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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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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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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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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02 18:00
조회
8,498
추천
114
글자
13쪽

# 05

DUMMY

-05-




‘우아··· 죽을뻔했다.’


난생처음 달인의 살기를 정면에서 받은 유이한은 심호흡을 하며 컨트롤을 벗어난 사지의 떨림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이 차원으로 넘어오면서 자동으로 적용되는 번역마법이 역시 모국어를 기준으로 하는 거였나? 괜히 영어 썼다가 욕으로 알아듣고 죽이려고 하는 거 봐.’


앞으론 절대 다른 나라 말을 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유이한이다.




한숨 돌리고 손발을 움직여본 유이한은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엔 옛날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한밤중에 애들을 희망과 꿈이 넘치는 나라라고 속이고 납치해간, -물론 그들이 데려간 곳이 꿈의 나라니 거짓말은 아니다. 목숨이 몇 개 있어도 부족할 만큼 스릴이 넘쳐나서 문제지- 그림자도 가출할 정도로 목숨을 내놓고 사는 녹색 애호가 녀석 옆에 붙어 다니는 그 요정. 딱 그 요정처럼 생긴, 손바닥보다 조금 큰 여자아이가 맞아줬다.


“어서 오세요. 어떤 업무로 오셨나요?”

“혹시 이 몬스터도 팔 수 있을까요?”


유이한은 등에 메고 있는 가방에서 웍을 꺼내 들었다.


“꺄아!!! 아무스!”


앙칼진 비명과 거의 동시에 주점에 있던 십여 명의 사람들이 무기를 꺼내고 유이한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우리 마을의 전복을 노린 첩자였냐!”

“애초에 마을에 발을 들이기 전에 머리를 날려 버리자고 했잖아!”

“죽여! 일단 죽이고 심문은 나중에! 죽여!”

“더러운 인간!”

“그 몬스터도 이 인간들이 풀어 놓은 게 확실해!”

“이놈을 죽이고 인간이랑 전쟁이다!”


유이한은 중간에 몇 개 태클을 걸고 싶었다. 당장 목에 들이밀고 있는 여러 개의 날붙이와 유이한을 노리는 화살과 스태프의 앞에 둥둥 떠 있는 각종 마법만 아니라면.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요.”

“오해는 무슨!”


들이밀고 있는 도끼의 모양으로 상대가 자신을 길드까지 안내해준 사람이라는 걸 안 유이한은 손에든 웍을 가리켰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여기 온 목적이요.”


마을 입구에서 유이한은 덜덜 떨면서 아무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혹시 마을에 몬스터 재료를 매입하는 가게가 있나요?”


아무스는 눈만 굴려 유이한의 손에 들린 웍에서 대롱대롱 매달린 물체를 확인했다.


“뀨~”


웍의 바닥을 뚫고 나온 뿔의 반대편엔 꼬장꼬장한 모습의 흰색 토끼가 힘없이 흔들거렸다.


“살인 토끼!”

“네!? 무슨 토끼요?”


유이한의 어이없어하는 반응은 모두 무시한 채 유이한의 목숨을 노리던 모든 무기가 토끼를 향해 달려들었다.




“여기 현상금 13골드 47실퍼 19코퍼와 몬스터 부산물 판매비용 7골드 93코퍼를 합친 20골드 48실버 12코퍼입니다.”


유이한은 자신의 3배는 족히 넘어 보이는 돈주머니를 내미는 요정의 괴력에 놀라면서 황급히 주머니를 받았다.

여태 비상식량 겸 말동무 삼아 반쯤 애완동물처럼 키우던 뀨이가 알고 보니 현상금이 걸린 몬스터였다. 그것도 십여 명의 목숨이 녀석의 뿔에 꿰뚫렸다고.


‘어쩐지 +10 웍을 뚫을 정도에 +10 국자에 맞고도 그저 기절할 뿐이었으니까. 그때부터 의심해야 했었어.’


“괜찮으시다면 모험가 카드를 보여주시겠어요? 현상수배 점수를 정산해 드리겠습니다.”


유이한은 이젠 가방보다 편하게 쓰고 있는 아공간 창고에서 모험가 카드를 꺼내서 잠시 바라보며 고민했다.


[유이한 - F

+10 힘 : 6 (346)

+10 체력 : 4 (231)

+10 순발력 : 3 (173)

+10 지능 : 5 (288)

+10 정신력 : 4 (231)

어빌리티 : 강화(F) - 대상을 강화한다.

스킬 : +10 감정(10), +10 지도 (10), +10 아공간 창고 (10)

+10 스킬 포인트 : 86]


‘이거 보여줘도 문제없을까?’


그동안 숲에서 서바이벌 생활하면서 시련의 동굴에서 얻은 시작 세트를 모두 강화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험가 카드에 적힌 숫자를 강화했더니 이 꼴이 됐다.

