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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니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회귀자의 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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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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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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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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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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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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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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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9. 미션. (3)

DUMMY

< 009. 미션. (3) >




짐짝이 싫다며 유미나까지 버리려 했던 공만식.

왜 그런 그가 굳이 이성찬까지 같이 합류시켰냐 묻는다면.


‘난 합류 시킨 적 없는데?’


그는 이렇게 답할 거다.


그가 책임지는 건 오로지 유미나 뿐이다.

그녀를 보호하고 데리고 다니는 이유는 단지 미션 보상이 전부였고.


이런 상황에 유미나가 이성찬을 좋게 봤는지 가깝게 지낸다.

공만식의 눈에는 그러한 이성찬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는 적당히 쓰기 좋은 카드 정도가 될 것도 같고.


그렇기에 옆에 있는 걸 허락한 거다.

이런 모습이 동료나 팀에 합류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었다.

언제든지 버릴 수 있고, 위험이 닥치면 등 돌릴 수 있는 그냥 길동무 같은 거였다.


‘거기다 팀 결성도 해결은 해야지. 팀이라고 했으니 몇 명은 더 모아야 할 거 같은데.’


딱히 위협이 되지 않고 성품도 나빠 보이지 않는 이성찬.

유미나의 미션을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팀 결성이 필요했고, 그를 팀에 넣는 걸 고려 중이긴 했다.

그렇다고 이 팀이 그의 동료라는 건 또 당연히 아니었고.

그저 보상과 함께 사라질 팀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네?”

“뭐? 왜?”

“아니, 만식씨가 뭐라고 한 거 같아서요.”

“됐으니까 헛소리 말고 그 존대나 어떻게 해봐. 지랄 맞은 세상에 무슨 말을 높이고 지랄이야. 나보다 나이도 많잖아.”

“아, 그 그래. 그럴게.”


공만식의 혼잣말에 대꾸하다 괜히 말을 놓게 된 이성찬.

꽤 양아치 같은 얼굴인데 뭐가 좋은지 순박하게 웃는다.

얼핏 보면 싸가지 없는 거로 오해받기 좋은 얼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공만식은 지금 팀을 꾸리면 안 된다는 걸 다시금 상기했다.

이번 미션을 독식하기 위해서는 팀이라는 건 절대로 꾸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더 이동하니 산이 나왔다.

불쾌한 마력이 흐르는 산 입구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 제일 앞에 막고 선 일단의 무리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중이라 눈이 절로 갔다.


“모두 정지.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통제한다.”


독식을 꿈꾸는 건 공만식만이 아니었다.


“형님 말씀 들었지. 거기 멈춰라.”

“자자. 피들 보지 말고. 얌전히 굴어라. 아직 내 칼에 묻은 피가 다 닦이지도 않았다.”


덩치는 기준 이상으로 크고 몸에는 각종 그림이 가득한 놈들.

딱 봐도 생산적인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놈들은 아니었다.

저놈들을 보니 이성찬이 착한 놈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공만식이었다.


“만식 오빠. 저 사람들 엄청 여유로워 보여요.”

“그러네.”

“이상하지 않아요? 미션을 봤으면 변종이나 물음표같이 이상한 게 있다는 걸 알 텐데 저렇게 하나도 안 무서워할 수 있죠?”

“안 무서워할 수도 있지.”

“그건 오빠같이 이상한 사람이나 그런 거고. 저 사람들은 뭔가 믿는 게 있는 거 같아요.”


내가 이상한 사람?


‘딱히 평범하지는 않지.’


공만식도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 유미나의 말에 반박은 안 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부분도 컸다.


‘저것들 변종을 잡아 봤어. 그런데 저런 몸으로는 불가능해. 괜히 깝치다가 육포처럼 찢기겠지. 그런데 잡아본 게 확실한 반응이라? ······뭐가 있긴 하네. 스킬인가?’


