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수리뫼의 서재

달마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수리뫼
작품등록일 :
2024.05.29 18:13
최근연재일 :
2024.06.27 09:0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35,400
추천수 :
749
글자수 :
416,681

작성
24.06.14 21:21
조회
298
추천
4
글자
12쪽

66화. 만마총련 총단

DUMMY

- 군마전(群魔殿)!


거대한 철주(鐵柱) 일백팔 개가 지붕을 받치고 있는 곳.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면 천장이 까마득하게 올려다보인다.

이 거대한 삼 층의 전각은 앞이 탁 트여 있는데, 저 아래쪽으로는 비구름을 휘감고 있는 산의 허리가 내려다보인다.

그로 인해 산정 위의 군마전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였다.


지금,

그 군마전 안에서 뒷짐을 진 채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그의 시선은 산 아래의 안개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구름 너머에는 그가 그리도 갖고 싶어하는 비옥한 토지의 중원이 있었다.


나이 대략 오십 중반으로 보이는 초로인.

그는 치렁한 검은 장포를 입고 있었는데. 그 위에 화려한 금색 자수로 용이 수놓아져 있어, 마치 거대한 묵룡이 전신을 휘감고 있는 듯하다.

그가 걸음을 떼어놓을 때마다 전신에서 가공할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엄청난 마기 때문일까?

그의 뒤쪽에는 네 명의 인물들이 고개도 들지 못하고 납작 부복하고 있었다.

초로인은 안개구름이 자욱한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나직한 음성을 발했다.


“그대들은 본좌의 욕심이 과하다고 생각하는가?”


굵직한 음성엔 은은한 분노가 담겨있었다.

쿵!

사 인의 부복한 인물 중 맨 우측의 인물이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그······ 그럴 리가요. 마황의 욕심은······ 절대 과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마황이라 불린 묵룡포의 초로인이 빙글 돌아섰다.


“······욕심?”

“헉! 소, 속하가 실언을 했습니다. 죽여주십시오.”


쿵! 쿠쿵!

나머지 인물들도 함께 머리를 찧으며 죽음을 자청했다.


“죽여주십시오. 마황!”


마황이라 불린 묵룡포의 초로인이 입술을 묘하게 비틀었다.


“흐음! 본좌는 이제야 알겠네! 왜 그대들이 그 많은 수하들을 거느리고도 중원 정복을 머뭇거리는지······”

“······!”


순간, 대전 내의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소, 속하들은······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벌써 준비 기간만 오 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언제까지 준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어디 지혜가 하늘을 찌른다는 우리 마봉추(魔鳳雛) 군사께서 말씀을 해 보실까?”


마봉추라 불린 사십 대의 학자풍의 인물이 고개를 들었다.


“속··· 하는 이미 마병귀책(魔兵鬼策) 열여덟 가지를 마련해 부련주님께 드렸습니다!”


마황의 시선이 좌측 끝의 인물에게 쏘아졌다.


“그렇다는데? 그런데 부련주는 왜 시행을 안 하고 있지?”


부련주 음혈마제(陰血魔帝) 냉자기(冷紫奇)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극도의 공포 때문이리라!


“본 련에서 실질적으로 중원을 움직일 세력으로 뒤를 밀어주고 있던 네 개의 조직이 동시에 무너지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쯧쯧······ 그 바보 같은 놈들 때문에 그동안 들인 재물이 얼마이며 시간은 얼마인가······ 그런데 애송이 한 녀석에게 모두 당했다는 걸 본좌에게 믿으라고?”

“소······ 속하는······”

“그렇다면 그 애송이를 먼저 없애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그렇습니다. 해서······”

“또 살수 나부랭이들을 보낼 생각인가?”


냉자기는 대답을 못 하고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그게······”


만마총련주 열혈마황(颲血魔皇) 담목우(曇穆宇)!

그의 얼굴이 살얼음 같은 냉기로 뒤덮였다.


“맞지? 맞는군! 그래 이번엔 또 어느 단체인가?”

