨리고 있다.


하지만 치유자님이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건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차도가 없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로즈 공주님의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상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아···.”



다니엘의 얼굴에 고통이 스며든다.


“저, 그러면 혹시 로즈를

낫게 할 방법을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라서,

치유자님께 묻는다.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는 방법이다.



“어떤···.”



치유자 크리스틴이 되묻는다.

저번에··· 자신은

할 수 없다고 그러셨던가?

어쨌든 그 비슷한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저번에, 치유자님께서,

치유자님은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거요.”

“예···?”



치유자 크리스틴의 목소리에서

당혹감이 묻어나온다.



“제가 할 수 없다고

한 것이라 함은···.”

“네, 그거 맞아요.

로즈가 걸린 마법은

악의 마법이니까, 마법을 건 자만

마법을 풀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그··· 당사자를 설득하면 되잖아요.”



결과가 100% 긍정이라고

보장되지 않는 일인 만큼,

마지막엔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린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는 걸?


그리고 혹시 알아?

내가 로즈의 저주를

푸는 데 기여한다면

나를 죄수 신분에서 풀어줄 지.



“알렉스, 그게 될 것 같아?”



다니엘이 소리를 낮춰서 말한다.

하지만 안 된다는 법도 없잖아.

된다는 법이 없는 만큼.



“해볼 수는 있잖아, 다니엘.”

“하지만, 과연 순순히

저주를 풀어줄까?

로즈를 저주를 건 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안 그래?”



다니엘이 생각에

빠진 얼굴을 하고 답한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치유자 크리스틴의 목소리다.



“네? 뭐라고 하셨어요?”



다니엘이 치유자님을

바라보며 묻는다.

그러자 치유자님은

약재들이 있는 선반에

기대어 있다가 똑바로

서면서 미소 지으신다.



“어쩌면, 알렉스님의

말대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말이에요.

저주를 건 자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저주를 풀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작가의말

로즈에게 저주를 건 자를 설득해서 

로즈에게 걸린 저주를 풀도록 하겠다는 알렉스.


그리고 그런 알렉스에게 안 되지 않겠냐고, 

어렵지 않겠냐고 묻는 다니엘.


무모하지만 어떤면에서는 

의미가 있어 보이는 알렉스의 계획은

과연 알렉스의 바램대로 설공할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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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숲의 비밀(상) 완결 공지] 20.11.20 55 0 1쪽
75 #60. 협력 [완결] 20.11.20 71 0 11쪽
74 #59. 또 다른 공주 20.11.17 31 0 12쪽
73 #58. 페어리국 수호대 20.11.13 28 0 11쪽
72 #57. 안개 20.11.10 27 0 11쪽
71 #56. 계획과 실전 20.11.06 20 0 11쪽
70 #55. 관찰 20.11.03 21 0 11쪽
69 #54. 프로이(Proi) 20.10.30 19 0 12쪽
68 #53. 행방 20.10.27 21 0 12쪽
67 #52. 폐허 20.10.23 24 0 12쪽
66 #51. 특훈 전사 20.10.20 21 0 11쪽
65 #50. 급습 20.10.16 22 0 11쪽
64 #49. 고난 20.10.13 20 0 11쪽
63 #48. 가장자리 마을 +1 20.10.09 33 1 12쪽
62 #47. 회의 20.10.06 18 0 12쪽
61 #46. 동료를 잃는다는 것 20.10.02 21 0 12쪽
60 #45. 희생의 발생 20.09.29 14 0 12쪽
59 #44. 축제 준비 20.09.25 25 0 11쪽
58 #43. 좋은 소식 20.09.22 34 0 11쪽
57 #42. 뜻밖의 손님 20.09.18 22 0 11쪽
56 #41. 예언가의 결심 +1 20.09.15 44 1 11쪽
55 #40. 셀리나 공주(3) 20.09.11 24 0 11쪽
54 #39. 셀리나 공주(2) 20.09.08 16 0 11쪽
53 #38. 셀리나 공주(1) 20.09.04 22 0 12쪽
» #37. 새로운 방법 20.09.01 23 0 12쪽
51 #36. 면담 20.08.28 26 0 13쪽
50 #35. 예상치 못한 20.08.25 36 0 12쪽
49 #34. 위험 20.08.21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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