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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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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6.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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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미행의 정당성

DUMMY

민수와 현석은 작은 쥐를 따라 넓은 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갔다.

민수는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천정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본래 샹들리에가 걸려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는 커다란 두루마기가 위태하게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살짝 이는 바람에도 흔들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두루마기를 입고 버둥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상하네..’


민수는 처음 귀신의 집에 들어올 때부터 느꼈던 위화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민수가 있는 곳은 1층과 2층 사이의 바닥을 허물어 만든 거대한 홀로, 얼핏 보아도 서양식 저택임을 알 수 있는 구조였다.


‘근데 장식 같은 걸 보면..’


귀신들이 사는 집에 있는 물건이라기엔 이상한 것이 곳곳에 보였고, 그것은 민수를 의문점이 들도록 만들었다.


‘왜 이렇게 꾸며놓은 거지?’

“뭐해?”


민수의 발걸음이 느려지자 현석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민수는 현석에게 다가서서 물었다.


“아저씨는 안 이상하세요?”

“뭐가?”


민수는 1층 구석과 두루마기를 가리켰다.


“구조는 서양식인데, 아까 보니까 지붕은 기와고, 중세 갑옷 장식에 한복을 입혀 놨잖아요. 그리고 저 두루마기도 그렇고.. ”


그 말에 대답을 한 것은 작은 쥐였다.


“집 자체는 예전에 서양 강사님들이 올 때 빨리 익숙해지라고 좀 바꾼 거고, 집 내부 장식물 같은 건..”


작은 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민수는 표정이 꼭 한숨 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매 주 있는 실습시간이 문제야. 그 때 애들이 인간이 무서워서 밖에 안 나가니까 어떻게 하면 인간들이 무서워할지 몰라서 저렇게 꾸며놓는 거지. 전혀 무서워 보이지 않는 데 왜 자꾸 그렇게 가르치는지 모르겠어.”


작은 쥐는 고개를 젓고 발을 옮겼다.

민수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너희가 알아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고, 어쨌든 통행증 받으러 가자.”


민수는 작은 쥐를 따라가면서 현석을 흘낏 보았다.

아까 현석이 머리를 쥐어뜯던 것이 생각났다.


‘아저씨도 인간이 무서운가?’



“여기야,”


작은 쥐가 데려간 곳은 민수가 찾아갔던 청소장의 방 바로 옆방이었다.

현석은 작은 쥐를 따라 주저 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민수는 방 턱에서 멈칫했다.


“왜 그래? 또 어디 이상한 거 봤어?”


현석은 방에서 고개만 내밀고 주위를 보았다.

민수는 왜 멈칫한 것 인지 본인도 알 수가 없어 멋쩍은 마음에 현석의 오른쪽 어깨를 툭, 치고 방에 들어갔다.

처음엔 보는 것만도 힘들었지만 이젠 귀신에 많이 익숙해 졌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근데 방에 이렇게 맘대로 들어가도 돼요?”

“거실은 햇빛이 들어와서 다른 방에 계실 시간이거든.”


작은 쥐는 거침없이 거실을 지나 문 앞에 섰다.


“똑, 똑”

‘햇빛을 싫어하는 귀신인가?’


민수는 거실을 둘러보았다.

다른 방처럼 벽에 금이 가 있고 먼지가 쌓여있다는 점은 비슷했지만, 박제된 동물이 있다는 점은 달랐다.

그 밖에도 카펫이나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원서는 거실을 더욱 이국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러고 보니까 작은 쥐는 어떤 강사님에게 부탁할 것인지 말도 하지 않고 둘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달칵”


문을 열고 나온 것은 머리에 후드를 깊게 눌러쓴 괴한이었다.

괴한은 거실에 들어온 두 귀신을 훑어본 뒤, 기척을 느끼고 자신의 발치를 보았다.

작은 쥐는 꼬리를 흔들며 작게 찍, 찍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 너였구나. 들어와.”


괴한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귀에 거슬리는 갈라지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작은 쥐가 들어갈 수 있게 살짝 몸을 뒤로 뺐다.

괴한은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을 흘깃 보고는 현석과 민수가 가만히 서 있자 손짓을 했다.


“들어와.”


민수가 마지막으로 방에 들어오자 괴한은 문을 닫았다.

방은 심하게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빛은 그나마 있는 불이 약한 초 하나에서 나왔다.

민수는 방문을 막지 않도록 움직이고 싶었으나 보이는 것은 초 밖에 없어 그 쪽으로 몇 발짝만 움직였다.


