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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이야기

문제유발동화 Parody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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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3.07 21:39
최근연재일 :
2020.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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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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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02. 그 손이 놓친 것 (1)

DUMMY

십 몇 년 전, 찢어지게 가난한 상인이 있었다.

부양할 가족이 많았던 그는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어떻게 해서든 생계를 이어나가려 했지만, 하는 사업마다 번번이 되는 일이 없었다.

배를 띄워 무역을 좀 해보려고 하면 배가 가라앉았고, 조그마한 가게를 열려고 하면 불이 나서 가게가 망하곤 했다.

그 쯤 되니 그의 아내는 어느 날 집을 나갔고, 그의 아들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다.


‘아버지처럼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을 거에요! 아버지가 그러니깐 어머니가 도망친 거잖아요!’


아들은 소리치면서 하나뿐인 여동생도 데리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딸은 아버지를 딱하게 여겨서 그 옆에 남아 있었다.

결국, 상인과 딸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정은 점점 가난해졌고, 빚만 늘어났다.

상인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름답고 가여운 딸을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

상인은 딸을 무척 사랑하여 마지막으로 딸을 위해 온 재산을 팔았다.

예물이라도 번듯한 것을 구해서, 딸만은 가난을 면하도록 부잣집에 시집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재산으로는 제대로 된 비단조차 살 수 없었다.

상인은 무력함에 젖어 손에 동전 한 푼도 없이 터덜터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상인은 길을 잃은 한 노인을 만났다.


***


“전에 갔던 길이랑 좀 다른 것 같지 않아? 저번에 가장 빨리 가자고 했을 때 갔던 길이랑 다르잖아.”


“내게 일이 있어서 말이네. 자네는 어차피 성만 떠나면 된다고 하지 않았나.”


“저는 요정님이 간다면 어디든 갈 거에요.”


아세데프는 무심하게 지도를 읽다가 지졸라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운명의 짝인 마왕을 찾으러 가겠다고 한 말은 빈 말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유이오페 공작이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모르지만, 이 아가씨는 의욕이 넘쳤다.

안 그래도 계약서를 삼키고 말 안 듣는 못된 청년도 감당하기 힘든데, 미친 아가씨까지 끼어들다니 아세데프는 눈앞이 깜깜했다.

아세데프는 피곤한 눈을 비비며 제 옆에 앉은 문제 많은 계약자를 보았다.

본래부터 똥 씹은 표정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그였지만, 지금은 더욱더 심기 불편한 얼굴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미친 아가씨가 선물한 호칭, ‘요정’에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었다.

신데렐라도 저런 얼굴의 요정이 나오면 도움을 받으려 하기는커녕 도망치지 않을까.


“뭐야?”


아세데프의 불편한 시선을 느낀 크라셴이 그를 노려봤다.

아까부터 지졸라가 머리를 어깨에 들이대는 것을 참고 있던 크라셴이었다.

아세데프는 고개를 저었다.

심기 불편한 두 사람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졸라는 담요를 더 여미다가 크라셴에게 기대 잠이 들고 말았다.


아세데프는 지도를 손으로 훑다가 슬쩍 마차 안 사람들을 보았다.

덜컹거리는 마차 안, 추운 밤의 공기, 흔들리는 작은 호롱불의 빛, 부대끼는 사람들.

어느새 차가워진 가을의 밤을 밤새 달리느라 모두들 지쳐 잠들어 있었다.

아세데프는 크라셴과 사람들의 눈치를 보다가 지도를 품속에 넣었다.

그가 작은 호롱불의 불을 훅 불어 끄자, 마차 안은 관 속보다 더 어두워졌다.

크라셴은 어두운 마차 속을 노려보다가 아세데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럼 어디로 가는 거야?”


“프리기아의 주인, 미다스의 저택.”


“미다스?”


“아, 그 ‘황금 손’이라고 불리는 사람 말이죠?”


자고 있을 줄 알았던 지졸라가 불쑥 끼어들었다.


“아가씨는 잘 아는가 보네.”


“그야, 저도 상인의 딸이니까요. 업계에서 유명하죠. 거긴 왜요? 뭐 볼 일 있어요?”


“뭐 그런 게 있어.”


아세데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지졸라는 더 묻지 않고 다시 금방 잠들었고 크라셴도 입을 꾹 다물었다.

아세데프의 말마따나 이제 그에겐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달리 정해진 일정도 없으니 가이드인 아세데프가 가는 곳으로 따라가야 할 수 밖에.

마왕성에 도착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아세데프가 마왕성에 안 갈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었다.

