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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012
추천수 :
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8.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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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글자
11쪽

Npc가이 -25화- 교육

DUMMY

'데헷이라고?'

설마 그 '데헷'을 말 하는 거야?

맞을 것이다.

여행자들의 이름은 같은 이름이 존재하지 않으니.

당장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하고 치밀어 올랐다.

'죽었어 이 자식'

쾅!

출입문을 발로 걷어 차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다.

"주인 나와아!!"



느닷없는 내 고함 소리에 건물 안,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 됐다.

"주인 나오라고! 야 데헷! 나와!"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데헷을 찾기 위해 건물 안을 주욱 훑어 봤다.

먼저 안으로 들어갔던 광란과 연화는 얼굴이 빨개져서 시선을 돌리고 나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하고 있었다.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 왠지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한 얼굴의 사람들이 보였고, 건물 한 구석에 얼어붙은 듯 나를 멍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또 한 사람이 보였다.

데헷이었다.

"너 이 자식! 거기 딱 기다리고 있어!"

사람들을 헤치고 내가 다가가는데도, 데헷은 넋이 빠진 사람마냥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마침내 내가 앞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 앉으며 대성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으허어어엉 가이니이임"

"이게 어디서 쇼를 하고 있어."

“으허허허허엉”

마치 어린아이들이 우는 것 처럼, 모든걸 다 내려놓은 서러운 울음이었다.

"끄윽 끅, 끄윽"

눈물과 콧물을 함께 쏟으며 호흡곤란까지 일으키는 데헷을 보자 왠지 애처러운 마음까지 들기 시작했다.

"이, 이봐..."

괜히 짠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데헷의 등을 다독거리고 있었다..

"괜찮아, 사람이 누구나 실수도 하고 그러는 거지... "

'이, 이게 아닌데'

"꺼어엌 꺼흐흑"

"괜찮대도 그러네. 내가 갑자기 소리쳐서 많이 놀랐지?"

토닥 토닥.

'하아... 지미'



보는 눈들이 많아 데헷을 부축하고 건물의 뒷문을 통해 한적한 곳으로 나왔다.

"제가 끄흐윽... 끅. 미친... 끄윽... 놈.. 끄흑, 이었습니다. 가이뉘이임 끄흐흑..."

여전히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데헷이 무언가를 자꾸 이야기 하려 했지만, 이러다 사람 하나 잡는건 아닐까 싶은 마음에 먼저 진정을 시켜 주기로 했다.

"괜찮아, 이야기는 천천히 하고 일단 진정 좀 하라구... 자 숨을 깊이 들이 마셔봐 어서"

"끄으으끅, 끄읔. 가이뉘임 끅"

"그래 그래... 어서, 옳지 그래"

"휘이이유... 끄흑"

"잘하고 있어. 옳지 옳지"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데헷이 다짜고짜 저를 죽여달라는 말로 시작해 그 동안의 일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랜의 말처럼 데헷은 나와 헤어진 그 길로 드라칸 산맥을 넘어 수도로 줄행랑을 쳤다고 했다.

수도에 도착한 데헷은 한동안 죄책감에 사로잡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마지막까지도 환하게 웃고 있던 내 모습이라고 했다.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던지 다시 보게 된 데헷은 정말로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재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꼭 다시 성공해서 가이님을 찾아 뵙고 용서를 구하려고요. 여기 잠시만 기다리세요 가이님"

말을 마치고 위탁소 안으로 들어간 데헷이 웬 상자를 하나 들고 다시 나왔다.

"가이님의 들개가죽을 판 원금과, 그 동안 제가 장사를 하면서 모은 수익의 10%를 모아온 골드예요. 받아 주세요 가이님"

말과 함께 내민 상자는 고급스러운 문양이 각인된 꽤 귀해 보이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상자를 받고 뚜껑을 열어보니...

"이, 이게..."

"1500만 골드 정도 될 거예요... 이걸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요. 그저 제 성의라고만 생각 해 주세요 가이님..."

쿵쾅거리는 내 심장 소리 때문에, 뭐라고 하는지 데헷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상자 가득 들어찬 눈부신 골드를 보자, 손이 발발 떨리고 다리에 힘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런 엄청난 양의 골드를 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이제는 나도 대충은 돈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괜찮은 유니크 아이템 하나의 가격이 몇 십만 골드 내에서 거래가 된다고 하니, 이정도 골드면 온몸을 유니크로 도배를 하고도 남을 돈 이었다.

그 동안 내가 죽어라 사냥을 하면서도 수중에 있는 돈이 겨우 30골드가 안됐었다.

'나도 신을 만나는 것 따위는 집어치우고 장사나 해볼까?'

순간적으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전의 데헷이 말 하기로도 자신이 망하기 전까지만 해도 글로렌스에서 제법 이름있는 상인이었다고 했었다.

원래 부터도 수완이 좋았던 상인이 자본금까지 더해져 이렇게 까지 불릴 수 있었던 거지, 나 같이 무지한 놈이 함부로 뛰어들 수 있는 판이 아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가이님... 일찍 연락을 드리려고 했는데 너무도 송구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이러지 말게. 동생"

캬!

이래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되는 법인데.

부르노 같은 기회주의자랑 몇 번 엮이고 나니, 나도 모르게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뜬금 없이 동생이라니...

"어차피 당시의 나에게는 쓸 데도 없는 돈이었는데, 동생이 맡아 두었다가 배로 불려서 준거라고 생각 하겠네. 어찌됐든 결과가 좋지 않은가 결과가"

뭐, 그렇다고 말투까지 따라하냐.

