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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Jason 님의 서재입니다.

예술천재 탑배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박천상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19 17:17
최근연재일 :
2024.04.15 08: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6,492
추천수 :
1,856
글자수 :
215,706

작성
24.03.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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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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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글자
16쪽

두번째 기회 (2)

DUMMY


KBC의 넓은 회의실.


[탐정 형사 강현철]의 제작진은 오늘 3시에 있을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의실 일부를 비우고 그럴듯한 오디션장으로 만든 그들은 카메라까지 설치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은 배우가 도착하지 않아 분주하게 사람이 오고 가는 와중.


미리 테이블에 앉아 여유로운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한 명은 이 드라마의 피디인 호현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의 옆에 앉은 어떤 잘생긴 남자였다.


“기대되네요. 피디님.”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인 ‘강현철’ 역할을 맡은 주연 김태윤.


흔히 말하는 요즘 대세 배우이자 차세대 한류스타인 그가 커피를 마시는 호 피디를 바라보았다.


“너도 기대되냐.”

“초반부에 중요한 조연 아닙니까. 어차피 뽑히면 저랑 바로 합 맞춰볼 친구인데 기대되죠.”

“그래서 내가 와달라고 하니까 덜컥 왔구나?”

“하하. 그거는 피디님이 부르니까 왔죠. 그리고 뭐, 사실 연기 기대감 말고도 양 작가님이 찍었다고 해서요.”


주연인 만큼 그도 이 작품 안에서 돌아가는 이야기를 이것저것 들어 알고 있었다.


“분명 저번에 가장 확률 높았던 쪽이 아이돌 출신이었던 것 같은데.”

“어. 그쪽이 이선호.”

“한쪽은 누구예요? 그쪽이 작가님이 찍은 쪽이죠?”

“이름이 최해문이었나. 맞아. 우리 양 작가가 꽂힌 게 그쪽이야.”

“뭐 참고할 만한 이전 작 있어요?”

“없어. 완전 무명. 대사 없는 엑스트라 몇 개가 전부더라.”

“그래요? 그런데 양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 했고요?”


김태윤은 그 전 오디션을 본 적이 없기에 순수한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선호라면 그도 잘 안다. 아이돌이지만 제법 성실하고 연기에도 진심인 친구였으니까. 벌써 몇 번 조연으로 출연한 작품도 봤었다.


그래서 비공개 오디션으로 이선호를 후보군에 뽑았다고 했을 때 당연히 자신의 3, 4화 상대역은 그가 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명의 경쟁상대로 등장했다니.


“그럼 피디님이 보시기에는 어때요?”

“누구? 최해문?”

“네.”

“나도 잘 모르겠네.”

“모르겠다고요?”

“뭔가 내가 아는 상식이랑 매치가 잘 되는 느낌이라서.”

“대체 어떻길래 피디님이 그렇게 말씀하세요.”


너스레를 떨며 묻는 주연의 질문에 호 피디가 버릇처럼 턱을 쓰다듬었다.


“흠. 만약에 말이다. 태윤아. 계속 무명으로 산 배우가 지상파 조연 오디션 제의를 받으면 어떨까?”

“네? 그거야 뭐, 당연히 엄청나게 반기겠죠.”

“그치? 나도 항상 그랬던 것 같거든. 그리고 십중팔구는 목소리가 벌벌 떨린단 말이야.”


무언가 생각하던 호피디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럼 그런 상황에서 오디션 제의를 당연하다는 듯이 침착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쪽이 그랬어요?”

“어. 하나도 안 떨었어.”

“그럼 둘 중 하나겠죠. 연기에 미련없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잠시 말을 멈춘 김태윤은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경우라는 듯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이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엄청난 실력자거나.”

“그럼 왜 지금까지 무명이었을까.”

“그러니까 2번째 경우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거겠죠?”

“그런데 또 1차 오디션은 그럴듯했단 말이지.”

“아하. 그래서 절 부르신 거네요.”

“어. 어차피 합 맞춰볼 역이니까 네가 한번 보라고.”


그렇게 한창 두 사람의 대화가 오고 가던 중.


어느새 양예은 작가를 포함한 하나둘 핵심 심사위원들이 들어와 앉았다.