아세데프 말에 의하면 크라셴에게서 벗어나려면 마왕성에 도착하든가, 크라셴이 편지를 찢든가 둘 중 하나였다.


“참, 크라셴.”


“왜.”


“저택에 도착하면, 편지를 숨기도록 하게. 절대로 뺏겨선 안 돼.”


“왜?”


“이유는 나중에 보면 알 거네.”


“왜?”


크라셴이 세 번째로 이유를 물었을 때, 아세데프는 짜증을 내면서 역정을 냈다.


“나중에 이야기 할 테니 닥치고 자게.”


그의 목소리가 묘하게 날이 서 있었다.


***

“안녕하십니까. 마왕성의 홍보부장, 아세데프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수행원들입니다. 제 방문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할 말입니다. 본사에서 직접 오시다니 영광입니다. 어서 응접실에 드시죠.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로 보이는 남자가 그들을 응접실로 안내했다.

문을 열자 넓고 고급스러운 방이 나타났다.

지졸라는 감탄하며 방 안의 고급스러운 가구와 장식품을 쳐다보았다.

심지어 바닥에 깔린 카펫까지도 나라에서 제일가는 장인의 수제품이었다.

지졸라가 야단법석을 떨며 카펫을 가리키자 아세데프와 크라셴은 얼굴을 찡그렸다.

집사는 그런 일행을 보고 슬며시 웃더니 그들에게 소파에 앉도록 권했다.


“주인님을 모셔 오겠습니다.”


집사가 나가자 크라셴은 인상을 쓰면서 지졸라에게 말했다.


“그만 좀 떠들고 가만히 있어.”


“넵, 요정님. 하지만 저런 건 구경하기 어려운 거라구요.”


“많이 기다리셨지요, 여러분.”


문이 열리고 한 중년의 남자가 집사와 함께 나타났다.

집사는 그들을 흘긋 보다가 남자의 귀에 속삭였다.

집사의 귓속말을 듣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는 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훑어보았다.

아세데프는 일어나 손을 내밀어 그 남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남자는 아세데프와 가볍게 악수를 나눈 후 그들의 반대편에 앉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세데프님.”


“반갑습니다. 미다스 회장님.”


“저 두 사람은···.”


“제 수행원으로, 같이 있어도 되는 사람들입니다. 이 쪽은 크라셴 유이오페, 이 쪽은 지졸라라고 합니다.”


아세데프의 소개에 미다스 회장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졸라는 잠시나마 얌전히 예의를 차렸고, 크라셴은 그저 아세데프를 흘긋 쳐다볼 뿐이었다.

미다스 회장이 크라셴을 지긋이 보자 그제야 크라셴은 예의를 차려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크라셴 유이오페라고 합니다.”


“아, 네. 수행원이라고 하면 아세데프님의 경호원인가요? 익숙한 얼굴이군요. 신문에서 본 것 같은···.”


“글쎄요. 이 친구는 경호원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해서 말입니다.”


아세데프는 미다스 회장의 말을 자르면서 투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답지 않은 퉁명스러운 대답에 크라셴과 지졸라는 놀란 눈으로 아세데프를 보았다.

밤새 마차를 타고 와서 그런지 아세데프는 무척 피곤해 보이고 날이 서 보였다.

미다스도 아세데프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지 살짝 눈치를 보았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닙니다. 밤새 마차를 타느라 피곤한 것뿐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좀 쉬고 오시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아세데프를 만난 지 얼마 안 된 지졸라도, 눈치 없는 크라셴도 충분히 아세데프의 말에서 가시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아저씨 왜 이러는 거야?’


크라셴은 아세데프의 까칠한 모습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언제는 친절하고 지혜로운 구이드라면서? 그 이미지는 어디다 팔아먹은 거야?’


원래 재수 없게 헤실거리던 놈이 성질내면 더 재수 없어 보이는 법이렷다.

미다스도 그다지 아세데프가 호의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모양인지 입을 다물었다.

더할 것 없이 어색해진 방 안의 분위기에 방을 구경하기 바빴던 지졸라도 눈치를 보며 얌전히 있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자, 아세데프는 차분히 말했다.


“예전에 문서상으로 말씀 드렸으니 제가 온 이유를 알겠죠.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자고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빙 둘러 갈 것 없이···.”


“아, 저도 그 이유를 알지요. 부장님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하지만 부장님이 피곤에 지쳐서 일을 처리할 상태가 아닌 것 같군요.”


“저는 빨리 이 문제를···.”


“하하, 우리 화제를 돌리는 게 어떨까요? 이것을 보십시오.”


미다스 회장은 아세데프의 말을 자르고 집사에게 손짓을 했다.

