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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가는 지망생

삼국지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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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해엄청
작품등록일 :
2022.05.13 20:47
최근연재일 :
2022.05.3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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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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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 입신양명(立身揚名) (4)

DUMMY

7화 - 입신양명(立身揚名) (4)


“대형. 아직 진검으로 연습할 수는 없으니, 일단 목검으로 검술 연습을 하는 겁니다.”

“···알겠네.”

“일단 칼에는 종류가 있습니다. 외날과 양날이 있는데, 저는 양날 검을 다룬다는 가정 하에 칼 휘두르는 법을 알려드릴 겁니다.”

“음.”

“참고로 제가 허리에 차고 있는 칼은 하나는 외날 검이고, 다른 하나는 양날 검입니다.”


감녕은 자신의 무기를 잠시 꺼내, 내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보여주다 도로 넣었다.


“왜 제가 여러 종류의 칼을 달고 다는지 아십니까?”

“아무래도 적군과 전투를 하면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지. 게다가 한 명만을 상대한다면 무기가 하나만 있으면 족하겠지만, 전장에선 그게 아닐 테니까. 여러 명을 상대하는 난전에서는 무기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게 좋겠지.”

“잘 아시는 군요, 대형!”

“으음.”


처음엔 무기를 하나만 들고 다니는 줄 알았다.

삼국지 게임만 하더라도, 여포는 방천화극. 장비는 사모. 관우는 청룡언월도만 낀 것처럼··· 무기를 한 종류만 가지고 다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전투를 할 때는 일(一) 대 다(多)를 기본으로 보기 때문에, 그리고 전투 도중에 상대방에게서 무기를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무기를 챙기고 전투에 임한다고 한다.

수경 선생이 알려줬던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감녕에게 민망한 모습을 보일 뻔했다.


“상대가 대형의 무기를 빼앗을 수도 있는 것이고, 실수로 무기를 바닥에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그 때 기습해 오는 상대를 받아치려면, 여분의 무기가 필요하죠. 그러니, 여러 무기를 챙기는 것은 병사든, 장수든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알겠네. 명심하지.”

“이제 검술을 가르쳐드릴 건데요. 검술은 총 세 가지 동작이 있습니다.”


감녕이 목검을 쥔 채, 자세를 잡았다.


“먼저 찌르기.”


감녕은 각 잡힌 총검술 조교마냥, 절도 있고 멋있는 찌르기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순식간에 적의 목이나 심장, 혹은 복부 등의 급소를 노리기 위해서 찌르기 동작을 하는 겁니다.”

“오호···.”

“그럼 다음은 베기입니다.”


감녕이 차렷 자세로 바꾼 뒤.


후웅!


공기가 짓눌리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베기를 선보이자, 그 순간 나는 감탄에 젖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하군.”

“과찬이십니다. 베기는 칼의 기본적인 사용 방식입니다. 찌르기처럼 급소를 노리기는 다소 힘들겠지만, 상대의 팔과 다리, 옆구리 등을 노려서 움직이기 힘들게 만들 수 있고, 일단 상대에게 이 방법이 먹히기라도 하면 이후에 상대방을 무력화하기가 쉬워집니다. 칼을 다루는 게 익숙해진다면, 적의 목숨을 순식간에 끊을 수 있는 기초 검술이기도 하지요.”

“음.”

“마지막으로 막기입니다.”


감녕은 여러 방향으로의 막는 자세를 보여주면서 말을 꺼냈다.


“보시다시피, 상대의 공격을 막는 자세입니다. 전투를 꽤 경험하시다보면 어떻게 막는지 감이 오게 되실 것이고, 어떤 식으로 막으면 공격으로 바로 전환하여 상대를 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실 겁니다.”

“으음··· 어렵군.”

“이상으로 세 가지 동작을 알려드렸고, 이제는 실전입니다.”

“뭐··· 뭐? 실전?”

“네, 실전.”

“으음···.”


조금 더 설명을 듣고 싶었는데, 벌써 실전 연습으로 들어간단 말이야? 이거 완전 단기 속성이잖아?


“그, 뭐, 보통은 휘두르는 연습 같은 걸 하다가 대련을 하지 않나?”

“저는 칼을 휘두르는 연습보다는 실전에서 더 많이 배운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말입니다.”


뭐, 그게 배우는 속도에 있어서는 훨씬 빠르기는 한데···.


