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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부터 이세계 학교에 다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10.12 11:16
최근연재일 :
2022.11.13 18: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795
추천수 :
2
글자수 :
198,894

작성
22.11.04 18:00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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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4번째 에피소드 : 도플갱어(난해함 주의)

DUMMY

(8번째 에피소드를 읽고 오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좋아. 좋아. 보여?”

“으음?”

“보이나요. 보이세요? 눈동자 움직여봐요.”


아앗. 머리가 너무 아픈데. 이곳은 도대체 어디야. 갑자기 내가 여기에 왜 있는 거지.


“움직인다.”


내 앞에 있는 녀석은 남의 눈동자에 손전등으로 비추었다. 나는 손전등을 치고서 그 녀석을 밀쳐냈다.


“오우. 위험해라. 정신이 들어?”

“여긴 어디야.”

“기억 안 나?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왜 왔는지. 어쩌다가 왔는지도 말이야.”


기억을 해보려 해도 머리가 조여지면서 하얗게 번지기만 했다.


“으윽. 모르겠어.”

“저기. 나를 한번 봐줄래?”

“마녀?”

“으음. 인식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고. 고통은.”

“윽!”

“문제없고. 이상한 냄새는 안 나?”

“킁. 킁. 소독약 냄새?”

“후각도 괜찮고. 뭐. 청각은 괜찮아 보이고 미각은 뭐. 괜찮나. 이 정도면 다 정상이네. 근데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는 여기에 왜 있는 거야. 마녀.”

“흠. 좋아. 진정하고 들어. 내가 정말로 놀라운 이야기를 할 건데. 너무 놀라지 말고 들어. 세상은 멸망했어.”

“뭐?”

“세상은 멸망해서 내가 너밖에 살리지 못했어.”

“무슨 소리야.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정말이야. 그래서 네 머리가 아픈 거잖아.”

“... 어떻게 그게 가능한데. 세상이 그렇게 쉽게 멸망한다고?”

“가끔 인생은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게 쉽게 해결될 때가 있는 법이야. 어떻게 된 거냐면. 어떤 녀석들이 너를 인질로 삼아 신님한테 협박했어. 극한의 흥분 상태였던 그녀는 말을 들어주다가 실수로 핵폭탄을 터트려버린거야. 하나면 상관없는데. 다른 모든 나라의 핵까지 터트려버린 거야. 세상은 그렇게 망해버렸지.”

“...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겠지. 미안하지만. 충분히 가능해. 초월신은 그런 존재거든. 그리고 너도 알잖아. 2차 대전에 핵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었는지.”

“너... 말대로라면 모두가 죽은 거야? 내 가족도? 친구들도? 선생님까지도?”

“응. 몇 명은 핵폭발로 인해서 죽었어. 물론 대부분은 피폭되어서 죽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멸망한 것은 아니야. 덩치가 커다란 생물은 죽었어도 아주 작은 생물은 살아남았지. 유령들도 있고 말이야. 뭐. 여기서 아무것도 못 하고 성불하겠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럴 리가 없어.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증거를 보여줄까. 네 팔을 봐.”


내 왼쪽 팔뚝에는 빨갛게 피폭된 상태로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


“으윽!!! 뭐야. 이거!!!”

“걱정 마. 그곳 부분만 시간을 정지시켜서 더는 악화하진 않을 거야.”

“크윽. 정말이야? 정말이었어? 정말로 세상이 멸망한거야.”

“진정해. 한 번 심호흡하는거 어때. 믿기지 않을거야. 천천히 믿어보자고.”

“나를 어떻게 살린 거야. 왜 나만 살린 거냐고. 다른 애들은.”

“그것도 미안하지만. 늦었어. 모두를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찾으러 갔을 때는 너밖에 없었어. 계속 지체하다가는 핵폭탄에 나까지 죽을거라고 생각해서 너만이라도 데리고 온거야.”

“여긴... 설마.”

“내가 만든 곳. 그 어떤 물질도 차단할 수 있어. 방사능조차 새어 들어오지 못할거야. 안전해.”

“밖에는.”

“밖은 못 나가. 뭐. 방사능에 피폭되어서 죽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 그럼 이 세상에는 나 혼자만 남은 거잖아. 내 가족들. 내 친구들. 모든 것이 다... 으흑. 흑흐. 흐흐흑.”