스킬 포인트도 원래는 2였는데 강화를 하고 나니 가지고 있는 모든 스킬을 올리고도 저만큼 남았다.


자신의 모험가 카드를 인상 쓰며 바라보느라 시간을 끄는 이 인간에게 원래라면 화내면서 반쯤 시체에 가깝게 만들어줬을 유미리아였지만, 최대한 화를 삭였다.


‘참자. 상대는 우리 마을의 위협을 해결해준 데다 관대하게도 대부분의 부산물을 포기하고 넘겨준 위인이야. 그리고 난 이 마을의 족장인 아빠의 딸이고! 참자.’


카운터를 보고 있는 유미리아는 이 요정마을 카리엔의 통치자인 카리엔의 막내딸이다.

수명의 한계가 없다고 여겨지는 페어리족의 막내답게 방년 509세의 어리디어린 나이라서 평소에는 마을의 모험가에게 툭하면 성질을 부린다. 그게 유미리아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임을 알고 있기에 마을 사람 모두 웃으며 상대해준다.

하지만, 지금 앞에 있는 상대는 자신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외지인. 지금까지 없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저것 봐!”

“천하의 유미리아 공주님이 저토록 참고 있으시다니.”

“나 모험가 된 지 이제 100년 가까이 밖에 안되지만, 유미리아님의 저런 모습 처음 봤어.”

“다른 사람도 아닌 공주님의 분노를 사고 있다니. 묫자리라도 미리 준비할까?”

“안돼. 공주님을 말리자.”

“상대는 외부인이잖아. 괜찮아?”

“마을을 구한 영웅이야. 반쯤 우리 마을 사람이라고.”


주점에선 마을 모험가들이 숙덕이고 있었지만, 유이한은 모험가 카드에 적힌 강화 숫자들 때문에 보여줘도 괜찮을지 고민하느라 저쪽에서 뭐라고 떠들든 상관할 여력이 없다.

거기에 웃고는 있지만, 광대가 부들거리며 최대한 화를 삭이는 데 전념하느라 유미리아도 듣지 못했다. 아마 들었다면 기다리는 도중에 날아가서 한 대씩 달콤한 꿀밤을 먹여줬을지도 모른다.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여기요!”


각오를 마친 유이한은 명함을 건네듯 두 손으로 모험가 카드를 내밀었다.


“네. 유이한 모험가님··· F등급이셨군요.”

“아. 네.”


유이한은 모험가 카드가 생긴 지 아직 한 달도 안 됐기에 유미리아의 말에 아무렇지 않고 덤덤했다.

하지만, 유미리아는 모험가 카드에 적힌 유이한의 능력에 필사적으로 지켜오던 미소가 무너질뻔했다.


[유이한 - F

힘 : 346

체력 : 231

순발력 : 173

지능 : 288

정신력 : 231

어빌리티 : F

스킬 : 감정(G), 지도 (G), 아공간 창고 (G)

스킬 포인트 : 86]


‘힘이 나랑 1밖에 차이 안 난다고? F등급인데?’


유미리아가 본 유이한의 겉모습은 이제 갓 모험가가 된 풋내기였다. 장비가 시련의 동굴에서 기본 지급하는 시작의 장비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리엔에서 성인식의 행사인 시련의 동굴을 처음 가는 갓 성인의 능력치는 평균적으로 20을 넘기지 못한다.

대신 인간족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기나긴 수명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족 기준의 한계를 넘을 뿐이다.


눈앞의 이 인간은 가장 낮은 능력치인 순발력이 173이다. 행색에 비교하면 있을 수 없는 수치다.


‘거기에 저 스킬 등급은 뭐야? 최고등급인 신급? G급이라고?! 500년을 넘게 산 나도 아직 최고등급 스킬이 10을 겨우 넘겨 이제 마스터인데?’


지난 500여 년간 쌓아온 상식을 가볍게 거기 돌아다니는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스킬 등급.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기본 지급 스킬 달랑 세 개라는 점이 더욱 유미리아를 의문으로 빠트렸다.


‘대체 뭐 하는 놈이지? 설마···’


유미리아는 한가지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시작의 장비는 이 카리엔 마을 근처에 있는 시련의 동굴에서만 나오는 특산품(?)이라는 것이다.

마을 밖의 인간족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다른 곳에도 같은 기능을 하는 시련의 동굴이 있다고만 생각한 유미리아의 맹점이다.




“여기 현상수배 점수 반영해 드렸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유이한은 돌려받은 모험가 카드를 확인했다.


[유이한 – F(10,000)

+10 힘 : 6 (346)

+10 체력 : 4 (231)

+10 순발력 : 3 (173)

+10 지능 : 5 (288)

+10 정신력 : 4 (231)

어빌리티 : 강화(F) - 대상을 강화한다.