살집만 늘리고 문신만 그려 넣은 돼지들을 뚫고 이동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아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싹 다 정리하고 혼자 산에 오르는 것 역시 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해 못 할 정보가 있다는 걸 느낀 공만식은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 이후에 저놈들의 생사 여부를 결정해도 전혀 늦지 않으니까.


“형님. 애들 다 모였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몇 명만 남아서 길 막고 나머지는 이동하자.”

“예! 형님 말씀 들었지! 다들 움직여!”


놈들의 대화는 조심스럽지도 않았다.

자신들이 막아선 이들이 마인들을 쳐 죽이며 각성했다는 걸 잊은 걸까?

방송처럼 울리는 목소리는 명백한 무시가 담겨 있었다.

분란 때문에 참고 있는 몇몇이 상당히 거슬려 하는 게 눈에 보였다.


“MZ조폭? 그런 걸까?”

“그런 거 같아요. 으으으으으, 진짜 꼴 보기 싫다. 말 걸까 무섭네.”

“어? 쟤네 이동하는데. 그, 만식아? 어떻게 할래?”


유미나와 이성찬이 나눈 대화의 끝은 공만식한테 향했다.

그 모습에 대답도 없이 앞만 보는 공만식.

이런 일에 쫄 리 없다는 걸 아는 두 사람은 입을 다물고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맹수가 뛰쳐나가기 전 웅크린 모습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언제든 달릴 수 있게 준비해. 그리고 넌 얘 잘 지켜. 얘 다치는 건 괜찮은데 죽으면 안 돼. 절대.”

“어어. 그럴게.”

“흥, 뭐래.”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될 문제였지만, 공만식의 입에서 나온 말.

이로써 그가 곧 움직일 거라는 사실에 긴장하는 두 사람이었다.

묘하게 유미나는 기분이 좋아 보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조폭들의 말과 행동이 거슬렸는지.

공만식 말고도 여기저기에서 움직임이 시작됐다.


“비켜라. 나도 여기 볼 일 있다.”

“병신들. 여기 막으면 끝인가. 난 돌아서 간다.”

“야, 이쪽으로. 이쪽으로 와. 이쪽에도 길 있어.”


통제될 리가 없었다.

마력이 흘러나오는 건 산 정상이었고.

목적지는 하나지만, 갈 수 있는 길은 많았다.

이 등산로 하나 막는다고 되는 일은 절대로 아니었다.


채애앵!


“움직이지 마! 지금부터 꿈틀하는 새끼는 배때기에 구멍 날 줄 알아! 창자로 줄넘기 하고 싶은 새끼만 앞으로 나와!”


물고기 회 뜨는 칼로 위협하는 조폭.

왜 웃통을 까는 건지 몰라도 문신이 갑옷이라도 되는 것처럼 벗어 던지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은 공만식과 달리 앞에 나서는 몇 명.

그중 가장 다혈질로 보이는 건 의외로 여자였다.


“비키라니까 왜 칼을 뽑고 그래. 누나가 여기 볼 일 있다고 했잖냐.”


키는 여자치고 상당히 큰 180 정도.

운동했다는 건 자세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사시미 앞에 나서는 깡다구는 단순히 운동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했다.


“뭐라는 거야! 이 미친년이!”

“너 지금 욕했냐? 책임질 수 있는 일만 해라.”

“씨벌 년이!”

“하아, 안 그래도 간만에 나온 휴가에 이 난리 나서 피곤해 죽겠는데 별것들이 다 설치네.”


군인인가?

조폭들에게 다가가며 점점 싸울 자세가 잡히는 여자.

그 안에서 나름 진한 혈향을 느낀 공만식이었다.


‘프로네.’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지독한 훈련을 받았을 거다.

역수로 든 단검만 보더라도 앞에 있는 문신 돼지들과는 결이 다른 여자.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나쁘지 않은 진짜를 보는 기분이었다.


팍.


그리고 그 진짜가 움직였다.


“개 같은 년이 어디서 지랄이야!”