“흐, 흑살막이라고······ 살왕전의 살수들과는 다른······”


총련주 담목우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동영의 닌자(忍者)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단체라더군······ 맞나?”

“그, 그렇습니다. 마황!”

“후우······ 진정 쓸모없는 놈이로군. 판단력이 형편없어! 닌자 따위로 그를 없앨 수 있다고 믿는 그 미련한 머리로 그동안 부련주 노릇하느라 많이 힘들었겠구만.”


음혈마제 냉자기의 얼굴에 극도의 공포가 떠올랐다.


“마황! 저는 최선을 다해 본 맹을 반석 같은 위치로 올리기 위해······”

“······됐고! 흑살막은 흑살막대로 진행하게 놔둬라! 그리고 본 련에서 쓸만한 고수들을 보내라! 반드시 그 애송이를 처치하라! 그리고 새천동맹에도 사신을 보내라! 즉시 중원으로 들어오라고!”

“존명!”


쿵! 쿠쿵!

바닥에 머리를 박는 네 명의 사내들 입에서 우렁찬 대답이 터져 나왔다.


* * *


“병법 중에 최하책은 내부에 적을 그대로 방치한 채 외부의 적과 싸우는 겁니다. 그러므로 대군사께서는 우선 새북의 침공에만 대비해 주십시오. 소생이 만마총련을 부수는 데까지 부숴보겠습니다.”


설군옥은 대군사 사공유와 독대한 채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사공유는 두 눈을 내리감고 있었다.


골치가 상당히 아플 게다.

안팎의 적을 상대하려니 군사부의 삼십여 명의 군사(軍師)들도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하고 지낸 게 벌써 달포가 지났다.

사방에서 전서구가 날아들고, 그것을 취합해 새로운 묘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데, 북방에서 밤낮없이 전서구가 날아들고 있었다.

그만큼 상황이 촉급하다는 얘기였다.


현재 무림맹의 전략은, 만마총련 쪽의 무리들이 나타났다 하면 근처에 파견 나가 있는 무림맹의 무사들이 추격해 멸절시키는 것이다.

덕분에 만마총련 쪽은 상당히 많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무림맹의 피해 또한 적지 않다.

이 방식이 지속되면 정작 새외의 세력이 밀고 들어올 때는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다.


무림맹의 힘이 양분되다 보니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설군옥은 적의 수뇌부를 직접 타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랫것들하고 밤낮 지지고 볶아봐야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뱀을 잡으려면 머리를 찍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만마총련의 총단 위치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몇 군데 제보가 있었지만, 확인 결과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다.

적들을 포로로 잡아 심문을 해도 소용없었다.

만마총련의 총단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또한 정작 만마총련의 고수급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무림맹 측에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다.



겨울 햇살이 창가로 깊숙이 들어오는 오후 무렵!

설군옥은 무림맹에 마련된 탕마군 숙소 창랑원에서 참월도객 동방휴를 만나고 있었다.

그가 두 명의 인물들을 데리고 설군옥을 찾아온 것이다.

강동제일가에서 소림으로 가던 도중 배 안에서 만나 의형제를 맺은 동방휴는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다.


“하하하······ 현제! 그동안 몰라보게 헌앙해졌군. 좋은 일이 있는가?”

“늘 바쁘기만 하지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


설군옥은 그가 진심으로 반가웠다.

무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에게 많은 지식을 알려준 고마운 은인이었다.


동방휴와 함께 온 두 사람은 같은 칠도객(七刀客)에 속하는 혈도객(血刀客) 능지룡(凌知龍)과 낭도객(狼刀客) 염충(廉衝)이라고 동방휴는 소개했다.

두 사람의 몸에서는 진한 피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험한 전장을 수없이 겪은 백전노장이란 뜻이다!


“이분들이 자네와 함께 싸우고 싶다고 간절히 부탁하기에 내 모시고 왔네! 어떤가? 자리는 있겠지?”

