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세계 학교에 다닌다.

프롤로그

오늘부터 신학기. 나는 이세계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오빠. 빨리 와.”

“우욱.”

이렇게 많은 종족에 둘러싸인 적은 처음이다. 어제 시뮬레이션만 수백 번은 돌렸는데. 정작 현실을 맞닥뜨리니 눈이 빙빙 돌고 어지러워서 구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첫 학교부터 지각할 생각이야?”

“잠깐만 기다려줘. 유진아. 너무 뛰어서 토 나올 것 같아.”

“뛴 지 30초밖에 안 됐다고.”

“10초만. 아니. 10분만.”

“10분 후면 지각한다고. 입학식부터 지각할 셈이야?”

보다 못한 내 여동생은 나를 잡고 뛰어가려 했다. 갑작스러운 반동 때문에 치수를 잘못 계산한 바지에 걸려 넘어지려 했다. 그때 뒤에서 어떠한 커다란 손이 튀어나와 나를 잡았다.

“괜찮아요?”

“아! 감사합니다!”

“속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다치신 곳은 없어요?”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고개를 떨구고 대답하고 있는 나를 향해 여동생이 옷자락을 당기면서 위를 쳐다보라고 했다. 그곳에는 초록색 피부에 인간의 10배나 되어 보이는 오크가 서 있었다.

“오. 오. 오크!”

“아. 오크입니다.”

오크는 이 세계에서 가장 사나운 종족이라고 한다. 과거에 있던 대전쟁에서 악랄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다른 종족을 학살하고 다녔고 무차별적인 성폭행으로 모든 종족으로부터 악의 상징이었다. 책에는 오크를 보자마자 도망쳐야 한다는 것이 적힐 정도였다. 이렇게 학교에 오자마자 저런 존재를 만나다니. 내 학창 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는 건가.

“너무 놀라지 마세요. 보니까. 처음으로 학업 생활하게 되신 김수진씨와 김유진씨 아니신가요?”

이름까지 들켰다. 이제 허튼짓 거리를 한다면 집까지 찾아와서 죽여 버릴 거야. 여동생만큼은 지켜야 해. 유진아. 내가 시선을 끌 테니까. 자극하지 말고 조용히 도망쳐라.

“네! 맞아요. 오크씨는 정말로 책으로 보기만 했는데. 몸이 엄청 뚱뚱하시네요.”

유진아. 더 자극하면 어떡해!

“하하. 저는 오크들 사이에서 의외로 마른 체형이에요. 저보다 뚱뚱한 오크는 엄청 많답니다. 학교 가는 길이시죠?”

“네. 맞아요.”

“길은 아시나요.”

“알고 있는데. 이 오빠가 움직이지를 않네요.”

“하하. 종종 입학식에 그런 학생들이 있어요. 수진씨. 당신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모두 가기 전에 긴장하고 있답니다. 저기 저쪽 길로 가면 혼잡하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추천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만.”

오크가 점차 멀어지자 의식이 점점 돌아왔다.

“오빠. 이제 움직일 수 있지.”

“이제 잡아 먹히는 거야?”

“뭔 소리야.”

여동생이 다시 끌고 가면서 학교로 향했다.

그때 옆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선생님. 이번에도 잘될 것 같습니까.”

“몰라.”

“선생님. 선생이 되셨는데. 존칭은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그러게요.”

“모든 학생의 데이터는 드렸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전에 제가 말한 것은 어떻게 되었어요?”

“조건을 채우면 동아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꼭 하셔야 할까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교장 선생님.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 인생에서 무엇이라도 해도 되는 시기가 있다면 그것은 죽기까지 30일 남았을 때거나 학생일 때뿐이에요.”

나는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아서 바로 잊어버렸지만, 이것을 기억해두었다면 좀 편한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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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 우주입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신다면 댓글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아주 큰 힘이 됩니다^^(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