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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부터 이세계 학교에 다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10.12 11:16
최근연재일 :
2022.11.13 18: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791
추천수 :
2
글자수 :
198,894

작성
22.10.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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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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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번째 에피소드 : 초월신

DUMMY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직 동아리가 시작되려면 시간이 남았는데도 누군가 두들겼다. 아직 나밖에 없긴 하지만, 좀 있다 오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니까 문을 열어줬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서 잘래.”




내 시선 아래에는 갈색 머리카락이 땅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긴 곱슬머리의 키 작은 여성이 들어왔다.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책상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나는 그녀를 붙잡고 의자에 앉혔다.




“잘래~”


“꼬마야. 안돼. 아무 데서 자면 감기에 걸린다고. 여기에는 어떻게 왔어.”


“그러면 여기서 잘래. 그리고 꼬마 아니야.”


“자지 말고. 교복을 보니까 학생인데. 몇 살이야.”




그녀는 말 대신에 14를 가리켰다. 중학교 1학년인가. 어떻게 들어온 거지.




“자지 말고. 일어나.”


“졸려~”


“졸리면 집에 가서 자야지.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너무 멀어서 후회할 텐데.”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어.




“그래도 가야지. 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업어줘.”




그녀를 보고 있자니 내 어릴 적 여동생이 생각났다.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울고, 맨날 다리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하고, 배고프면 날 먹으려 하고, 번개 치는 날이면 내 이불 속으로 들어오고. 이렇게 나도 불평 불만해도 정작 다 들어주긴 했다.




“알았어.”


“목말.”


“목말까지?”




아무리 팔을 다쳤어도 몸이 작아서 목말을 태워 줄 수는 있긴 한데. 지나가는 종족이 이상하게 볼 게 뻔하다.




“목말~~~”


“알았어.”




그녀를 목말 태우고 나서 밖으로 갔다.




“너희 집 어떻게 가는지 알고 있어?”


“응.”


“학교까지 나가면 찾아갈 수 있지?”


“응.”




나는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근데 다들 너무 한 거 아니야. 목말 태워주는 것이 이상하긴 해도 힐끗 보는 수준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도망치기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갑자기 머리에서 비가 오는지 축축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보니까. 그 꼬마가 침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꼬, 꼬, 꼬마야?”


“저거 맛있겠다.”


“응?”




그녀가 쳐다본 곳에는 자판기에 있는 과자가 보였다.




“먹을래?”


“난 현세의 돈이 없어.”




현세의 돈? 그냥 돈을 말하는 건가.




“사줄게.”


“정말이냐! 그럼 먹겠다. 말로만 듣던 인간과는 다르게 착하구나.”




뭔가 재수 없는데.




자판기 앞으로 가자 그녀는 먹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했다. 물론 나는 하나만 말하라는 의도였는데. 그녀는 10가지가 넘는 것을 찍었다.



“안되는가.”


“아. 아. 설마. 괜찮아.”




이번 달 용돈이 모두 탕진하게 되지만. 왠지 모르게 여동생이 계속 생각나서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녀의 두 손에는 과자와 음료수로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허겁지겁 먹었는데. 부스러기가 모두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내 여동생도 등에 업혀서 아이스크림 먹다가 자는 것을 좋아해서 몇 번이나 내 옷을 더럽혔던 것이 기억났다.


학교 밖으로 나가자 그녀가 손가락으로 찍은 곳으로 향했다.




“꼬마야. 너는 왜 여기에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고등학교 견학?”


“아니. 할 거 없어서 그냥 돌아다니고 있었다.”


“헤에. 나도 그랬는데. 여동생이랑 매일 같이 다녔거든. 몸이 좋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동네 한 바퀴씩 돌아다녔지.”


“여동생? 여동생은 몇 살인가.”


“나랑 동갑이야.”


“쌍둥이인가.”


“내가 정확히 3분 일찍 태어난 쌍둥이지.”


