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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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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207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25 16:05
조회
3,800
추천
54
글자
12쪽

#27

DUMMY

-27-




새로 나온 고블린 궁수는 상당히 빠른 연사속도를 자랑한다.


단, 속도만 빠르다.


10발 중에 3~4발은 앞에서 싸우는 아군 뒤통수를 노리고, 4~5발은 ‘날아만’ 가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가끔 뒤로도 화살이 날아간다.

약 1~2개 정도의 화살만이 앞에서 싸우고 있는 전사-럽.돌-를 향해 날아가는데, 그마저도 방패에 부딪혔다가 힘없이 땅에 떨어진다.


전투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 아니. 오히려 방해다.

뒤통수에 화살을 맞은 고블린은 버럭 화를 내며 궁수를 향해 등을 돌리다가 전사의 칼이나 우리 불만 대장 창잡이의 창에 꿰뚫린다.


그 와중에도 높은 확률로 잘못 날아오는 화살이 창잡이를 향하면, 기겁하고 큰 동작으로 피한다.


“왜 저렇게 오버하는 거야?”

“그 이유는 1분 후에···”

“1분 동안 맞고 싶다는 거지?”

“그거야말로 포상, 어험. 그냥 해본 말이야. 그 화살촉을 봐봐.”


뭔가 이상한 말이 들렸다.

분명히 들었다. 그런데도 심호흡을 하며 애써 심신을 안정시킨 유이한이 손에 들린 화살을 살폈다.


“으악! 뭐야!”


기겁하며 화살을 바닥에 던지며 워터 마법으로 손을 깨끗이 씻었다.


문제는 화살촉만이 아니었다.

그저 화살촉이 가장 문제일 뿐이다.


화살대는 무슨 나무인지 울퉁불퉁하며, 일부분은 썩어서 푸석이거나 문드러졌다.

화살촉은 원래 탁한 붉은색 금속인 줄 알았다.

바닥에 내던질 때 화살촉에서 떨어진 녹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거 맞으면 파상풍으로 죽는 거 아니야?”

“응. 어떻게 보면 독보다 위험한 화살이야.”


상쾌하게 웃으며 말하는 마법사를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 데 성공한 유이한은 크게 한숨을 쉬고 마법사를 노려봤다.


‘이 녀석 분명히 그쪽이야. 때리면 포상으로 생각할 위험한 녀석이 분명해.’


“이런 위험한 화살을 쏘는데 그렇게 속 편하게 웃어?”

“쯧쯧. 뭘 모르네. 조금 전에 화살을 잡아냈는데도 모르겠어?”

“???”

“이 화살. 전열에 있는 사람 아니면 주의할 필요가 전~혀 없어. 이 삐뚤거리는 화살대 때문에 운 좋게 여기까지 날아왔어도 급격히 파워가 떨어져서 웬만큼 재수 없지 않은 이상 상처도 못 입히거든.”


고블린 궁수. 진짜 왜 존재하는지 모를 놈들이다.


진지하게 구경만 하면서 웃고 떠들고 있으니 전투가 끝났고, 우리 불평불만 대마왕 창잡이가 전원 싸잡아서 윽박지르다가 머릿수를 이기지 못하고 역관광 당했다.

오늘도 평화로운 던전 공략이다.




고블린 쪽에 조력자가 있다 보니 전투는 1층보다도 더 빨리 진행됐다.

여전히 전투에서 힘쓰는 건 원환원의 전사와 창잡이 뿐이다.

너무 불쌍해서 유이한은 창잡이에게 점심으로 컵라면을 던져줬다.

자존심 때문인지 돈을 내고 먹겠다고 해서 시식이니 그냥 먹으라고 주고, 다른 일행에게 강매했다.

던전에 울려 퍼지는 창잡이의 비명이 더욱 분위기를 평화롭게 만들어줬다.




@ @ @




나는 딜드 그라네.

마계 출신의 고귀한 마족이다.


그런 내가 이렇게 인간들에게 핍박을 받으면서 컵라면 따위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임무’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인포스 후작 가를 섬기는 기사 가문이다.

어릴 적부터 내가 모실 주군이라고 여겨온 인포스 가문의 후계자인 카셀님이 마왕 폐하께서 직접 공고하신 [이차원(異次元) 인간 조사]에 지원하셨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드디어 세상에 인정받으실 기회를 잡아내셨다고 진심으로 기뻐했었다.

응. 정말 한순간은 떠나갈 듯 기뻤다.

