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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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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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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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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14 20:08
조회
4,743
추천
59
글자
12쪽

#16

DUMMY

-16-




당시엔 모험가 등록수수료 1골드를 벌었다는 생각에 신나서 각종 신에게 감사를 드렸던 게 기억났다.

실상을 그대로 말했다간 저 흥분한 마법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서 여기선 최대한 아는 척을 하기로 했다.


“어, 흠. 너희가 우리를 부르는 호칭을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너희가 우리에 대해서 얼마나 더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메틸디는 갑자기 연기하는 투로 말하는 유이한을 멈칫하고 바라보더니, 이내 크게 심호흡을 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요정 모험가에 대한 모든 걸 순순히 이야기했다.




‘이런! 이 정도로 특별한 거였다니. 나중에 시간 나면 시련의 동굴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설명을 다 들은 유이한의 감상이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마땅히 할 것도 없는데 지금 당장 가!


“내가 아는 모든 걸 이야기했는데···요.”


‘여태 반말하다가 또 이러네. 제정신을 차렸다. 이 말인가?’


“이젠 난, 저는 어떻게 되는 거지요?”


‘어? 그러게. 어쩌지?’


원래 유이한의 예상으로 이들은 자신에게 팔을 잘린 모험가의 원한을 갚으려는 자들과 그 일당인 줄 알고 정보를 얻어낸 다음 처분하려고 했었다.

실제로는 모험가 길드 지부장이 중요인사였던-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자신을 놓칠세라 붙인 추적자였다.

이 세계에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산망이 깔려서 ‘목표가 어디 있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화가 있어서 ‘지금 어디이신가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붙여놓은 인간 추적기.

단지 그뿐인 이야기다.


‘정말 귀찮게 됐네. 어쩌지?’




@ @ @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고 나서 유이한의 행보는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저들이 따라붙든 말든 나한테 피해를 주는 건 없으니까.’


메틸디라는 마법사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보내줬더니 스타피스라는 자신이 속한 파티를 전부 끌고 왔다.

처음에 보내주면서 목적지를 알려준 게 실수였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지난 지금에 와서는 별생각이 없다.

아니. 조금 잘 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모르는 게 생겼을 때 물어볼 만능-까진 아니라도 쓸만한?- 생체 사전이 생겼다.


해 떠 있을 땐 유이한을 따라오려고 거친 숨을 내쉬며 죽을힘을 다해 걷는다.

해가 지면 매일 같이 고기를 구워 먹는 유이한에게 위장 고문을 당하며 분노의 숟가락질로 보존식을 먹는다.

의외로 이런 남의 고통을 보는 것도 즐기기 시작한 유이한이다.




@ @ @




드디어 애초에 목적했던 숲에 도착했다.

카리엔에서 구매한 지도에 의하면 여긴 바레스 숲이라고 한다.

특이하게 산에서 내려온 물이 고인 호수가 숲의 초입까지 이어져 있다.

그리고.


‘저건 대체 뭐야?’


통나무 집이다.

이런 아무도 살지 않는 숲에 있기에는 조금 사이즈가 큰 통나무 집이다.

사극에서 나오는 웬만한 대감이라는 사람들의 집은 그냥 쌈 싸 먹을 사이즈의 대저택이다.


‘단층인데, 넓이가 상당해. 설마, 여기에 무슨 공주와 7인의 잡일꾼이 사는 건 아니겠지?’


유이한이 생각하는 그들이 모두 산다고 쳐도 집이 너무 넓어 보인다.

멍하니 집을 쳐다보고 있는데 벽에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다.

마치 억지로 이어붙인 것 같은,


끼익.


경첩에 WD-4X를 뿌려줘야 할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며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헙!”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살아있는 것만 같은 물결을 일으키는 그 머릿결은 마치 스스로 은은한 은색 빛을 내뿜는 것만 같았다.

아름답고도 신비한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은 나타남과 동시에 유이한의 심장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카리엔에서 봤던 그 어떤 엘프보다도 아름다운 미모는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정도다.

거기에 메네벨에서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 할뻔한 셀라보다도 풍요한 마음가짐!!


“백, 백은의 마녀?”


이제는 추종자처럼 따라다니는 스타피스의 리더가 내뱉은 말에 유이한은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봤다.


‘헬프. 도움. 아는 게 있으면 정보 제공!’

의 의미를 담아 눈빛을 보냈지만.