“크흠··· 아우님이 내 상대라니, 이거 너무 두렵구만.”

“너무 위축되지 마십시오, 대형.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상대는 대형을 우습게 볼 겁니다. 이 점 명심하십시오.”

“으, 응···.”

“걱정 마십시오. 처음이신 만큼, 많이 봐드리겠습니다.”


아니, 그건 당연한 거고···.


“저는 멀찍이 거리를 둘 테니, 어디 한 번. 먼저 들어와 보십시오! 제 몸 중에서 아무 부위든 목검으로 치게 된다면, 제 패배. 반대로 대형께서 제 목검에 한 번이라도 맞으신다면 대형의 패배입니다.”

“음, 그래···.”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알겠네.”


좋은 구경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감녕의 병사들이 어느 순간 주변에 모여들어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목검을 굳게 쥐고, 감녕을 겨눈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유롭게 나를 향해 검을 겨눈 채로,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후··· 아무리 먼저 들어오라고 해도, 상대는 감녕인데. 내가 과연 그를 상대할 수 있을까?


아까 감녕이 조언을 전해줬음에도, 그래도 상대가 네임드급 장수였기에 마음은 점점 소심해졌다.


그렇게 서로 움직이지 않은 채로, 시간은 흘렀다.


감녕의 병사들은 이걸 보고 한 명이라도 떠들 만 하건만, 그들도 숨 죽인 채 조용히 관전하고 있었다.


적막감 속에서 오직 고요를 깨는 건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와 이따금씩 지저귀는 새소리.


“대형. 저를 굳이 의식하지 마시고, ‘그저 내 앞에 있는 건 아무 것도 아닌 건달, 무뢰배’라고 각인하고 움직여 보십시오.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칼을 휘두르시는 겁니다!”

“···어렵구나.”


사극이나 영화에서 무사들이 진검 승부를 펼치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인가?


감녕은 친히 나를 위해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지만, 오히려 더 긴장감만 갖게 되었다.


목검을 쥐는 두 손에는 흥건하게 땀이 맺혀 있었고. 식은땀을 계속 흘려서인지, 등은 어느 새 척척하게 젖어 있었다.


“대형. 대형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형님!”

“으음···.”


비록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마냥 그가 기다리게 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후우.

나는 할 수 있다아아아아아!!!

이길 수 있다아아아!!!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아아압!”


두려움과 긴장감을 감추기 위해, 기합을 내지르며 그에게로 돌진했다.


그런데 그는 앞으로 내지르는 동작과 함께, 순식간에 내 명치 근처에 목검의 끝을 꽂아 넣었다.


“크헉··· 허억···.”


다리에 힘이 풀렸고, 내 몸은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순식간에 밀려와서 정신을 놓을 뻔했다.


“으으으···.”

“대, 대형! 괜찮으십니까?!”


아니, 너라면 괜찮겠냐···.

숨 쉬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

숨만 겨우 쉬어가면서 마음 속으로 그를 원망했다. 봐준다며···.


“어서 대형을 모셔라! 빨리!”

“넵!”


#


“으으···.”

“대형, 괜찮으십니까?”

“괜··· 찮아···.”


급소 근처에 맞아서 그런가, 아직도 통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송구하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대형! 대형께서 이렇게 연약하실 줄 알았더라면···.”

“으··· 건강을 겨우 챙긴 지는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미리 말씀하시지 그랬습니까··· 그렇다면 체력 단련부터 어느 정도 진행을 하고, 그 다음에 가르쳐드리는 거였는데···.”

“······.”


그렇게 말해도 검술 시킬 줄 알았지··· 그걸 알았으면 이랬겠나.


“안정을 취하실 때까지는 당분간 체력 단련만 하는 걸로 계획을 변경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알겠다.”


···이왕이면 체력 단련도 빼줬으면 좋았건만, 아쉽게 되었군.


#


밭을 갈던 사마휘에게, 두 명의 사내가 찾아왔다.


“수경선생님.”

“그래. 믿을 만한 동료를 소개해주러 왔느냐?”

“맞습니다. 이보게, 아우님. 이 쪽은 내 스승이자, 나를 살려주셨던 은인. 덕조 선생님이시네. 이 곳에서는 수경 또는 호호 선생님이라고도 불리고 있지.”