그리고 모두가 준비가 끝나자, 스태프 중 하나가 들어와 말했다.


“피디님. 이선호 배우 도착했습니다.”

“그래? 오케이 준비 끝났으니까 들어오라고 해.”


그 말에 문이 열리며 누군가 걸어들어왔다.


“피디님 안녕하십니까. 이선호입니다.”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본 호 피디의 생각은 심플했다.


‘준비 잘했는데?’


어디서 구한 건지 몰라도 다 헤진 검은색 후드에 청바지. 일부러 초췌하게 보이게 화장한 얼굴. 소품으로 생각하고 준비한 게 분명한 고무 재질의 모형 칼까지.


문 안으로 들어온 이선호는 완전히 평소와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흠, 윤현우를 만들어서 왔네.’


하긴.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


이미 배역도 정해졌고 후보가 2명까지 좁혀졌으니 여기서 붙는 사람이 바로 배역에 투입된다.


미리 캐릭터의 모든 면을 분석하고 몸에 익혀오는 게 나쁜 이유가 없었다.


거기에 이선호가 묘사한 모습은 딱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 듯한 사이코패스의 모습. 고민한 티가 역력했다.


“이미지 잘 잡았네요. 딱 제가 철창에 잡아넣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옆자리에 앉아 있던 주연 김태윤이 피디에게 슬쩍 귓속말을 건넨 평가.


형사 주연이 빌런 오디션 보러 온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칭찬이었다.


단순히 그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썩 훌륭한 배우라고.


그러는 사이 오늘의 또 다른 배우가 등장했다.


“피디님. 최해문 배우도 왔습니다.”

“오 그래? 그쪽도 지금 바로 들어오라고 해.”


선선히 손을 흔든 피디의 말에 따라 이내 최해문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등장에 대한 반응은 이전 이선호와는 사뭇 달랐다.


“···저게 뭐야.”


오디션장에 들어온 최해문은 앞서 들어온 경쟁자처럼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다만 그 모습은 정반대였다.


당장이라도 범죄를 저지를 것 같았던 이선호에 비해서 최해문의 복장은, 그러니까 좋게 말해서 화사하고 화려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홍대 입구에 세워놓으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 같은 패션.


거기에 어디서 메이크업이라도 받고 왔는지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렷해졌다.


“안녕하십니까. 피디님. 최해문입니다.”


여전히 전화처럼 긴장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태연한 목소리로 자기를 소개하는 최해문의 모습.


만약 이전에 목소리를 들은 게 아니었다면 ‘누구세요’라고 되물었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확실히 꾸며서 외모는 확 살았다. 오디션 1차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그저 훈훈한 정도로만 보였던 얼굴이 지금은 제법 미형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감상은 딱 그뿐.


미남이 아니라 배역를 찾고 있던 호현진 피디는 그 모습에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니 대체 왜 저러고 왔어.’


저 모습은 어떻게 생각해도 사이코패스 살인마 배역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솔직히 칼을 휘두르기 보다는 여자나 꼬시러 다니면 딱 맞을 것으로 보였다.


나름대로 최해문이 보였던 실력과 태도 때문에 궁금증이 생겼던 호 피디는 바로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눈에 띄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강렬한 인상이 곧 배우의 무기이기도 하고.


아마도 1차 오디션 때와의 갭 차이를 이용해서 어필한 생각이었겠지.


하지만 최소한 대본을 줬으면 역할에 맞는 복장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나.


‘어쩐지 너무 담담하다 했다. 연기가 아니라 이쪽으로 어필할 생각이었어?’


대본 보는데 2일이면 충분하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여기서 임팩트를 줘서 다음 작품이라도 노릴 생각인가.


‘실망이네.’


호 피디는 마음속에 있던 저울의 추가 확 기우는 것을 느꼈다.


당연하지만 옆에서 피디를 통해서 이것저것 주워들었던 주연 김태윤을 비롯한 나머지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그러면 저기에서 기다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인사를 받아준 피디의 목소리가 묘하게 가라앉은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


“자 그럼면 두 분도 도착했으니 바로 오디션 시작하겠습니다.”


