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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 님의 서재입니다.

별에서 온 조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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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
작품등록일 :
2024.03.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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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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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조선인 28장

DUMMY

28장.





김홍집은 평가가 갈리긴 하지만······, 한 가지 능력은 확실했다.

바로 실무 능력이었다.


개판 5분 전보다 더 심한 조선 말과 대한제국 초기에 그는 어떻게든 근대적인 개혁을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았다.

친일 내각 총리로 개혁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당시엔 국운이 쇠한 터라, 일제의 간섭을 배제할 방법이 없었고.

또, 그와 연립 정권을 수립한 박영효처럼 일제 작위까지 받으며 호의호식하다 죽은 친일파와 비교하는 건 엄청난 실례지.


훗날 을미사변이 일어나 민심이 폭발했을 때.

그는 모두 말렸음에도 극심한 혼란이 빚어진 상황에 책임지고 당당히 거리로 나가 성난 민중에게 맞아 죽는 길을 택했다.

그 외 다른 자들은 대부분 일제로 망명해 편안히 살다 죽었다.


그렇게 죽기엔 아까운, 아니, 안 되는 인물이었지.

그런 인재를 이렇게 만났단 건······, 역시 운명일까?

난 고개를 돌려 김영작을 보았다.


“추사 선생께선 아드님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재능은 있지만 가학을 좀 더 배우고 나서 오라고 하시더군.”


그러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거절당했다고 생각한 거 같았다.

그렇다면······, 내겐 오히려 기회다!


“아드님을 강화학원에 보내 보시죠. 강화학원에서 공부하다가 나이가 들면 강화대학에 입학해 추사 선생을 모시고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추사 선생도 강화학원을 거쳐서 올라온 아이라면 더는 거절하지 않고 손수 공부를 봐주실 겁니다.”

“오오오, 그런가?”

“틀림없습니다. 장담하죠.”

“강화학원을 내 눈으로 먼저 봤으면 하는데 안내해 주겠는가?”

“절 따라오시죠.”


잠시 후.

학원 시설을 둘러본 김영작은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서아에게 수업받는 아이들을 보고는 표정이 변했다.


“흐음, 젊은 여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가?”

“잘 가르치기만 하면 성별이야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가르치는 과목도 생소하군. 뭘 가르치는 건가?”

“구구단입니다. 수학 기초를 가르칠 때 빠지지 않는 과정이죠.”


김영작이 뒷짐을 지었다.


“여기선 저런 잡기만 가르치나?”

“아닙니다. 강위 선생이 유학 과목을 맡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덕과 윤리다.

하지만 굳이 그에게 사실대로 말할 이윤 없었다.

그래도 김영작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학생들이 반가의 자제는 아닌 거 같은데?”

“유수 대감께선 아드님이 훗날 크게 입신양명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훌륭하신 스승을 찾아다니고 계시는 거 아닙니까?”

“그, 그렇지.”

“높은 지위에 올라가 나라를 운영하려면 백성과 가까워져야 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일반 백성의 자제와 어울려 같이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비할 수 없는 경험 아니겠습니까?”

“오오오, 일리가 있구나.”


내 말에 홀랑 넘어간 김영작은 그날 바로 김홍집을 강화학원에 입학시키고 백성들의 자제와 같이 공부하도록 하였다.


물론, 김영작 또한 어느 정도 깨어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했다.

소중화니 뭐니 하는 꽉 막힌 인사였으면 내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나를 불쾌하게 여겼을 테지.


추사 선생의 이름값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선생과 교유가 깊은 초의선사를 비롯하여 정약용의 장자 정학연, 차남 정학유 등 다산초당 인사들이 대거 찾아왔다.

일부는 선생을 만나 보고 돌아갔지만, 일부는 선생의 뜻을 받들어 강화학원과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학생을 가르쳤다.


그 외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가 섬을 찾았다.

그들의 특징은 세도가에 반대하면서 서양 문물을 일찍 접했거나, 아니면 종교적인 문제로 개화를 지지하는 쪽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반정부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어차피 미래를 생각하면 인재는 많을수록 좋았다.

물론, 왕실과 세도가의 경계 대상이 된단 부담감도 적지 않게 작용했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큼 좋은 기회기도 했다.

난 그들에게 집과 일자리를 주어 정착을 도왔다.


그렇게 해가 바뀌어 철종 1년인 1850년이 되었다.