집사는 고급스럽게 장식된 커다란 책자를 가져와 탁자에 놓고 펼쳤다.

책자의 가장 첫 장에 큰 초상화가 붙어 있었다.

아세데프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초상화를 보았다. 초상화에는 금발의 여성이 그려져 있었다.

금발에 벽안. 백옥 같은 피부에 장미빛 뺨이 정말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녀는 미다스 회장과 조금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아세데프는 한숨을 쉬며 그 초상화를 보다가 그를 보았다.

미다스 회장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름다운 아가씨네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지졸라가 끼어들었다. 미다스 회장은 지졸라를 보다가 껄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딸입니다. 예쁘죠? 제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크라셴은 어이가 없었다.

사업가들은 다 이 모양인가.

아세데프도 능구렁이 같은 인상인데 미다스 회장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딱 봐도 피곤한 얼굴로 농담 따 먹기는 싫다고 선언한 아세데프에게 딸 자랑이라니.


“정말이지 제 딸이 없었으면 오늘의 저와 프리기아는 없었을 겁니다. 정말 금을 줘도 바꾸지 않을 소중한 딸이에요.”


“어머, 딱 봐도 그렇게 보여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인 걸요!”


“하하, 아가씨는 보는 눈이 있군요!”


“호호, 제가 보석상에서 일 해 봐서 아는데 수도의 어가씨들도 이 정도로 아름답지 않을 거에요!”


“하하, 그저 예쁘기만 한 것도 아니랍니다. 아, 그렇지. 아세데프 부장님도 이런 딸 있습니까?”


지졸라의 칭찬에 기분 좋게 웃음을 터뜨리던 미다스 회장은 아세데프에게 화살을 돌렸다.

갑작스럽게 아세데프에게 돌아간 질문에 크라셴은 조심스럽게 아세데프의 안색을 살폈다.

아세데프가 망친 분위기를 지졸라가 겨우 수습했다.

사업가들의 화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크라셴도 그 정도는 이해한 것이었다.


‘정말 피곤하다.’


그저 작전의 설명만 듣고 용건만 전달하는 기사단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그나저나 아세데프가 더 이상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길 바랐다.


“저에게도 참 고운 딸이 있죠.”


눈에 띄게 부드러운 목소리에 크라셴의 눈은 동그랗게 떴다.

아세데프의 얼굴은 갑자기 그리움과 기분 좋은 표정으로 가득했다.


‘이 아저씨 사춘기인가? 기분이 아주 왔다갔다···.’


“하하, 역시 그렇군요. 우리 딸내미는 너무 예뻐서 말이죠. 온갖 귀족들이 몰려든답니다. 정말 이러면 공주님처럼 평생 살겠죠.”


“아, 그러십니까. 역시 프리기아의 왕···.”


지졸라의 말을 아세데프는 손짓으로 막았다.

지졸라는 미다스 회장의 자랑에 실컷 맞장구 쳐놓고선 ‘공주’라는 단어가 무척 마음에 안 드는지 칫 하고 혀를 찼다.

아세데프는 그러건 말건 갑자기 자신의 딸의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 딸내미로 말할 것 같으면 완전 공주님이지 말이죠, 참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안타깝네요. 절 안 닮아서 진짜 미인이에요.”


“어, 제 딸도 그런데 말입니다. 하하하. 하도 예뻐서 길거리에서 화가들이 몰려든답니다.”


“아, 그런가요? 제 딸은 너무 예뻐서 멀리서도 빛이 난답니다.”


“전에 들어 보셨나 모르겠네요. 이 지역 미인 선발 대회에서 우승한 아가씨가 제 딸입니다. 외국에서도 초청이 왔어요.”


“우리 딸은 마왕성을 평정할 미모를 가지고 있죠.”


갑자기 경쟁적으로 시작된 딸 자랑에 크라셴과 지졸라는 입을 다물었다.

자기 아빠가 이 나라의 제일가는 검사라고, 자기 아빠는 가장 강한 용이라고 자랑하는 어린 아이들의 자랑보다 더 유치한 딸 자랑에 그들은 손발 끝이 근질거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유치한 경쟁에 크라셴은 눈앞이 희미해지는 걸 느꼈다.

나잇값 좀 해라, 이 아저씨들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크라셴이었지만, 아까보다는 분위기가 좋아졌으니 그는 입을 다물기로 했다.


“···예쁘기만 하면 뭐합니까? 우리 딸이 재주도 남다릅니다. 우리 딸만큼 재주 있는 아이도 없을 겁니다. 우리 프리기아를 유복하게 한 것도 우리 딸의 공헌이 크니까요.”