스킬 : +10 감정(10), +10 지도 (10), +10 아공간 창고 (10)

+10 스킬 포인트 : 86]


‘만? 비상식ㄹ··· 이 아니라 뀨이 하나 데리고 왔다고 만? 이 점수 실화냐!’


자기 한 몸 바쳐 거금과 무지막지한 실적 점수를 안겨준 뀨이-였던 마석-를 만져줬다.


인터넷의 정보에 의하면 등급 옆에 저 숫자가 실적 점수다.

실적 점수는 모험가 등급을 올리는 데 필요한 극악한 난관이다.

F등급에서 E등급으로 올리기 위해선 3,000이라는 실적 점수가 필요한데 이는 쓰레기 같은 F등급 의뢰 점수 때문에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해도 최소 반년은 걸린다는 게 정설로 여겨진다.

F등급의 최대 의뢰 점수는 200이 한계인데 이런 의뢰는 대도시에 가도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희귀 의뢰다. 이 의뢰를 노리는 F등급 하이에나는 넘쳐날 만큼 널려있고.


‘가장 큰 난관인 실적 점수를 넘겼으니 이제 능력치만 올리면 되네.’


유이한은 룰루랄라 하며 길드를 나서려 했다.


“유이한 모험가님.”

“네?”


그런 그를 유미리아가 불러 세웠다.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뭐지? 설마 헌팅?’


마을을 안내해준다는 명목으로 둘이 같이 거닐면서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눠 먹는다.

어느덧 해가 질 때까지 같이 쇼핑을 하다가 유이한은 안내해줘서 고맙다며 저녁을 사준다.

야경이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과 함께 간단히 술을 한잔 마시고 취한 그녀를 데려다주려는데 어두운 골목에서 괴한을 만났다.

위험하다는 그녀의 외침도 그저 웃어 보이며 손쉽게 괴한을 물리치고 그윽한 눈빛으로 ‘어디 다친 데는 없죠?’라고 부드러운 말을 건넨다.

뜨거운 눈빛을 교환한 둘은 이후 가까운 모텔로···


‘잠깐! 상대가 저거잖아.’


아무리 연애경험 없는 기간 = 나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는 유이한이라도 손바닥보다 조금 큰 상대에겐 욕정을 품지 않는다.

한국이었으면 자칫 잘못해서 경찰에 출두 할 수도 있는 상상을 고개를 흔들어 날려버렸다.


‘아니지! 여긴 판타지 세계잖아. 인간 사이즈로 커지는 마법이 있을지도 모르지. 거기에 저 등에 달린 날개도 의외로 탈부착 가능한 액세서리일지도 모르고.’


“일단 식량을 비롯한 이런저런 물건을 보충하려고요.”


일단 쓸모없는 망상에서 벗어나 유미리아에게 턴을 넘겼다.


‘자! 이걸로 내 턴은 종료. 어떻게 나올 거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유이한에게 유미리아는 자신의 든든한 일꾼을 불렀다.


“아무스!”




@ @ @




유이한은 처음 자신을 모험가 길드에 안내해준 근육질 미남의 손에 이끌려 쇼핑을 했다.

이 아무스라는 남자는 들어가는 모든 가게주인에게 유이한이 살인 토끼를 잡은 사람이라고 소개를 했다.


‘이건 틀림없어. 날 이 마을에서 홀랑 벗겨 먹을 생각이야.’


살인 토끼를 잡았다는 사실을 말할 때마다 가게주인들의 표정이 갑자기 변하는 걸 보고 유이한은 바가지를 씌운다고 생각했다.

가격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알아본 것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데도 싸게 줬다고 덧붙이는 모습이 그에게 더욱 확신을 심어줬다.

미리 알아봤던 인터넷에선 물건의 품질이 나와 있지 않았고, 유이한이 감정 스킬을 쓰지 않고 그저 겉모양으로만 판단한 데다가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결합한 결과였다.


이 카리엔에서 최근 가장 위협인 살인 토끼라는 문제를 해결해준 유이한은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은인과도 같은 존재다.

주변 숲에 생활의 많은 부분을 의지해온 요정 마을에서 숲에 나가지 못한다는 건, 점점 말라 죽어가는 불행으로 점철된 미래의 비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왔다.

암흑과 같은 미래를 타파해준 은인이라서 주인들은 자신의 가게에서 가장 좋은 최고의 물건을, 최대한 싸게 건네주며 감사의 미소까지 건네고 있는 거다.


유이한과 마을 사람들의 생각 차이에서 빚어지는 오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던 그 시간에 길드 카운터에 있는 유미리아에게 자경단 부단장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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