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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니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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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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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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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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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95

작성
24.09.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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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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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3쪽

011. 저건 좀 다르다. (2)

DUMMY

< 011. 저건 좀 다르다. (2) >




띠링!


[‘마인 부화장’을 파괴하였습니다.]

[가장 큰 공로를 한 ‘공만식’님에게 소정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은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다시금 활활 타오르며 사라지는 부화장.

인간의 시체를 재료로 마인을 만들어내던 공장이 문을 닫았다.

공적은 당연히 공만식의 몫이었고.


이번 전투로 없앤 부화장이 네 개.

변종을 정리하고 남은 마인까지 잡아야 부화장을 불태울 수 있다.

말은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둘에서 셋의 변종 마인을 잡아야 가능한 일.

어지간한 사람은 도전할 생각도 할 수 없는 난도를 갖는다.


그런데 이 모습을 네 번이나 보여줬다.

증명을 넘어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공만식의 모습.

그와 같이하는 사람들은 이 악몽 같은 현실 속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뭐 나왔어요? 또 물약?”

“그래.”


유미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공만식의 얼굴은 무덤덤했다.


─── ◆ INVENTORY ◆ ───

[ ■ ] [ ■ ] [ ■ ] [ ■ ] [ □ ]

→ [☆][ 오염된 최하급 마정석 ][23/100]

→ [☆][ 오염된 하급 마정석 ][10/100]

→ [☆][ 근력의 물약 ][1/10]

→ [☆][ 치료의 물약 ][3/10]

[ □ ] [ □ ] [ □ ] [ □ ] [ □ ]

───────────────


그 결과 얻어낸 소정의 보상은 전부 물약.

처음에 얻었던 근력의 물약과 달리 그 이후에 나온 건 모두 치료의 물약이었다.

효과는 외상을 치료.

얼마나 효과가 좋은지는 아직 확인 못 했지만, 그래도 아이템.

위급한 상황에 나름대로 쓸모가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봤다.


“그럼 이제 부화장은 다 없앤 거네요.”


공만식이 처리한 부화장은 총 4개였다.

그런데 유미나는 모든 부화장은 없앴다고 말했다.


──── ◆ MISSION ◆ ────

[ 이름 : 모여드는 마인들을 토벌하자 ]

[ 등급 : ★ ]

[ 목표 ]

▶ [ 마인 토벌 ]

→ 마인 처치 (451/∞)

→ 변종 마인 처치 (31/∞)

→ 마인 부화장 파괴 (10/10)

→ [ 추가 ]??? 처치 (0/1)

[ 보상 ]

▶ 달성 목표에 따라 차등 지급

───────────────


‘설마 미션으로 나오는 목표가 혼자가 아닐 줄이야.’


공만식은 자신이 처리한 괴물의 숫자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이렇게 많지 않다는 건 바보가 아니니 확신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다른 미션을 받은 각성자들에게도 같은 화면이 보인다는 걸 확인하고 내심 아쉬웠다.

공통미션은 그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으니까.


“그건 모르지. 미션에는 열 개를 없애라고 했지. 열 개만 있다고는 안 했으니까.”

“그렇긴 하죠. 그런데 다른 목표 숫자는 무한대인데 부화장하고 보스만 목표가 정해져 있으니 그런 느낌이에요.”


유미나의 말이 맞을 수도 있고, 공만식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는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며 미션창을 다시 살폈다.


이 미션은 공만식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그런지 목표가 모두 합쳐진 상태였다.

이중 얼마나 그의 손을 탔는지는 나중에나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다른 건 몰라도 부화장은 확실히 공만식의 손에 4개가 날아갔으니 다른 놈들이 6개를 처리한 거였다.

무려 6개나.


‘이거 생각보다 제법인데?’


공만식의 계산으로는 하나의 부화장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마인 수준 인간이 서른 명은 필요했다.

그들 중 자신이나 한가람 같은 괴물이 섞였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잡아도 희생이 엄청나겠지.’


서른 명으로 잡은 기준은 양쪽이 같이 공멸하는 수준.

그마저도 인간들이 두려움 없이 싸울 수 있다는 가정에서였다.


물량으로 싸운 게 아니라면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말.

변종이나 일반 마인을 무식하게 잡지 않고 무언가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그걸 알고 있는 무리가 빠르게 정리에 나선 거라면?


공만식의 눈에 살짝 흥미가 스쳤다.


“보스도 잡을 거야?”


그 모습을 보고 한가람이 슬쩍 물어왔다.


“왜? 누나는 무서워?”

“설마. 빨리 가자.”


부화장을 부수는 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튼 한가람과 공만식.

그의 나이를 듣고 살짝 놀란 그녀는 오히려 누나라고 부르라며 먼저 다가갔다.

그녀의 말에 좋다고 넙죽 누나라고 받아 버린 공만식.

괜히 유미나의 눈초리가 사나웠다.


