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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816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4.05 09:52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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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上)

DUMMY

이렇게 연합군이 주저하는 동안, 동탁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동탁은 낭중령 이유를 에게 폐위된 황제 유변을 암살하게 했는데, 이는 반동탁 연합군이 ‘유변을 복위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 못하게 하는 술수였다.


이후 동탁은 또다른 계책을 생각해 내고, 조정 대신들을 소집하였다.


“한나라가 낙양에 수도를 정한지 200년이 지나, 그 기운이 쇠약해져 동쪽에서 커다란 반란이 일어났네. 기운이 성한 서쪽 장안으로 수도를 옮긴다면, 한나라가 다시 부흥할 것이네!”


동탁의 느닷없는 천도 발언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태위 황완이 나서서 말했다.


“상국, 장안은 과거 전한(前漢)의 수도였지만 ‘적미의 난’ 때 궁궐 등이 불에 타 남은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수도를 옮기면 큰 혼란이 생길까 우려됩니다.”


“태위의 말이 맞습니다. 장안은 사람이 살지 않는 황량한 땅으로 변한지 오래입니다. 장안으로 수도를 옮기면 황실과 백성의 고초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도 양표도 반대하고 나서자, 동탁이 화를 벌컥 내며 소리쳤다.


“내 도적떼로부터 황제를 지키기 위해 수도를 옮기려 하는데, 너희들은 반대만 하니 도적떼와 한패 아니냐?! 너희는 벼슬을 할 자격이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 반성하고 있거라!”


동탁의 호통에 회의장이 조용해졌는데, 잠시 후 누군가가 말했다.


“상국, 태위와 사도는 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장안의 궁궐과 시설을 보수하고, 가을까지 기다려 곡식을 거둬들인 연후에 천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황완과 양표를 옹호하고 나선 것은 주비와 오경이었다. 이에 동탁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네놈들이 추천한 자를 모두 자사, 태수로 임명했는데, 그놈들이 일제히 낙양으로 창을 겨누고 있다. 네놈들은 반란군과 한통속이 되어 나를 죽이려는 것이 틀림없다!!!”


동탁은 주변에 명해, 주비와 오경을 끌어내 목을 베도록 하였다. 사실 동탁의 말은 틀린 게 아니었다. 주비와 오경은 거짓으로 동탁에게 아첨하며 반동탁 성향을 가진 인물들을 지방관으로 만들고, 안팎에서 동탁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렇게 주비와 오경이 처형되자 대신들은 두려움에 떨며 천도에 찬성했고, 황완과 양표도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저희는 그저 옛 제도를 지키려 했을 뿐, 국가 대사를 막으려는 뜻은 없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내 특별히 자네들의 죄를 용서해 주겠네!”


동탁은 주비와 오경에 이어 황완과 양표까지 죽일 경우 여론이 크게 나빠질 것을 우려해, 황완과 양표의 벼슬을 광록대부로 낮추는 데 그쳤다.



동탁이 이렇게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천도를 추진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연합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연합군의 거점인 산조에서 장안까지는 그 거리가 매우 멀었다. 연합군이 장안이 가까운 서쪽으로 거점을 옮기면 그 기반이 약해질 것이었고, 거점을 그대로 둔 체 장안을 공격하면 군량 수송로가 길어져 보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했다.


두번째는 장안이 낙양보다 수비에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장안성은 예로부터 난공불락의 요새로 이름나 있었다. 장안성은 성벽이 높고 튼튼했을 뿐 아니라 주변 지형도 험했다. 또한 장안은 동탁의 본거지인 서량과도 가까웠으니, 전황이 불리하면 신속히 서량에서 강족 병사를 충원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러한 이유로 장안 천도를 결정한 동탁은, 다른 한편으로는 군대를 보내 연합군을 공격하게 하였다. 연합군의 군대 중 하나를 격파하면, 다른 장수들이 겁을 먹고 추격해 오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때 연합군의 최전방에 있던 것은 하내의 왕광이었다. 왕광은 황하를 남쪽에 낀 하양진에 주둔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마침 척후병의 보고가 들어왔다.