“하하, 지금이야 모든 무림인이 일어설 때 아닙니까? 두 분이 힘을 보태주신다니 저야 고맙지요!”


설군옥은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었다.

두 도객의 눈빛에선 한창 훈련을 받을 때의 산달조와 같은 예리한 광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설군옥은 다행이다 싶었다.

탕마군 군장으로 있는 산달조 출신의 동료들이 가장 믿음직스럽긴 한데 인솔하는 조직에 매이다 보니 외부의 중요한 활동을 맡기기엔 무리였다.

한데 그 정도 수준을 웃도는 두 사람이 합류한다면 그로서는 아주 유용한 것이다.


“하하하······ 두 분 형님들께서도 편하게 저를 아우로 대해 주십시오! 그래야 서로 편합니다!”

“후후, 그래도 될까?”


능지룡은 선뜻 손을 내밀어 설군옥의 손을 잡았다.

염충도 머뭇거림 없이 함께 손을 잡았다.


“고맙구먼! 이렇게 선뜻 받아주니 말일세!”


대체로 도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칠고 대범하다.

선(線)이 굵다고 할까?

두 명의 도객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마도 그들은 이미 동방휴를 통해 설군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좋은 인상을 가진 듯했다.

그들이라고 귀가 없겠는가.

이곳에 오면서 강호에 떠도는 수많은 소문도 들었을 것이다.


설군옥은 세 명의 군장들도 합세시켜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졌다.

서로 분위기가 비슷한 사내들끼리라 그런지 웃음이 그칠 줄 몰랐다.


술은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다가서게 한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사나이끼리의 우정을 다졌다.


다음 날 아침,

설군옥은 세 명의 도객을 맹주전으로 데리고 가서 인사를 시켰다.

맹주와 대군사는 크게 기뻐하며 탕마군에서 함께 활동하도록 허락했다.


이튿날, 동방휴는 다시 오기로 약속하며 떠나고 두 사람은 남아 설군옥과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 * *


“저기다!”


설군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울창한 수림 속에 자리 잡은 도관이었다.

도관은 생각보다 그 범위가 엄청 넓었다.

담장을 보니 최근에 공사를 통해 넓힌 듯했다.


도룡묘(屠龍廟)!

정문 위에 푸른색 현판이 보인다.

설군옥은 손을 들어 탕마군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침묵 가운데 손짓으로 도관을 멀찍이서 포위하도록 지시했다.

재빠르게 흩어지며 금세 포위망이 형성되었다.


“형님들, 가시죠!”


설군옥은 혈도객과 낭도객을 대동하고 도룡묘의 정문으로 다가섰다.

붉은 노을이 도관의 지붕 위로 핏빛처럼 번져갈 때,

쾅! 쾅! 쾅······

낭도객이 도집 채로 정문을 두드렸다.

잠시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굵직한 사내의 음성이 담장을 넘어왔다.


“누구요! 이곳은 당분간 제(祭)를 지내지 않습니다. 다른 도관으로 가시오!”


콰앙!

낭도객의 발길이 그대로 육중한 정문을 걷어찼다.

나무 파편이 날며 문짝이 벌컥 넘어갔다.

두껍고 견고한 목재로 된 문이었으나 간단한 발길질 한 번에 부서진 것이다.


“어떤 후레자식이······!”


거친 욕설과 함께 네 명의 장한이 칼을 들고 뛰어나왔다.

그러나 그들은 미처 검을 뽑기도 전에 낭도객의 도가 그들의 목 부위를 스쳐 지나갔다.

사아악---!


“으악!”

“커억······”

“흡!”


비명은 달랐으나 눈에 드러나는 모습은 비슷했다.

모두 목을 부여잡고 있는데 손가락 사이로 분수같이 선혈이 뿜어지고 있었다.

설군악은 그것을 보며 내심 웃음을 흘렸다.


‘아니, 내가 좋아하는 수법을 저 형님도······?’


역시 고수는 달랐다.

상대의 숨을 끊어도 힘이 전혀 들지 않고 깔끔하게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곳을 노리는 것이다.