“기분 좋아 보이네. 어제 일은 잘 끝났나 봐.”


괴한은 보이지도 않는 의자에 앉아 작은 쥐에게 물었다.


“덕분이죠. 주무실 시간인데 찾아와서 죄송해요.”


현석은 작은 쥐가 깍듯이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방이 너무 어두워 민수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잔다고? 귀신이 아닌가?’

“아직 안 자고 있었으니까 괜찮긴 하지만, 다음부턴 잘 시간인거 알면 찾아오는 건 자제해.”


괴한은 까칠한 말투로 말했지만, 그리 화난 표정은 아니었다.

민수는 목소리만 들렸기 때문에 괴한에 대해 꺼림칙한 기분만 들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이 녀석들한테 통행증 좀 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괴한은 후드를 내리고 현석과 민수를 살폈지만 둘 다 간신히 보이는 촛불만 보고 있어서 괴한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괴한은 민수와 현석을 차례로 가리켰다.


“저 애는 몰라도, 저 애는 좀 그런데..”


현석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향한 말인 줄 알고 말했다.


“이번엔 진짜 아무 소란도 안 피울게요! 그땐 너무 놀라서 그랬어요.”


현석이 우는 소리로 다급하게 말하자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괴한이 씩 웃고 혼잣말을 했다.


“그런 소동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네?”


현석의 말을 무시하고, 괴한이 말을 이었다.


“통행증 정도야 줄 수 있지. 대신 부탁이 있는데..”


현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작은 쥐도 그렇고 뭘 그렇게 부탁을 하는지..



대화가 끝난 후, 민수는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아야!”


민수는 괴한의 방을 나서다 무언가 딱딱한 것에 부딪쳤다.

들어온 대로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부딪힌 걸 보니 그게 아닌 듯 했다.

아프진 않았지만 민수는 습관적으로 소리를 냈고, 자신이 부딪힌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손을 더듬거렸다.


‘이게 뭐지? 손잡이 같은데..’


괴한이 거실로 통하는 문을 열자 민수는 자신이 꽤 커다란 냉장고에 부딪혔다는 것을 알았다.

음식점에서나 쓸 것 같은 커다란 냉장고는 탁한 은색을 띄고 있었다.


‘냉장고가 여기 왜 있지? 전기가 들어오긴 하나?’


생각해보니 밤에 귀신의 집의 복도를 밝히는 것은 깜박거리긴 했지만 전등이었다.

귀신의 집이긴 해도 전기는 통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고 민수는 괴한의 거실을 나섰다.

현석의 손엔 통행증이 두 장 들려있었다.


“무사히 받아서 다행이네요.”

“그러게. 부탁도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현석은 민수에게 통행증 하나를 주었고, 민수는 현석의 말에 한숨을 쉬었다.


“그게 안 어려워요?”

“통행증 대신이라고 생각하면 싼 거지.”

“으.. 전 왠지 그 분이 어려워서..”


괴한이 부탁한 것은 청소장에게 편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현석이 받은 편지는 밀랍으로 봉인된 것으로, 서양 느낌이 물씬 났다.

민수는 괴한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저기..”


민수는 작은 쥐에게 물었다.


“저 분은 어떤 분이세요? 귀신으로는 안 보이던데요?”

“넌 모르는구나.”


대답은 현석이 했다.


“서양 초빙 강사인 흡혈귀..님이야.”


작은 쥐가 눈을 부라리자 현석이 급하게 ‘님‘자를 덧붙였다.

민수는 흡혈귀의 거실을 떠올렸다.

카펫은 구미호를 만났을 때도 있었으니 그렇다 쳐도 박제동물은 확실히 동양귀신의 취미로 보긴 힘들었다.

작은 쥐가 말을 받았다.


“강사님들 중엔 제일 학생들한테 너그럽지.”


자랑스럽게 말하는 작은 쥐를 보고 민수는 의아했다.

확실히 말투나 통행증을 준 것만 봤을 땐 딱한 학생도 잘 챙겨 주는 것 같았지만, 민수는 거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찝찝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다.


‘내가 왜 그랬지..’

“너 오늘따라 자꾸 멍 때린다? 니가 물어놓고 왜 그래?”

“아, 죄송해요. 그럼 지금 바로 산 내려갈 거예요?”

“...”


현석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고민에 빠졌다.

