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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822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5.24 09:25
조회
81
추천
1
글자
6쪽

삼국지의 정석_21. 소패왕 손책(추격자)

DUMMY

이렇게 단양을 평정한 손책은 회계로 군을 움직였는데, 당시 회계 태수는 왕랑(王郞)으로 자는 경흥(景興)이라 하였다. 왕랑은 원래 도겸의 치중(治中 : 자사의 보좌관)이었는데, 도겸을 황실에 조공을 바치도록 설득 했었다. 그러자 황제가 그 마음을 갸륵하게 여기고 왕랑을 회계태수로 임명해 준 것이었다.


손책 군이 회계로 진격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계 공조(功曹) 우번(虞翻)이 왕랑에게 말했다.


“태수님, 손책은 용병에 매우 능합니다. 잠시 몸을 피하시고 훗날을 기약하십시오!”


“나는 당당한 한 제국의 신하인데, 어찌 성을 버리고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 그리 할 수는 없네!”


왕랑은 단번에 우번의 제안을 거절한 다음, 병사들을 고릉으로 보내 손책의 군대를 막도록 하였다. 단양에서 회계로 오려면 절강을 건너야 하는데, 왕랑은 절강 어귀에 있는 고릉에서 적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었다.

이에 손책이 절강을 건너 고릉에 있는 왕랑 군의 영채를 공격해 보았지만, 적이 높은 곳에서 활을 쏘며 굳게 수비를 하는 바람에 공략이 쉽지 않았다. 그러자 손정이 나서서 말했다.


“이곳은 지형이 험준하여 쉽게 함락시키기 어렵네. 차라리 남쪽에 있는 사독을 거쳐 적의 내부를 공격하세. 이는 손자병법의 공기불비,출기불의(攻其无备 : 적이 예상하지 못한 곳을 공격함, 出其不意 : 적이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공격함)이니,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이네!”


이러한 손정의 계책에 손책은 박수를 치며 기뻐하였다.

“숙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역시 우리 손가에게는 손자병법이 안성맞춤입니다!”


그날 밤이 되자, 손책은 영채 곳곳에 횃불을 피워 많은 병력이 주둔한 것처럼 위장하고, 조용히 군대를 움직였다. 이후 손책의 군대는 고릉을 크게 우회해 절강을 건넌 뒤 사독을 거쳐, 고천에 주둔한 왕랑의 군대를 공격하였다. 그러자 이 소식을 들은 왕랑이 화들짝 놀라며 수하들에게 말했다.


“고천이 적의 손에 넘어가면 이 성도 안심할 수 없다. 속히 구원을 보내야겠다!”


왕랑은 주흔에게 병사를 주어 고천을 구원하게 했는데, 주흔은 원래 단양태수로 있다가 원술의 공격을 받고 회계로 건너온 사람이었다.

이에 주흔이 수천 병사를 거느리고 고천으로 달려갔지만, 손책은 이미 왕랑이 구원병을 보낼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주흔의 군대는 고천으로 가던 도중에 손책의 복병을 만나 대패하였고, 주흔은 혼전 중에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자 왕랑은 성을 버리고 교주(交州)까지 달아났다가, 손책의 군대가 추격을 멈추지 않자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이렇게 손책은 회계까지 평정하였고, 이제 장강 이남의 양주에서 남아있는 곳은 오(吳)군 뿐이었다. 오에는 엄백호 등 지방 호족(豪族)들이 버티고 있었는데, 거느린 병력이 각기 만 명이 넘으니 제법 세력이 컸다.

해가 바뀌어 196년 건안 원년이 되자, 오경이 손책에게 오를 평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오에 있는 자들 중 엄백호의 세력이 가장 크니, 그를 먼저 공격하는 게 좋겠네.”


“옳으신 말씀입니다. 허나 엄백호는 큰 뜻이 없는 평범한 도적에 불과하니, 한번 싸움으로 쉽게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손책은 승리를 자신하며 군을 이끌고 오로 향했다. 그러자 엄백호는 성을 보수하며 수비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동생인 엄여를 손책에게 보내 화친을 요청하기로 하였다.

