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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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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16 13:10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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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080

작성
24.05.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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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0화

DUMMY

10화






물의 중급 정령 운디네.


그 힘을 가진 자, 그 어떤 물의 마법사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운디네는 물의 중급 정령으로서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묘사는 귀하디귀한 모습이라는 구절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자식들, 운디네랑 계약 안 해보고 상상으로 썰 푼 거다.


“너는 앞으로 꽉꽉이다.”


“꽈아아아악~~?!?”


“······.”


커다란 미친 거위가 이름에 항의하듯이 자꾸만 내 옷가지를 주둥이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이 꽉꽉이. 그러니까 물의 중급 정령 운디네였다.


계약 전에는 뭔가 거대하고 그럴싸한 모습으로 엄청난 압박감과 함께 다가오더니, 계약을 함과 동시에 점점 줄어들던 녀석은 한 마리 거위가 돼버렸다. 말 겁나 안 듣게 생긴 거위.


“···집에 가자.”


뭐가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고 커다란 거위 한 마리 입양한 셈이 됐다.



“진짜로······. 너무 아름다와요······.”


“······. 그러니까 말이야.”


“천국에 와 있는 거 같네······.”


제갈이준의 전화 한 통이 몰고 온 폭풍에 주말마저 반납하고 청청계곡에 자원봉사를 와 있던 공무원들은 모두 넋을 놓고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맑은 물이 저쪽 폭포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그 아래에 깔린 하얀 조약돌들은 마치 누군가 일부러 정성껏 꾸며둔 거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맑은 강은 하늘을 그대로 비추어 마치 땅에도 구름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고, 어디선가 날아온 새들이 계곡물을 마시는 모습은 정말로 천국의 한 조각을 잘라둔 것만 같았다.


“자연이 이렇게 좋은 거였다니······.”


“그러니까요 정말로요.”


사람들이 넋을 놓고 이 광경을 구경하는 것도 당연했다.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면서 퍼져나간 마기. 몬스터들 덕분에 이러한 자연 풍경 자체를 구경하러 다니기 힘들어지기도 했지만, 설사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마기로 오염된 토지가 곳곳에 있었음으로 이렇게 맑고 깨끗한 자연경관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인류가 잃어버린 것은 비단 일부 토지와 영토, 그리고 사람들의 목숨이나 맛있는 농산물 따위만 있었던 게 아니다.


어느 날, 바캉스나 휴일에 맛볼 수 있었던 청량하고 멋진 자연 역시도 인류에게는 아주 오래된 서책, 혹은 남겨진 비디오로만 찾아볼 수 있는 잃어버린 보물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자리의 사람들은 운 좋게도 그 경험을 하게 된 셈이었다.


그리고 저 먼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 폭포수를 가르며 제갈이준이 나타났다.


“와······.”


쏟아지는 폭포수의 물살을 가르며 그 사이에서 나타난 제갈이준은 그 존재감만으로도 사람보다는 신령 같아 보였다.


더욱이 훤칠한 분위기에 헌앙한 그의 모습이 마치 연예인들의 화보 촬영 현장을 방불케 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특히나 여자들의 시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음······.”


썩어도 준치라고, 전직 S급 헌터 다운 매끈한 근육으로 상의 탈의를 한 채 젖은 앞머리를 쓸어올리던 제갈이준은 자신에게 모조리 쏠려있는 시선들을 받으며 의아하게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엄지를 치켜올려 보였다.


“다 잘 처리된 거 같습니다.”


“꽈악!”


제갈이준의 뒤에는 웬 어지간한 사람보다 큰 거위가 한 마리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걸 신경 쓸 새도 없었다.


“이야 대단합니다 이준님!!”


“다들 박수 한 번 칩시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모두가 이 모든 사태를 이끌어 청청계곡의 정화를 이뤄낸 제갈이준을 칭찬하고 있었다. 칭찬을 넘어 칭송에 가까워지는 분위기였다.


“잘생겼어요!”


“꺄아아아아아!”


······. 중간중간 조금 다른 소리가 끼어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




“으으으···흑흑흑···으으으···흑흑흑··· 말도 안 돼.”


잘근잘근.

츄리닝의 소매 끝을 잘근잘근 씹는 치아.


“어떻게···어떻게 세상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 거야!”


분개하며 바닥에 손바닥을 팡팡 때리고, 억울함에 바닥에 몸을 굴리려다가, 갑자기 눈치를 보며 마을 평상 위로 올라가 구르기 시작한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아으으응!!”