낭도객 염충은 피가 뚝뚝 흐르는 도를 들고 도관 안으로 들어섰다.

설군옥과 혈도객은 서로 마주 본 뒤 씨익! 웃음을 흘리며 염충의 뒤를 따랐다.

만마총련의 중요 인사 몇이 오늘 이곳에 온다는 소식을 사공유로부터 전달받고 탕마군이 출동한 것이다.


“웬 놈들이냐?”


도관 안쪽에서 흑의장한 서넛이 튀어나왔다.

염충은 그대로 돌진하며 낭도를 휘둘렀다.

서걱!

쓰악!

각기 다른 섬뜩한 소리와 함께 다시 네 명의 사내들이 피를 뿜으며 널브러졌다.


낭도객 염충은 거침없이 흑의장한들이 뛰어나온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설군옥과 혈도객 능지룡도 즉시 뒤를 따랐다.


넓찍한 묘실(廟室)!

그곳 중앙에는 하나의 원형 탁자가 놓여 있는데, 빙 둘러 다섯 명의 인물들이 앉아있었다.

그 주변에는 다시 십여 명의 흑의인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다섯 명의 사내.

그들은 설군옥 일행이 들어섰음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단지 살기를 담은 무서운 눈빛으로 쏘아볼 뿐이다.


“뭐냐?”


원탁의 사내 중에 하나가 건방진 태도로 턱을 치켜들며 눈을 부라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달마환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5 85화. 대혈전의 막은 오르고 NEW 2시간 전 39 0 11쪽
84 84화. 라마와 신선 24.06.24 134 2 12쪽
83 83화. 새북(塞北)과 중원의 대격돌 24.06.22 198 2 12쪽
82 82화. 반간지계(反間之計) 24.06.20 223 3 12쪽
81 81화. 아오, 정말 미치겠네 24.06.20 222 4 14쪽
80 80화. 안개 속의 범선 24.06.19 237 4 12쪽
79 79화. 깊어지는 혈전 24.06.19 234 5 12쪽
78 78화. 또 다른 습격자들 24.06.18 214 5 12쪽
77 77화. 벽파산 전투 24.06.18 217 3 12쪽
76 76화. 공동산의 혈투 24.06.18 222 5 13쪽
75 75화. 무슨 축지술(縮地術)도 아니고 24.06.17 237 5 12쪽
74 74화. 특급 조련사 24.06.17 239 4 12쪽
73 73화. 습격받은 의혈단 24.06.16 268 5 12쪽
72 72화. 새벽에 피어오르는 연모지정(戀慕之情) 24.06.16 275 5 12쪽
71 71화. 싹트는 연심(戀心) 24.06.16 292 5 13쪽
70 70화. 단봉문(丹鳳門)의 출현 24.06.15 294 5 12쪽
69 69화. 죽음의 거미줄 24.06.15 296 5 12쪽
68 68화. 이것밖에 안 되나? 24.06.15 294 5 12쪽
67 67화. 만마총련의 고수들 24.06.15 288 5 12쪽
» 66화. 만마총련 총단 24.06.14 299 4 12쪽
65 65화. 뜨거운 출정식 24.06.14 304 4 13쪽
64 64화. 원공검법(猿公劍法) 고수와의 대결 24.06.14 309 4 13쪽
63 63화. 구출작전 24.06.14 325 4 12쪽
62 62화. 염라호접표의 활약 24.06.13 333 4 13쪽
61 61화. 위기의 동원표국 24.06.13 360 5 13쪽
60 60화. 과거 편린(片鱗) (2) 24.06.13 334 5 11쪽
59 59화. 과거 편린(片鱗) (1) 24.06.13 342 4 12쪽
58 58화. 소공(小公)의 귀환 24.06.12 354 4 13쪽
57 57화. 몽중(夢中)에 밝혀지는 과거(2) 24.06.12 332 5 12쪽
56 56화. 몽중(夢中)에 밝혀지는 과거(1) 24.06.12 359 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