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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사람의 심리를 아는 자 삼국지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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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작품등록일 :
2023.07.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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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8.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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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5화 색깔이 다른 악인 - 조조와 원술

DUMMY

제25화 색깔이 다른 악인 - 조조와 원술


치중 종사가 된 후, 조진은 하후돈 군의 군수물자 조달과 재고 관리의 임무를 맡았다.


그래서 첫 달에는 전체 조달 체제를 파악하는 데 힘썼는데,


처음에 생각한 것과 크게 다른 건 없었다.


직할 공방이 있어 무기와 갑옷, 방패 등을 절반 정도는 직할로 조달하고,


절반 정도는 상인들을 통해 조달하고 있었다.


군수물자가 항상 똑같은 양이 필요한 게 아니므로, 당연한 일이다.


군수물자 전부를 직할로 하면, 고정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간의 공방에서 그때그때 변동되는 양을 조달하는 것이다.


‘흐흐흐. 이건 돈이 되는 곳이긴 한데···.’


부임하자마자, 이권에 개입할 수는 없다.


조조에게 찍히면,


국물도 없다.


죽이지는 않겠지만···.



허도 인근 대규모 병참 창고.


재고 조사를 위해 방문했다.


“창고를 책임지고 있는 군후 왕후입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이번에 부임한 종사 조진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제가 부탁드려야지요. 앞으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


역시 로열패밀리 낙하산임을 알고 바짝 자세를 낮추는 왕후이다.


조진이 왕후를 자세히 보니, 사람 좋은 호인이다.


‘그런데 왕후?’


내가 알고 있는 그 왕후인가?


삼국지를 읽다 조조를 아주 혐오하게 된 사건이 바로 양곡 창고 담당 왕후에게 누명을 씌워 무고한 왕후의 목을 친 사건이다.


원술이 여포를 치러 왔다가, 양봉과 한섬의 배신으로 패배하고 돌아갔다가 식량이 부족해지자, 예주 쪽에서 진류 방향으로 약탈하며 올라오게 된다.


이에 분개한 조조는 원술의 본거지인 수춘성을 친다는 결정을 내리고 주변 세력들을 총동원해 원술을 치러 내려간다.


그런데 문제는 군사를 17만 명이나 동원해 수춘으로 가는데 군량 조달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다.


조조는 회수 인근 백성들과 호족들에서 군량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회수 인근 지역에 몇 년째 홍수와 가뭄이 들어 현지 조달을 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조조군을 기다리는 건 공성전이었다.


원술의 대장 교유가 5만 군사를 가지고 선봉에 섰으나 하후돈의 창에 초전 박살 나 죽고 대패해 도망 온 것도 모자라,


손책은 배를 타고 강변의 서쪽을 치고, 여포는 동쪽에서, 유비와 관우, 장비는 남쪽을 공격하는데 조조는 17만 명이나 되는 대군을 이끌고 북쪽에서 내려오니,


원술은 5만 명의 병사를 수춘성에 남기고 회수를 건너 도망친다.


결국, 공성전에 나선 조조군은 한 달가량 에워싸고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면서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린다.


손책에게 10만 섬을 빌리지만, 턱없이 모자라자, 조조 특유의 꾀를 낸다.


죄가 없는 누군가에게 누명을 씌워 죽이고, 자기는 빠져나가는 계책이다.


식량이 부족한 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창고를 맡고 있던 왕후가 뒤로 식량을 빼돌리는 비리를 저질러서라고.


졸지에 아무런 죄도 없고 무슨 영문이지도 모른 채로, 왕후는 죄가 없다고 말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끌려나가 목이 잘리고 목은 장대에 매달린다.


조조다운 간악한 짓을 한 것이다.


결국, 병사들은 왕후를 욕하며 조조에 대한 반감이 수그러든다.


조조는 그렇게 군심을 추슬러 병사들에게 빠르게 수춘성을 함락시키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고 호소하며 맹공을 퍼부어 수춘성을 함락시킨다.


