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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향달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검은 원피스의 여인

웹소설 > 작가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널향달
작품등록일 :
2020.05.10 19:01
최근연재일 :
2020.05.10 19:44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64
추천수 :
8
글자수 :
38,257

작성
20.05.10 19:25
조회
49
추천
1
글자
13쪽

검은 원피스의 여인 4화

안녕하세요. 널향달입니다. 검은 원피스의 여인 단편입니다.




DUMMY

가장 안쪽 깊숙한 방으로 안내한 여성은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처럼 리듬을 타서 노크를 했고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전에 나에게 턱을 강타 당했던 덩치가 얼굴을 내밀었고

나의 얼굴을 보더니 피식 웃으며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어서 들어오소..크크크” 하며 같지도 않은

인사를 건 낸다.


내가 성큼 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경식이는 잠시 멈칫 하더니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왔다.

안에는 나에게 맞은 또 한 명의 사내는 보이지 않았고

가장 가운데 날카롭게 생긴 보스로 보이는 인상 더러운 사내 한 명과

주변의 서네 명의 남녀가 술잔을 앞에 두고 우릴 처다 보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는 동안

보스로 보이는 남자는 짐짓 딴짓을 하는 행동으로

술잔만 처다 보고 있었고,

나머지 남녀의 시선은 나에게 꽂혔다.

난 여유를 조금 부리면서 봉투째로 테이블 위에 던졌다.

“술값 갚으러 왔시다.

턱없이 모자라진 않겠지만 몇 장 없는 것은 매 값이라 생각하소”

하며 턱짓으로 뒤에 있는 경식이를 가리켜 보였다.

그러고도 아무 말도 없던 가운데 남자는 갑자기 피식 웃으며

“우리 애들 맞은 것은 어쩌고...?”

이렇게 말하며 잔에 양주를 채웠다.

“애들한테 들으니 강단 있다던데...”

보스로 보이는 남자는 따라 놓은 술잔을 나에게 밀었다.

내 앞에 정확하게 멈춰선 양주 잔을 바라보며 난 단숨에 들이켰다.

“하는 일 없음..여기 몇 자리 있는데...”

“술 잘 마셨수다 앞으로 볼일 없을 거유”

난 경식이를 밖으로 먼저 밀어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왔다.


이제 모두 끝난 것 같다.

경식이에게는 허튼 짓 말고 한동안 공부만 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고, 우리는 헤어 졌다.

아직 가지고 있을 그 여자의 금 부치는 어떻게 처분하든 상관치 않으련다.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다.

집에 가서 한동안 푹 쉬고 싶었다.

이후에 직장이나 다시 알아 봐야 했다.


태워준다는 경식이를 마다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버릇처럼 TV를 켜고, 냉장고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킨 후

TV 시청에 전념하였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잡념도 날려버리고 싶었다.


언제 잠들었을까 TV 방송은 모두 종료되어 “치...치...치...”

소리를 내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고

형광등도 그대로 켜져 있었다.

수도꼭지 물은 덜 잠궜는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똑...똑...똑...” 일정하게 귀를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기가 엄청나게 귀찮았지만 TV를 끄고

거실을 지나 세면장으로 나갔다.

세숫대야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수도꼭지를 힘주어 잠그고 물이 또 떨어지는지 잠시 기다렸다가 이내

방으로 들어와 형광등을 끄고 다시 몸을 뉘었다.

시계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직 한밤인 것 같았다.

잠시 누워 이리저리 잠이 들기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였다.


“똑...똑...똑...”

“아..이런 썅...귀찮게스리!!!”

수도꼭지가 말썽인가보다. 힘줘서 잠근 것 같은데도

물방울이 떨어진다. 평소 때라면 무시해도 될법한데..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못 참을 것 같다.

다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세면장으로 나가 수도꼭지를 있는 힘껏 잠그고

물이 또 덜어지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이번에는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물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잡생각이 몰려올 것 같다.

눈을 감고 빨리 잠이 들기 위해 숫자도 새어본다.


어느 순간... 창이 열렸는지 새벽 찬바람이 스며드는 것처럼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움크리고 옆으로 돌아 누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어왔지만

또다시 일어나 창문을 닫기는 싫다.


“똑... 똑... 똑...”

‘젠장... 정말 안 도와주네...’ 짜증이 한껏 났다.

찬 바람은 참을 수 있어도 물소리는 못 참겠다.

“똑!!!...똑!!!....똑!!!....똑!!!...”