현석이 귀신이 된 뒤 처음 간 인간의 마을에서 가재도구는 물론 차까지 마구 날려댄 통에 구미호가 고생을 많이 했고, 그 뒤로 어느 강사도 자신에게 통행증을 주지 않았던 탓에 인간을 만나는 것은 거의 10년 만이었다.

때문에 갑자기 인간을 만나는 것은 불안했지만 현석은 마음을 굳혔다.


“가자.”

“저도요?”


갑자기 민수가 가지 않을 것처럼 말하자 현석은 눈을 크게 떴다.


“너도 통행증 받았잖아!”

“이건 그냥 주니까 받은 건데요?”


흡혈귀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은 것에 작은 쥐가 이빨을 드러냈지만 민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현석은 어이가 없었다.


“같이 갈 생각 없으면서 왜 계속 같이 있었던 거야?”

“어쩌다보니..?”


생각해보니 같이 다닐 이유가 없었다.

현석의 어깨가 축, 쳐졌고, 민수는 민망함에 살짝 웃었다.


“그래, 나 혼자 갔다 올게..”

“같이 가면 되죠. 할 일도 없고.”


민수가 개의치 않고 한 말에 현석은 울컥 화가 났다.


“너 지금 병 주고 약주냐?”

“아저씨가 같이 가자고 한 적이 없었잖아요!”


현석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민수는 변명했다.

현석은 화를 내려다 멈칫했다.

확실히 같이 가자고 한 적은 없었다.

현석은 끙, 소리를 내며 화를 삭혔다.


“아저씨 화났어요?”


민수가 씩 웃으며 한 말에 현석은 확신했다.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니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거잖아. 그럼 니네끼리 알아서 잘 해결하고, 내 옷 챙겨오는 거 있지 마!”


작은 쥐는 더는 어울리기 싫은 지 툴툴거리며 말하고는 1층으로 내려갔다.

민수는 작은 쥐가 보이지 않게 되자 현석에게 말했다.


“지금 바로 갈 거죠? 저도 사람들 보면 뭐 기억나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같이 가요, 아저씨.”

“내가 어른이니까 참아야지..”

“어른은 그런 소리 안 하거든요.”

“니가 어떻게 알아. 아무 기억도 안 난다면서.”

“상식이잖아요, 상식.”


민수와 현석은 몸을 투명하게 해서 1층으로 내려갔다.

귀신의 집에 며칠 있다 보니 민수도 많이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민수와 현석은 지금 미행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가 쫓아가보자고 했잖아요.”

“그렇긴 한데, 생각할수록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 싶어서.”

“그야 걸리면 말로는 안 끝나겠죠.”


불안해하는 현석과 달리 민수는 덤덤했다.

둘은 건물 사이에 숨어 저만치 앞을 걸어가는 청소장을 미행하고 있었다.

현석은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인간을 보고 흠칫 놀랐다.

오랜만에 인간을 봤을 땐 무서워서 굳어버렸지만, 도심에 들어와 많이 익숙해져 지금은 조금 놀라는 정도였다.

무엇보다, 인간보다는 10년 만에 몰라보게 바뀐 도시의 모습이 더 무섭고 어색했다.

현석은 다시 청소장에게 눈을 돌렸다.


“넌 안 불안해?”

“만약에 걸려도 전부 아저씨가 하자고 했다고 하려고 했죠.”

“그렇게 안 봤는데, 너 진짜..”


현석이 험한 말을 쓰기 전에, 민수가 먼저 말했다.


“가게로 들어갔어요.”


청소장이 들어간 카페는 전면이 유리였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아도 밖에서 청소장을 볼 수 있었다.


“커피 마시고 싶나?”

“말이 되는 소릴 해요.”


귀신은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

현석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딴에는 농담이라고 던진 것이었지만 민수의 반응은 냉정했다.

청소장이 두 여자 뒤에 서서 줄을 섰다.


“어라.”

“커피 마시고 싶나 봐. 청소장은 커피보단 우유가 더 어울리는 데.”

“...”


민수는 가만히 청소장을 보고 있는 것도 지겨웠기 때문에 핀잔을 주려다 말고 물었다.


“..대체 왜요?”

“..왜, 딸기 우유 마시면.. 아니다, 애한테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민수는 잠깐 현석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생각하다가 얼굴이 벌게졌다.


“이 아저씨가 미쳤..!”


민수가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내자 현석은 청소장에게 들킬세라 민수의 입을 막고 벽 뒤로 숨었다.

민수는 바둥바둥 거리다 현석을 떨쳐내고 말했다.


