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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055
추천수 :
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7.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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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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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글자
11쪽

Npc가이 -8화- 현자의 탑

DUMMY

"그래 그동안 별일은 없었나?"

방패들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내게 다가와 부르노가 은근한 어투로 말했다.

"사람사는게 다 그렇죠 뭐.. 별일이랄 게 있겠어요"

"그렇지, 별일 없이 지내는 게 가장 좋은거지"

"이거나 좀 봐주세요"

"버럭의 허리띠구만, 이걸 어디서 난겐가?"

"어디서 나긴요 버럭을 잡아서 얻은거죠"

"버럭을 잡았다고? 여행자들처럼 몬스터를 잡았다는 말이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믿기 힘들다는 듯 부르노가 물었다.

"못할 것도 없죠 뭐"

"왜?"

"글쎄요, 나도 왜 그렇게 되어 버린건지는 잘 몰라요.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러니까 그게 왜 어쩌다 그렇게 되어 버렸느냔 말일세. 자넨 정말 이해 할 수가 없는 사람이구만"

부르노가 정말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나도 내가 처한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데, 아저씨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요"

"그럼 돈도 몬스터를 잡아서 번겐가?"

"꼭 그런 건 아닌데 뭐, 그냥 그렇다고 해두죠"

"그러면 그런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그렇다고 해두는 건 또 뭔가. 무슨 사람이 성격이 그리 흐리멍텅해"

"그러게요"

"아이구 속터져"

울화가 치미는지 가슴까지 두드려가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근데 정말로 나도 딱히 뭐라고 설명하기가 힘든 상황인걸 어쩌란 말인가.

대충 어물쩍 넘어가는 수 밖에.

아니면 이게 원래 내 성격 이었나?

이제는 정말 내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차 모르겠다.

'난 누구지?'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거지?'

시시때때로 치밀어 오르는 질문.

며칠 동안 골머리를 싸메고 답을 찾아보려 노력했던 적도 있었지만 답이 나올리 없었다.

답이 없는 답을 구하려고 며칠을 전전긍긍 하고서야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 팽겨쳐버린 그 지독한 의문.

이제는 떠올리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의식적으로 막아놓게 된 의문이지만, 이렇듯 가끔 한번씩 튀어나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아, 돌아버리겠네.. 왜 괜한 얘기를 해서 사람 기분을 심란하게 만들어 놔요!"

답답한 마음에 부르노에게 괜한 화풀이를 했다.

뭐라고 불퉁거리는 말 한마디라도 할 법 싶은데, 가만히 한참을 지켜보고 있던 부르노가 물었다.

"자네도 모르는 거지? 왜 같은 아카디아인에게 말을 걸고 여행자들처럼 몬스터를 사냥하게 된 건지..."

"그렇죠.. 뭐, 그러게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 했었잖아요"

다시 한참을 가만히 있던 부르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면 '현자의 탑'에 한번 가보게"

"현자의 탑… 요?"

처음 듣는 이야기에 내가 다시 되물었다.

"'드라카 산맥' 어딘가에 현자의 탑이란 곳이 있는데 그 곳에 현자 '데이미르'가 있다고 하더군"

데이미르?

"듣기로는 여행자들 조차도 그 데이미르라는 현자에게 마법을 배울 정도라고 하니 예사 인물은 아닐게야.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혹시라도 자네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건지 알수도 있지 않겠나?"

듣고보니 그럴 듯 한 말이었다. 무려'현자' 씩이나 되는데...

부르노의 말을 가만히 듣다보니 궁금함이 들었다.

"근데 아저씨는 그런걸 대체 어떻게 알아요?"

"이사람, 나야 이 시장통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 아닌가. 상점에 왔다 갔다 하는 여행자들이 하는 얘기를 들은게지"

"그렇군요.."

그도 그럴 것이 하루면 얼마나 많은 여행자들이 이 무기상을 이용하겠는가.