스타피스의 멤버는 모두 백은의 마녀라고 불린 여성을 보느라 바빠서 유이한 따위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이 자식들이! 감히 무시해?’


다시 여성을 보니 유이한도 조금은 이해됐다.


‘아무리 내가 이해해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퍽.

크헉.


평소 멤버에게 툴툴거리는 리더에게 ‘부러져라!’ 로우킥을 선사해줬다.

얼마나 감사한지 다리를 붙잡고 그대로 바닥을 뒹구는 모습을 봐라.


“갑자기 뭐야!”


퍽.


아직도 정신교육이 제대로 안 된 녀석이라 복부를 걷어차며 올려줬다.


털썩.


흐느적거리며 -내 발에 차여서- 강제로 일어나는 녀석을 양손 전사가 잡아냈다.


‘나이스.’




“메틸-디.”

“네.”


언젠가부터 유이한은 한국의 대표적인 비타민 음료를 떠올리며 이렇게 이름을 띄워서 부르고 있다.

한 글자 모자라서 어쩔 수 없이 띄웠다.

당사자는 뭔지도 모르면서 왠지 기분 나빠하지만, 알 바 아니다.


“백은의 마녀가 뭔데?”

“하아···.”


한숨부터 내쉰 메틸디는 이제는 익숙해진 설명충 모드가 되었다.


백은의 마녀란 메네벨과 근방 개척마을에 가끔 나타나 재앙을 예견하거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 약을 전해주는 여성이다.

그 모습은 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함없는데,


“전해지는 소문에 의하면 마치 보석처럼 찬란한 빛을 내는 은발에, 누구나 한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십 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서.”

“그렇죠.”


이쪽의 말을 들었는지 설명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여성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렸는데, 뺨이 살짝 상기된 듯 보인다.




@ @ @




‘꺄! 아름답대!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바마마, 어마마마. 너무 예쁘게 낳아주셔서 또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치고 말았어요. 여신님. 이 죄 많은 종을 용서해 주세요.’


우르릉.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번개가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는 세간에서 백은의 마녀라는 이명으로 불리는 [메드레이 돈 베르 R 네스]가 뭔가를 잘못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종의 여신이 으름장을 놓는 행위다.


‘죄송합니다. 종···이 아니라. 저, 그게, 따, 딸입니다.’


대기를 찢어놓던 소리는 그제야 조용해졌다.


네스는 마녀가 된 지 180년이 지났어도 여신의 딸을 자처하기에는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딸을 자처하지 않으면 저 우렛소리는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걸 참아내며 힘겹게 정정을 했다.




여신의 실력행사가 시끄러웠는지 몇 번 발에 차이며 기절했던, 느끼하게 생긴 남자가 깨어나 네스에게 다가온다.

이 남자가 풍기는 분위기는 아주 익숙하다.

대략 이런 남자의 대사는 거의 정해져 있다.

아마 네스 근처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연극처럼 정해진 대사를 알려주는지도 모르겠다.


‘에휴~ 또 한 남자의 마음을 짓밟아야 하는 고행의 시간이 왔네.’


“이런 위험하고 지저분한 숲속 생활에서 제가 구해드리겠습니다. 저와 함께 가시죠.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뿌득!


네스의 이마에서 혈관이 튀어나오며 얼마나 강하게 이를 물었는지 어금니에서 뭔가 갈리는 소리가 났다.


‘응. 조금 참신한 대사가 붙어서 –80점. 그↗런↘데↗ 누가 누굴 구해? 여신님에게 선택받은 내 모든 능력이 300이라는 걸 모르니까 지껄이는 거겠지. 그리고! 뭐? 지저분해? 내가 만든 이 집이? 지-저-분? 네가 집안에 들어는 와봤어? 어? 지저분한지 깨끗한지 알지도 못하면서!!’


“후우~.”


한창인 남자의 치기 어린 행동에 열 받다가 크게 한숨을 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한숨을 쉬는 모습마저도 아름다웠기에 베스턴은 네스의 손을 잡았다.

원래 의도는 손을 잡아당겨 품에 안으려 했지만, 기본 능력치 차이가 감히 올려다볼 수 없을 정도의 차이-(베스턴)24 VS (네스)300-라서 그저 손을 잡는 거로 끝났다.


“이걸 어쩌지? 난 약자의 보호는 필요 없어.”


네스는 최대한 분노를 억누른 채 겉으로는 웃으며 잡힌 손을 빼냈다.