달려 나오는 여자를 본 조폭 하나가 마중 나오며 골프채를 휘둘렀다.

후옹! 하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살벌하게 휘두른 스윙.


슥, 휘휘휙.

픽픽픽!


“악! 아악! 아아악! 미, 미친년이 칼을! 으아아아악!”

“아우, 돼지 새끼 시끄럽네. 뭐해? 다들 안 덤비고.”


깔끔한 세 번의 칼질.

날아오는 골프채보다 낮게 파고들어 발등, 종아리, 허벅지를 찌른 단검.

무자비한 칼질과 함께 비명을 지른 조폭은 땅바닥을 구르고 기었다.


“뭐, 뭐에요? 엄청 빨라! 보이지도 않았어!”

“와, 대단한 여자네.”


감탄하는 이들과 달리 공만식은 작게 끄덕였다.

진짜 팀원을 해도 될 사람을 드디어 찾았으니까.




* * *




“다 조져버려!”

“죽여! 이 씨벌 것들 다 죽여!”


하늘에는 피가 떨어지는 달이 떴고.

그 안에서 믿기 힘든 눈동자가 인간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결과 멸망이 찾아오고 마인들이 넘쳐나는 세상.


‘그래. 이게 인간이지.’


멸망.

지옥.

그게 무슨 상관일까?

인간이라면 모름지기 작은 욕망을 위해서 이 정도 병신 짓은 해줘야 인간이지.


“꺄아아악! 미쳤어!”

“마, 만식아!”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사회화라는 이름으로 본능을 잊은 채로 서 있는 두 사람이 공만식을 바라봤다.

그리고 공만식의 입가의 미소를 보고 오히려 굳어버렸다.


“놓치지 말고 따라붙어.”


파악!


땅을 박찬 공만식의 뒤로 작게 모래바람이 일었다.


‘재미는 있지만, 양보는 안 돼. 적당히 봐줬으니 달려야지.’


조폭들의 재롱 잔치나 동료 후보의 등장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유흥 이상은 안 된다.

본업을 잊으면 안 되기에 지금부터 뛰기로 했다.


“넌 또 뭐야!”

“흐.”


자신을 막은 조폭을 보고 마치 조카의 학예회를 떠올린 듯 웃는 공만식.

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휙, 빠악!


“꾸액!”


서로의 수를 나누고 합을 맞추는 것 따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살인지 근육인지 모를 살집이 전부인 조폭은 어떤 감정도 없이 물 흐르듯 움직인 쇠파이프를 막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몸과 어울리는 돼지 멱따는 듯한 소리를 내며 주저앉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역시 대가리가 답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은 공만식이 조폭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어? 어어? 저 새끼부터 막아!”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지 소리친 조폭의 중간 보스쯤 되는 돼지.

하지만 시작부터 불가능한 소리였다.


빠바바바바바바바바박!


양 떼 사이에 뛰어든 늑대처럼 홀로 다른 시간대에서 움직이는 공만식.

줄줄이 대가리를 맞고 축 늘어지는 조폭들의 모습은 한 편의 B급 조폭 영화 같았다.


“와아아아. 엄청 시원하게 패네요. 속이 뻥 뚫리네.”

“그, 그러게.”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도 유미나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공포스럽다기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지배적인 광경.

그 모습은 길게 이어질 필요도 없었다.


“히이이익! 다, 당신! 우리가 누군 줄 알고 이래!”

“뭐라는 거야, 병신이. 그럼 넌 내가 누군지는 알고?”

“모, 모르죠.”

“그럼 그냥 낮잠이나 자라.”


빠악!


결국, 마지막 조폭까지 잠재우기까지 걸린 시간은 컵라면을 익히기에도 부족했다.


“뭐하냐. 따라붙으라고 했지.”

“아, 그, 그래.”

“가고 있어요!”


정리했으니 떠나야 할 때.

공만식의 말에 쪼르르 따라붙은 이성찬과 유미나였다.

그리고 공만식의 눈이 한 곳을 더 짚었다.


