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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딩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대학생, 기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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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딩
작품등록일 :
2024.03.20 19:03
최근연재일 :
2024.05.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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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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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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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0화. 분열

DUMMY

< -- 30. 분열 -- >







엘라가 내 이마의 손바닥을 갖다 대니 몸속에 스며든 한기가 눈 녹듯이 사그라진다. 안나 사제가 말하기를 요정들은 여신 레아의 축복을 받았기에 태어날 때부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요정들만이 쓸 수 있는 그런 마법을 말이다.


그녀의 몸이 빛나는 마법도, 지금 쓰고 있는 마법도 모두 그런 류의 것이었다.


"엘라 대장님, 베키도 해주세요."

"그래~"


그녀가 내 이마에서 손바닥을 떼어내서는, 베키의 이마에 갖다 댄다. 입술이 파란 채로 바들바들 떨고 있던 베키의 몸이 천천히 진정을 되찾는다. 뺨과 입술에 혈색이 돌아온다.


죽을 고비를 넘긴 듯한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어낸 뒤, 주변을 둘러봤다. 천장은 높고, 공간의 깊이는 광활했다. 위로 기어 올라간다는 발상자체가 불가능한 공간이었다.


'설마 여기서 영영 갇힌 채로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두려운 마음에 일단 걷기로 해봤다. 뭔가 들어갈 입구 같은 게 있으리라. 분명ㅡ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살 수가 있다. 이 차디찬 호수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벽을 짚으며 돌아다녀봤다. 엘라의 빛 때문에 그래도 시야분간이 그렇게까지 어둡지는 않았다.


"있다... 있어!"


한참을 찾다가 발견한 입구에 크게 기뻐했다. 내 몸 하나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나있었다. 안을 슬며시 살펴보니 깊어보였다. 이제 이 길 말고는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헐레벌떡 엘라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베키가 누운 채로 눈을 끔벅끔벅 뜨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모양새이다.


그녀에게 몸을 숙이고 물어봤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여기는 어디야...?"

"... 일단 정신 좀 차려. 그 다음에 말해줄게."

"설마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진 건 아니지?"


어둑한 천장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눈을 감으면서 한동안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한숨을 푹 내쉰다.


"빌어먹을... 운도 진짜 더럽게 없네. 하필이면 그곳에 그런 함정이 있을 게 뭐냐고."

"신세 한탄 할 여유 없어. 정신 차렸으면 이제 이동해야 돼."

"뭘? 어디를 가려고? 출구는 있어?"


나를 쳐다보며 묻는 그녀에게 아까 발견한 구멍에 대해서 말해주니 헛웃음을 짓는다.


"거기가 출구란 보장이 있어? 죽을 곳으로 들어가는 장소인지도 모를 거기를 왜 들어가?"

"거기 말고 다른 출구는 없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여기서 저기까지 쭉 가봤지만 구멍은 그거 하나뿐이었다고."

"저기 있잖아. 또 다른 선택지가."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쳐다봤다. 위에서 호수 아래로 쭉 뻗어있는 나무뿌리로 보이는 거였다. 설마, 저걸 타고 올라간다는 건가?


"미치지 않고서야 저걸 올라타고 가겠다고? 올라가다가 뚝 끊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다."

"뭔지도 모를 이상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백 번 양보해서 저걸 통해 천장까지 올라간다고 쳐도 지상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녀가 엘라에게 부탁한다.


"엘라, 저 위로 올라가서 출구가 있는지 확인 좀 해줘."

"엘라 대장님이라고 불러!"

".... 엘라 대장님, 한 번 확인 좀 해주시죠."

"흠흠, 그래주지~"


엘라가 저 위로 올라간다. 제발 바라건대 출구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있으면 이 정신 나간 여자가 저 얇은 나무뿌리를 타고 올라간다는 발상에 자신감을 불어넣을게 분명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엘라가 위에서 아래로 날개 짓을 하며 내려오더니 베키에게 말한다.


"단단한 돌밖에 없어."

"그래? 쯧ㅡ!"


혀를 차는 베키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이제 유일한 방법은 내가 발견한 그 구멍밖에 없다.


"이제 다른 방법은 없어. 그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 내가 왜 네 말을 따라야 하는 건데?"

"뭐?"

"내가 왜 네 말을 따라야 하냐고?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그리고 내 짐 내놔."


따지고 드는 베키의 말투에 어이를 상실했다. 잘 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무조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녀에게 진절머리가 났다.


"그러면 여기 계속 있던가. 난 갈 테니깐."


그녀에게 짐을 던지면서 말을 툭 내뱉고 나 혼자 갈 길 갔다. 엘라가 내 얼굴 옆으로 날아 와서는 묻는다.


"진짜로 베키만 여기 내버려두고 갈 거야?"

"예, 자기가 여기 남는다는데 뭐라 할 수는 없잖아요."

"베르너 화났어?"

"화 안 났습니다. 화낼 이유가 없잖아요."


나도 최대한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한다. 툭 까놓고 말해서 자기 구하려다가 함정에 걸린 게 아닌가? 그녀가 거기 넘어지지만 않았더라도 이곳에 떨어질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저 여자는 끝끝내ㅡ


'말 해 뭐해.'


