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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623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8.23 11:15
조회
41
추천
1
글자
8쪽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下)

DUMMY

하지만 마등이 조조의 편으로 돌아섰다는 소식에도 곽원은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 잇따른 승전으로 기고만장해진 곽원은 수하들에게 큰 소리를 쳤다.


“종요나 마등 따위가 어찌 내 상대가 될 수 있단 말이냐?! 종요의 목을 베고 장안을 함락시킬 것이다!”


“장군, 마등은 양주의 실력자로 결코 무시할 상대가 아닙니다. 우군이었던 마등이 갑자기 배신했으니, 진군속도를 늦추고 잠시 상황을 지켜보시지요.”


수하 장수들이 곽원을 말렸지만, 곽원은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종요를 공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종요가 분수를 건너 후퇴한 것이 유인책임을 곽원은 미처 알지 못하였다.


잠시 후, 곽원의 군대는 의기양양하게 분수를 건너기 시작했다. 곽원이 앞장서서 강을 건너고, 수하 병력이 절반쯤 강을 건넜을 때였다. 갑자기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역도(逆徒: 역적의 무리) 곽원의 목을 베어라!!”


곽원이 놀라서 주변을 바라보니, 양쪽에서 적의 병사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당황하지 마라! 적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곽원은 병사들을 격려하며 적진을 향해 말을 달렸다. 곽원이 용맹을 뽐내며 적의 병사들을 쓰러뜨리는 데, 갑자기 백마를 탄 장수 하나가 눈 앞에 나타났다. 곽원이 힘껏 창을 내질렀지만, 어느덧 하얀 섬광이 그의 몸에 그어지고 있었다. 이것이 곽원이 생전에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결국 분수 전투는 종요∙마등 연합군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곽원의 병사들 중 태반이 적의 칼에 맞거나 물에 빠져 죽었고, 미처 달아나지 못한 병사들은 연합군의 포로가 되었다. 이에 종요, 마초 등이 모여서 서로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데, 마초의 수하인 방덕이 수급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적장 곽원의 목을 베었습니다!”


그런데 곽원의 머리를 본 종요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적의 대장을 죽였는데, 공께서는 어찌 눈물을 흘리십니까?!”


그러자 종요가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곽원은 내 조카일세. 그래서 내 잠시 눈물을 보인 것이네.”


“송구합니다, 제가 미처 모르고 실수를 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방덕이 사과를 하는데, 종요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네가 나라를 위해 도적을 베었으니, 상을 받아야 마땅하네. 나는 단지 사적인 감정으로 운 것이니 신경 쓰지 말게!”


이때 호주천은 멀리서 양쪽 군대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곽원의 군대가 대패한 것을 확인하고 종요에게 투항을 신청하였다. 조조에게 치명상을 입힐 뻔했던 원상의 별동대 파견은 결국 종요의 신속한 대응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한편 관도에 주둔하고 있던 조조는 원소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셋째인 원상이 원소의 뒤를 잇고, 장자 원담이 이에 반발해 거기장군을 칭하고 있다고?! 서로 힘을 합쳐 대항해도 모자랄 판에 권력다툼을 하고 있으니, 저승에 있는 원소가 통곡할 일이군.”


조조는 원담 형제를 비웃으며 여양으로 진격했는데, 때는 202년 건안 7년 9월이었다. 조조의 출병 소식은 곧 하북에도 전해졌고, 원담은 봉기를 원상에게 보내 지원군을 얻어오게 하였다. 그러자 원상이 심배를 불러서 말했다.


“조조가 여양을 향해 출병했고, 형님이 지원군을 요청하였소. 내 어찌하면 좋겠소?”


“원담이 조조와 싸워보지도 않고 병력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수상합니다. 주공께서 지원군을 보내주시면, 원담은 여양을 버리고 업으로 쳐들어올지도 모릅니다. 일단 원군을 보내지 말고 상황을 지켜 보시지요.”


“알겠소, 일단 상황을 봅시다.”


원상은 ‘관도전투에서 병력 손실이 막대해 기주를 지킬 병력도 부족하다’고 원담에게 회신을 하였다. 그러자 원담은 크게 분노하여, 자신에게 파견 나와 있던 봉기를 죽여버렸다. 이후 원담은 곽도와 상의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신을 원상에게 다시 보냈다.


‘조조 군이 여양성 근처까지 진격해 왔지만, 내게는 이를 막을 병사가 없네. 현보가 지원군을 보내주지 않으면 난 청주로 돌아가겠네!’


다행히 이번 서신은 효과가 있었다. 원상은 원담이라는 방패막이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여 심배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님이 여양의 세력을 모두 거두어 청주로 가버리면, 조조의 대군이 곧바로 기주에 들이닥칠 것이오. 내 직접 지원군을 이끌고 여양으로 가야겠소!”