“더러운 손 안 치워요? 대체 이 아저씨가 나이를 그렇게 먹고도 정신을 못차리고..!”

“좀 조용히 해! 들키겠다.”


현석은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는 것처럼 고개만 빼꼼 내밀고 카페의 동향을 살폈다.

그러는 것도 잠시, 현석은 민수가 조용하자 민수의 눈치를 살폈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눈으로 욕하는 건 그만 둬.”

“...”


잠시 침묵 후 현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들어가 볼까?”

“말 돌리지 마요.”


민수는 씩씩 거리면서 카페를 향해 움직였다.


“야,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가서 아저씨 통행증 압수해달라고 부탁하려고요.”

“아, 진짜 내가 잘못했다니까?”

“...”


카페에 가다말고 갑자기 민수가 소리를 높였다.


“아! 저희 어차피 청소장님한테 드릴 거 있잖아요. 우연찮게 여길 지나가다가 청소장님이 있길래 그 편지 전해줘야 돼서 들어왔다고 하면 되죠.”


보아하니 민수가 화나긴 했어도 정말로 자신을 청소장에게 넘길 생각은 아닌 것을 알자마자 현석은 바뀐 주제에 힘차게 의견을 제시했다.

우유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이상 민수가 화를 내는 것은 사양이었다.


“근데 우연찮게 지나갔다는 건 좀 억지 아냐?”

“음..”


둘은 본인들이 있는 곳이 귀신의 집이 있는 산에서는 꽤 떨어진 도심지라는 것을 상기해냈다.

생각해보니 꼭 이 도시까지 오지 않아도 귀신의 집에 가까운 마을에서 옷을 구하면 됐기 때문에 조금 억지스럽긴 했다.

하지만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둘은 원래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가져갈 생각이었다.

문제는 귀신의 집 근처의 마을에는 의류수거함이 유독 적었고, 그나마 있는 곳에도 이미 가져간 것인지 텅텅 비어있었다.

때문에 점점 도심지까지 가게 된 것이었는데 지나가다 청소장을 만나 여기까지 미행한 것이었다.


“사실대로 말할까? 찔릴 것도 없잖아.”

“하기야 다른 데는 다 옷이 없어서..”

“우리도 여기로 와야만 했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고, 딱히 거짓말도 아니잖아.”


찔리는 거라고 해봤자, 이 근처에서 청소장을 보게 되어 10분 좀 넘게 쫒아온 것뿐이었다.

미행이라는 형태가 문제였지, 청소장을 만난 것 자체는 우연이었다.

민수는 지나가다 봤다는 자기합리화를 하고 말했다.


“그렇긴 하죠.”

“그럼 들어가자.”


현석이 앞장서서 카페로 향했고, 민수는 말 그대로 귀신같은 청소장이 알아챌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두려움이 들었다.

하지만 청소장이 이 시간에 카페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기 때문에 이내 현석을 따라 카페로 향했다.



흡혈귀는 민수가 부딪혔던 냉장고를 열었다.

안에는 선반가득 혈액 팩이 차있었다.


“음.. 이런 것들보다 직접 마시는 게 더 좋은데..”


흡혈귀는 팩을 그대로 입에 가져갔다.

약하게 비닐에 구멍이 뚫리는 소리가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를 다 마신 흡혈귀는 빈 팩을 뒤로 아무렇게나 던지고 하나를 더 집어 들었다.

급하게 피를 마셔대는 모습이, 형태는 인간이어도 괴물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 하나, 마시다가 흡혈귀는 여섯 번째 팩에 송곳니를 꽂으려다 멈칫했다.

아무리 마셔도 공복은 미비하게 채워질 뿐이었다.

본래 이런 팩이 아닌 인간들에게서 직접 피를 마셨기 때문에 더 견딜 수 없었다.

흡혈귀는 따듯한 피를 원했다.


“퍽!”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 벽에 부딪힌 팩은 피를 사방에 뿌리면서 터졌다.

방 안에 비릿한 냄새가 진동했고, 흡혈귀는 골초가 담배를 못 피는 것처럼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청소장만 못 본 척하면..”


흡혈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세게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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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싸움 17.06.27 55 0 14쪽
» 미행의 정당성 17.06.26 62 0 16쪽
4 언니라면 17.06.26 74 0 17쪽
3 첫 수업 17.06.26 105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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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서와, 귀신의 집은 처음이지? +2 17.06.26 686 5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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