묵묵히 갈 길을 갔다. 여자가 쫓아오든 말든 이제 내 상관할 바 아니다.

엘라가 연신 뒤를 돌아보면서 내게 말한다.


"베르너, 진짜로 베키 버리고 갈 거야?"

"네, 저희들끼리만 가자고요."

"그래도 내 부하에다 베르너의 후임이잖아? 잘못되면 어떡해?"


구멍으로 들어가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내가 목숨을 구해줬으니 끝까지 책임져야 될 사람이기는 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지를 않은가? 누가 해결책이 있으면 알려줬으면 한다. 저 싸지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안 보이는 여자의 고집을 꺾을 방법이 뭐가 있냐고 묻고 싶다.


구멍으로 한 발을 집어넣으면서, 베키에게 소리쳤다.


"거기서 호수 물이나 실컷 마시고 사세요! 시원하고 맛 좋겠네요~!"


구멍 속으로 완전히 들어간 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갔다.




*******




"베키 안 따라온다. 정말 호수에서 살 건 까봐. 여기서 나가면 나중에 한 번 놀러오자."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놀러올 생각 없습니다."

"쳇ㅡ! 베르너는 심술쟁이!"


내게 메롱하는 엘라를 무시하면서 조심스럽게 앞을 경계했다. 이런 깜깜하고 축축한 공간에서는 어떤 것들이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여기는 지구하고는 다른 세계이니 부정한 존재들, 즉 고블린이나 스켈레톤 같은 괴물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한참을 걸었으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긴장을 풀면서, 앞에서 날개 짓을 하는 엘라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도 엘라 대장님은 저를 따라와 주시네요."

"그게 무슨 말이야?"

"저는 엘라 대장님이 베키 곁에 남아계실 줄 알았거든요."

"베키가 거기서 살겠다는데 뭐라 할 수는 없잖아. 게다가 나는 베르너랑 같이 있는 게 더 재밌어. 너랑 같이 다니면 뭔가 재미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

"좋은 뜻으로 말씀하신 거죠?"

"당연하지~ 나중에는 멧돼지들한테 한 번 쫓겨보자! 분명 재밌을 거야!"


억지웃음을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비위를 상하게 하면 절대로 안 되겠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그녀가 언제 멧돼지들을 끌고, 내 쪽으로 다가올지 모를 일이었기에 더더욱.


가도 가도 똑같은 길만 보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축축한 돌바닥이 아닌 정비된 바닥이 밟혀졌다. 걸음을 멈추고 엘라에게 주변을 돌아다녀보라고 요구했다.


누가 봐도 사람의 손길이 묻은 돌 벽과 바닥이 보인다. 벽에 조각된 알 수 없는 문양들이 있는 것만 보더라도 확실하다. 사람의 손길이 묻은 건축물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그와 비슷한 수준의 존재들이 지은 것이겠다.


침을 꿀꺽 삼키면서 투구를 머리에 썼다. 이런 지하 깊은 곳에 사는 존재들이다. 정신이 온전치 못하거나 또는 외부인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존재들일 게 분명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벽에 착 붙은 채로 천천히 걸었다. 검 또한 앞으로 내민 채로 언제 닥칠지 모를 기습에 대비했다.


"베르너, 지금 완전 겁먹었다. 그치?"


내 머리 위에 앉은 채로 그녀가 키득거리면서 놀린다. 평소라면 대꾸해주고 하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럴 여유가 없었다. 긴장감에 심장이 벌렁벌렁 뛴다. 눈알이 이리저리 막 굴려진다. 언제까지 이러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


툭ㅡ


발에 채인 돌맹이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에 검을 치켜들고 눈을 사방팔방 부라렸다. 나오기만 하면 확 칼을 휘둘러서 벨 각오로 눈알을 굴려댔다. 하지만 아무런 이변도 없었다. 검을 내리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는데, 석관 하나가 앞에 보인다.


다가가 확인해보니, 벽에 밀착된 석관이었다.


"왜 이런데 석관이 있는 거지?"

"베르너, 혹시 여기 무덤 아닐까? 지하무덤 같은 거 말이야."


엘라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엘라가 앞을 휘젓고 다니면서 보게 된 석관들의 수의 입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여기는 무덤이었다. 그것도 상당한 수의 석관이 존재하는 거대 지하 무덤.


무덤에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는 장소들 중 하나였다. 무덤을 기어 나오는 시체들ㅡ 무덤에서 행해지는 흑마법 등등 공포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소들 중 일 순위였다.


'미치고 환장하겠네.'


벌집에 들어오고 말았다. 아직 벌은 없지만 상황과 분위기로 보아 나올 예정인 듯 보인다. 틀림없이 벌은 나타나리라.


베키의 말이 맞았었나?


'아니야. 어차피 호수에 죽치고 있어봤자 밥이 나와 쌀이 나와?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백 번 다시 생각해도 이 방법밖에는 없었던 말이야.'