많이 봐줘 봐야 20대 초반이나 1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담한 체구의 단발 헤어 스타일의 백수 내지 재수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청청리 마을 평상에서 구르고 있었다.


“아이 진짜!”


머리를 쥐어뜯는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 폰 속에는 유튜브 채널 관리 어플인 유튜브 스튜디오가 켜져 있었고, 그곳에는 150이라는 숫자가 몇 번을 새로 고침 해도 변치 않고 굳건하게 서 있었다.


본격 귀농 방송 채널

사랑잉의 시골 방송.

직전에 올린 영상의 조회수는 5일이 지나도록 150이었다.


“하아··· 10 따리 였을 때도 있기는 했으니까.”


발전하고 있었다!

조회수 5 아니면 10이 나오던 채널이 조회수 150까지 올라왔으니까!


하지만 힘을 내기엔, 150이라는 숫자는 너무 적었다.


영상을 벌써 두 달 간이나 올렸다.

총구독자는 26명.

감히 망했다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스코어였다.


“어떡해 아직 계약도 한참 남았는데.”


주사랑은 원래 메가 서울에 살다가, 이 유튜브 채널을 하겠다며 무려 청청리로 이사까지 온 사람이었다. 최근 이런 방송들이 유행하고 있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시골 풍경을 보고 싶어 했고 몇몇 채널이 이걸로 떡상의 기회를 맞이했다. 유튜브 방송쟁이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게시판인 크리에이터 갤러리에선 ‘귀농 붐’ 이라고 칭하고 있는 흐름이었다.


“끼약! 나같이 예쁘고 귀여운 여자가 유튜브를 하는데 어떻게 조회수가 150밖에 안 나올 수가 있어!”


아무래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고장 난 게 분명했다.

···주사랑의 생각에는 그러했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알 수 없게 찌그러진 표정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평상 위를 떼굴떼굴 구르던 주사랑이 갑자기 고개를 든다.


“어? 저거 뭐야?···엥??”


유튜브 실패의 괴로움도 순식간에 모두 잊을 정도로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것은 한 남자였다.


남자의 어깨에는 까치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앞에는 진돗개 한 마리가 앞장서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뒤에는 줄줄이 동네 고양이들 대여섯 마리가 줄을 맞추어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거리를 두고 슬금슬금 너구리 한 마리가 또 따라가고 있었다.


저게 뭐야.


왜앵~


“악 퉤퉤!”


입에 파리가 들어갈 정도로 벌리고 있던 주사랑이 정신을 차렸다.


“레전드 유튜브각 개꿀맛 츄베릅······.”


띠링

유튜버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카메라 어플을 켠 주사랑이 살금살금 남자를 따라갔다. 혹시나 동물들이 놀라서 흩어지기라도 할 까 멀리서 휴대폰 카메라의 배율을 한껏 높인 채로 조심스럽게 촬영하면서 살금살금 걸었다.


“와 진짜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지금?”


마치 동물들을 홀리는 피리라도 들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온갖 동물들이 남자를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남자는 신경도 안 쓰는 거 같았다.


“저 사람이 키우는 건가···?”


그렇다기엔 이상한 점이 보였다.


“쟤는 뚱냥이 인데뚱냥이 인데


편의점 앞에 맨날 배를 까고 누워있는 청청리 길고양이들의 왕초 뚱냥이도 따라가는 무리에 끼어 있었다.

온갖 길거리와 산 동물들이 있는 거 같았다.


“청설모다 우와!”


동물 무리에는 청설모까지 끼어 있었다.


“미쳤다 청청리 드루이드······.”


벌써 영상 제목까지 나온 거 같았다. 남자는 무심하게 마트 앞에 진열해 둔 라면을 고르고 있었다.


“와···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그래. 부추라면. 이거야. 당연히 라면에부터 넣었어야지. 하, 정말 요리 연구의 깊이는 끝이 없구나.”


멀어서 뭐라고 하는지 주사랑의 귀에는 잘 안 들렸다.


“뭐라는 거지······.”


라면을 사 들고 나오던 남자가 문 앞에 모여있는 동물들을 보더니 손을 휘휘 내젓는다. 그러자 동물들이 마치 파티가 끝났다는 듯 뿔뿔이 흩어져 간다.


“아··· 더하지.”


주사랑이 아쉬움에 중얼거리다가, 그만 화들짝 놀라 굳고 만다.