“3분 밖에 안되는 근소한 차이로 인간은 계급이 나누어지는 겐가.”


“어떤 책에서는 인간만큼 계급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종족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오빠여서 좋아. 여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거든. 뭐. 좋은 오빠인지는 모르겠지만.”


“걱정하지 마라. 너는 좋은 오빠다. 나를 이렇게 돌봐주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러고 보니 어때. 중학교에서 친구 많이 사귀었어. 이번에 신학기였을 거 아니야.”


“나랑 친구 같은 걸 맺고 싶어 하는 종족은 없다.”


“... 그래.”




나랑 똑같구나. 외로운 생활은 힘들지. 나는 여동생이라도 있어서 덜 힘들었지. 이 애는 아무도 없는거 아니야. 많이 힘들겠다.




“그럼 나랑 친구할래?”


“친구?”




그녀는 나의 볼을 잡으면서 눈을 마주쳤다.




“친구라고 말했는가. 이 몸한테?”


“싫어?”


“꺄하하하. 좋다네. 친구! 친구! 친구 좋아한다네! 난 친구를 계속 원했다네.”


“나도 친구가 몇 명 있거든. 그 친구들도 소개해줄게.”




다 합쳐봐야 5명 밖에 안 되지만.




“그러면 친구가 늘어나는 건가. 좋다. 신난다.”


“너무 움직이지 마. 떨어진다.”


“아. 알겠다. 그런데. 친구는 무엇을 하는겐가.”


“음. 그러게. 친구는 뭘 해야 하지. 같이 밥이라도 먹는 것은 어때.”


“밥만 먹는게 친구라고 한다면 난 벌써 이 모든 종족과 친구다. 정확히 친구란 무엇을 하는 겐가.”


“친구라. 친구. 친구의 정의는 가깝게 사귀는 존재라고 하는데. 옆에 같이 있어 주면 그게 친구가 아닐까. 밥을 먹어도 친구랑 먹는 밥은 훨씬 맛있는 것처럼.”


“그런가. 맛있는 밥을 먹어본 적은 있어도 친구와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가깝게 사귀는 존재라고 했다면 우리처럼 이렇게 붙어 다니는 것을 의미하는 겐가.”


“뭐. 꼭 이렇게 붙어있을 필요는 없고 그냥 마음만 같이 붙어있어야 하는 뜻이 아닐까.”


“마음? 마음이 무엇인가.”


“으음. 모르겠네. 정의하기 어렵네. 그냥 같이 있고 싶다거나 친하게 지내고 싶다거나 그런 것이 아닐까.”


“잘 모르겠다. 나는 14000년 동안 혼자 다녔는데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요즘 중학생의 드립인가. 14000년이라니.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라. 어찌보면 당연하겠지. 계속 혼자였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에 친구가 생기고 잃으면 그 고독함이 찾아올거야. 물론, 나도 아직 느껴본 적은 없지만.”


“그런가. 그럼 나는 너를 통해서 한번 느껴보고 싶다.”


“그런데. 언제까지 가야 해. 꽤 간 것 같은데.”


“좀 더 가야 한다. 거의 다 왔다.”


“어. 어라?”




잠시 얼마나 갔나 확인하려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처음 움직였을 때와 똑같은 풍경이었다. 오히려 소름 돋는 것은 옆에 있던 강아지풀조차도 똑같은 것이었다.




“왜 그런가. 안 가고.”


“잠깐만.”




등 뒤로 돌아봤을 때 멀리서 앨리쉬와 카밀라가 소리 지르고 있었다.




“뭐야? 저 애들은 여기서 왜 소리 지르고 있는 거지.”


“저기가 네 친구인가.”


“그렇지. 근데 왜 안 오고 있지.”


“당연한 것 아닌가. 신의 허락을 받지 못했는데 천계에 어떻게 가려고 하는 겐가.”




천계? 신?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초월신은 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종족이자 모든 걸 창조하신 종족이다.’




