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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의 서재

세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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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본
작품등록일 :
2020.01.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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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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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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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4)

DUMMY

시영은 모두가 잠든 비행기 안에서 혼자 깨어 있었다. 이따금 눈을 붙이려 했지만, 반년 만에 돌아가는 고향 생각에 쉽게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바라보았다. 세상 편하게 자는 모습에 지그시 미소를 지으며 새벽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창공에서 바라보는 새벽은 어두웠지만, 그 속에서 보이는 밝음에 시영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그럼에도 감성이 피곤을 이기지 못해 하품이 쏟아졌다.


혜성에 돌아가는 기대감 외에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가득했다. 반년 가까이 고향의 소식을 접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D-Zero의 여파로 망가진 혜성은 고작 6개월이란 시간으로는 복구되기 힘들었기에 괜히 우울해졌다.


그렇게 잠들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하던 시영은 도착하기 30분 전 깨어나 미리 짐을 챙겼다.


한밤중, 정확하게는 새벽 3시경에 혜성에 도착했다. 시영의 걱정과는 달리 혜성은 너무나도 깔끔하기 그지없었다. 6개월 전, 떠나기 직전까지도 비행기가 운행이 가능한지에 대해 걱정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폐허였던 도시가 반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복구된 모습에 시영은 새어 나오는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시영은 천천히 공항을 둘러보았다. 미세하게 기억을 더듬자 복구가 된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발전했음을 확신했다.


“공항에 드디어 피자집이 생겼네? 그럼 발전한 거지!”

시영은 영업이 종료된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 직후 혼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헛기침했다. 다른 여행객들이 피곤해서 그를 신경 쓰지 않았기에 망정이었다.


그렇게 공항을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피자 가게는 반쯤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그걸 제쳐두고서도 혜성은 정말 발전한 게 맞았다. 6개월 전에 있던 큰 사건이 없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발전되어 있는 모습은 훌륭했지만, 한편으로는 시영에게 사소한 이질감을 주었다.


“내가 알던 혜성이랑은 다른 것 같은데.”

혼잣말했지만, 들어주는 사람도,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


시영은 천천히 공항을 나섰다. 택시가 여러 대 기다리고 있었지만, 걸어가는 걸 택했다.


어쩌면 공항이라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빠르고 최적화된 장소를 봤기에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판단에 걸어가기를 택했다. 허나, 도로가 바뀌거나, 새로운 길이 생기는 일은 없었다. 길 자체는 시영이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그마저도 바뀐다면 당시 망가진 길을 고쳤다거나, 불량한 길을 평평하게 재포장한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발전된 게 확실했지만, 시영은 손톱만큼 자그마한 무언가의 위화감에 표정을 찡그렸다. 발전이 나쁜 건 절대 아니었지만, 정말 사소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혜성에서 변하지 않은 단 한 가지, 시영은 예전과 같은 밝게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걸었다. 발걸음이 향하는 장소는 별이 안내하는 어딘가겠지만, 기왕이면 스승님이 계신 탐정 사무소로 인도하길 바랐다.


‘발전된 건 좋은데, 그런 대사건을 겪고도 안정될 수 있다고? 그것도 고작 반년 만에?’

시영의 의문이 의심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날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밝은 가로등을 보니 의심을 거두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다면 이런 가로등의 빛조차 볼 수 없을 테니 차라리 이게 더 나았다.


별을 따라가던 시영은 하늘을 나는 은색의 천사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움직이는 별이라 생각했지만, 별이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사람들은 그 움직임을 한참 후에야 볼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별의 반짝임이 이미 그 별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사는 단순하게 반짝이는 별보다 아름다웠다. 오히려 별 사이에 있었기에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된 느낌이었다. 시영은 자신도 모르게 바쁘게 날아다니는 천사를 보며 감탄했다.


하지만 애초에 저게 천사가 맞는지조차 의문이었다. 시영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기에 헛것을 보았을 수도 있었다. 수많은 별 중 하나로 착각했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천사의 형태였다.


천사조차도 바쁘게 움직인다. 그래서일까, 시영은 더욱 D-Zero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반짝이는 별에 이끌린다는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그저 바쁘게 움직이기에는 별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어떻게 별에 이끌렸는지도 몰랐다. 별 위를 걷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반짝이는 별을 보며 걷던 시영은 한 소녀와 마주쳤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얌전한 단발머리에 가늘고 푸른 머리띠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푸른 옷차림의 소녀였다. 시영은 그중에서도 소녀가 허리에 입은 하트 모양의 자물쇠가 달린 벨트가 눈에 띄었다.