“울지 마. 기뻐하라고. 너만이라도 살아남았으니까. 잘못했으면 너도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이게 살아있는 거야! 나 혼자밖에 살아남지 못했어. 평생 이제 나 혼자 밖에 없는 거잖아.”

“나도 있긴 한데. 그래도 걱정하지 마. 다시 되돌릴 수 있어. 난 방법을 알거든.”

“방법? 무슨 방법. 어떤 건데.”

“초월신 때문에 이 세상이 멸망했어. 그렇다면. 초월신으로부터 다시 세상을 구하라고 한다면.”

“그게 가능해?”

“가능하지. 전에 해봤거든. 문제는 초월신이 어디 있냐가 문제겠지. 그리고 어떻게 발견하냐 인데.”

“내가 죽은 지 며칠이 지났지? 빨리 찾으러 가야 해! 다른 차원으로 간다면 다신 발견하지 못할지도 몰라.”

“무슨 수로.”

“이 공간을 만들었으니까. 나한테도 만들어줄 수 있잖아.”

“흠. 그런식이라면 가능할지도. 좀 걸릴지도 몰라.”

“최대한 빠르게 만들어줘. 지금 1초라도 급하단 말이야.”

“알았어. 근데. 너무 급하면 잘하는 것도 무너지기 마련이야. 먼저 심호흡하면서 진정하는 것이 좋겠어. 이 차를 먹어.”


내 앞에 놓여 있는 차를 마셨다. 어디에서 먹어본 맛인데도 불구하고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 그래?”

“기억이 안 나. 왜 이렇게 기억이 안 나지.”

“인질로 잡혔을 때, 그때 머리를 심하게 맞아서 그래. 단순 뇌진탕일 뿐이니까. 조금 있으면 기억이 되돌아올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 그런 거로 이름조차도 까먹는다고?”

“그럼 가능하지. 빨리 차 식겠다. 쭉쭉 들이켜.”

“잠깐.”

“...”

“내 이름이 뭐지.”

“...”

“왜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거야.”

“진선.”

“진선?”

“그게 네 이름이야.”

“그렇다면 왜 내 주머니에는 수진이라는 손수건이 있는 거야.”

“...”

“대답해!!!”

“...”

“끄윽. 으악!!”


갑자기 머리가 미치도록 아파져 왔다. 그리고 무언가의 기억이 스며들어왔다.


마녀와 나는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한테 손으로 무언가를 하더니 내 몸을 두 개로 만들었다. 내 어깨 위에는 신님이 앉아 있었고 나와 똑같이 생긴 녀석은 옆자리에 앉았다.


“이 기억은 뭐야! 또 다른 나? 나 말고 또 다른 존재가 있다고?”

“주머니에 손수건이 있었을 줄이야. 흐흠. 수진. 차를 마셔. 그러면 좀 좋아질 거야.”

“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거짓말을 했어!”

“차를 마셔야지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기억이 사라져.”

“내 기억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는 앞에 있는 찻잔을 손으로 쳐냈다.


“...”


다시 찻잔이 올라왔다.


“마시기 싫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도.”

“고통에서 벗어난다고? 지금 내 기억을 없애려는 거잖아. 나를 완전히 빈 깡통으로 만들려고 계속 마시라고 권유한 거였구나.”

“... 흐음. 대단해. 내가 지금까지 봤던 인간종족 중에서 머리만큼은 월등히 뛰어나.”

“모두 다 거짓말이구나. 다. 세상이 폭발한 것도. 피폭됐다고 하는 내 몸도. 초월신을 찾으라는 말도! 다 거짓말이었어!”

“맞아. 세상은 핵폭발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할 거 없는 녀석들이 이야기하는 수많은 종말론 중 하나야.”

“돌아가야 해. 여기서 벗어날거야.”

“어디로 가려고.”

“집... 으로.”

“알잖아. 너한테 집이란 것은 없어. 너는 수진을 다르게 만든 도플갱어일 뿐인걸.”

“이 기억은 설마...”

“그래. 내가 수진을 두 명으로 만들었을 때의 또 다른 한 명.”

“나는 가짜라는 거야?”

