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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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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265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23 16:05
조회
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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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
11쪽

#25

DUMMY

-25-




여관에서 느지막이 아침을 먹은 유이한은 여관을 나섰다.


‘어제저녁에 김치찌개를 못 먹었는데. 여기엔 요리 가능한 식당이··· 있을 리가 없겠지.’


김치찌개 빌런은 물 건너갔지만, 대신 비싼 여관에서 비싼 음식을 마음껏 먹었다.

오늘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역시 돈이 최고시다.


땡전 한 푼 없는데도 이렇게 과소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원환원이라는 훌륭한 지갑, 이 아니라 후원자 덕분이다.

유이한이 들러붙은 후로 어떠한 협박이나 무력시위도 하지 않았다.

전부 자진해서 내주었다.


기분 좋게 여관을 나선 유이한이 향한 곳은 모험가 길드다.

길드 직원에게 모험가 카드를 보여주며 글렌 지부장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기다리고 있었다며 바로 안내해 줬다.




“흐음. 이게 최선입니까?”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던 유이한의 명대사 리스트 중 하나를 기어코 오늘 썼다.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지도는 중요 전략 물자라서, 이게 당장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지도입니다.”


유이한은 딱히 지도에 불만 없다.

아니. 토벌 보상금도 무려 21골드 넘게 받았다. 오히려 기분 좋다.

단지, 유이한은 그저 한번 해보고 싶은 대사라서 말해본 것뿐이다.


유이한이 이 세계로 넘어오고 나서 구한 지도라고 해봤자 카리엔 마을에서 산 지도가 가장 정확하고 넓은 지도였다.

그런데, 오늘. 가장 넓은 지도의 기준이 바뀌었다.


‘왕국 전도라. 라이드림 왕국에서도 구했다면 조금은 찾는 게 편했을지도 모르는데.’


이미 지난 일을 아쉬워 해봤자 현재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새로 손에 넣은 애드로 왕국 전도에 기뻐하고 지도 스킬에 입력해야 한다.

워낙 넓은 지역을 담은 지도이다 보니 지도에는 각종 중요 지점. 즉, 콜린 같은 큰 도시나 집 같은 문양으로 표시되어있지, 그보다 작은 촌락은 그냥 점이다.


애드로 왕국의 서쪽은 바다이고 북, 동쪽은 멜바 왕국에 둘러 쌓여있다.

남쪽은 대산맥이다.


“보시다시피 멜바 왕국은 우리 애드로 왕국을 외부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건국하여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침입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굳건한 왕국입니다. 그것도 애드로 왕국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요.”


유이한이 지도를 보며 지도 스킬에 자동으로 입력되길 기다리고 있는데, 글렌 지부장은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주변 정세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과거 몬스터의 대군을 막아낸 영웅의 성(姓)이 멜바였고, 그 영웅은 당시 애드로 왕국의 왕녀와 결혼하여 아내의 고향을 지킨다는 핑계로 왕국을 건설했다는 거다.-유부남에게 어떤 내적 갈등이 있어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한 역사학자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평소 생기가 넘치고 장난기가 넘치던 영웅 베델 멜바는 결혼하고 나서 특유의 장난기는 점점 사라졌고, 생동감 넘치는 웃음은 마치 가면을 뒤집어쓴 모습과 같다고 서술한다.-

그로 인해 애드로 왕국은 몬스터라는 외부의 침공으로 안전해질 수 있도록 멜바 왕국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거 어째 고등학교 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짜증 나네.’


그 당시 유이한은 지원-돈-을 해도 침략-폭력-이 완전히 저지되지는 않았지만.




@ @ @




글렌은 갑자기 자기 이야기를 듣다가 유이한이 풍기는 기운이 변한 걸 눈치챘다.

어디서 잘못됐는지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지만, 나올 수가 없는 답이다.

괜히 뇌세포만 혹사하는 꼴이다.


‘설마. 정말 중요한 군사 지도를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아챈 건가?’


어제 왕도 본부와 긴급 연락 끝에 내린 결론은 대상인에게 판매하는 지도를 넘기자는 것이었다.