그렇게 공만식의 누나가 된 한가람은 무섭기는커녕 무슨 콘서트에 온 사람처럼 눈이 반짝였다.

그 모습에 질린 듯한 걸음 물러서는 김요한.

그녀가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는 공만식은 피식 웃고 고개를 돌렸다.

그가 바라보는 곳은 산의 정상.

그곳에서 아까와는 달리 노골적인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쪽도 어서 오라네.”


열 개의 부화장을 독식하는 플랜은 실패.

그렇다고 주저앉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오히려 최종 목표였던 보스를 잡겠다는 의지만 타오르는 공만식이었다.

그는 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음. 재미없네.’


정상으로 향하는 공만식을 반긴 건 그가 놓친 부화장을 처리한 흔적들이었다.

뭔가 그가 모르는 정보와 반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조금 했는데.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로지 피.

인간의 피.

흥건하게 바닥을 적신 피.

그리고 또 시체와 피였다.


부화장에 쌓인 인간의 시체보다도 더 많은 시체가 널린 정상으로 향하는 길.

과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했는지는 의문이지만.

반전 없이 물량전이라는 증거이기에 흥미가 떨어지는 공만식이었다.

물론 그에게만 그러했다.


“미, 미쳤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진짜 전부 죽었어요? 이 사람들이 전부요?”

“흐음. 모두 괴물한테 당한 거네. 어쩌면 당연한 일이야. 우리도 만식이가 없었으면 비슷하게 당했겠지. 나는 빼고.”


자신만 빼고 모두 같은 처지가 됐을 거라는 한가람의 말.

얄밉고 화가 나지만, 틀리지 않다는 걸 모두 느끼고 있었다.

그들도 눈과 귀가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다른 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이었나 보네.”

“맞아. 우리 막고 있던 깡패 새끼들은 다른 루트를 탄 거 같아. 흐으음.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싸우는 게 전문은 아닌 거 같은데?”

“당연하지. 잘 봐줘야. 아침저녁으로 간단한 운동이나 하던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이 뭐에 홀린 거처럼 싸운 거고.”


사람들의 시체에 놀라는 다른 이들과 달리 공만식과 한가람은 분석 진행했다.


“속도를 높인다. 못 따라오면 버릴 거니까 살고 싶으면 따라붙어.”


파악!


그리고 공만식은 서둘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칫하다가는 진짜 물건인 보스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상정한 적 없는 그였기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야! 같이 가!”

“마, 만식아!”


사람들의 소리가 빠르게 멀어졌다.

평범한 땅도 아니고 ‘악’자가 붙은 관악산을 오르는 길.

공만식에게는 평지와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걷는 것도 쉽지 않을 길이었다.

한가람만이 그나마 천천히 멀어지며 그를 따를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정상에 도착하기 전.

사람 무리를 두 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 사람 무리 하나와 한 무더기의 시쳇더미였다.


‘다 죽었네.’


죽어 나자빠진 시체들의 몸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공만식의 앞을 막던 조폭들과 한 편이라는 걸 극명하게 인증하는 마크.

녀석들은 적의 정체를 알려주는 역할도 하지 못하고 정상 부근에서 전부 끝이 난 거였다.


“후욱. 후욱. 너 진심 개 빨라. 그런데 이놈들?”

“아마도 보스겠지.”

“이 새끼들 부화장 놔두고 보스런한 거였네. 노른자만 노린 거였어.”

“맞아. 나쁜 선택은 아니야. 물론 멍청하게 죽었지만.”


어쩐지 부화장 근처에 조폭 그림자도 없다 싶었는데 보스만 노린 거였다.

비록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여 결과는 몰살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수작이었다.

공만식은 잠시 그들을 살피다 놈들이 떨군 마체타와 사시미를 주워들었다.


“무기라도 바꾸려고?”

“난 딱히 가리지 않아서. 보스가 어떤 괴물인지는 몰라도 무기 하나둘 정도는 더 챙겨야지. 누나도 쓸만한 거 챙겨.”

“필요 없어. 어차피 변종보다 강하면 난 도움이 안 될 거야.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게 낫지.”

‘주제 파악 잘하네. 마음에 들어.’


누나누나 하면서 살가운 척하고 있지만, 작게 뱉는 말은 대화이자 테스트.

한가람의 물러서겠다는 말에 공만식은 만족스러웠다.

우둔하게 나설 자리를 파악 못 하는 멍청이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말을 마치고 다시 뛰기 시작한 두 사람.

별도의 대화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다행히 저 멀리에서 헥헥 거리며 다른 세 사람이 쫓아오는 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멈춰야 했다.


“죽여라! 저 악마를 죽여라!”

“목사님을 지키고 악마를 물리쳐라!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실 거다!”


이 산에서 들을 거라 생각지 못한 말들을 들어야 했다.




* * *




“뭐지? 저 사람들? 왜 저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거야?”