즉위한 해는 즉위년이라고 부르고 다음 해부터 1년으로 친다.


1850년 한 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강화도에 이어 석모도, 교동도, 연평도를 완벽히 장악하는 한편, 화물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도 다섯 곳이나 건설했다.

그중에서도 강화도 돌새골 북쪽에 지은 항구는 가장 규모가 커 대형 군함과 상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까지 갖추었다.


그러면서 각 섬도 특화했다.

강화도는 지금처럼 테라포밍, 아니 농장 위주로 가고.

석모도는 공장, 교동도는 주거 지역으로 낙점해 개발했다.


직원들이 직장이 있는 다른 섬으로 출퇴근할 때 배를 타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관리하기 쉽단 점에서 훨씬 편했다.

물론, 각 섬에 거주하는 백성 대부분이 비프로스트 직원이라 이런 특화가 가능했는데 돈이면 귀신도 부린단 말이 맞았다.

한 해 농사나, 고기잡이로 벌 수 있는 돈의 몇 배를 임금으로 지급하니 섬 주민 대부분이 앞다투어 회사에 입사했다.


마지막으로 연평도는 아예 기존에 있던 시설물과 교통을 방해하는 언덕 등을 전부 싹 밀어 버리고 기반 공사를 하였다.

그러고 나서 북쪽엔 주거 건물을, 남쪽에는 공장을 지어 갔다.

앞으로 이 연평도가 회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니까.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발전한 분야는 역시 교육이었다.

추사 선생의 영향력 덕분에 박정양, 김윤식 같은 미래의 유명 인사가 스스로, 혹은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아와 입학했다.

이제 강화학원은 교사만 30명, 학생은 1천 명에 달했다.

그리고 강화대학도 교수가 5명, 학생이 100명으로 증가했다.


사업도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로웠다.

영웅과는 청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영웅초는 조선을 넘어 청나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1년 동안, 지출이 컸지만, 수익은 더 크게 늘어서 이제 슬슬 2차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춰 가고 있었다.


50년 말에는 지루하게 끌어오던 세금 문제도 일단락되었다.

물론, 권돈인과 박규수, 신관호의 로비 덕분이었다.

조정은 강화도와 그 인근 도서에 할당한 세금이 제대로 올라온다면 세금 징수 방식을 통합 형태로 바꿔도 좋다고 하였다.


“대방님, 이제 세무서를 설치해야겠습니다.”


임상옥은 혀를 찼다.


“그냥 관아에 직접 내면 편한데 꼭 세무서란 걸 만들어야겠나?”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틀을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요.”

“그렇다면 해야지.”


임상옥은 바로 세무서를 설립했다.


***


그해 연말.

비프로스트 직원들은 월급 명세서란 이름의 서류를 받았다.

12월 월급을 받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다.


“장 씨는 월급 명세서가 대체 뭔지 아는감?”

“내가 어찌 알겄어. 마침 저기 마을에서 젤 똑똑한 서아 있네.”


직원들이 서아를 손짓으로 불렀다.


“서아야, 너 글 읽을 줄 알지?”

“무슨 일이세요?”

“여기 대체 뭐라 쓰여 있는 거냐? 우린 다 까막눈이라서 말이여.”


서아는 장 씨가 내민 월급 명세서를 읽어 내려갔다.


“······기본급, 시간 외 수당, 부양가족 수당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리고 그 아래에는 교육 장려금, 연말 상여금인 거 같고요.”

“그게 다 뭐여?”

“아, 기본급은 전에 받던 녹봉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거예요. 그리고 시간 외 수당은 일이 많아서 잔업이나, 야근했을 때 나오는 특별 수당이고 부양가족 수당은 집에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차등해 나오는 거예요.”


장 씨란 사내가 화가 난 듯 버럭 소리쳤다.


“잉? 그럼, 자식을 여섯이나 낳은 저기, 저짝 조 씨는 자식을 셋밖에 못 낳은 내보다 돈을 더 많이 가져간다는 말이여?”

“······아마 그렇겠죠? 명세서 좀 줘 보세요. 아, 맞네요. 조 씨 아저씨 부양가족 수당이 장 씨 아저씨보다 딱 두 배 더 많네요.”

“젠장할, 이럴 줄 알았으면 애새끼나 쑥쑥 낳을걸. 그놈의 군포 땜시 밤일도 삼갔는데, 아, 서아 앞에서 할 얘긴 아니지.”