“이런 숲에 살아서 모르나 본데! 난 D등급 모험가라고! 너 하나 정도는 충분히 보호해줄 수 있다고!”


‘그러면 자기소개를 먼저 하라고! 그리고 어디서 D 따위 쓰레기가! 캭!’


네스의 인내력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는데 아까 이 남자를 장난감처럼 발로 차던 남자가 다가와 허벅지를 냅다 후려 찼다.


퍽!


보는 네스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야! 어디서 행패야. 행패는!”


‘응. 응. 네가 두목인가 본데 빨리 데리고 꺼져줘라. 너희 단체로. 나한텐 너희 존재 자체가 행패거든.’


네스는 자신이 지저분하다고 했던 숲속의 땅바닥을 몸으로 비비고 있는 남자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새로 다가온 남자에게 빨리 사라져 주길 속으로 부탁했다.


“으아아! 결투다!”


마치 굼벵이처럼 바닥을 뒹구는 남자가 결투를 선포했다.

무슨 방도가 있어서 결투를 신청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모양으로 만들어준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입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어딘가 심연의 암흑에서나 느낄 것 같은 어둠이 서려 있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어두운 눈빛이다.


‘어머. 이 남자. 저 눈만은 취향이네.’


그 말은 나머진 다 아웃이라는 소리다.


“호오. 네 새끼가 아직도 교육이 멀었구나.”


서늘한 두목의 목소리와 함께 결투(?)가 시작됐다.




“하암~ 음.”


결투라는 이름의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네스는 바닥을 뒹구는 남자가 무슨 계책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금세 공중으로 흩어지고, 대신 두들겨 패는 두목의 솜씨에 감탄했었다.

상대가 최대한 고통을 느끼지만, 절대로 기절하지 않도록 절묘한 완급 조절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이젠 지겨워서 하품만 나온다.


‘언제까지 하는 거야. 이제 슬슬 저녁 재료 구하러 가야 하는데. 그냥 집에 있는 거 먹을까?’


이 숲에서 산 지 180년.

매끼 이 걱정이다.


‘그래도 아들이 있을 때는 뭔가 즐거웠는데. 결혼하고 난 뒤로는 그저 혼자서 끼니만 때운다는 느낌이지. 아! 그러고 보니 큰손녀가 얼마 안 있으면 결혼한다고 했는데. 뭘 해주지?’


“하아암~.”


점점 하품이 늘어진다.

늙었는지 뭔가 깊게 생각하려고 하면 이렇게 늘어진다.

쪼그려 앉아 현관 기둥에 기대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지만.

잠을 깨려면 뭘 해서라도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 귀찮은 남정네들이 꺼져야지.


‘이러지 말고, 더 늦기 전에 문은 마법으로 잠그고 호수에 가서 물고기라도 잡아 오자. 오늘 저녁은 생선구이~.’




@ @ @




유이한은 백은의 마녀가 보는 앞에서 베스턴을 훈련용 허수아비처럼 두들겼다.

처음에는 쌍욕을 질러대더니 이제는 맞을 때마다 신음만 흘리고 있다.


구경하던 마녀도 일방적인 폭행이 지겨웠는지 연신 하품을 하다가 일어나서 어디론 가로 사라졌다.

마땅히 잘 보일 사람도 사라졌으니 유이한은 마지막으로 베스턴의 뺨을 때리고 일어났다.


“약해빠진 새끼 주제에.”

“으으으···.”


베스턴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그대로 자기 동료들도 지나쳐 사라졌다.

남은 스타피스 멤버는 유이한과 베스턴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자신의 리더를 쫓아갔다.


‘이제 가끔 말동무해주던 놈들도 사라졌는데 어떡할까.’


무심코 올려다본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어느새 저물어가는 태양이 흩뿌려놓은 붉은 물감이 퍼져있었다.




@ @ @




처음에는 가끔 나타나는 그저 그런 민폐남으로 생각했다.


“저기요.”

“네?”

“여기서 뭐 하세요?”

“시간도 늦어서 야영하는데요. 하나 드시겠어요? 아니다. 여기 가지고 가세요.”


아까 두목으로 보인 남자 혼자서 남의 집 앞에서 야영하고 있다.

거기다가 무슨 고기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위험한 냄새를 풍긴다.


꿀꺽.


작가의말

PS 1. 연재 주기는 월, , , , 금일 텐데···(주말 연재해서 주중으로 착각하고 있는 1;;)

PS 2. 고기 먹고 싶다! 고기!

PS 3. 집에 돌아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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