“글쎄.”

“미친 건가? 딱 봐도 안 되잖아. 전부 죽을 거라고.”


한가람을 처음 만난 건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늘 침착한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마저 당황하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괴물에게 눈이 반쯤 돌아서 달려드는 모습.

그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매우 이상한 모습이었으니까.


그런 한가람과 달리 공만식은 그러한 사람들에 둘러싸인 괴물을 봤다.


‘키는 변종하고 그다지 차이 없어. 그런데 팔이 두 개네?’


산 정상 부근에서 날뛰는 괴물은 하나뿐이었다.

아마도 저 괴물이 보스이리라.

보스라서 팔이 세 쌍에 날개라도 달리지 않았을까 기대했는데.

생김새만으로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기다란 머리카락을 빼면 특이점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결과물은 처참했다.

기도 소리가 울리고 믿음을 외치며 달려드는 사람들.

백여 명이 넘을 거 같은 이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보이는 건 인간의 시체였고 들리는 건 비명뿐이었다.


인세의 지옥이 있다면 여기 같았다.

그리고 그 지옥의 한 구석진 곳을 바라보던 공만식이 입을 열었다.


“저 사람이야.”

“아, 저 목사? 저 사람이 왜?”

‘모르는 건가? 그렇네. 모를 수도 있겠어.’


공만식이 지목한 사람을 보고 특이점을 못 찾는 한가람.

왜 모르는지 공만식은 바로 파악했다.


‘마력을 쓰다니. 재미있어.’


비릿하게 웃은 공만식의 혼잣말.

그의 말처럼 사람들을 이끄는 목사에게서는 마력이 느껴졌다.

공만식을 제외하면 누구도 갖지 못했던 마력을 가진 사람이 나타난 거였다.


“스킬이야.”

“사람들이 미친놈처럼 싸우는 게? 그러네. 그러면 말이 되네.”


스킬창은 비어있지만, 스킬의 존재는 알고 있는 한가람.

비록 마력은 느낄 수 없는 그녀임에도 비합리적인 지금 상황에 공만식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이 바라보는 결은 조금 달랐다.


‘정신 조정 같은 건 아니고 버프? 두려움을 없애주는 쪽인가?’


한가람이 악독한 정신 조작이나 강제 조정술 같은 걸 떠올렸다면.

스킬이 가진 효용성의 한계를 알고 있는 공만식은 남자의 미약한 마력도 느꼈다.

그는 거의 정확하게 스킬 효과를 추측했다.

고작 저 목사가 보여주는 마력으로 강제성 가득한 스킬은 불가능할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안 끼어들 거야?”

“굳이? 그냥 지켜볼 거야. 왜? 저 사람들이 불쌍해?”

“응? 뭐, 조금?”

“누나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저 목사는 지금 적당히 분위기만 만드는 거야. 저렇게 날뛰는 건 모두 저 사람들의 선택인 거고.”

“뭐? 그게 가능해?”

“가능하냐고 하면 가능하지. 인간 정신을 조정하는 거에는 딱히 스킬까지 필요하지 않으니까. 시간과 장소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해.”


내가 바로 증거야.

사부에게 받은 훈련 속에서 3년 전과 완전히 다른 인격이 된 공만식.

저들과 자신이 많이 다르지만, 또한 닮은 부분이 없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그였다.


“그럼 왜 그냥 지켜보는 거야. 저러다 보스 뺏기겠어.”

“아아. 그럴 일 없어.”

“응? 왜?”


정상에 도착한 후 여유로운 공만식의 행동들.

그건 모두 보스라는 괴물을 본 이후부터였다.


“저건 좀 다르거든. 많이 달라.”


마력을 쓰는 목사와 광신도들.

압도적인 숫자로 괴물을 상대하는 인간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이 상대하는 보스는 지금까지 괴물과는 달랐다.

굉장히 다른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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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나쁘지 않은 기분. (1) NEW 14시간 전 114 4 14쪽
12 012. 저건 좀 다르다. (3) 24.09.17 152 6 12쪽
» 011. 저건 좀 다르다. (2) 24.09.16 165 8 13쪽
10 010. 저건 좀 다르다. (1) 24.09.15 161 6 13쪽
9 009. 미션. (3) 24.09.14 161 5 13쪽
8 008. 미션. (2) 24.09.13 161 5 13쪽
7 007. 미션. (1) +1 24.09.12 168 5 13쪽
6 006. Oh-HALA. (3) 24.09.11 170 5 13쪽
5 005. Oh-HALA. (2) 24.09.10 179 6 13쪽
4 004. Oh-HALA. (1) 24.09.09 192 8 12쪽
3 003. 돌아오다. (3) 24.09.08 203 10 13쪽
2 002. 돌아오다. (2) 24.09.07 240 7 13쪽
1 001. 돌아오다. (1) 24.09.06 276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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