"고마워요 부르노 아저씨. 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할 일이 생겼네요"

"허허, 사람도 참.. 사람 서운하게 왜 이러나. 우리가 어떤 사인데 이깟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러나. 그런 소리 말고 어서 물건이나 골라보게 어서!"

어서! 를 유독 힘주어 말하고는 내 왼손에 들린 돈주머니를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떤 사이기는.. 장사꾼과 손님의 사이지..



"아니 자네 대체 왜 이러나. 살려고 했던 물건은 마저 사고 가야지"

상점을 나오려던 내 팔을 붙잡고 부르노가 타이르듯이 말했다.

"마음이 급해서 안되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잡고 있던 부르노의 팔을 뿌리치고 대로로 나오자 뒤에서 부르노가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야이 거지같은 놈아! 물건도 안 살거면서 만지작거리기는 뭔 큰애기 젖가슴 주물떡 거리듯기 만지작거려! 너 진짜 다음에..."

눈에 띄면 또 죽여버린다는 말일테지.

약이나 올릴 겸,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돈주머니를 들어 보였다.

"아.. 탑에 갔다와서 살려고 했던건데.. 그냥 다른 가게로 가야되나..."

"...다음에 만날 때 까지 부디 몸조심하게! 내 자네가 돌아올 때까지 밤마다 치성을 드리고 있을테니 부디 보중하게! 부디!"

하고는 언제 꺼냈는지 손수건까지 흔들고 있었다.

하아..

정말..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고요...



"현자의 탑을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요?"

지나가던 여행자를 붙잡고 현자의 탑에 가는 방법을 묻자 당신이 그건 왜 묻냐는 듯 뚱한 눈으로 쳐다보며 '행인1' 이라는 여행자가 대답했다.

"마법사도 아닌데 현자의 탑은 왜 가려고요?"

"뭐, 볼일이 좀 있어서요"

그냥 알려주면 되지 뭘 물어.

"퀘스트예요?"

"뭐.. 비슷한 거예요"

"무슨 퀘스튼데요?"

아! 그냥 알려주기나 하지 뭘 자꾸 묻냐고!

"별건 아니예요"

"그렇구나.."

'그렇다고!!'

"어디로 가야하죠?"

"내가 어떻게 알아요 법사도 아닌데. 법사들한테 물어봐요"

이런 개...

그렇게 지 할말만 하고 '행인1' 은 가버렸다.

'뭐 저런...'

주위를 둘러보고 그때 봤던 '부탄'처럼 로브를 입고 있는 여행자를 찾아 다시 물었다.

"서문으로 나가서 대로를 쭉 타고 가다 보면 드라카산맥 서부가 나오는데요. 대로가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좀 걷다보면 표지판이 하나 나올 거예요"

고맙다는 인사를 마치고서 한 시간여를 걸어 찾아온 표지판.



드라카 산맥 서부.

그레일즈 왕국의 최남단인 벨로스 영지로 들어오거나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세 관문중 하나.

휴먼왕국 '그레일즈'와 오크왕국 '티그리칸'의 접경.

높고 험준한 산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데다, 서식하고 있는 몬스터들 조차 만만치 않아 초보 여행자들로서는 산을 넘어 이동 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다.

-권장레벨 50이상.

-30레벨 이하의 여행자라면 4인이상 파티 권장.

-마법을 배우러 현자의 탑을 찾아가는 마법사라면 '데이미르의 오솔길'권장. 몬스터 출현 빈도 낮음.



'데이미르의 오솔길'?

주위를 둘러보자 산속으로 뻗어있는 제법 폭이 넓은 길과, 좀더 위쪽으로 옆으로 갈라진 작은 길이 보였다.

'저기군'

산맥으로 들어서는 초입이라 그런지 경사랄 것도 없이 그저 언덕길로 시작되는 완만한 길이었다.

조금씩 안으로 들어서자 멀리로 듬성듬성 몬스터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영지 주변에서 보았던 고블린들과는 그 체구부터가 달랐다.

'쎄 보이는데..'