옆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확인한 피디가 말을 하자 카메라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곧 진짜 시작.


그런 생각에 잠깐 마음이 들뜬 이선호는 이내 어쩔 수 없이 경쟁자인 최해문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담긴 것은 거의 경멸에 가까웠다.


‘오디션이 장난이야?’


그는 아이돌이었지만 배우 일에도 결코 소홀해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이번 역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옷도 준비하고, 멤버에게 노래도 부탁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인간은 이런 상황에서 저런 복장을 하고 왔다. 자신이 무대에 오를 때나 입을 법한 옷을.


어디 그뿐인가. 마치 이 모든 것에 관심 없다는 듯 대본도 보지 않은 채 휴대폰만 쳐다보며 무언가를 흥얼거리기만 했다.


이런 준비 상태를 보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이미 그에게 이 배역은 관심 밖이다. 그저 여기 누군가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밖에 생각이 없는 인간이 틀림없었다.


‘넌 내가 이긴다.’


이런 사람이 배우를 해서는 안 된다. 이선호가 다짐하는 사이 완벽한 세팅을 마친 오디션장에 호 피디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럼 오디션은 진행 방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전에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미리 드린 대본을 기반으로 각자 개인적으로 준비한 연기를 보겠습니다. 어느 장면이든 상관없습니다. 또한, 연기 순서는 사전에 결정한 대로 이선호 배우님 먼저 진행하겠습니다. 이해하셨습니까?”


형평성 문제로 경쟁자 앞에서 먼저 연기를 해야 하지만 이선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이길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첫 번째 준비하면 될까요.”

“예. 바로 하세요. 최해문 배우님은 잠시 대기해주세요.”

“그럼 저 잠시 설치 좀 하겠습니다.”

“설치요?”

“스피커를 준비해서요.”


호오. 뭔지는 몰라도 단단히 준비했구나.


이선호가 가방에 가져온 소형 스피커를 꺼내 휴대폰에 연결하는 동안 호 피디가 다시 한번 그 준비성에 감탄했다.


“제가 연기할 장면은 ‘윤현우’가 작중 5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입니다.”


그 말에 대다수 스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석적이자 훌륭한 선택이었다. 배역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니까.


표현하기 힘든 만큼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고, 이래저래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임팩트를 주기도 좋은 씬이었다.


‘괜찮네.’


기대감에 부푼 피디가 손으로 사인을 내리자 돌아가는 카메라.


그 붉은 깜빡임에 이선호의 입이 움직였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선언을 마친 그는 뒤를 잠시 돌았다가 이내 싹 바뀐 얼굴로 모두의 앞에 선 채 바로 대사를 시작했다.


#


[헉헉. 진짜 매번 이 과정이 제일 귀찮다니까.]


바닥으로 꺼질 듯 침전된 병자의 목소리.


아까까지 들리던 쾌활한 아이돌의 목소리를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저번에도 도망치더니 이번에도 그러네.]


오래 뛰어서일까.


있지도 않은 이마의 땀을 훔치는 모습이 퍽 지쳐 보였다.


[아저씨. 나 귀찮게 하니까 좋아?]


푹.


허공에 이선호, 아니 윤현우의 칼이 들어갔다. 아주 깊게.


[어 좋냐고? 어!]


푹푹. 벌써 두 번이나 날이 들어갔다.


아마도 이쯤 되면 누구나 꺽꺽거리며 숨이 넘어갈 그럴 행위였다.


[그치. 그거야. 슬슬 갈 것 같지? 빨리 들려줘.]


끈적한 목소리라 이선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가 주머니에 안 보이게 넣어둔 음악의 플레이 버튼 역시 눌러졌다.


두둥 하고 울리기 시작하는 스피커.


[하아. 이 소리 때문에 끊을 수가 없어.]


그 덕에 마치 윤현우가 살인할 때 들리는 노래가 모두에게 울려 퍼지는 듯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음울하고 끈적한, 그야말로 살인 장면에 어울리는 소리.


그런 노래를 들으며 점점 윤현우가 광분했다.


[그래. 이거라고 이거! 이런 소리가 좋다고!]


푹푹.


잔혹했다.


저 앞에 사람이 없는 걸 알면서도 자연스럽게 어떤 죽어가는 몸을 상상하게 된다.