“초월신님. 죄송합니다. 저희 학생을 위해서니 이 죄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헤라 선생님이 두 손에 엑스칼리버를 쥔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허공을 갈랐더니 어떤 알 수 없는 힘으로 우리는 튕겨 날아갔다. 나는 꼬마가 위험할까, 내 품속에 넣고 땅바닥에 착지했다.




“괜찮아. 꼬마야. 다친데 없어?”


“무엄하다!!! 지금 신한테 무슨 짓을 한게냐!”




응? 어느 사이에 우리는 출발하던 위치로 돌아와 있었다.




“죄송하옵니다. 초월신님. 어리숙한 학생의 목숨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교장 선생님이 도게자를 한 채로 땅을 기면서 소리쳤다. 그 뒤로 수많은 선생님과 학생들도 땅을 기고 있었다.




“수진아!”


“수진아!”




나를 향해 그녀들이 달려와 잡더니 그 꼬마에게서 멀어지게 했다.




“죽는 줄 알았어.”


“무슨 소리야?”


“바보야. 너 방금 천계에 가서 몸이 산산조각이 날뻔했다고.”




뭐라고?




우리 앞에 헤라 선생님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천계에 가는 길을 베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뭐야. 헤라잖아.”


“오랜만입니다. 신님.”


“난 저 애가 집으로 데려다준다고 해서 갔을 뿐인데. 문제가 되나?”


“죄송합니다. 인간의 몸으로 천계에 갔다가는 분자까지 분해가 되어서 죽게 되어버립니다.”


“그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네. 초월신과 별로 교류가 없는 현세와 천계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정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무례한 행동을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 알았다. 너는 생명을 지키려던한 행동. 그런 사실을 모른 나의 잘못이다.”




상심한 표정을 짓는 꼬마는 입을 내밀면서 삐져있었다.




“꼬마. 너 초월신이었어?”




갑자기 교장 선생님이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초월신님. 아직 학생인지라 교육을 제대로 못 받으므로 무례한 발언에 대해서 깊은 사죄 말씀드리겠습니다!”




류드 선생님은 내게 다가와서 머리를 잡고 땅으로 박았다. 옆에 있는 친구들도 같이 조아렸다.




“... 됐다. 이만 가보겠다.”




왜 슬퍼하는 표정을 짓는 거지. 왜지. 나의 행동 때문에 그런가. 잘 모르겠지만. 죄책감이 느껴진다. 마치 내 어린 시절을 외면하는 것만 같다.




초월신은 뒤로 돌아서 아까전에 가던 길로 가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멈춰 세워야 한다고 느꼈다. 저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잠깐. 어.”




자리에 일어난 나를 주변에 있던 모든 종족이 쳐다봤다. 이렇게 많은 시선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 어.”




류드 선생님이 다시 머리를 잡으려 했는데 헤라 선생님이 막았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수진아.”


“아. 네. 선생님. 그 신님이랑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밥 먹어도 될까요.”


“응?”


“그 아까 친구로써 같이 먹자고 했었거든요.”




초월신은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헤라 선생님은 위험을 감지했는지 엑스칼리버를 들고


어떤 주문을 영창 하기 시작했다.




“캬하하하하!!! 그럴까?”




꼬마는 배꼽 빠지도록 웃음을 지으면서 내게 다가와 어깨 위로 올라탔다.




“나도 배고팠던 참이었다. 무슨 밥을 먹을까. 수진.”


“신님. 이번에 학식으로 유명한 거 나왔는데. 그거 먹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학식이란 것을 먹는 건 처음이다. 뭐든지 상관없다. 친구랑 맛있게 먹을 수만 있다면야. 아. 존칭을 붙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네 다친 팔 때문에 목말 타기가 힘드니까. 이참에 고쳐놨다. 빨리 풀고서 좀 더 편안하게 나를 들고 가라.”