“...........”


조진이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기자, 왕후가 조진의 눈치를 보며 생각한다.


‘왜 나를 빤히 보다, 저리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기는 거지?’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는 건가?’


왕후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그래도 조승상의 직계 아들 대접을 받는 조진이 한참 노려보다 말이 없으니 불안해지는 왕후다.


“저···. 조, 조진 종사님!”


왕후가 부르는 소리에 조진이 정신을 차리고는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아, 내가 잠시 어떤 인간의 충격적인 행동을 생각하느라 정신줄을 놓았네요.”


“예?! 어떤 인간의 충격적인 행동요?”


“하하! 그런 인간이 있습니다. 아주 교활하고 비열한···.

그러면서도 극단적으로 판단이 빠르고 한번 결단을 내리면 즉각 시행하는 무서운 사람이 있습니다.”


“......?”


“왕 군후께서 신경 쓸 사람은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일단 창고부터 돌아보고 장부를 봅시다.”


“...예!”


왕후와 같이 창고를 돌아보고, 장부를 들여다본 후, 조진은 승상부에 내원에 있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와 고민에 빠졌다.


왠지 조조의 악행을 막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조진의 지위는 한참 낮다.


최소 교위 정도는 되어야, 회의에라도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다.


겨우 보좌관인 조진은 조조가 주재하는 중요 참모 회의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하후연에게는 말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하후연을 설득한단 말인가?


조조가 무고한 왕후에게 누명을 씌워 죽일 것이니 막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하후연이 듣고 웬 미친 소리냐고 할 게 분명하다.


아직은 나서서 뭔가를 바꾸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게 너무나 분명하다.


전에 조앙이 죽을 때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못했던 때와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


아무리 생각해도 조조의 행동을 저지할 방법이 없다.



##



3개월 후,


하후연이 참모들의 회의를 소집했다.


연대장급의 군사마들과 그들의 부장들과 참모들이 모인 수십 명에 달하는 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하후연이 말했다.


“원술군이 식량이 부족하다며 예주에서 진류 쪽으로 올라오며 약탈을 하고 있다.

이에 분노한 승상께서 대군을 일으켜 회남의 원술을 정벌하시기로 하셨다.”


조진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며, 조조의 간악한 짓을 막을 방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


“이번 정벌에는 손책, 여포, 유비의 군대가 같이 협조해 사방에서 원술을 공격할 것이다.”


조진은 원 역사대로 17만 명이라는 대군을 끌고 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물었다.


“대군을 일으킨다고 하셨는데 몇 명이나 동원합니까?

10만 명이 넘으면 식량 보급이 쉽지 않을 텐데요.”


수춘성 인근의 회수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강이다.


조조의 군대가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니, 결국 보급은 육로로 이뤄져야 하는데, 조진이 볼 때 10만 명 이상의 식량 보급은 절대로 쉽지가 않다.


손자병법에서 10만 명의 보급을 위해서는 1천 대의 수레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으니, 17만 명의 보급을 위해서는 최소 1,700대의 수레가 필요하다.


“17만 명 정도가 될 거다.

보급을 위해 수레 천 대가 동원될 것이고.”


“수레 천대로는 17만의 보급을 감당하지 못할 건데요?”


조진의 말에 하후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한다.


“그게 무슨 말이냐? 수레 천대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나 하는 말이냐?”


“손자 병법에 이런 구절이 있지요.”


[凡用兵之法, 馳車千駟, 革車千乘, 帶甲十萬, 千里饋糧, 則內外之費. 賓客之用, 膠漆之材, 車甲之奉, 日費千金, 然後十萬之師擧矣.][군대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말이 끄는 전차 천대에, 가죽으로 만든 수레 천대, 갑옷 입은 병사 10만, 천리길의 식량수송, 즉 안과 밖으로 소비되는 것에 더해서, 빈객들이 쓰는 것, 아교와 옻 등의 재료, 전차와 갑옷의 관리에 매일 천금이 소모해서야 비로소 10만 군대를 일으켜서 통솔할 수 있다.]