“···나요?”


남자가 이쪽을 향해 삿대질하고 있다.

내가 찍는 걸 봤다고?

하지만 그런 건 불가능했다. 왜냐면.


“지금 100배 줌으로 찍고 있는 건데···?”


사실상 맨눈으로 보면 남자가 점으로 보이는 수준의 거리였다. 최신형 스마트폰의 기염을 토할 줌 기능으로 아주 멀리서 찍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남자는 이쪽을 정확하게 보고 날 가리키는 것만 같다.


“저, 저요?”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물으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저요??”


끄덕 끄덕.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남자.

뭐야 이거 무섭잖아!


남자의 수신호는 명백했다.

네가 올래, 내가 갈까? 내가 가면 죽는다.


주사랑의 판단은 아주 빨랐다.


“아이씨!”


바로 엄청난 기세로 몸을 돌려 전력 질주!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기를 한참. 익숙한 골목으로 접어들어 서서히 속도를 낮췄다.


“헤엑···헥···헥···.”


남자를 따돌렸다는 승리감에 묘하게 기분이 좋아서 씩 웃는 주사랑.

유튜브고 뭐고 영상도 지워야겠다. 재수 옮···


“어딜 그렇게 서둘러 가?”


“네? 아 저······힉!”


그리고 고개를 돌린 주사랑은 미국 코미디 만화에서 놀란 캐릭터처럼 전신을 스프링처럼 펴며 놀랐다. 어찌나 놀라서 화들짝 뛰었는지 허공에서 몇 초 정도 멈춘 거처럼 보였다.


“살, 살려주세요!”


아까 동물을 끌고 다니던 남자가 어느새 주사랑이 도망친 골목의 반대편에서 걸어 나온 것이다. 마치 어디로 도망칠지 빤하게 알고 있었다는 듯이.


“히이이익.. 잘못했어요!”


아주 빠르게 남자를 찍고 있었던 스마트 폰을 바치며 무릎을 꿇은 주사랑.




* * *



‘뭐야, 중학생인가?’


어디 기업에서 보낸 스파이 인가 해서 단숨에 잡으러 왔더니, 잡고 보니 파들파들 떠는 모양이 그냥 일반인이다. 뭐 달리기도 더럽게 못하기도 하고.


“이걸 찍고 있던 거구나. 왜. 신기해서?”


“네. 그거 어떻게 하신 거예요···? 동물들이 막 아저씨를···아니 저기 오빠를 따라다니던데.”


사실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요즘 가끔 그런 일이 있곤 했다. 아마 정령들과 계약한 이후가 아닌가 짐작만 할 뿐.


“이건 찍어서 뭐에 쓰려고?”


“유튜브에 올리···올려 볼···까 하고. 그러니까 원래는 허락도 맡고 하려고 그랬거든요? 제가 그렇게 막 경우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찍은 다음에 허락을 맡으려고 헤헤··· 근데 이제 안 올리려고요.”


“왜?”


“아니 그게··· 왠지 올리는 거 싫어하실 거 같고···.”


유튜브라.

나도 들은 바가 없는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시간을 때우는 곳이라고. 하지만 난 차라리 여가 시간에 책을 보거나 논문을 보며 보내는 게 더 생산적으로 느껴졌다. 유튜브에도 정보나 지식을 주는 채널이 있다기에 들어가 본 적도 있지만, 그 수준이 너무 낮고 형편없었다. 분석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이후로는 들어가 보지 않았다.


“근데 그 까치는 키우시는 거예요?”


“까치?”


“네 아저씨 어깨 위에······.”


“어우 이게 뭐야!”


푸드드득!


언제부터 앉아 있었던 건지 모를 까치가 내가 어깨를 손으로 털자 화드득 날아갔다.


“저기 혹시 저랑 유튜브 하실래요?”


난 별 말 없이 휴대폰을 돌려주고 내 갈 길을 갔다.

이제는 안 무서운 건지 중학생이 졸졸 날 따라오며 자꾸 말을 걸었다.


“유튜브 해요 네? 제가 편집이랑 이런 거랑 다 할게요!”


“유튜브 그거 해서 뭐 하는데.”


내 심드렁한 목소리에도 열심히 어필하는 중학생.


“유명해질 수도 있고··· 막 SNS 팔로워 몇만 명 될 수도 있고요!”


“의미 없다 그런 거~”


“또 뭐 알아요? 혹시 잘 되면 광고 같은 거 받으면 돈을 막 갈퀴로···!”