서아는 멋쩍은 웃음으로 민망함을 달랬다.


“부양가족 수당은 대표님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당이에요. 조선은 인구가 너무 적어서 큰 문제라고 하셨거든요.”

“허, 조선이 인구가 적어?”

“예, 그러면서 어느 순간까진 인구가 늘어나겠지만 세월이 아주 많이 지나면 인구가 다시 급격히 줄 거라고 하셨어요. 아마 그 때문에 부양가족 수당에 관심이 크신 걸 거예요.”


이번엔 조씨가 슬쩍 다가왔다.


“그럼, 교육 장려금이랑 연말 상여금도 뭔지 아냐?”

“교육 장려금은 아이들을 강화학원에 입학시켰을 때만 받는 특별 수당이고요. 그리고 연말 상여금은 말 그대로 요 1년 동안 일하느라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주는 수당으로 알아요.”

“참 복잡하기도 하구먼.”


서아는 명세서를 뒤집었다.


“아저씨들이 봐야 할 건 오히려 이 뒤쪽이에요.”


명세서 뒤에도 글자와 숫자가 적혀 있었다.

글자를 노려보던 장 씨가 결국 포기하고 고개를 들었다.


“이건 또 뭔데?”

“소득세와 재산세에요.”

“······세면 세금을 말하는 거여?”

“전에는 나라에 내던 세금을 월급에서 뗀단 뜻이에요.”


장 씨가 또 버럭 화를 냈다.


“하면 세금을 회사에서도 떼고 나라에서도 뗀단 거여, 지금?”

“아니요, 아니요. 나라에서 떼어 갈 세금을 미리 회사에서 떼어 간단 거예요. 그 세금은 회사가 모아서 나중에 나라에 내고요.”


조 씨가 깜짝 놀란 듯 입을 쩍 벌렸다.


“우린 이제 나라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단 뜻인감?”

“회사에서 대신 내니까요. 아, 하지만 세금은 세무서에 직접 가서 내셔야 해요. 세무서가 얼마 전에 설립되었단 말을 아저씨들도 들으셨죠. 이젠 세금을 거기서 취급할 거예요.”


장 씨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냥 처음부터 줄 때 세금을 떼서 주면 다 편한 거 아니여?”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대표님도 다 생각이 있으시겠죠.”


얼버무리고 나서 아저씨들과 헤어진 서아는 본사로 돌아왔다.

그녀의 자리는 사랑채 마루에 있었다.

전에는 마루로 쓰던 장소를 벽으로 막아 사무실로 개조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낮에 강의를 나가느라 못 한 일을 했다.

동생도 마침 강화 남부 농장에 일을 보러 가서 없었다.

내일이나 돌아올 예정이라, 느긋하게 야근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서기 업무도 같이 폭증했다.

임 대방님이 그녀가 고생한다며 서기를 더 뽑아 주었다.

하지만 역시 자기 손을 거치지 않은 장부는 아직 불안했다.


밀린 일을 거의 마무리했을 무렵.

기지개를 켜면서 돌아보니 사랑채에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일을 서둘러 마무리 지은 서아는 벽장에 있는 커피를 꺼냈다.


얼마 전, 농장에 심은 커피나무가 다 자라 첫 열매를 수확했다.

신기한 점은 한 번 열매를 맺은 뒤부터는 한 달마다 새로운 열매가 자라서 1년에 열두 번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미 그 이상한, 아니 신비한 농장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한 달이나, 두 달 만에 다 자라 열매를 맺는단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1년에 열두 번이라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커피는 나무라서 계속 자라고 다른 작물은 씨를 뿌려서 수확하는 종이라 차이가 있는 거겠지.


“후훗.”


그녀는 그때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대표님은 파종할 때 외에는 농장에 잘 들르지 않았다.


근데 이 커피를 수확할 때는 달랐다.

직접 농장에 들어가 열성적으로 직원들을 지휘했다.

아마 커피를 정말 마시고 싶으셨던 걸 거야.


대표님의 커피 사랑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석모도에 지은 공방을 오가며 농장에서 수확한 커피 열매를 맛있게 가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에 쏙 드는 커피콩을 완성했다.


그다음부터는 대표님이 찾아낸 건조 방법과 건조 기간, 그리고 볶는 방법 등을 참고해 원두라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대표님은 그렇게 해서 생산한 원두 소량을 염자 상단을 이용해 청나라 상해 조계지에 사는 양이 상인들에게 몰래 팔았다.