당당하게 혼자서 임무를 받았다는 소리를 듣기 전까진.


나중에 알고 보니 임무가 막중한 건 둘째치고, 이차원(異次元)이 서부대륙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조사하려면 대륙을 넘어야 해서 다른 사람들이 지원을 꺼렸다고 한다.


서부대륙이라면 동부제국이라고도 불리는 이 루브스 대륙에서 바다를 건너에 있는 인간 위주의 나라가 득실한 대륙이다.

신화에 따르면 까마득한 옛날 마신과 여신이 전면전을 치렀다고 하는 신마 전쟁으로 인해 대륙이 양분되며 인간의 나라 대부분이 잘려나가 지금의 서부대륙이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서부대륙엔 큰 위협이 없어서 몬스터나 인간이나 할 거 없이 모두 나약한 수준이라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다만, 문제는 거리다.

일부 생각 없는 사람들은 초장거리 게이트를 열면 된다고 쉽게 말한다.

초장거리 게이트라는 마법 자체가 괜히 ‘초’자가 붙은 마법이 아니다.

당대의 현자로 불리는 궁정 마법사가 아닌 이상 다수의 마법사가 협력해야 루브스 대륙 끝에서 서부대륙 끝에 겨우 닿는 게이트를 열 수 있다고 한다.

가정을 중요시하는 현대 마계에서 몇 달은커녕 몇 년이 걸릴지 기약 없는 임무에 나서려는 자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이 도련님 빼고.


“그래서 내가 혼자 지원하게 됐어. 이번 임무만 완수하면 우리 가문의 입지도 올라설 거야.”

“아. 네.”

“그러니까 이 영광스러운 임무에 같이 가자. 딜드.”

“네? 도련님. 뭐라고요?”

“둘이 있을 땐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옆에 있는 제 아내도 사람입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을 두고 ‘초’장거리 ‘초’장기간 출장을 오게 된 거다.


“와하하하. 이걸로 당분간 주위 여자들로부터 해방이다!”

“그렇게 도망가고 싶으면 혼자 가세요. 전 가족들한테서 떨어지기 싫어요!”

“얀마! 언제는 나를 주군으로 섬긴다며! 내가 가는데 안 갈 거야?”

“으와~ 정말 이럴 때만 그 소리죠. 언제는 형처럼 생각하라면서요?”

“니가 싫다며.”


애초에 입장 상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젠장!




임무를 시작한 우리는 성에서 준비해준 각종 도구를 챙기고 출발했다.

그것도 초장거리 게이트로 단번에 대륙을 건너는 게 아니라 대륙의 끝에 있는 항구도시로 전이를 시작으로 말이다.


“도련님. 아무리 집에 있기 싫다고 하셔도 이건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뭐가? 마왕 폐하께서도 내 생각이 옳다고 하셨잖아.”


내가 주군으로 모시는 이 양반은 성에서 준비해준 초장거리 게이트를 극구 사양하고, 항구에서 배를 탄다고 우겼다.

갑자기 외부인이 나타나면 처음부터 경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항구에서부터 출발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그럼 항구에 갑자기 나타나는 건 괜찮고?


“어차피 항구라는 동네 자체가 유동인구가 많은 데라 상관없어.”

“아. 네.”


젠장. 말로 이길 수가 없다.




대양을 건너는 배. 비공정을 타고 몇 주.

서부대륙에서도 마차를 바꿔 타고 몇 달.

긴 시간에 걸쳐 겨우 도착한 곳이 애드로 왕국의 국경도시 콜린이다.

이 도시를 목적지로 삼은 이유는 검은 머리의 검은 눈이라는 특이 인종이 다수 넘어온다는 이유에서다.

아마 속사정은, 마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라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우리는 이 이방인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숲에서 몬스터와 교전하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우릴 공격하는 모험가를 죽였다.

어쩔 수 없이 죽였기에 성에서 받은 도구를 이용해 녀석들의 기억을 흡수했다.


내가 흡수한 인간은 차남인이라는 이름의 전사였다.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보육원에서 자란 이 남자는 모든 재산을 털어서 헬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이 애드로 왕국으로 넘어왔다.

그리곤 모험가가 돼서 옆에 누워있는 다른 인간들과 파티를 맺었다.

우릴 공격한 이유는 우리가 고가의 옷을 입고 있는 데다가 매일 같이 모험가를 구경하고 있어서 어디 돈 많은 인간이 몬스터 사냥을 구경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서였다.