그런데 갑자기 이상하게도 이번에 떨어지는 물소리는 머리를 울린다.

찬바람도 더 불어와 코끝이 시리다.

난 갑자기 소름이 쫙 끼쳤다.

눈을 뜰 수 없었다. 눈 뜨기가 겁이 났다.

웅크린 자세로 옆으로 돌아 누운 내 앞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뭔가가 나를 찌르듯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뭔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을 눈치챔과 동시에

내 앞에 어떤 것이 입김을 불어내듯 찬바람을 내 얼굴로 불어낸다.

“흐....으......으....으....”

“뚝!!!!....뚝!!!!.....뚝!!!!....뚝!!!!....”

더불어 물 떨어 지는 소리도 더욱 커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감은 눈이 파르르 떨렸다.

내 앞의 존재에게 겁을 먹은 나는 그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눈을 떠 앞을 확인해야 했다.

난 한 순간 눈을 확 떴다.


“허..헉..!!!!” 다행이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너무 예민해졌나 보다.

“휴....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정면으로 돌아눕는 순간

“헉...!!....으...윽....윽!!”

나도 모르게 공포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 눈앞에는 썩은 진물을 흘리고 있는 아기시체가

내 눈 바로 앞에서 나와 나란히 누운 채로 나를 보고 있었다.

가위눌려 몸을 못 움직이듯이 눈을 돌릴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흐믈흐믈한 얼굴 피부에서 떨어지는 썩은 진액이 내 얼굴에 떨어진다.

“뚝....!! 뚝....!! 뚝....!! 뚝....!!”

그 진액이 내 머리를 뚫고 들어오듯

떨어지는 물 소리가 머리를 파고 들었다.


너무나 무섭고 오한이 들어 온몸은 식은 땀 범벅이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마저 흘러내렸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흘렀는지...

“아응!!!...아응!!!....아으응...!!!”

아기 울음소리가 귓속을 파고 들었고

갑자기 참을 수 없을 만큼 가슴을 쥐어 짜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누군가가 내 심장을 파내려 가슴을 강하게 움켜지는 것 같았다.

“으으윽으....으흐흐흑윽윽윽..” 고통의 신음이 내 입을 비집고 나왔다.

고개를 내려 아래를 확인 할 수도 없었다.

너무나 고통이 심해 까무러칠 정도였다.


‘이 무슨 악연인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애초 그 여인의 차에 오르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 식당에서 그 여인에게 관심조차 주지 말았어야 했다.’

‘이게 어찌 나에게만 원한을 가질 만한 일인가...

애초 그 여인이 계획했던 일 아닌가..’

끝내 너무 강한 고통에 오기가 생기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흑흑흑흑.....흐흐흐흐 흑흑흑흑....”

이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도 같이 들린다.

공포는 직면하게 되면 조금씩 적응되기 마련인데...

고통을 동반해서 인지 전혀 적응되지 않는다.

공포가 극에 달해 내 정신을 갉아 먹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멀리서 교회의 타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타종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 졌다.

새벽 예배 시간을 알리는 타종소리가 찬송가의 음률에 따라 흘러 나왔다.


종소리가 울리자 아기의 모습은 서서히 눈앞에서 사라졌고,

더 이상 물 떨어지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도 순간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제서야 몸이 움직이는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때 내 가슴 언저리에 앙상하고, 살이 떨어져 너덜너덜한 손이

스르르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난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형광등을 켜고,

미친놈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다시 뭔가가 나타날까 봐 경계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나는 급하게 옷을 입고,

아직 컴컴한 새벽이었지만 집 밖을 뛰쳐 나왔다.

더 이상 두려워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 길로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려

계산도 안된 소주병을 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후...하...” 정말 미칠 것 같다.

“아저씨 계산하고 드세요!!!” 아르바이트 학생이 짜증을 낸다.

난 대답도 없이 주머니에 든 천 원짜리 몇 장을 던져 주고

편의점을 나왔다.


살면서 남들과 다르게 몇 번이나 귀신을 보았지만

이번만큼 치명적이고 공포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정말 제명에 못살 것 같다.

‘일단 경식이를 만나야 해’

난 택시가 서는 길까지 달려가 급히 택시를 잡았다.


경식이네 도착할 때쯤 되어서

‘이 새벽에 어른들도 다 주무실 텐데...

밖에서 날 밝을 때까지 좀 기다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경식이네 대문 에 다다르자

경식이 어머님의 울부짖는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렸다.