착각이겠지만, 마치 서로가 이끌렸던 느낌이 들었다. 소녀는 몰라도 시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전에 봤던 천사만큼은 아니었지만, 소녀도 그에 못지않게 예뻤다.


그렇게 시영은 계속해서 걸었다. 반면, 소녀는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몸이 안 좋은가?’

시영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곁을 지나는 순간, 소녀는 입을 열었다.


“운명을 믿으시나요?”

소녀는 시영에게 물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시영은 계속 걸었다. 그저 목소리가 엄청 예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검은 모자님?”

시영은 그제야 멈춰 섰다. 자신에게 하는 말임을 그제야 깨닫자 가로등 불 아래, 혹은 별빛 아래 오늘따라 잘 보이는 자신의 검은 모자를 올려다보았다.


“저요?”

시영의 물음에 소녀는 그를 바라보며 우울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운명을 믿으시나요?”

“운명? 아뇨, 종교는 믿고 싶지 않아요.”

“네?”

시영의 황당한 대답에 소녀는 적잖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정작 그 대꾸한 시영은 여전히 소녀가 말하는 ‘운명’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울상이었던 소녀는 피식거리며 웃을 수 있었다.


“재밌네요. 저 나름대로 유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부질없었나 봐요.”

시영은 눈을 깜빡이며 소녀의 한숨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의 대답에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최소한 종교 가입 권유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묘하게 뼈가 있는 소녀의 말에 시영은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소녀는 시영을 보며 형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한두 번 지은 게 아님을 증명하듯 가면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전 아미라고 해요. 잠깐 시간 있으세요?”



시영과 아미는 근처 강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강변에는 별이 반사되어 장관을 이루었다.


“혜성으로 여행 오셨나요?”

“여기가 고향이에요.”

“그럼 여행 끝나고 돌아온 건가요?”

“뭐, 그렇죠.”

정확하게 시영은 잠깐 돌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 만난 아미에게 그것까지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미와의 대화는 특이했다. 분명 처음 만났지만, 묘하게 편하게 느껴졌다. 그건 아미도 마찬가지였다. 시영과의 대화는 지금이 처음이지만, 예전부터 알던 것처럼 이끌리는 느낌이었다.


“검은 모자님은 성함이···”

“저는 시영이라고 해요.”

“시영, 멋진 이름이에요.”

아미는 시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영의 눈에는 편하게 짓는 미소가 아니었다. 자연스럽지 않은 미소, 그럼에도 그렇게 단련된, 어쩌면 수천 번을 연습했을지도 모르는 미소였다.


“힘들지 않아요?”

“네?”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아미 씨는 별로 웃고 싶은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게 보였나요?”

“네.”

시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웃고 있었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만 같았다. 광대의 가면, 어쩌면 아미는 그걸 쓰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시영도 스스로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여겼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누가 이런 이야기 안 해요?”

아미는 부정하지 않았다. 허탈하게 한숨을 쉬며 자연스럽게 미소 지으려는 그녀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색한 미소였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거든요. 가끔은 제가 이 일을 왜 선택했는지도 후회도 되고 그래요. 재미는 있는데···”

아미는 시영의 어깨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두 사람은 몇 초 지나지 않아 서로 깜짝 놀랐다.


주먹 하나 정도의 틈, 그게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어색한 거리감이었다. 처음 만났다는 걸 감안하면 너무나도 가까웠다. 아미는 그 점을 눈치채자 이번에는 바보같이 웃을 수 있었다.


“시영 씨,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꽤 오래 알고 지낸 것 같아요.”

“그러게요.”

시영은 웃으며 아미를 바라보았다. 아미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별빛 아래에서 미소 지었다.


서로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 두 사람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기에 그럴 수도 있었다.


“그나저나, 시영 씨는 저 모르세요?”

“네, 잘 모르겠어요.”

시영은 아미의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기억을 잃은 지금 상황에서 아미와 원래 아는 사이였지만,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면 그녀에게 편한 느낌이 드는 것도 말이 되는 이야기였다.


“아미 씨는 절 알고 있나요?”

시영은 자그마한 기대를 품고 물었다.


“잘 모르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알아가도 좋을 것 같은데··· 우흣.”

아미의 독특한 웃음소리, 시영은 그녀와 처음 만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 깨달았다. 또한, 이때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를···


아미는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울상 짓던 표정은 이미 깨끗하게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그에 맞춰 질문 수위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졌다. 그럴수록 시영은 질문에는 대답했지만, 편하게 느껴졌던 그녀가 점점 껄끄럽게 느껴졌다.


“시영 씨는 좋아하는 가수가 있나요?”

“지금은 없어요.”

시영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윤하나]라는 가수의 콘서트에도 가려 할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럼 페어리는 어때요?”