‘따라올 거면 오고.’


굳이 말이 필요할까?

그의 눈빛이 뜻을 전했다.


도발? 아니, 그건 인정이었다.

너까지는 와도 좋다는.


‘하, 재미있는 새끼네.’


시건방진 공만식의 눈빛을 받은 한가람.

그녀의 안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뜨거움이 솟구쳐 올랐다.


“오냐. 같이 가주마. 김요한!”


그리고 그녀는 누군가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우리도 저 양반 따라간다.”

“잘 못 들었습니다?”

“들었으면서 까지 말고. 우리도 같이 간다고.”


한가람의 말에 당황한 김요한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안 됩니다! 상황만 보고 가시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 상황 더 보려는 거야.”

“절대 안 됩니다! 부대 복귀 명령 떨어진 지 한참입니다! 이거 탈영입니다, 탈영!”

“특수 상황인데 탈영은 무슨. 너 지금 명령 불복종?”

“한중사님이야 말로 지금 명령 불복종입니다! 저까지 세트로 말입니다!”


한가람은 김요한의 말이 맞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저 남자.


‘하, 새끼. 눈빛 보소. 어린놈이 눈이 뭐 저래?’


한 번 더 돌아보며 자신을 바라보는 공만식에 소름이 돋았다.

저러한 눈빛은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찐이었다.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본능의 소리가 깊은 곳에서 울렸다.


“그럼 너 혼자 가. 난 이 특수 상황을 더 살펴볼 테니까.”

“한중사님!”

“간다.”

“아, 진짜! 이거 전부 한중사님 책임입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내가 언제 짬 시키는 거 봤냐? 따라오기나 해.”


두근두근.


한가람은 묘한 기분을 안고 남자가 뛰어간 길을 따라 뛰었다.


‘역시 따라오네.’


공만식은 따라올 줄 알았다는 듯 속도를 조절했다.


대충 직업 군인으로 보이는 여자.

동료가 있어 안 올 줄 알았는데 용케 따라붙었다.

아마도 조폭들을 때려잡으며 보인 모습에 흥미가 동했을 거다.


‘그럼 진짜를 보여줘야지.’


한가람의 잠재력과 실력은 동료로 삼기에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공만식과의 격의 차이는 확실하다.

안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 싶지만, 어쨌든 그래서 그는 한가람을 키워서 쓸 생각이었다.

동료면서도 일종의 사승 관계.


‘꼭 사부하고 나 같이.’


피식 웃음이 났다.

사부도 이런 생각으로 자신을 납치했던 걸까?


납치라.

물론 공만식은 한가람을 그런 식으로 동료로 들일 생각은 없었다.

마음으로 따르게 만들지 못하면 결국에는 문제가 생길 거니까.


“끄어어어어억!”

‘거기구나.’


그리고 산에 울려 퍼지는 살기 가득한 울음소리.

공만식은 저 괴성의 주인을 통해서 그녀에게 확실한 어필을 할 생각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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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나쁘지 않은 기분. (1) NEW 14시간 전 114 4 14쪽
12 012. 저건 좀 다르다. (3) 24.09.17 151 6 12쪽
11 011. 저건 좀 다르다. (2) 24.09.16 164 8 13쪽
10 010. 저건 좀 다르다. (1) 24.09.15 161 6 13쪽
» 009. 미션. (3) 24.09.14 161 5 13쪽
8 008. 미션. (2) 24.09.13 161 5 13쪽
7 007. 미션. (1) +1 24.09.12 168 5 13쪽
6 006. Oh-HALA. (3) 24.09.11 170 5 13쪽
5 005. Oh-HALA. (2) 24.09.10 179 6 13쪽
4 004. Oh-HALA. (1) 24.09.09 192 8 12쪽
3 003. 돌아오다. (3) 24.09.08 203 10 13쪽
2 002. 돌아오다. (2) 24.09.07 238 7 13쪽
1 001. 돌아오다. (1) 24.09.06 275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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