“아이고!! 경식아!! 경식아!! 왜 그러니!!!!!! 아이고 경식아!!! 눈 떠봐라!!!”


난 직감적으로 사단이 난 것을 눈치채고

대문을 힘껏 밀어봤으나 문이 잠겨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담을 훌쩍 넘어 마당으로 들어갔고

현관문을 열면서

“어머님!! 무슨 일이에요!!? 경식아!! 왜 그래!!?”하며 뛰어 들어갔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갑자기 들이 닥친 날 보고 또 한번 놀라셨지만

이내 나란걸 아시고 안심 하시고는

“아이고 민호야!!! 우리 경식이 왜 이러냐!!!!?

니가 어떻게 좀 해봐라!!! 아이고 경식아!!!”


경식이는 쓰러져 눈을 뒤집고 흰자를 드러내며

입에는 개 거품을 가득 물고

숨을 급하게 몰아 쉬면서 온몸을 미친 듯이 떨고 있었다.


난 군에서 익혔던 응급처치법을 응용해

머리를 돌려 놓고 주변의 수건으로 입안의 이물질을 급히 제거하고

기도가 막히지 않게 수건을 목에 바쳐 놓고는

온 몸을 힘을 주어 주무르기 시작했다.


내 모습을 보더니 아버님도 달려들어 반대편을 주물러 대셨고

어머님도 같이하려 했지만

“어머님은 라이터랑 바늘 좀 찾아주세요!!!”

“그래 그래 그래 오냐...!”

나의 부탁에 따라 급히 안방으로 들어가셨다가

잠시 후 바늘과 라이터를 찾아 들고 오셨다.


어릴 적 내 할머니는 나나 주변 사람이 기절을 할 만큼 놀랐거나

경끼 할 때 마다 신체 주요 부위 몇 곳을 바늘로 따곤 하셨는데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할머니께 배운 적이 있어 급한 마음에 시도해볼 참이었다.


재빨리 라이터로 바늘을 소독하고

열손가락의 손톱 밑을 차례로 찔러서 피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경끼가 심한지 어지간히 찔러도 피가 안나 왔다.


좀 과감하게 바늘을 찔러 넣고서야 검게 죽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손을 다 따고 난 후

발톱 위쪽에 바늘을 찔러 10개의 발가락을 다 따고

잠시 반응을 기다렸다.

원래 할머니는 코와 입술 사이 인중까지 찌르는 거라고

가르쳐 주셨으나 차마 잘못 될까 겁이 나서

그것까진 시도하지 못하였다.


잠시 후 경식이의 떨림은 멈추었고, 이윽고 숨소리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경식이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에... 휴... 병원에 안가 봐도 괜찮을까?”

얼마나 놀라셨는지 머리를 산발하신 경식이 어머님은 한숨 쉬듯 물어보셨고,

경식이의 상태를 보니 혈색이 많이 좋아 진 것 같아

“괜찮을 것 같은데..잠시만 기다려 보시죠...?”하고 안심시켜 드렸다.


“어머님.. 경식이가 갑자기 왜 그러죠?”

“아니 새벽에 갑자기 경식이가 비명을 지르길래 잠을 깨서 방에 들어가 보니

머리를 부여 잡고, 몸부림을 치고 있지 않겠니?

그러더니 갑자기 저렇게 쓰러지고 경끼를 하는구나...에 휴...

우리 장남 몸에 큰 병 생기면 안 되는데...에휴...”

연신 아들걱정에 한 숨을 쉬시는 경식이 어머님을 뵈니

고향에 계신 어머님이 그리워졌다.

“그런데 민호야... 경식이가 비명을 지를 때... 이상하게

애기 울음소리 같은 것이 같이 들리는 것 같던데... 내가 잘못 들었겠지?”


나는 어머님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여기도 왔었구나!! 이를 어쩐다!!?’


“근데..민호야 넌 새벽에 어쩐 일로 우리 집을 다 오게 됐니?”

“아...새벽에 눈이 떠져서 근처까지 운동 왔다가 생각나서 와봤어요...

집 앞에 오니 어머님 비명이 들리길래... 담을 넘고 들어왔습니다.

죄송해요...어머님...”

“죄송은 무슨...너도 많이 놀랬겠구나...에 휴...”




감사합니다.

이글은 향후 장편으로 이어가기 위한 배경을 작성한 소설입니다. 기회가 되면 이 내용을 연결하여 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작가의말

4화입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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