“이 세상에 가짜라는 건 없어. 자기의 인생을 충실히 사는 것만이 진짜지.”

“나는 존재하면 안 되는 거잖아.”

“그건 아니야.”

“하아. 하아.”

“진정해. 수진아!”


그녀가 내 앞에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올리고 나를 바라봤다.


“왜 거짓말을 한 거야.”

“나는 네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그건 무슨 말이야.”

“너는 한 명의 도플갱어지만. 그렇다고 없어져야 할 존재는 아니야. 너는 너라고.”

“...”

“거짓말한 것은 미안해.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걸 알려주면 정신이 이상해지더라고. 그러니까 천천히 알려줄 수밖에 없었어. 괜찮아. 지금은 힘들 거야. 나랑 같이 처음부터 시작해보자. 응?”

“이상해진다고? 나한테 이 짓을 몇 번이나 한 거야?”

“... 내가 그렇게 말했어? 이상해질 수도 있다고 한 거야. 말을 실수해버렸네.”

“... 내가 태어난 것도 네가 한 거잖아. 크흐흐. 그냥 너는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거잖아.”

“...”

“나한테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네 마음대로 하지 않게 둘 거야. 내 친구들을 건든다면 나는 필사적으로 반항할 테니까.”


나는 조심히 책상 위에 손을 올리면서 컵을 잡았다.


“...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녀가 얼굴을 들어 올렸을 때, 컵으로 내려찍으려 했다.


“멈춰.”


시간이 멈춘 듯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기록해. 149번째 실험 실패.”


옆에 있던 공책에 펜이 혼자 움직이면서 써지기 시작했다.


“주머니에 있는 미확인된 물체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확인함으로 기억이 되돌아옴. 다음 실험에서는 몸 전체를 확인한 다음에 실험하도록 하겠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편으로 향했다.


“기록 끝. 수진. 너는 홍차를 들이켠 다음에 모든 기억을 잊어.”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더니 한 번에 끝까지 삼켰다. 정신이 멀어져가면서 점점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어. 뭐야. 흐음. 그렇구나. 수진. 기억을 잊어버리겠지만 내 말 들어봐. 세상에는 많은 차원이 존재해. 이 차원이 있고 전생자가 오는 차원도 있지. 그렇다면 반대로 이런 차원도 있지 않을까.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차원 말이야. 누구는 자기 세계를 게임 속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영화 속이라고 표현하기도 해. 누구는 웹소설이라고도 말하지. 너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너야. 도플갱어로 만들었다고 해서 연결이 안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 저기요. 당신. 내 말 들려? 아니면 보여? 독자 양반. 아니면 여자인가. 그것도 아니면 우리를 창조하는 작가일 수도. 이 이상은 못 보여줄 것 같아. THE END.”




안녕하세요. 작은 우주입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신다면 댓글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아주 큰 힘이 됩니다^^(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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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1번째 에피소드 : 암흑지대1 22.11.12 18 0 10쪽
31 20번째 에피소드 : 가출 22.11.11 18 0 16쪽
30 19번째 에피소드 : 사랑 싸움 22.11.10 22 0 15쪽
29 18번째 에피소드 : 생일파티2 22.11.09 20 0 20쪽
28 18번째 에피소드 : 생일파티1 22.11.08 19 0 10쪽
27 17번째 에피소드 : 기말고사 22.11.07 20 0 10쪽
26 16번째 에피소드 : 인터뷰 22.11.06 22 0 13쪽
25 15번째 에피소드 : 딩톡 22.11.05 21 0 10쪽
» 14번째 에피소드 : 도플갱어(난해함 주의) 22.11.04 23 0 10쪽
23 13번째 에피소드 : 인형2 22.11.03 19 0 14쪽
22 13번째 에피소드 : 인형1 22.11.02 21 0 12쪽
21 12번째 에피소드 : 공주2 22.11.01 20 0 11쪽
20 12번째 에피소드 : 공주1 22.10.31 21 0 16쪽
19 11번째 에피소드 : 영혼 교환 2 22.10.30 20 0 10쪽
18 11번째 에피소드 : 영혼 교환 1 22.10.29 2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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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6번째 에피소드 : 용과 서큐버스 22.10.24 22 0 16쪽
12 5번째 에피소드 : 중간고사 22.10.23 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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