바로 원두에 대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얼마 전엔 웃돈을 몇 배로 주고 사 먹는다는 소문도 들었다.


대표님이야 그렇다 쳐도······, 양이들 역시 참 이상하단 말이야.

이 쓰기만 한 물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

하루는 상해에 직접 파는 게 더 이득이지 않냐 물어보았는데.


“우리가 내다 파는 원두에 환장한 양이 놈들이 쳐들어올까 봐 그런 겁니다. 지금은 그런 양이들을 막을 힘이 없으니까요.”


염자 상단이 밀수 상단이기에 상품을 어디서 구해 오는지 절대 밝힐 수 없단 점을 생각하면 정말 뛰어난 계책이었다.

또 이렇게도 물어보았었다.


“원두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영웅과나, 인삼에 비하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하시는 거지요?”

“줄입니다.”

“줄이요?”

“아무 대책 없이 막무가내로 접촉하는 것보단 그래도 뭔가 거래할 만한 걸 손에 쥐고 나서 접촉하는 것이 유리하니까요.”


그러면서 대표님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아는 대표님은 철저히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분이었다.

아마 커피 원두 수출도 그런 계획 중의 일환이겠지.


고개를 저어 상념을 떨친 서아는 대표님이 손수 만든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고, 간 원두를 종이에 담아 잔에 올렸다.

그러고 나서 뜨거운 물을 잔에 천천히 따라 커피를 내렸다.

커피 내리는 방법은 대표님에게 배웠다.

물도 그냥 막 부으면 안 된다고 하셨지.

그래서 천천히 돌려 가며 부었다.


곧 달콤 쌉싸래한 향기가 나는 커피 냄새가 진동했다.

향기가 이쯤 퍼져 나갔으면······?


“킁킁.”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으며 대표님이 사랑채 밖으로 나왔다.


“오, 커피 내렸어요?”

“예, 대표님. 어서 와서 드세요.”

“그렇지 않아도 마시고 싶었는데 고마워요. 아, 서아 씨 거는?”

“전 차를 마실게요.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이 안 와서······.”


서아는 찻잔을 들고 대표님과 조금 떨어진 자리에 가서 앉았다.

대표님은 서운한 눈치지만 이 늦은 시간에 혼인 전의 남녀가 단둘이 있는 모습을 다른 이가 보면 손가락질할 터였다.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도 있으니까.


서아는 차향을 음미하고 나서 한 모금 마셨다.

염자 상단이 뇌물 겸 선물로 보내 주는 차는 전부 일품이었다.

차를 잘 모르는 그녀도 맛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커피를 마신 대표님이 마음에 든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점점 솜씨가 발전하는데요. 아주 잘 내렸네요.”

“고맙습니다. 한데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점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요.”

“차라리 회사에서 세금을 떼고 월급을 주는 게 편하지 않나요?”


대표님은 싱긋 웃었다.


“세무서에 세금을 내라니까,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나 보죠?”

“아, 조금.”

“지금은 세금을 홍보하는 기간이에요.”


홍보란 단어를 처음 들은 서아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홍보요?”

“우리가 세금을 내주면 일 처리가 줄어 편하겠지만, 직원들은 그들이 앞으로 내야 하는 세금이 어떤 건지, 또 얼마나 내야 하는지 평생 모르고 살 거예요. 그래서 번거롭지만, 세무서를 차려 직원들에게 세금을 홍보하고 있는 겁니다.”

“그 세금이 소득세와 재산세군요?”

“맞아요. 소득세는 말 그대로 자기가 벌어들인 소득에, 그리고 재산세는 가진 재산에 비례해 내는 세금이죠. 이 두 가지 세금만 잘 정착해도······, 세금으로 장난치는 자가 줄어 재정이 훨씬 좋아질 거예요. 거기다 1년에 거둘 수 있는 세금을 대략 알 수 있어 예산을 짜는 데도 아주 이득이죠.”


대표님은 회사를 넘어, 나라의 세금까지 걱정하고 계셨구나.

그 외에도 두 사람은 새벽이 올 때까지 여러 이야길 나누었다.


그녀는 대표님이 해 주는 얘기에 점점 빨려 들어갔다.

그러면서 그와 같이 있단 사실에 행복을 느끼는 자길 발견하고 깜짝 놀랐지만, 이미 그 마음을 멈출 방법은 없었다.

마치 위로는 흐르지 못하는 폭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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