정말로 상처 난 곳도 사라지고 부러진 팔도 아프지 않았다.




와우.




우리는 도게자한 선생님들과 학생들 사이를 지나치면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날 식당은 이렇게 종족이 없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어있었고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을 정도로 계속 들어갔다. 신님은 무슨 배에 블랙홀이라도 있는지 끊임없이 들어갔다.




“네 녀석들이 수진의 친구인가.”




식사를 마치고 동아리실로 돌아온 우리는 앨리쉬와 카밀라를 만났다. 앨리쉬는 온몸을 떨면서 힘들게 자리에 앉아 있는 것에 반해 카밀라는 조심히 할 뿐이지. 전혀 긴장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소개할게. 엘프가 앨리쉬고 서큐버스가 카밀라라는 친구야.”


“너희들이 수진과 친구라면 나도 너희들과 친구다. 그런데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다. 암컷들아.”




암컷?




“수진은 나의 남편으로 맞이했다. 알아둬라. 본처는 내가 갖게 되었다.”




남편? 본처?




“왜 그런가. 싫은가. 수진.”


“잠깐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남편이 되었으니. 내 이름을 알려줘야지. 내 이름은 ⴬⴬⴬⴬⴬⴬이라네.”


“뭐?”




안녕하세요. 작은 우주입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신다면 댓글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아주 큰 힘이 됩니다^^(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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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1번째 에피소드 : (完)암흑지대2 22.11.13 22 0 20쪽
32 21번째 에피소드 : 암흑지대1 22.11.12 18 0 10쪽
31 20번째 에피소드 : 가출 22.11.11 18 0 16쪽
30 19번째 에피소드 : 사랑 싸움 22.11.10 22 0 15쪽
29 18번째 에피소드 : 생일파티2 22.11.09 20 0 20쪽
28 18번째 에피소드 : 생일파티1 22.11.08 19 0 10쪽
27 17번째 에피소드 : 기말고사 22.11.07 20 0 10쪽
26 16번째 에피소드 : 인터뷰 22.11.06 22 0 13쪽
25 15번째 에피소드 : 딩톡 22.11.05 20 0 10쪽
24 14번째 에피소드 : 도플갱어(난해함 주의) 22.11.04 22 0 10쪽
23 13번째 에피소드 : 인형2 22.11.03 19 0 14쪽
22 13번째 에피소드 : 인형1 22.11.02 21 0 12쪽
21 12번째 에피소드 : 공주2 22.11.01 20 0 11쪽
20 12번째 에피소드 : 공주1 22.10.31 21 0 16쪽
19 11번째 에피소드 : 영혼 교환 2 22.10.30 20 0 10쪽
18 11번째 에피소드 : 영혼 교환 1 22.10.29 22 0 13쪽
17 10번째 에피소드 : 앨리쉬 22.10.28 19 0 18쪽
16 9번째 에피소드 : 전생자 22.10.27 19 0 11쪽
15 8번째 에피소드 : 마녀 22.10.26 22 0 14쪽
» 7번째 에피소드 : 초월신 22.10.25 22 0 12쪽
13 6번째 에피소드 : 용과 서큐버스 22.10.24 22 0 16쪽
12 5번째 에피소드 : 중간고사 22.10.23 22 0 10쪽
11 4번째 에피소드 : 직업체험2 22.10.22 21 0 10쪽
10 4번째 에피소드 : 직업체험1 22.10.21 21 0 16쪽
9 3번째 에피소드 : 천사와 악마3 22.10.20 20 0 13쪽
8 3번째 에피소드 : 천사와 악마2 22.10.19 27 0 10쪽
7 3번째 에피소드 : 천사와 악마1 22.10.18 25 0 19쪽
6 2번째 에피소드 : 흡혈귀2 22.10.17 24 0 11쪽
5 2번째 에피소드 : 흡혈귀1 22.10.16 24 0 15쪽
4 1번째 에피소드 : 돼지수인 22.10.15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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