"아니예요... 저 같은 놈에게 동생이라니요. 부끄럽습니다"

동생이 다 뭐냐, 생각 같아서는 아버지라고 부르래도 부르고 싶은 심정인데.

"어허, 내가 다 이해한다는 데도 그러네. 어서 형이라고 해보게 응? 자, 혀엉 해봐"

"혀, 형님... 크흑"

"으하하하, 그래 동생, 하하하"

서운함이나 배신감 같은 건 손에 든 골드에게 떠밀려, 저 멀리 사라진지 오래였다.

다시 생각 해보니, 데헷이 정말 나쁜 놈이었더라면 그 70골드 조차도 주지않고 튀었을 것이다.

마지막 나에게 허리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할 때의 데헷의 모습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돈이 죄지 데헷이 무슨 죄가 있겠냐.

정말 그렇게 생각이 되는 건지, 아니면 눈앞에 있는 골드 때문인지 자꾸 좋은 쪽으로만 생각이 되었다.

원래 부터 우유부단하고 좋은게 좋은거라는 성격이기는 했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역시, 골드 때문인가?

'하아'

역시 사람은 친구를 가려 사귀어야 한다.



"대체 무슨 일이야?"

내가 한참을 나타나지 않자, 일행들이 뒷문을 통해 나를 찾아왔다.

"별거 아니야. 뭐, 여기 동생과 사소한 오해가 좀 있었더라구. 인사들 해. '내 동생' 데헷이야"

"난 또,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사람 많은 데서 그게 무슨 짓이야. 사람 창피하게"

서로 인사를 나누는 중에 광란이 빼먹지 않고 사납게 한 소리 했다.

"근데 의외네. 오빠처럼 어리숙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능력자를 다 동생으로 알고 지낸데? 대상인 이면..."

그때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데헷이 앞으로 나서며 광란에게 목소리까지 높이며 한마디 했다

"어리숙하다니요!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가이형님이 원래가 호방한 성격에 좋게 좋게 넘겨주시는 분이라 그렇게 보일 뿐,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형님은!"

'잘한다! 내 동생'

"아니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뭐.."

저 사나운 광란이 찍 소리도 못하고 말을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자 속이 다 개운해 졌다.

"아냐, 아냐. 친해서 그러는 거야. 너무 발끈하지 말라구 하하하"

"네... 제가 주제넘게 그만"

하고는 광란을 보며 다시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광란님. 저에게는 은인이신 형님인데 듣고 있기가 좀 거북해서... 두분 사이도 모르고 울컥 해버렸네요"

"아니예요.. 저도 미안해요..."

'으하하하'

차마 들어내놓고 웃을 수는 없었지만, 치미는 웃음을 참고 있기가 힘들었다.

그 동안 광란에게 당했던 수모와 굴욕이 얼마였던가.

쓸개를 씹어 삼키며 그 모멸감을 잊지 않고, 되갚아 줄 날만을 고대하고 있었거늘.

"크하하하하!"

결국 참고 있던 그 동안의 설움이 입 밖으로 웃음이 되어 튀어 나왔다.

찌릿.

마치 '두고 봐'라는 말을, 입이 아닌 눈으로 뱉어내는 것 같았다.

딸꾹!



"우리는 이만 나가볼게요. 로키님 전직 잘하고 오세요"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 가기 전 연화가 인사를 건넸다.

'폐인'인 우리 둘과는 달리, 자신들이 끼면 시간만 더 오래 걸릴 거라며 티그리칸 까지는 로키와 나만 가기로 이미 얘기가 되어 있었다.

"알겠다..."

로키도 그 동안 꽤 정이 들었던 건지 대답하는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에헤이, 덩치는 산만 해가지고 왜 그래 오빠답지 않게. 우리가 뭐 아주 헤어지나? 볼일 보고 나서 연락하라구. 그때 다시 만나서 재미있게 놀면 되잖아"

광란이 까치발을 하고 로키의 등을 툭툭 치며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로키 전직하고 나서, 볼일 좀 마치면 연락할게"

석별의 정은 짧은 수록 좋다고 하지 않던가.

될수록 빨리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그게 또 맘처럼 쉽지는 않았다.

아직 둘 다 눈앞에 있는데도, 벌써부터 광란의 잔소리와, 연화의 수줍게 웃는 얼굴이 그리워 지는 것 같았다.

여행자인 저들과 우리는 분명히 다른 존재이다.

단순히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카디아 안에서만큼은 서로 숨쉬고, 같이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에는 다름이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을 하지만 광란의 얼굴에서도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또 보자"

하고 싶은 말이야 많았지만 결국 다시 보자는 짧은 한 마디로 둘과 인사를 마쳤다.



"근데 '대상인'이라는 건 뭐야?"

광란과 연화를 보내고 다시 위탁소로 들어가려다 간판을 보고 데헷에게 물었다.

"뭐, 상인에게 내려지는 일종의 ‘작위’ 같은 거예요"

"작위?"

"영지를 소유한 영주들에게는 작위와 함께 여러 가지 이점이 생기잖아요?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업적을 이룩한 상인에게 타이틀을 주고 다른 일반상인들보다 좀더 장사를 하기 편하게 해주는 거죠"

멍하니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 나를 보며 데헷이 웃으며 다시 말했다.

"여전히 아는 게 별로 없으시네요 형님은... 안되겠어요, 저한테 교육 좀 받으셔야겠어요"

"교육?"

"이를테면... '아카디아를 여행하는 초보자들이 알아둬야 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대상인 데헷의 호구되지 않기 지침교육' 같은 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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