“이거 곤란하게 됐는데요? 우리 소문이 이상하게 났어요.”

“그래. 어쩔 수 없지. 우리가 이대로 이 인간들 행세를 한다.”

“네?”


너무 즐거운 표정으로 어쩔 수 없다고 자신에게 핑계를 대는 이 궁상 때문에, 나도 기억을 흡수한 이 인간. 차남인이라는 인간 행세를 하게 됐다.




이방인 모험가가 된 우리는 3년 전, 원환원이라는 쓰레기 냄새가 나는 인간의 제안으로 파티를 맺었다.

실력은 어느 정도 있지만,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운용방식을 고집하는 인간이다.

인성은 그야말로 우리 마계에서 상상도 못 할 쓰레기 중의 쓰레기다.


예쁘다 싶은 여자가 보이면 생각을 하반신으로 하는지 발정을 참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면 평소에 돈을 질러준 관리를 찾아가 권력으로 짓누른다.

거기에 얼마나 허영심이 넘치는지 자기보다 잘난 남자가 잘나간다 싶으면 던전에서 기습해서 죽이는 건 일상다반사다.

덕분에 이 임무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기사도에 대해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이대로 계속 약자를 괴롭히는 이 쓰레기와 같이 다닐 것인가? 아니면 임무를 내팽개치고 기사로서 이들을 처단할 것인가?’


그때마다 임무를 생각하라는 도련님의 말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원환원이라는 인간은 자기들 세계에서 나름 상류층에 속하는 자라서 이자를 통해 저쪽 세계에 대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차원의 틈을 넘을 수가 없기에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서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다.




한 달 전 이 미친놈이 자기 세계에서 탈탈 털리고 와서 여기저기 행패를 부리다가 이 유이한이라는 놈을 만나러 자기 발로 모험가 길드로 향한 게 지금 일의 시초다.


아무리 내가 힘 조절을 했고, 창이 가장 다루기 어색한 무기라 해도 명색이 기사다.

내 공격을 포함한 전원의 공격을 막지도 않고, 고스란히 맞았는데도 흠집 하나 나지 않는 갑옷은 신마 전쟁 시절의 유물. 즉, 신화에 나오는 전설의 갑옷인 줄 알았다.


우리의 공격은 전혀 소용없고, 이 문제를 끌어들인 원환원은 계속 처맞고 울고 있었다.

이제야 그동안의 벌을 받는구나 했는데, 왜 내가 같이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임무니까 참아냈다.

참아내려 했는데, 이건 상상을 초월한 고통이다.

대체 이 녀석 정체가 뭐야?


결국, 어제는 녀석이 원환원을 따라와서 같은 여관에서 묵었다.

돈은 역병을 끌고 온 주모자가 다 냈다.




틈틈이 정체를 수소문해보니 자신이 요정 모험가라고 했단다.

거기에 요정의 징표인 검은 모험가 카드까지 가지고 있다고.


미친! 요정 모험가가 마을을 떠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다음 대의 마을을 지키는 가디언으로써 수련할 때뿐이다.

요정 마을의 가디언은 언제나 마을 최고의 무력을 가진 자다.

아직 지위를 이어받지 못한 수련 중인 자라고 해도 그 실력은 마계의 왕실 근위대와 맞먹는다.


‘어? 잠깐. 저자는 이차원의 주민이잖아. 이 쓰레기 리더의 설명에 의하면 무슨 아이돌의 동생이라고 했으니까.’


혼란스럽다.

대체 요정 마을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외부인. 그것도 다른 차원의 주민을 가디언으로 삼으려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

더군다나 이 서부대륙에는 요정 마을이 없다.

저자도 우리와 같이 대양을 넘어왔다는 소리다.


‘아니지. 차원 게이트는 서부대륙에만 열리니 서부대륙에서 루브스 대륙으로 건너갔다가 요정 모험가가 되고 다시 서부대륙으로 왔다고? 대체 왜? 이 서북대륙에서 무슨 수련을 할 게 있다고?’




정체불명의 요정 모험가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 쓰레기 자식이 또 일을 벌였다.


평소 열심히 돈을 주던 치안군 간부에게 요정 모험가를 처리해달라는 사주를 했다.

여기에 더 휘말렸다간 정말 우리도 죽을 수 있다는 판단에 도련님을 설득해 이젠 정말로 이놈들과 연을 끊어야 할 시기가 왔다고 결단을 내리고 숙소로 돌아왔더니.


이렇게 던전에 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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