“뭐? 유튜브 그게 돈을 벌 수가 있어?”


허공에다 대고 갈퀴질하던던 주사랑이 오히려 놀라서 되묻는다.


“당연하죠 그걸 몰라요? 무슨 산에서 살다 나오셨어요?”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니라도 돈을 벌 수 있는 거였다고?”


“그럼요!”


“허.”


그렇게 의미가 깊은 활동이었을 줄이야!


“당장 하자.”


“네?? 해, 해요 유튜브?!”


“진행 시켜.”




***




부르르르릉-!


제갈이준의 농장 근처,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당미미가 주변을 살핀다.


“나 혼자 갈 테니까 언니는 적당히 택시 타고 올라가든가 하세요.”


비서를 보낸 당미미가 음흉한 미소를 품었다.


“후후후후후후후······.”


탕가 메가 코퍼레이션 사람이라는 정체를 완벽하게 숨기고, 우선 제갈이준에게 미인계로 접근할 계획이었다.

100이면 100, 정말로 100% 확률이었다. 당미미가 마음 먹고 쓴 미인계에 넘어오지 않은 남자는 없었다.


‘우리 왕자님 빼구···.’


두 손을 모으며 눈을 빛내는 당미미.

영원히 그녀의 남자인 한백지만이 그녀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은 남자다.


“에흠, 이 정도면 뭐 적당 하지?”


자신의 코디를 살피는 당미미.

자신의 정체를 완벽하게 숨기고, 제갈이준과 친해진 뒤 여러 가지 정보를 습득, 그리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뭐 경우에 따라선 조금 더 가지고 놀 수도 있고···.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며 이용해 먹는 건 당미미의 주특기였다.


‘완벽해 완벽해 후후······.’


완벽한 악역영애의 웃음을 흘리는 당미미.

그때 다가온 남자가 말을 건다.


“어? 탕가에서 웬일이지? 무슨 일로 오셨어요?”


“네 제가 탕가 코퍼레이션에서···에?”


어? 어?

뭐, 뭐, 뭐야. 지금 나 들켰어?

잠깐만, 잠깐만.


“이상하다. 내가 당가랑은 딱히 관련이 없는 사람인데. 역시 소문이 이상하게 난 건가. 야 사랑아! 여기 빨리 찍어. 탕가 메가 코퍼레이션 이사님이야.”


“헉! 진짜요?? 와 언니 너무 예뻐요 찍어도 되죠? 와 실시간 방송 켜도 되요? 이거 대박이다!”


“아, 아니 잠깐만요 저는 탕가에서 나온 사람이 아닌데······.”


“와 탕가 메가 코퍼레이션 미녀 이사랑 먹방이라고 제목하니까 시청자 벌써 다섯 명 들어왔어요! 와 열 명!”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시죠. 우리 먹방인가? 맞냐? 아무튼 그거 하려고 했는데.”


“와 언니! 여기 천 원 후원 주신 분이 언니 남자 친구 있녜요!”


“그, 그, 그만! 그만! 찍지 마! 꺅! 찍지 말라고! 찍지마아!!!!”농장에 때아닌 당미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 * *



“진짜 먹방 안 한다 이거죠?”


“안 해, 안 한다니까요??”


당미미가 날카롭게도 받아쳤다.


나 참, 밥 준다는데 싫단다.


“자. 그럼 대충 챙겨 먹고 있어요 우리 저거 하는 동안.”


제갈이준은 마당의 카메라를 피해 방안으로 숨듯이 들어앉은 당미미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나간다.


“아 더러워, 이런 걸 누가······.”


당미미가 대충 구운 삼겹살과 상추, 쌈장과 밥만 덩그러니 있는 상을 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그녀가 절대로 입에 안 대는 것들뿐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 상추가 되게 예쁘네?”


자기도 모르게 손이 갔다. 음식이 아니라 마치 꽃이나 허브 따위를 대하듯 상추를 하나 들어 올린 당미미.


상추는 그녀의 손에서 새파란 신록의 녹음으로, 마치 그려낸 듯한 연둣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살짝 머금은 물기마저 한지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마저 은은히 반사하며 예쁜 모양으로 산화시켰다.


“으음······.”


그리고 당미미가 못 이기는 척 삼겹살을 상추로 쌈을 싸 입에 넣는 그 순간.


“헙!”


당미미의 두 눈이 야구공만 하게 땡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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