“아, 그렇습니까. 우리 딸도 만만치 않거든요. 우리 딸도 크면 마왕성에서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그래봤자, 홍보부장의 따님 아닙니까? 우리 딸은 프리기아의 차기 회장이 될 텐데. 아, 이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하나요?”


아세데프는 입을 다물었다. 누가 봐도 아세데프의 화려한 패배였다.

미다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할 틈도 없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그 소문이 맞군요.”


“네?”


“마왕성의 홍보부장은 딸 이야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고 말입니다. 역시 저와 통하는 것이 있군요. 이런 이야기라면 이 딱딱한 분위기를 타파할 줄 알았습니다. 저는 원래 딱딱한 분위기에선 영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고요. 이제 이야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미다스 회장의 깔끔한 마무리에 아세데프는 어버버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까와의 기세와는 달리 별 투지가 없어 보였다.

그는 바보같이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크라셴은 한숨을 쉬고 아세데프와 미다스를 보았다. 이렇게까지 바보 같은 대화는 처음 봤다.

아세데프는 그렇게 신경질을 부리더니 딸 이야기 한 번 하고 나서 그새 풀려버리고, 미다스도 딸 자랑 한번 하고 나서 미묘한 데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었다.

크라셴이나 지졸라는 아세데프가 뭘 위해 왔는지 잘 모르니, 어떻게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저도 괜히 못 볼꼴을 보였군요.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너무 피곤한 탓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만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회장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았으니 이쯤하고 가겠습니다. 제가 한번 당했네요.”


‘아, 평소의 가식적인 아세데프다.’


크라셴은 아세데프의 풀린 표정에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뭔지 몰라도 괜히 실랑이를 벌이다가 골치 아픈 상황에 빠지는 건 원하지 않았다.

아세데프의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미다스 회장은 빙긋 웃었다.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피곤하셨다면 어쩔 수 없죠.”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디 머물 곳은 정하셨습니까? 없으면 제 저택에서 머무시지요.”


“아, 그럼 신세지겠습니다.”


아세데프의 흔쾌한 대답에 미다스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한번 박수를 치자 집사가 들어와 방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들은 일어나 미다스 회장에게 인사를 하고는 집사를 따라 손님방으로 향했다.


“아세데프, 왜 그래. 그래도 되는 거야?”


“보통내기가 아니네.”


“뭐가 보통내기가 아니네, 에요? 암만 봐도 아저씨가 바보같이 그쪽에 걸려서 허무하게 할 말을 잃은 건데.”


지졸라가 톡 쏘며 말하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목적이 있으면 밀어 붙여야죠, 이 아저씨야. 장사 한 두 번 한 초짜도 아니고 아마추어같이.”


“딸 이야기가 나오면 멈출 수가 있어야지, 원.”


아세데프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바보같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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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2-02. 그 손이 놓친 것 (2) 19.06.03 35 0 12쪽
» 2-02. 그 손이 놓친 것 (1) 19.06.02 43 0 16쪽
104 2-01. 공주의 사정 (3) 19.06.01 34 0 11쪽
103 2-01. 공주의 사정 (2) 19.05.31 44 0 9쪽
102 2-01. 공주의 사정 (1) 19.05.30 40 0 12쪽
101 2-Prologue. 마왕성의 사정 19.05.29 40 0 11쪽
100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完) +1 19.05.11 48 1 12쪽
99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7) 19.05.10 34 0 14쪽
98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6) 19.05.09 31 0 12쪽
97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5) 19.05.08 47 0 13쪽
96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4) 19.05.07 32 0 14쪽
95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3) 19.05.06 36 0 12쪽
94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2) 19.05.05 43 1 15쪽
93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1) 19.05.04 36 1 16쪽
92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0) 19.05.03 47 1 13쪽
91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9) 19.05.02 41 0 19쪽
90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8) 19.05.01 43 0 15쪽
89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7) 19.04.30 50 0 15쪽
88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6) 19.04.29 42 1 14쪽
87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5) 19.04.26 46 0 18쪽
86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4) 19.04.25 43 0 16쪽
85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3) 19.04.24 34 0 15쪽
84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2) 19.04.23 27 0 19쪽
83 1부 외전. 그의 이야기 (1) 19.04.22 35 0 12쪽
82 1-07. 요정과 유리구두: Epilogue. 유리 구두의 주인 19.04.21 36 0 10쪽
81 1-07. 요정과 유리구두 (30) +1 19.04.20 34 0 12쪽
80 1-07. 요정과 유리구두 (29) 19.04.20 33 0 13쪽
79 1-07. 요정과 유리구두 (28) 19.04.19 2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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