“그게 뭐예요?”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페어리는 아미가 속한 아이돌 그룹의 이름이었다.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누나 한 명에 동생 한 명이요.”

평범한 가족 관계에 아미는 수긍했다.


“부모님은 안 계시나요?”

“두 분 다 타지에 계셔요.”

“왜요?”

“제가 그것까지 알려드려야 하나요?”

당황한 시영의 대답에 아미는 묘하게 심통이 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럼, 시영 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죠?”

“미소가 예쁜 사람이요.”

시영은 신중하게 대답했지만, 실수라는 걸 깨달아버렸다.


“어머~ 정말요?”

아미는 묘하게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 시영은 지금 대화를 영 따라가지 못했다.


“시영 씨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나요?”

“···어, 없어요.”

“정말이죠? 없죠? 다행이다!”

시영은 당황하며 아미를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울상이었던 광대의 가면을 쓴 슬픈 얼굴의 소녀는 더 이상 여기에 없었다. 지금은 그저 무서운 눈을 가진 푸른 여자가 있었다.


아미에게는 더 이상 편안함 대신 공포를 느꼈다. 설상가상, 시영은 그럼에도 아미에게 이끌렸다. 그녀와의 짧은 대화로 이곳이 살기 좋은 도시인 혜성이 맞다 생각했던 그였지만, 그건 그저 환상에 불과했다. 이상했다. 너무나 이상했다. 억눌렀던 위화감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늦었으니 그만 가볼게요.”

“왜죠?”

그동안 아미의 말에 은근히 뼈가 있었다면, 지금은 칼이 날카롭게 빛을 내고 있었다. 시영의 소매를 잡은 행동에서 적어도 그녀가 대화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건 제아무리 바보라고 알 수 있었다.


“다음에 봐요. 다음에. 저도 지금 바빠서요. 하하하.”

“어머~ 새벽 4시 44분인데 바쁠 일이 있으세요?”

“여, 여행 때문에 피로가 쌓였거든요.”

“제가 피로를 풀어드릴까요?”

시영은 다시 한 번, 뭔가 잘못되었음을 깊게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어떻게든 아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아쉬워했지만, 한편으로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시영은 아미와는 다음에 만날 일은 없길 바랐지만, 언제든지 만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소를 향해 빠른 걸음을 옮겼다.


“다시 만나요. 우흣~”

아미는 천사가 지나간 혜성의 붉은 달 아래에서 고혹적인 미소로 시영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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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7월 6일부터 새롭게 시작합니다. 20.07.01 68 0 -
253 Episode 14. 깨어난 용-정의의 이름으로(2) 21.06.22 31 0 12쪽
252 Episode 14. 깨어난 용-정의의 이름으로(1) 21.06.21 25 0 16쪽
251 Episode 14. 깨어난 용-미르(3) 21.06.19 21 0 14쪽
250 Episode 14. 깨어난 용-미르(2) 21.06.18 22 0 13쪽
249 Episode 14. 깨어난 용-미르(1) 21.06.17 20 0 15쪽
248 Episode 13. 굶주린 이리-아랑(3) 21.06.13 22 0 17쪽
247 Episode 13. 굶주린 이리-아랑(2) 21.06.12 21 0 18쪽
246 Episode 13. 굶주린 이리-아랑(1) 21.06.11 24 0 11쪽
245 Episode 13. 굶주린 이리-무엇을 믿어야 하는가?(2) 21.06.09 23 0 20쪽
244 Episode 13. 굶주린 이리-무엇을 믿어야 하는가?(1) 21.06.08 25 0 13쪽
243 Episode 13. 굶주린 이리-목소리(2) 21.06.06 26 0 13쪽
242 Episode 13. 굶주린 이리-목소리(1) 21.06.05 29 0 21쪽
241 Episode 13. 굶주린 이리-배틀로얄(3) 21.06.04 29 0 22쪽
240 Episode 13. 굶주린 이리-배틀로얄(2) 21.06.03 32 0 15쪽
239 Episode 13. 굶주린 이리-배틀로얄(1) 21.06.01 32 0 21쪽
238 Episode 13. 굶주린 이리-티가의 산책(3) 21.05.31 28 0 22쪽
237 Episode 13. 굶주린 이리-티가의 산책(2) 21.05.30 26 0 16쪽
236 Episode 13. 굶주린 이리-티가의 산책(1) 21.05.30 2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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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Episode 13. 굶주린 이리-마술사들의 갈등(2) 21.05.27 24 0 13쪽
233 Episode 13. 굶주린 이리-마술사들의 갈등(1) 21.05.26 25 0 14쪽
232 Episode 13. 굶주린 이리-생명의 냄새(3) +2 21.05.23 4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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