이 지도엔 간단한 마을 위치와 몇몇 공개된 던전 등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알 수 있는 정보만 적혀있는 지도라서 왕국 입장에서도 큰 손해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젠장! 상대는 A등급 모헙가 파티를 손쉽게 박살 내는 인물이라고 말했잖아! 어쩔 거야!’


글렌의 망상은 점점 부풀려지면서 결국엔 이 자리에서 유이한의 손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결말까지 도달했다.

기어코 이 상상이 풍부한 중년은 모든 걸 포기했다.

그저 어제 유이한이 돌아갔을 때 유언장을 새로 적어두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것보다 더 큰 지도는 없어?”

“네. 저희 왕국엔 없습니다. 혹시 멜바 왕국이라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니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 그럼 메네벨은?”

“아직 조사 중입니다.”

“알았어.”


유이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렌은 이제 볼일은 끝났으니 자신은 죽을 거라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럼 여기 근처에 있다는 던전 돌아보고 올 테니 그땐 실망하게 하지 말라고.”


글렌은 멍하니 유이한이 나간 방문을 바라보다가 살았다는 안도감에 무너지듯 의자에 기댔다.

원인 제공자인 유이한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억울해하겠지만, 세상에는 몰라서 좋은 것도 많은 법이다.


‘잘한 거겠지? 본부에선 모험가 카드가 가짜라고 단정 짓는 분위기던데. 만에 하나 진짜라면.’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는 과도한 무력은 오히려 해악이라고 생각하는 글렌이다.

이야기 도중 은근슬쩍 멜바 왕국엔 더 좋은 지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질을 줬으니 폭탄이 우방국에서 대신 터지길 빌었다.


‘아마 그땐 이미 내 목숨 따윈 이 세상에 없겠지만.’


글렌은 책상 서랍에서 유언장을 꺼내 새롭게 적었다.


[절대로 유이한이라는 모험가와는 상종하지 말 것. 혹여나 얽혔다면 최대한 기분을 맞춰주고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끊을 수 있도록.]


새로 작성된 유언장에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미래를 위한 경고문구를 추가로 적어놨다.




@ @ @




유이한은 메네벨을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날까도 생각해 봤지만, 모험가 길드라는 국가 기관에서 협력 중이니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도시 근처에 있다는 던전을 돌아볼 예정이라서 어제 묵었던 여관으로 돌아왔다.


‘혼자 가도 상관없지만, 어제 봤던 훌륭한 연계를 보면 뭔가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지 몰라.’


라고 자신에게 핑계를 댔다.

그저 혼자 가기에 심심하고, 강매를 위한 손님을 끌고 가고 싶을 뿐이다.


힐러와 마법사만 남았고, 나머지는 전부 자리를 비웠다.


“야! 너네 두목 어디 갔냐?”


힐러가 인상을 팍 쓰면서 어제 유이한이 부순 마네킹 고치러 대장간에 갔다고 한다.


“그래? 흐음? 아닌데. 뭐 상관없지. 좀 있다가 던전 갈 거니까 준비해.”


힐러는 노발대발 성질을 냈지만, 무시하고 원환원을 찾아 여관을 뒤로했다.




@ @ @




이 도시에서 유이한에게 원한을 품은 자들은 아직 4명이다.

그중 한 명은 여관에서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마법사와 함께 있었고, 나머지 셋은 병영에 있다.

대장간이 아니라 병영이다.

유이한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상황상 너무 확실한 정보다.


여태 위치를 알 수 없다가 병영에서 갑자기 유이한에게 적대감을 품었다.

이건 병영에서 유이한에 대한 이야기를 타인에게 하고 있다는 소리다.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그 자리에 없는 제삼자를 이야기하면서 그자에 대한 감정도 덩달아 떠올리게 된다.

갑자기 적대감을 가졌다면 절대 좋은 의도로 남에게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장소가 병영.


‘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여기서도 똑같은 짓거리냐.’


유이한은 조금 서둘러서 지도 스킬이 가리키는 목적지로 향했다.




@ @ @




[그럼 잘 부탁합니다.]

