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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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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192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11 18:01
조회
5,421
추천
75
글자
12쪽

#12

DUMMY

-12-




유이한은 1층으로 내려가서 2인분의 식사를 가지고 방으로 돌아와서야 손발을 묶은 줄을 풀어줬다.

풀어주기 전에 해칠 생각은 없으니 여기서 날뛰지 말라고 확답은 받아놓은 상태다.


휘익!


날카롭게 공간을 가르는 소리가 방안에 퍼졌다.


“어이쿠. 풀자마자 덤비냐?”




@ @ @




“읍읍!”

“조용히 하면 아침은 먹여줄게. 대신 날뛰면 죽여서 여기에 처박을 거야.”


허공에 열리는 아공간 창고를 보며 셀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뒤 세계에서 유명한 살인 청부업자는 아공간 창고 스킬을 가진 자와 동업을 한다는 소문이 있다.

목표의 살해 후 남는 시체를 아공간 창고에 넣고 자리를 뜨면 그걸로 끝이다.

힘들게 시체를 옮기지 않아도 되며 흔적도 거의 남지 않는다.

시체는 나중에 몬스터에게 던져주기라도 하면 한 사람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이다.

개중에 아주 운이 좋다면 특별한 징표가 남아서 개인을 특정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살인자와 동업을 하는 아공간 창고 스킬 보유자는 모험을 나서는 것보다 위험도는 크게 줄어들면서도 큰돈을 벌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돈벌이를 원한다면 현재 세상의 대부분의 아공간 창고 스킬 보유자가 일하고 있는 길드의 창고 서비스다.

위험한 몬스터를 직접 상대할 일도 없고, 범죄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지만, 그만큼 벌이는 적다.

그래도 일반 길드 직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액수를 벌지만.


그런 이유로 셀라는 상대가 살인 청부업자라는 사실을 유추해냈다.


‘잠깐. 그러면 이 남자는 이쪽 세계의 거물?’


아무리 목숨 걸고 검을 휘두르지는 않는다고 해도, 셀라는 자신의 검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품고 있다.


자신의 검을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쉽게 제압하고,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를 정도의 공격을 펼쳐 단숨에 기절시킨 실력을 갖춘 상대다.

거기에 아공간 창고까지.


‘확실해. 이 자는 나 같은 순진한 도둑이 당해낼 상대가 아니야.’


아쉽다! 땡이다! 헛다리 짚었다. 실력만 맞췄다.

보라 이 무식하고 아름다운 능력치를.


[유이한 – F(10,400)

+10 힘 : 6 (346)

+10 체력 : 4 (231)

+10 순발력 : 3 (173)

+10 지능 : 5 (288)

+10 정신력 : 4 (231)

어빌리티 : 강화(F) - 대상을 강화한다.

스킬 : +10 감정(10), +10 지도(10), +10 아공간 창고(10), +10 소드 마스터리(10), +10 실드 마스터리(10), +10 검술(10), +10 강타(10), +10 마나 마스터리(10), +10 파이어(10), +10 워터(10)

+10 스킬 포인트 : 16]


인간이라는 종족으로서 특수한 몇몇-용사라던가, 마녀라든지, 성녀 같은-을 제외하면 부조리함이 느껴지는 능력치의 향연이다.


유이한은 약 20여 일의 시간 동안 (어째선지) 체계 잡힌 훈련을 받은 스승-고블린이지만- 밑에서 단련 받았다.

더는, 기본 스펙만 믿고 까부는 유이한이 아니다.

원래 강자였던 인간이 전사로서, 마법사로서, 요리사(?)로서 각종 훈련을 받았다.

일개 도적 따위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예전에 까마득히 초월했다.

인간 기준 상상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췄지만, 살인 청부업자는 아니다.

살해 협박을 했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문답 무용으로 덤볐는데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살려준 걸 보면 목적이 있는 건가?’


상대의 정체를 알아낸 셀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능력을 단숨에 생각해냈다.

눈앞의 남자가 자신의 무례를 참으며 탐낼만한 건?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취해야 할 모습을 상상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기서 내 승리 조건은 생존이야.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참아야 해.’


왈칵 솟구치려는 눈물을 삼키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남들이 의적이라며, ‘날 없는 칼날’이라는 이명(異名)으로 불러주며 치켜세워주자 자신이 최고인 줄 착각하고 한없이 자만에 빠졌던 과거의 자신.