석관 사이를 천천히 스쳐지나가면서 숨을 골랐다. 그리고 잠시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공포로 인한 긴장감에 피로가 극심하다. 물을 마시고 싶고, 음식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내 짐에는 음식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점심 때 다 먹어치웠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리번 마을에 들러 다시 음식을 채워 넣으면 되기에 그렇게 했었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하느님도 모르고 부처님도 모르고 단군 할아버지께서도 모르신다. 레아 여신이라면... 그 여신은 지금 생각하지 말자. 지금 상황에서 생각하면 할수록 화만 돋우는 존재이다. 간신히 진정시킨 여신에 대한 분노가 되살아나기 전에 생각을 갈무리했다.


여신 레아 원픽인 이 세계 종교에서 그녀에 대한 분노는 곧 이단이자 악신의 추종자들이었다. 누군가를 속이려면 나부터 속여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 말을 실천해야만 한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순간,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맞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고개를 뒤로 돌리니 갑옷을 착용한 스켈레톤 한 마리가 대검을 치켜든 자세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급히 뒷걸음질 치니 스켈레톤이 내가 앉은 자리로 풀썩 나뒹군다. 놈의 등에는 손도끼 하나가 꽂혀 있었다.


'누가 쏜 거지?'


급히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활을 쏜 장본인을 찾았다. 그러다 우리들이 걸어온 길에 서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베키였다.


"베키~!"


엘라가 크게 손을 흔들면서 그녀를 반긴다. 저 여자가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설마 우리들 뒤를 밟은ㅡ 아니지, 쫓은 건가? 역시 호수에서 살기에는 많이 힘들다고 생각한 건가? 그럼, 그렇지. 어차피 이렇게 될 거 그냥 순순히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걸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서ㅡ


"야! 뒤를 봐!!"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중 그녀의 외침에 고개를 돌렸다. 뒤에 아까와 같은 스켈레톤이 대검을 치켜 올리면서 나를 향해 내리치려 한다. 검을 잽싸게 휘둘러 놈의 팔을 잘라내니 대검과 함께 바닥에 쿵 하고 떨어진다.


"대체 뭐야, 이놈들?!"


스켈레톤의 머리에 검을 찔러 넣어 박살내면서 석관들을 쳐다봤다. 석관들을 닫아놓은 문짝이 열리면서 스켈레톤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한다. 다들 손에는 검이나 도끼 등의 날붙이 무기들이 쥐여져 있다. 묻힐 때 가지고 있었던 무기들인 듯하다.


"뭐해?! 빨랑 달려!!"


석관들에서 기어 나오는 스켈레톤들을 보면서 넋이 나간 있던 내게 베키가 소리친다. 그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리면서 그들을 공격들을 피해가며 앞을 향해 질주했다.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놈들의 공격을 피해내면서.


"스켈레톤들아, 나 잡아 봐라~"


엘라가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스켈레톤들의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요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갑옷 입은 인간 남자라니ㅡ 딱 좋은 먹잇감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내 꼴과 비교해보자면 요정이 압도적으로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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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7화. 탈출 24.05.17 2 0 13쪽
35 36화. 보상 24.05.16 2 0 13쪽
34 35화. 위기 24.05.15 3 0 13쪽
33 34화. 석관 24.05.10 4 0 13쪽
32 33화. 방패 24.05.09 6 0 13쪽
31 32화. 대화 24.05.08 4 0 13쪽
30 31화. 구멍 24.05.04 5 0 13쪽
» 30화. 분열 24.05.03 6 0 13쪽
28 29화. 함정 24.05.02 6 0 13쪽
27 28화. 습격 24.05.01 7 0 13쪽
26 27화. 장례 24.04.27 8 0 13쪽
25 26화. 도둑 24.04.26 10 0 13쪽
24 25화. 암린족 24.04.25 9 0 13쪽
23 23화. 서신 24.04.24 9 0 13쪽
22 22화. 문자 24.04.20 10 0 11쪽
21 21화. 수련 24.04.19 10 0 13쪽
20 20화. 심문 24.04.18 11 0 13쪽
19 19화. 엠마 24.04.17 10 0 13쪽
18 18화. 고리 마법 24.04.13 14 0 13쪽
17 17화. 돌격 24.04.12 16 0 13쪽
16 16화. 사제 24.04.11 18 0 14쪽
15 15화. 복귀 24.04.10 22 0 13쪽
14 14화. 갈등 24.04.09 22 0 13쪽
13 13화. 얼굴 24.04.08 25 0 13쪽
12 12화. 갈란 마을 24.04.06 31 1 12쪽
11 11화. 조우 24.04.05 31 0 13쪽
10 10화. 밖으로 24.04.04 39 1 13쪽
9 9화. 군자금 24.04.03 45 1 13쪽
8 8화. 동행 24.03.30 47 1 14쪽
7 7화. 토벌 24.03.29 49 2 14쪽
6 6화. 기사 24.03.28 61 2 13쪽
5 5화. 반딧불이 요정 24.03.27 62 2 13쪽
4 4화. 감옥 24.03.23 74 3 12쪽
3 3화. 이세계 24.03.22 104 3 13쪽
2 2화. 보케이네이아 24.03.21 127 4 13쪽
1 1화. 소환 24.03.20 16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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