이쯤이면 이미 피범벅이 되었을 윤현우의 모습이 선명하다.


[아저씨. 벌써 죽지마. 좀 더 버텨달라고! 벌써 죽으면 이 좋은 소리가 끊기잖아!]


짝!


이번에는 뺨을 날렸다.


너무 많은 피를 흘려서 죽어가는 사람을 상대로.


그러다 어느 순간 누운 사람이 꿈틀한 걸까.


무언가를 피하려는 듯 몸을 움직인 윤현우가 마지막으로 풀린 눈으로 말했다.


[아 끝났다.]


이제 확실해졌다. 한 사람의 숨통이 끊어졌다는 게.


[하아. 그래 이거야. 끝까지 들려주고 가라고. 고마워 아저씨.]


그야말로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모습.


계속해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와중.


실체 없는 살인이 그렇게 끝이 났다.


#


“이상입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비틀거리며 일어난 이선호을 보며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호연이었다.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의 모습이 이선호의 연기에서 선명하게 보였다.


주연으로 이 자리에 참여한 김태윤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아까 그거 들어본 적 없는 노래였죠? 노래까지 만들어 오다니.”

“그러니까. 괜히 아이돌이 아니네.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장점이 있어.”

“기대 이상은 오히려 이쪽이었네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주연 배우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호 피디는 오른편에 앉아 있는 양예은 작가에게도 귓속말로 물었다.


“어때 양 작가. 저 정도면 훌륭하지 않아? 저 수준이면 연기되는 가수가 아니라 음악적 감각이 있는 배우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미 최해문에 대한 기대를 접은 피디가 슬쩍 찌르는 질문.


그 말에 양예은 작가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확 오는 건 없긴 한데···. 확실히 잘해요.”

“배우 느낌만으로 뽑는 거 아니라는 거 양 작가도 잘 알잖아.”

“그쵸. 이래서는 저쪽에서 뭔가 대단한 걸 보여주지 않으면 ‘윤현우’는 이선호씨 쪽일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심사위원 3명이 마음이 이미 이선호로 기운 것이 확실해진 상황.


바꿔 말하면, 저울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확연히 불리해졌다.


아직 그 누구도 최해문의 연기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여유롭게 정리를 마친 이선호가 의자에 앉는 표정을 보면 더더욱.


“오케이. 잘 봤습니다. 그럼 이어서 바로 다음 연기 보겠습니다. 최해문씨 준비해주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됩니까?”

“네. 바로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피디의 말에 화려한 패션을 입은 최해문이 회의실 중앙으로 이동했다.


이선호처럼 무언가를 꺼내 준비하는 모습은 없었다.


그저 휴대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을 뿐.


“연기할 씬은 어디죠?”


어차피 지금 꼴을 보면 연기 준비는 대충 했을 것이 뻔하다.


그래도 오디션에서 연기 자체를 안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할 수 있는 쉬운 부분을 고르지 않았을까.


호현진 피디는 기억나는 쉬운 씬을 몇 가지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넣어놓은 일상생활 장면?

아니면 감정 과다로 뭉개고 넘어가기 좋은 마지막 최후?


어느 쪽이건 이선호의 선택보다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대로 시선에 묻어나왔다.


호 피디뿐만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친 표정이지만 여유로운 승자의 미소를 짓는 이선호.

여전히 의문이 남았지만, 마찬가지로 실망한 듯한 양예은 작가.

이제는 궁금증이 희미해진 주연 김태윤까지.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진 회의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한 사람을 향해 꽂혔다.


허나 어째서인가.


정작 당사자는 그런 시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태연했다.


자신이 지금 연기할 씬을 이야기할 때조차도.


“제가 연기할 장면은 ‘윤현우’가 작중 5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입니다.”

“네. 알겠습-”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이려던 피디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네? 지금 뭐라고?”


혹시 잘못 들었나 싶은 호 피디의 되물음에 최해문이 당신이 들은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었다.


“제가 연기할 장면은 ‘윤현우’가 작중 5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입니다. 이선호씨와 똑같은 장면을 할 겁니다.”


담담한 정면 승부의 선언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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