조진이 손자병법에 나온 내용을 인용해 말하자, 하후연이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더니 말한다.


“그런데 네가 모르는 게 있다. 손자병법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쓸 물건은 자국에서 동원하지만, 부족한 식량은 적에게서 취하니 군량은 부족하지 않다.]


[지혜로운 장수는 식량을 적에게서 얻으려고 노력한다]


현지 조달을 통해 군량수급을 하는 것은 병법의 기본이다.”


하후연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걸 보며, 조진은 하후연의 생각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렇다는 말은, 원 역사대로 조조군은 군량의 현지 조달을 생각하며 군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


‘그런데 약탈할 상황이 아닌데···?’


이미 원술군이 하도 약탈을 해 약탈할 대상인 백성들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


그렇다면, 수춘성 인근이 몇 년간의 홍수와 가뭄으로 현지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걸 증명해야만 하는데···.


고민하던 조진에게 몇 달 전 진류 상단의 배종 행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혹시 거기에서 믿을만한 근거를 찾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 진류 상단의 상인들에게서 들은 정보라고 설득해보면 되겠군.’


조진은 회의가 끝나자, 조진은 곧바로 진류 상단 허도 지부로 향했다.



##



진류 상단 허도 지부.


“오늘은 어쩐 일로 업무시간 중에 이리 방문하셨습니까?”


평소에는 퇴근하고 만나던 조진이 대낮에 찾아오니, 배종 행수가 무슨 일인지 하며 물어본다.


“전에 내가 수춘성과 거래를 터서 수춘성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들어온 정보가 있는지 해서 왔습니다.”


“아! 이번에 원술을 치러 대군이 내려간다는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군요.”


“예. 그런데 대군이 내려가면 식량 보급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되어 그쪽에서 현지 조달이 가능한지 알아봤으면 합니다.”


“공자님이 수춘성과 거래를 트고 정보를 수집하라고 해서, 그쪽으로 거래하고 있던 상단들과 연락을 했었습니다.”


“...!”


“그런데 그쪽 상황이 아주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원술이 과도하게 세금을 걷고 관리들이 뒤로 이런저런 구실로 계속 뜯어가 백성들이 다른 지역으로 도망가고 상당수가 유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허! 역시 원술이구나!’


역시 원술은 자신의 관할 지역을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던 최악의 상태로 몇 년 만에 되돌려 놓았단 말이다.


‘하긴 이게 중국이지···.’


삼국지에서도 오로지 조조와 제갈량만이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백성들이 도망갈 정도의 수탈을 막는다.


손권의 오나라는 수백 개의 호족 제후들의 왕국 연합체였고.


손권의 오나라에서는 굶어 죽는 자들은 나오지 않았으니, 오나라 체제가 중국에 적합한 형태가 아닐지···.


그러나 이런 연합체는 오래 가지 못한다.


강력한 중앙 권력 왕조가 나올 것이고, 수없이 많은 호족 왕국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게 중국 역사이다.


‘......!’


조비가 죽으면 조진은 권력을 다 움켜쥘 것이다.


힘 좀 쓸만한 자는 조비가 다 죽여 버리기 때문이다.


처세의 달인 사마의를 제외 하고 겠지만.


그때가 되면, 대륙을 운영할 적절한 시스템을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답이 있을지 모르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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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36화 늙은 유표의 현실 인식 +12 23.09.11 1,344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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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제34화 뛰는 조조, 나는 가후 +8 23.09.08 1,511 31 12쪽
33 제33화 마키아벨리스트 조조 +4 23.09.06 1,554 36 12쪽
32 제32화 권토중래를 외치는 중증 나르시시스트 환자 +2 23.09.05 1,551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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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5화 색깔이 다른 악인 - 조조와 원술 +4 23.08.27 1,849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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