{맡겨둬. 우리 사이 아닌가. 그 녀석. 아무리 몰랐다고는 해도 내 권위에 도전한 거나 다름없어. 당장 잡아 처넣고 싶지만.}

[압니다. 일에는 전부 절차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크하하하. 그래. 자네가 알아주니 고맙네. 늦어도 내일. 내가 친히 그 녀석을 감방에 처넣어주겠네. 죄목은··· 그래. 살인으로 하지. 안 그래도 새로운 시체도 생겼으니 유용하게 써야 뒈진 녀석도 감사하겠지.}


원환원이 있다고 여겨지는 창문 밖에서 벽에 매달려서 대화를 엿들었다.

서둘러 왔다고는 하지만, 조금 늦어서 대화를 끝부분밖에 듣지 못했지만, 필요한 부분은 다 들었다.


‘내일 나한테 누명을 씌워서 감옥에 집어넣는다고? 그것도 살인? 쯧. 헛걸음하게 해서 어쩌냐? 난 오늘 던전으로 출발할 예정인데?’


석조로 이뤄진 건물 3층에서 유이한은 아무것도 없이 벽에 매달려있다.

346이라는 수치의 힘으로 벽에 새로운 손잡이(?)와 디딜 곳을 만드는 일은 유이한에게 이는 손쉬운 일이다.


다른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계획을 훔쳐 들은 유이한은 자신의 계획을 우선시하기로 마음먹었다.

딱히 별거 없다.

그냥 저 역겨운 놈들을 데리고 던전을 가는 거다.

의도와 예상했던 결말이 살짝 변경되긴 했지만, 유이한에게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




유이한은 먼저 여관으로 돌아와서 기다렸다.

이번 원정에 중요 인물인 원환원이 오자마자 던전에 갈 거니 1시간 안에 준비하라고 ‘명령’을 했다.

창잡이가 불가능하다고 반항해서 30분으로 줄였다.

마법사와 힐러는 미리 이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힐러는 반항하는지 손도 까딱 안 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마법사는 준비를 끝마치고 던전에 대해서 유이한에게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동료들을 위해 시간을 끌었다.


30분으론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던 원환원이 조금 세게 따귀를 맞고 간단하게 날아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전원 시간 내에 준비를 끝마쳤다.


“역시 하면 되잖아. 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그러는데.”


별 의미 없이 또 해보고 싶던 대사를 읊었을 뿐인데, 듣는 사람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일그러졌다.




@ @ @




유이한을 필두로 한 일행은 먼저 레디알 던전에 입장했다.


콜린시의 두 개의 던전 중 도시에서 남서 방향에 있는 던전으로 총 4층으로 이뤄져 있고, 오로지 고블린만 나온다고 한다.

몬스터가 한 종류만 출몰하는 대신 층별로 무장이 추가된 고블린이 추가등장한다.


마법사에게 이 설명을 들은 유이한은 옛날 로봇 애니에서 서로 합체하며 무장이 늘어나는 장면을 떠올렸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첫 목적지를 이 레디알 던전으로 정했다.




“대체 우리가 왜 갑자기 던전에 와야 하는 건데?”


창잡이는 오는 내내 투덜거리더니 이내 던전에 들어와서도 투덜대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을 만든 유이한에게 직접 따질 용기는 없어서 그저 투정을 부리는 애처럼 투덜거리는 거다.


“그거야 너희가 실전에서 연계하는 걸 보고 싶으니까 데려왔지.”

““뭐?!””


대답이 돌아올지 몰랐던 창잡이도,

동료가 이제는 그만 좀 투덜거렸으면 하는 활잡이도,

이런 상황에 빠지게 만든 원환원과 빨리 손절 해야 했다고 후회하는 힐러도,

어떻게 하면 이 던전에서 유이한을 묻어버릴 수 있을지 고민하던 원환원도,

누구도 유이한이 이유를 말해줄 거라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놀람은 배가 됐다.


“난 여태 누군가와 같이 싸운 적이 없거든. 그래서 한번 보고 싶었어.”

“그게 왜 우린데!”

“그건 너희 잘난 리더한테 물어봐라.”


유이한의 토스에 그 리더는 그저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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