“태수님, 적이 은밀히 평음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평음? 그곳은 강물이 얕아 배 없이도 강을 건널 수 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적이 강을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하면 대승을 거둘 것이다!”


왕광은 전군을 거느리고 급히 평음으로 향했다. 잠시후 목적지에 도착한 왕광이 건너편을 바라보니, 동탁이 군대가 막 강물에 발을 내딛고 있었다.


“조금 더 기다려라. 적의 선두가 육지로 올라왔을 때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 뒤편에서 엄청난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우와아! 하내 놈들을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화들짝 놀란 왕광이 뒤편을 바라보니, 엄청난 수의 강족 기병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었다. 원래 동탁이 평음으로 보낸 군대는 왕광을 현혹시키는 의병(疑兵: 적의 눈을 속이는 군대)이었고, 별도의 정예부대가 몰래 소평진을 건너 왕광 군의 후미를 공격한 것이었다.


용맹한 강족 기병대는 왕광 군의 진영을 마구 휘젓고 다녔고, 왕광 군은 큰 혼란에 빠졌다. 일부 병사들이 서량 기병대를 피해 앞으로 나왔지만, 후방에 있던 동탁의 보병대가 앞길을 막아버렸다. 다른 병사들은 황하를 건너 도망치려 했지만, 동탁의 의병들이 강가를 장악한 상황이었다.

용맹한 동탁 군에게 앞뒤로 포위를 당했으니, 왕광 군에게 남아있는 희망은 없었다. 두려움에 빠진 병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을 청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탁이 연합군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적의 항복을 받아주지 말라’ 는 엄명을 내린 것이었다. 무자비한 살육으로 왕광 군은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고, 왕광은 겨우 목숨을 건져 하내의 원소에게 달아났다.



이렇게 연합군에게 매운 맛을 보여준 후, 동탁은 수하 장수에게 병사5천을 주어 천도를 진행하도록 하였다. 190년 초평 원년 3월초, 동탁은 황제와 조정 대신들뿐 아니라 냑양의 백성들까지 모조리 장안으로 끌고 가게 하였다.


이러한 결정은 낙양의 백성들에게 재앙과도 같았다. 낙양에서 장안은 수백리의 먼 길로, 수레를 끌며 이 길을 가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다. 하지만 사나운 동탁의 병사들은 백성들을 돕기는커녕 핍박하기에 바빴다. 이들은 행렬에서 뒤쳐지는 늙고 병든 백성들을 마구 죽이고, 여성들에게 몹쓸 짓을 하였다.


동탁의 병사들은 혼란을 틈타 약탈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황실과 부잣집의 창고를 털어 금은보화를 손에 넣고, 민가의 재물까지 남김없이 빼앗아 갔다. 이러한 동탁군의 만행 때문에, 장안으로의 이주 행렬은 비명과 울음, 탄식으로 가득했다.

이주행렬이 낙양성을 빠져나가자, 동탁은 수하를 시켜 낙양성을 불태우게 하였다.


“낙양성을 모조리 불태워라. 닭 한마리, 풀 한포기도 남기지 마라!”


“예, 상국! 명 받들겠습니다!!”


동탁의 병사들은 황궁뿐 아니라 민가까지 남김없이 불을 질렀고, 잠시 후 낙양은 잿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동탁은 폐허뿐인 낙양을 연합군에게 순순히 넘겨 줄 생각이 없었다. 동탁은 자신의 주력군을 낙양에 남겨두며 연합군과의 일전(一戰: 한바탕 싸움) 에 대비했는데, 문득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


‘주비와 오경은 죽었지만, 연합군의 핵심인 원소의 삼촌 원외가 조정에 남아 있지 않은가?! 이자가 연합군과 내통하면 큰일이니, 빨리 손을 써야겠다!’