주변을 살펴봤지만 돌아서 갈만한 길 같은 건 보이지도 않았고, 오히려 길을 벗어 날수록 몬스터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결국 직진이 답이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대단한 현자라면서 왜 이런 산구석에 처박혀 사는거야'

괜한 마음에 불평도 해보지만 그렇다고 현자가 산을 내려올것도 아니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스르릉-

롱소드를 뽑아 들고 등뒤의 방패를 내려 왼팔에 찼다.

'나도 이제 레벨이 20이나 된다고'

결심을 굳히며 앞으로 전진하자 '렛맨'이라는 쥐 모양의 얼굴을 하고 양손으로 창을 움켜 쥔 몬스터가 보였다.

[렛맨 lv33 노멀]

'커헉'

이게 뭐야. 버럭보다도 렙이 높잖아.

네임드였던 버럭처럼 강해 보이진 않지만 33이라는 레벨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일단 붙어보지 뭐. 안되면 도망칠망정.

결심을 하고 렛맨에게 다가가자 역시나 괴성을 지르며 먼저 선공을 해왔다.

"찌익찍"

찔러오는 창을 방패로 막았는데 제법 데미지가 느껴졌다.

땅!

[방패막기 성공! hp 60 감소]

거의 버럭의 일반공격과 맞먹는 데미지였지만 '체력은 국력'으로 인해 max hp가 4650으로 올라버린 hp bar는 거의 줄어드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해볼 만 하겠어'

그렇게 생각하고 렛맨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쾅!

일단 방패치기를 먼저 날리고 스턴상태에 빠진 렛맨을 베어나갔는데, 문제는 렛맨 역시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렛맨과의 지난한 전투가 시작 되었다.

쿨타임이 돌아올 때 마다 시전한 방패치기가 15번정도 렛맨을 가격했을 때 였을까? 결국 렛맨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헉헉"

뭐 이렇게 오래걸려.

상태창을 바라보자 4650이었던 hp가 1800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7%였던 경험치가

23%로 16%나 상승했다.

경험치를 많이 주는 건 맘에 들었지만 이렇게 해서 대체 어느 세월에 현자의 탑에 도착한단 말이냐.

깎인 hp를 회복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휴식(base): max hp에 비례해 서서히 hp가 회복 됩니다]

'공격력이 문제야.. 이럴줄 알았으면 브루노 아저씨의 상점에서 좀더 좋은 검으로라도 바꾸고 오는건데...'

레벨이 올라도 상승하는 능력치가 체력밖에 없다는 것 역시 문제였다.

광란이나 여행자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다른 여행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스텟을 올릴 수 있는것 같던데.

스텟이 체력만 오르는 이유는 둘 중에 하나였다.

내가 '아카디아인'이어서 던지, '사라'가 말한대로 다른 여행자들은 가지지 못했던 '성문지기'라는 직업 때문이던지.

역시 혼자 고민한다고 나오는 답은 아니었다.

'어서 현자를 만나봐야 해'

광란 일행과의 파티에서 버럭을 잡아 얻었던 허리띠 때문인지 휴식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hp가 다 채워졌다.

방어가 10 추가되는 것 빼고는 별 쓸모가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버럭의 허리띠를 보자 '광란'과 '연화'가 떠 올랐다.

이럴 때 함께였다면 현자의 탑까지 금방 도착할 수 있었을텐데.

연락 한다더니 연락도 없고...

뭔가 아련한 기분이 든다.

이게 그리움이라는 것 인가...

'쳇, 감상적이기는. 사냥한번 함께 했다고 무슨 그리움씩이나'

아마도 하늘을 발갛게 물들이고 있는 저 석양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터 느끼게 된 감정인지는 몰라도 석양을 볼 때면 마음이 싱숭 생숭 해지고 심란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았다.

날이 저문다.

뭐지.. 딱히 별 일도 없는데 눈물이 날것만 같은 이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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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Npc가이 -9화- 현자 데이미르 +7 14.07.14 4,930 1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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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Npc가이 -7화- 체력은 국력! +4 14.07.11 4,461 1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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