강자를 강자라고 인식도 하지 못했던 어리석은 과거의 자신.


그러고 보니 요즘 게을러져서 훈련도 제대로 안 한 과거의 자신.


이런 과거의 행적이 이제야 어리석게 느껴졌고, 분했다.


‘왜 하필 재수 없게 이런 살인자한테 걸려서.’




@ @ @




여자는 손발을 뒤로 묶인 채 바닥을 구르고 있다.

저거 일부러 힘들어하라고 손발을 다시 묶었다. 뒤에서.


어제는 갑자기 덤볐다고 해도 마음이 풍만하고, 살짝 손에 잡혔을 때의 묵직함도 있었기에 그 대신이라고 할까, 최소한 편히 잘 수 있도록 손발을 앞으로 묶어줬다.


그런데! 그런 배려도 무시하고, 풀어주자마자 자신의 머리를 향해 죽어라! 킥을 날리는 상대다.

자비를 베풀 필요가 있을까? 단연코 없다!


아무리 그래도 밥은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먹여줄까 하고 제안을 했다.

어딘지 아앙~ 하고 먹여주는 연인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흑심도 있다.


유이한의 제안에 여자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갈을 풀어줬는데, 이번엔 별다른 반항이 없다.

역시 사람이건 동물이건 교육-물리-이 필요하다.


빵을 작게 찢어 수프에 찍어 입어 넣어주자 반항하지 않고 얌전히 먹는다.


오물오물


‘이대로 얌전하니까 상당히 귀엽네.’


한국에서처럼 두꺼운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음을 고려해도 상당히 고운 피부다.


이 세계에 지구처럼 각종 기능성 화장품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그 대신 마법이 있다.

화장품보다 월등한 효과를 보장한다. 거기다 즉효성이다.

단점은 비싸다. 더럽게 비싸다.

평민이 피부관리 마법을 받는 건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뿐이다.

그런 이유로 여기와 지구 여성의 평균 미로를 비교한다면 지구의 압승이다.


단,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다.

이 아싸 기질이 다분한 유이한의 미의 기준은 상당히 높다.


딱 한 번, 에이스 핑크 리더인 최미소의 초대로 방송국 대기실에 갔던 적이 있다.

거기서 본 누나의 모습은 집안에서 뒹굴뒹굴하는 모습도, 음악프로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도 아닌, 본심에서 우러난 아름답다는 감정이 샘솟게 만드는 모습이었다.-어디 한 군데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웠지만, 이 부분은 유이한의 유저 패치로 현재 보안 됐다.-


이런 누나의 변신 전후 모습을 모두 알고 있는 유이한은 저절로 눈이 높아졌다.

이 정도 원판을 꾸미면 대략 결과물을 예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쓸데없는 눈썰미를 키울 시간에 거울 보고 자아 성찰을 한 다음, 누나에게 외모 DNA를 몰빵해준 하늘을 잠시 원망해야 하는 자신의 주제를 알아줬으면 한다.


앞에 있는 여자는 이 눈만 높은 인간에게도 먹히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자다.

그 여자가 빵을 먹여주는 손을 실수로 몇 번 빨기도 하며, 오물거리며 먹는 모습이···


‘안돼! 더는 위험하다.’


격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시켰다.

여자가 미인계를 쓰고 있다고 판단한 유이한은 1/3남은 빵과 스프를 전부 먹어치웠다.


“어! 어!!”


우걱우걱.


‘아~ 적당히 식은 수프가 더 맛있네.’

“야! 내 거야! 왜 네가 먹···드, 드세요?”


이상하게 눈치 보며 항의하는 여자를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그릇을 정리했다.

너무 늦게 갖다 주면 어제 이 여자 때문에 바가지를 긁혔을 여관 주인이 귀찮아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셀라 때문이 아니라 유이한에게 동조해줬기 때문이지만.

‘솔로 경력 = 나이’의 공식을 여전히 고수하는 유이한이 그런 유부남의 비애를 알턱이 없다.


내심 여주인이 행한 분노의 처벌에 관해서는 관계가 없다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지만, 마음 한쪽에선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이다.


유이한이 정리해서 문을 나가는데도 여자는 그릇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왠지 미안하네.’


미인계라는 계략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자신도 한참 그 상황을 즐겼기 때문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이리저리 미안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걸 보니 이제 사람이 되려나 보다.