동탁은 태부 원외 등 원씨 일가를 모조리 잡아들여 죽이도록 하였는데, 갓난아이까지 남김없이 죽이니 그 수가 50명에 달했다.



한편 동탁이 낙양성을 불태우고 떠났다는 소식은 산조현 연합군에게도 전해졌고, 조조는 동탁을 추격하고자 장수들을 설득했다.


“대인들, 우리가 의병을 일으킨 것은 역적 동탁을 토벌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10만이 넘는 연합군이 집결했는데, 어찌 승리를 의심하고 주저하십니까?!

만약 동탁이 황실의 위엄에 의지해 장안과 낙양을 굳게 지켰다면 우리의 큰 근심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동탁은 황제를 겁박(劫迫: 위협하고 협박함)해 장안으로 도망을 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궁궐을 불태우고 살인, 약탈을 일삼아 천하의 원한을 사고 있으니, 하늘이 역적을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번 싸움으로 역적을 토벌하고 황실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연합군의 장수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 말이 없었는데, 잠시 후 교모가 입을 열었다.


“조장군, 동탁은 우리를 꾀어내기 위해 거짓으로 천도하는 것일지도 모르오. 게다가 맹주인 거기장군 원소의 명 없이 어찌 군대를 움직인단 말이오?”


“낙양성이 불타고 백성들까지 모두 끌려간 것이 척후병을 통해 확인 되었소. 이는 동탁이 겁을 먹고 달아난 것이오. 거기장군의 공격명령이 필요하다면, 내가 당장 달려가 받아오겠소!”


이렇게 조조가 거듭 출병을 주장했지만, 장수들은 다들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었다. 왕광의 대패 소식에 다들 겁을 잔뜩 집어 먹은 것이 컸고, 동탁과 전면전을 벌이다가 자신의 세력이 약화될것을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


“알겠소! 나 혼자 동탁을 추격하겠소!! 다들 편히 쉬고 계시구려.”


조조는 화를 벌컥 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런 자들이 한나라의 태수, 자사라니···!’


막사로 돌아온 조조가 겨우 화를 삭이며 출병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맹덕, 나와 함께 가세! 연합군에는 겁쟁이들만 모여있구만!”


조조가 반색을 하며 돌아보니, 절친인 포신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고맙네, 동탁의 목을 베고 함께 황제폐하를 구하세!”


조조는 포신의 손을 덥썩 부여잡으며 말했다. 여기에 한 사람이 추가로 힘을 보태니, 조조의 또다른 친구인 장막이었다. 장막은 휘하장수 위자(衛茲)에게 일군(一軍: 하나의 군대, 보통 1만명의 병사를 가리키기도 함)을 주어 조조를 돕게 하였다.

결국 조조는 포신, 위자와 함께 만여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동탁군을 추격하기 시작 하였다.



패기 넘치게 길을 나선 조조의 1차 목적지는 하남군 성고(成皐)현이었다. 성고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남쪽으로는 변수(汴水)가 흐르는 험준한 지형이었다. 이곳을 점령하면 동쪽에서 황하를 따라 병력과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서쪽으로 황하와 위수를 따라 장안으로 진격할 수 있었다.


‘동탁이 성고의 수비를 굳히면 우리에게 승산은 없다! 서둘러 가야 한다!!’


조조는 적이 대비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강행군을 하였고, 곧 형양의 변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조는 강 주변에 복병이 있을 것을 염려했지만,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다행히 복병은 없는 것 같군. 서둘러 성고로 이동하세.”


조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병사들의 행군을 독려하였다. 잠시후 조조군이 산의 입구에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쌔앵~”


갑자기 날아드는 화살에 선두의 보병들이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매복이다! 움직이지 말고 제 자리를 지켜라!!”


허를 찔린 조조가 당황하는 사이, 포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병사들을 진정시켰다. 순간 조조의 머리 속을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적의 주력은 기병이다! 산 입구를 틀어먹고 기병으로 뒤를 치겠구나!!’

4-1. 하양진 전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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