원상은 심배를 업에 남겨 굳게 성을 지키게 한 뒤, 자신은 병사 3만을 거느리고 여양으로 향했다. 이렇게 원상이 대군을 거느리고 구원을 오자, 원담도 생각을 고쳐먹고 조조와 싸울 준비를 하였다.


다음날부터 원상∙원담 연합군은 조조 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조조의 군대는 정예함과 높은 사기를 바탕으로 공격을 펼쳤고, 원상과 원담의 군대는 지리적 이점과 병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맞섰다.


양군은 그 해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여러 차례 전투를 거듭하였다. 처음에 팽팽하게 전개되던 승부는 점차 조조 군에게 기울었고, 원상과 원담은 더 이상 버틸지 못하고 여양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조조가 기다렸다는 듯이 성을 포위하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던 원상이 원담에게 말했다.


“형님, 조조의 공성전 솜씨는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포위가 완성되기 전에 성을 빠져나가 업으로 돌아갑시다!”


“그러자, 여기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상의를 마친 원상과 원담은 한밤중에 성문을 열고 급히 업성을 향해 움직였다.


한편 이들이 달아난 것을 확인한 조조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원상이 업성에 들어가면 골치가 아파진다. 장하에 이르기 전에 적을 따라잡아야 한다!”


이에 조조 군은 하루 종일 원상의 뒤를 쫓아 강행군을 하였고, 해가 떨어지자 들판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다. 조조는 늦은 시간까지 서류를 검토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밖이 소란스러워 잠에서 깼다.


“이게 무슨 일이냐?!”


“장군, 원상이 야습을 해 왔습니다!”


“뭐라고?!”


허둥지둥 달아났던 원상이 기습을 했다는 소식에 조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조의 병사들 역시 잇따른 승전에 방심한 상황이라, 적의 야습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조조 군은 오랜만에 패전의 쓴 맛을 보았고, 승리한 원상은 무리하지 않고 업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날이 밝은 후, 조조가 군대를 점검해 보니 다행히 그 피해가 크지는 않았다. 이에 조조가 곧바로 업을 향해 진격하려는데, 곽가가 말리고 나섰다.


“우리가 원상을 사로잡았다면 업성은 저절로 무너졌을 겁니다. 하지만 원상은 원담과 함께 수만 병력을 거느리고 성안으로 들어갔고, 업성은 공략이 까다로운 요새입니다. 우리의 병력이 적보다 적고 부상병도 많으니, 단기간에 성을 함락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곽가는 잠시 숨을 돌린 뒤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원 씨 형제의 갈등에 주목해야 합니다. 원소가 죽을 때 후계자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서 심배와 곽도가 편을 갈라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급히 공격하면 원상과 원담이 서로 돕겠지만, 여유를 주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다툴 겁니다.

허도로 돌아가서 형주를 공격할 모양새를 보이며 병사들을 쉬게 하십시오. 그러면 원상과 원담은 하북을 차지하기 위해 다툴 것인데, 그때 저들을 공격하면 단번에 하북을 평정할 수 있습니다.”


“자네의 말에 일리가 있네. 그리 하도록 하세.”

28. 여양 전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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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21.08.24 04:57
    No. 1

    방덕도 기억이 납니다.
    용력이 뛰어난 맹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뭉쳐도 힘 든 판국인데 형제간에 눤
    바보짓인지...ㅉㅉㅉ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8.25 23:05
    No. 2

    방덕이 관우와 싸울때, 촉 병사들이 방덕을 백마장군이라 부르며 두려워했다는 기록이 있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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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下) +2 21.08.23 42 1 8쪽
25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上) +2 21.08.20 77 1 10쪽
24 삼국지의 정석_27. 장수, 조조를 잡다(역린) +2 21.06.18 85 2 12쪽
23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下) +2 21.06.16 54 2 13쪽
22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上) +2 21.06.14 56 1 10쪽
21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下) +2 21.06.11 71 1 9쪽
20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上) +2 21.06.09 69 1 8쪽
19 삼국지의 정석_24. 조조, 둔전제를 도입하다(도시농부) +2 21.06.07 76 1 9쪽
18 삼국지의 정석_23. 조조, 황제를 모시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下) +2 21.06.04 68 1 7쪽
17 삼국지의 정석_23. 조조, 황제를 모시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上) +2 21.06.02 69 1 10쪽
16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下) +2 21.05.31 55 1 11쪽
15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中) +2 21.05.28 66 1 9쪽
14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上) +4 21.05.26 8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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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下) +2 21.04.05 171 1 14쪽
11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上) +2 21.04.05 20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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