오물오물


여자는 유이한의 협박 아닌, 협박 같은 제안을 승낙하고 구속이 완전히 풀렸다.


아침을 다 못 먹어서 배고픈지 배에서 소심한 항의를 하기에 말린 고기를 줬다.

현재 그 고기를 열심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다.


그동안 유이한의 아공간 창고에서 갓 도축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던 각종 고기를, 베니로 족 고블린이 여러 가지 향신료를 첨가하며 훈연해준 결과물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다.

빵이랑 우유랑 먹으면 더 맛있다.


‘무지 배가 고팠나? 탐스럽게도 잘 먹네.’


여자의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유이한의 손에도 고기가 한 덩이 들려있었다.

한 방에서 두 남녀가 아무 말 없이 고기를 씹고 있는데, 어느 정도 배가 불렀는지 여자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 이름은 셀라에요.”

‘갑자기 자기소개하기?’


의문을 느끼면서도 여자 쪽에서 먼저 이름을 이야기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름을 밝혔다.


“난 유이한.”




@ @ @




담담히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려던 셀라도 뜬금없는 자기소개 시간에 멈칫했다.


‘역시 고단수야. 불우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동정을 사려는 내 계획을 시작하기도 전에 흐름을 끊어 원천봉쇄하다니.’


셀라의 동정유발 플랜1이 박살 났다. 어쩔 수 없이 플랜2로 전환이다.


“전 라이드림 왕국을 섬기는 비밀 수사관이에요.”


셀라는 자신이 국왕 직속의 비밀 수사관이며, 마약 밀매 조직을 좇아서 이곳 메네벨까지 왔다는 거짓말을 했다.

그렇다. 플랜2는 ‘내 뒤에는 왕국이 있으니 허튼수작하지 말아 주세요.’다.




@ @ @




‘흐음. 이 세계에도 마약과 전쟁을 하고 있구나. 귀찮네.’


어차피 유이한은 셀라에게 아무 짓도 할 생각이 없었다.

단지 현장에 두고 오기엔 찝찝하고,

아니. 현장에 두지 못한 것도, 병사에게 순수하게 넘겨 주지 못한 것과 같은 핑계일 뿐이다.

운반하면서 여기저기 더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원초적인 생각에 데리고 왔을 뿐이다.


충분히 여기저기 만졌으니 이대로 작별할 예정인데 갑자기 마약과 전쟁? 더더욱 엮이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손발이 구속된 상대에게 욕정을 품지도 못하고 그저 옷 위로 살짝 닿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소심한 인간이다.

셀라의 거짓말에 등장하는 조직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별 무리 없이 퇴치할 수 있겠지만, 될 수 있으면 그런 귀찮은 상황에 놓이는 상황 자체를 혐오한다.


‘돈도 안 될 거 같고.’




“그렇게 돼서 어제는 그 조직의 아지트라고 여겨지는 곳을 향하다가 우연히~. 네. 아주 우연~히 유이한씨와 만난 거예요.”

“아하! 그래서 내가 그 조직원인 줄 알고 덤벼들었던 거군요.”

“죄송합니다.”


셀라는 고개를 숙이며 유이한에게 사죄를 표했다.


“아무 일 없었으니 됐죠. 그럼 이제 나가볼까요?”

“네?”


셀라는 눈을 크게 뜨며 유이한을 살폈다.


‘이대로 풀어주는 건가? 저자는 나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실력을 갖춘 살인자인데.’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셀라는 이내 너무 낙관적인 사고였다고 깨달았다.

단순히 여관의 체크아웃 시간이 되었기에 자리를 옮긴다는 말일 거라고 이해했다.


유이한은 방을 나서며 놓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체크했다.

1층에서 열쇠를 반납하고 여관 주인에게 작별을 고했다.

셀라와는 여관 문을 나서자마자 인사를 했다.


“그럼. 몸조심해요.”

“···네. 에?”


유이한이 그렇게 자신의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셀라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어라? 정말 이대로 끝이라고?’


아무리 몹쓸 짓을 당하더라도 참고 견뎌내려고 각오했던 셀라는 어딘지 모를 허탈한 감정에 휩싸였다.


‘정말 이걸로 끝이야?!’


아무 일 없이 풀려났다는 사실에 길 한복판에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쩌면 이 아가씨는 자기 상상처럼 겁탈당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아쉽다. 안타깝다. 잘못 걸렸다.

저 소심한 인간에게 그럴 배짱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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