“안녕하십니까, 수경선생님! 제 이름은 감녕. 자는 흥패입니다!”


수경 선생이 감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오··· 자네가 그 흥패로구만! 요즘 화(和)에게서 얘기를 자주 듣고 있네. 검술과 궁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맞사옵니다.”

“음, 그런데··· 우리 어디서 뵌 적이 있질 않은가? 얼굴이 낯이 익은데···.”

“···저도 낯설지가 않습니다.”

“으음··· 어디서 봤더라?”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에 잠긴 수경 선생은, 잊고 있었던 어떤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 맞아. 자네, 글을 약간 못 읽는다고 해서 날 찾아오지 않았나? 그래서 내가 며칠 정도 자네를 가르쳤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닌가?”

“아··· 맞습니다. 저도 이제야 기억이 나네요. 글을 가르쳐주셨던 은사님을 몰라 뵈어 송구하옵니다.”

“괜찮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게. 난 그런 걸 신경 쓰지는 않아서 말이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교육은 어떻게, 잘 진행되어 가는가?”

“예. 대형께서 잘 배우고 계십니다. 검술은 아직 많이 부족하나, 궁술은 열 발을 쏘면 다섯 발은 맞출 정도로 실력이 느셨습니다.”

“호오··· 그래?”


수경 선생이 사마화를 빤히 쳐다보았다. 선생의 의도를 알아챈 사마화는 고개를 숙여,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화야.”

“···예, 선생님.”

“궁술 실력이 어느 정도 늘었으면, 이 정도 늘었다고 내게도 보여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이것 참 섭섭하구나···.”

“어··· 그게··· 음···.”


사마화는 열 발에 일곱 정도를 맞출 수 있을 때까지는 스승에게 이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왜냐면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여, 스승에게 보여주기가 부끄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조금 더 실력을 갈고 닦은 뒤에 자랑스레 보여드리려고 하였는데··· 실망시키려고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허허··· 굳이 설명할 필요 없단다. 그저 짓궂은 농일 뿐이니. 하지만, 활을 쏘는 모습은 보고 싶구나.”

“그렇사옵니까?”

“그래. 꼭 보고 싶구나.”

“그렇다면···.”

“그러면 제가 활과 화살 통을 챙겨올 터이니, 두 분은 여기서 기다려주시지요.”


#


쉬이이익-

쉬이이익- 탁!


“오오, 정말로 절반은 맞추는구나! 이 정도로 성장하다니 대단하구나!”


그의 감격한 표정에 보람차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닙니다. 옆에 있는 흥패에 비하면 저는 보잘 것 없지요.”

“허허··· 이 정도면 단양병의 궁술에 비견되지 않겠느냐?”


단양병은 정예병이다.

활을 쏘면, 열에 아홉은 맞춘다는 정예 병력이다. 그런 자들과 내가 어찌 비슷하단 말인가?


“단양병이라뇨··· 너무 후해서 맞지도 않는 칭찬이십니다···.”

“이보게, 흥패.”

“네, 수경 선생님.”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으음···.”


흥패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아무래도 내게 달콤한 말을 건넬지, 아니면 약과 같이 쓴 말을 건넬지를 고민하고 있는 거겠지.


“솔직하게 말해주게, 아우님.”

“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금 놀랐습니다. 제 병사들을 가르칠 때는 열에 다섯을 맞추려면 족히 세 달 이상은 걸렸으나··· 대형은 두 달도 못 되어, 이렇게 실력이 느셨으니··· 아무래도 궁술에 소질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 그래서 결과는?”

“결과라 하시면···.”

“단양병에 비견할 수 있느냐는 말일세.”

“아직 단양병에 비할 바는 못 되오나,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언젠간 단양병을 능가할 만한 솜씨가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에이, 설마.

대형이라고 너무 비행기 태우는 거 아니지?


“흐흐··· 그래도 대형이라고 마지막에는 감싸는군, 그래.”

“굳이 그 뜻으로 한 건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다행이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그간 단련을 했으니, 실전에 적용해봐야 되지 않겠는가? 마침, 그 기회가 나타났기도 하고 말이지.”


작가의말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녕은 길거리 파이터에 도적 출신이라, 실전 위주로 많이 경험했기에 휘두르는 연습은 거의 안 시키고 실전 위주로 훈련을 시켰다는 설정입니다.
길거리 파이터와 도적 출신이란 건, 정사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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