며칠 뒤 손책이 막사 안에서 성을 함락시킬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데, 문득 호위병이 들어와서 말했다.


“장군, 엄백호가 동생 엄여를 사자로 파견했습니다!”


“데리고 온 군사는 얼마나 되느냐?”


“엄여 혼자 왔습니다.”


“혼자서?!”


보고를 받은 손책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백성들을 괴롭혀온 엄씨 일가를 모두 죽이려 했는데, 엄여가 혼자서 날 찾아온 걸 보니 제법 용기가 있는 모양이군. 녀석이 쓸만한 인물인지 먼저 확인해 봐야겠군···’


생각을 정리한 손책은 술자리를 마련해 엄여와 단 둘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술이 몇 순 돌자, 손책이 갑자기 칼을 뽑아 앞에 있는 삿자리를 찍었는데, 어찌나 세게 찍었는지 칼이 땅속에 깊이 박혀버렸다.

이에 깜짝 놀란 엄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는데, 손책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내 장난으로 한 것이니 너무 놀라지 마오.”


“공께서 저를 죽이시려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엄여가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하자, 손책은 엄여를 무시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엄여가 저러니 엄백호까지 볼 필요가 있겠는가?! 엄씨 일가는 겁 많은 불량배에 지나지 않는다! 저런 녀석들을 살려둘 순 없지.’


생각을 정리한 손책은 옆에 있던 수극을 힘껏 던졌고, 엄여는 이마에 수극을 맞고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죽고 말았다. 이후 손책은 엄여의 목을 베어 엄백호에게 보냈는데, 동생의 머리를 받아 든 엄백호는 겁에 질리고 말았다.


‘역시 손책은 잔인하구나! 사자로 간 동생을 죽일 줄이야··· 담력과 무용이 뛰어난 여에게 의지해 손책을 막아보려 했는데, 이제 무슨 수로 손책을 막는단 말인가?!’


며칠 뒤 엄백호는 억지로 용기를 내어 손책의 군대에 맞서 보았지만, 이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손책은 간단히 엄백호의 군대를 격파하였고, 엄백호는 성을 버리고 멀리 달아나 도적떼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군을 평정함으로써, 마침내 손책은 강동 일대를 모두 손에 넣게 되었다. 이후 손책은 스스로 회계태수를 맡으며 오경을 단양태수, 손분을 예장태수로 임명해 강동을 안정시키기 시작하였다.

15. 고천, 회계, 오 전투.png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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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63 악지유
    작성일
    21.05.24 15:21
    No. 1

    오나라의 초석을 다지는 모양입니다.
    동생인 손권이 물려받을 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5.25 19:56
    No. 2

    저렇게 거대한 땅을 물려줬는데, 형의 자손을 핍박하는 손권의 옹졸함이 아쉽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악지유
    작성일
    21.05.26 16:25
    No. 3

    그건 기억에 없네요.
    삼국지는 여러번 읽었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는지
    기억나는게 없어요. 가장 최근, 그러니까 10여년
    전에 읽었던 이문열 삼국지에서도 못 본 것 같습니다.
    손권이 그의 형인 손책 가족을 괴롭히는 내용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5.26 21:53
    No. 4

    연의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정사에만 나오는 내용입니다. 손권은 손책의 아들 뿐 아니라 주유의 아들도 홀대하지요. 나중에는 만고의 충신인 육손을 의심해 홧병으로 죽게하고. 역사로 보면 배은망덕의 아이콘이 손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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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中) +2 21.05.28 71 1 9쪽
14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上) +4 21.05.26 83 1 9쪽
» 삼국지의 정석_21. 소패왕 손책(추격자) +4 21.05.24 82 1 6쪽
12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下) +2 21.04.05 174 1 14쪽
11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上) +2 21.04.05 214 2 12쪽
10 삼국지의 정석_6. 반동탁 연합(공공의 적)(下) 21.04.05 2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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