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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니트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회귀자의 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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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니트
작품등록일 :
2024.09.06 12:52
최근연재일 :
2024.09.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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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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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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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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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005. Oh-HALA. (2)

DUMMY

< 005. Oh-HALA. (2) >




“흡!”


격하게 숨을 들이켠 공만식.

스킬을 얻는 과정에서 육체와 떨어졌던 의식이 돌아온 걸 느꼈다.

얼마나 시간이 흐른 지 모를 상황.

억지로 굳어진 몸을 움직였다.


주변을 빠르게 살피며 위험을 확인한 공만식.

그는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겨우 호흡을 되돌렸다.


‘시간은······ 전혀 안 흐른 건가?’


스킬 선택을 하는 과정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시간을 제법 보냈다.

그런데 시계를 확인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렀어도 거의 인지하지 못할 수준으로만 지났을 거다.

갑자기 끌려갔다 온 선택의 방은 적어도 현실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다.


아아.

틀렸다.


영향이 없는 게 아니었다.

아주 무지막지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게······ 마력이라는 건가?”


현실로 돌아오기 전 영혼으로 파고든 알 수 없는 거대한 흐름.

그 힘이 지금 같이하고 있다는 걸 느끼며 감탄했다.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힘.

마력이라는 생소한 존재가 자신의 몸이 아닌 그보다 더욱 깊숙한 곳.

말하자면 영혼에 자리한다는 사실에 공만식은 잘게 몸을 떨었다.


꾸드득.


주먹을 꽉 쥐었다.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며 얻어낸 흉기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바로 그 주먹이었다.

사람의 몸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위험한 것이 달려있다고 그는 평소에도 생각했었다.


“달라. 완전히 달라.”


꾸드득.


그런데 아니었다.

지금은 그걸 뛰어넘는 또 다른 힘이 주먹 안에 맴돈다는 걸 공만식은 인정했다.

마력이라는 힘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갓난아이가 손을 움직이듯 본능적으로 가져다 쓸 수 있을 뿐.

‘제대로’ 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간이 제법 필요하겠어.’


훈련을 받기 시작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첫 석 달은 정말이지 육체 단련만 미친 듯이 했었다.


산을 네 발로 뛰어오르고.

바위를 들어 올리고.

절벽을 오르는 미친 짓거리들.

그 과정에서 공만식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쓰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지금 ‘마력’이라는 힘은 마치 그때를 생각나게 했다.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로 깨달았다.


‘일단 이게 전부는 아니지. ······확인부터.’


마력이라는 힘을 얻어낸 건 일종의 추가적인 성과였다.

물론 이 힘만으로도 굉장한 건 분명했다.

놀라운 기적 같은 힘을 얻었지만, 본론은 다른 것이기에 공만식은 시스템을 움직였다.


띠링!


─── ◆ SKILL LIST ◆ ───

[ 스킬 Ⅰ ]

▶ [ ★★ ][ 그림자의 밤 ]

[ 스킬 Ⅱ ]

▶ [ - ]

[ 스킬 Ⅲ ]

▶ [ - ]

──────────────


그렇게 뜬 스킬 리스트창.

거기에는 ‘그림자의 밤’이라는 스킬이 하나 박혀 있었다.


“그림자? 그게 그림자였어?”


일종의 도박이었다.

공만식이 고른 카드에는 두 사람이 겹쳐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분신술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들게 했던 그림.

그런데 분신술이 아닌 그림자를 나타냈던 모양이다.


예상한 결과는 아니지만, 상관없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스킬일까?

더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문제에 벌써 답을 내릴 필요는 없으니까.


‘스킬, 그림자의 밤 확인.’


──── ◆ SKILL ◆ ────

[ 이름 : 그림자의 밤 ]

[ 등급 : ★★ ]

[ 숙련 : □□□□□ ]

[ 능력 ]

▶ [ 그림자 분신술 ]

▶ [ 그림자 무기술 ]

──────────────


그렇게 띠링! 하고 뜬 스킬창.

두 개의 별이 박힌 그림자의 밤에는 두 개의 능력이 달려있었다.

별이 두 개라서 능력도 두 개인 걸까?

떠오르는 궁금증을 놔두고 스킬 능력을 살폈다.


“······그림자 분신술?”


그중 공만식의 눈을 사로잡은 건 분신술.

기대했던 분신술이라는 힘이 능력란에 떡하니 박혀 있었다.


“이건 나쁘지 않네.”


나쁘지 않다니.

공만식 나름의 최대한의 칭찬이었다.

거기에 분신술을 넘어 무기술.

정확한 건 확인이 필요하지만, 왠지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림자 분신술.’


스킬은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방법.

그건 시스템에 스킬을 새겨진 순간 저절로 알게 된다.


어려운 게 전혀 아니었다.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마력이 움직이면 끝.

마력을 얻고 끌어 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우웅.


공만식 안에 자리한 마력이 꿈틀 움직이며 의지에 반응했다.

그림자의 밤이라는 스킬은 공만식의 의지와 마력을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스으으으으.


“염병. 이딴 게 분신술?”


공만식의 눈은 조금 차가워졌다.

실망감과 곤란함 거기에 더해 약간의 황당함이 어우러진 시선.

그러한 시선이 그의 팔로 향했다.


거무튀튀한 팔.

그의 시선에 잡힌 건 마치 그림자를 뭉친 듯이 생겨난 또 다른 팔이었다.

그것도 완전한 팔이 아닌 팔꿈치에서 시작된 팔이었다.


“분신술이라더니 이건 뭐 어이가 없네.”


말을 더 잇지도 못했다.

생겨난 건 고작해야 팔 한 짝이니 이걸 분신이라고 말하는 것도 우스웠다.

그래도 어쨌든 생겨난 스킬이니 일단 확인해보기로 했다.


휙.

스으으.


빠르게 휘저은 공만식의 팔.

그리고 반 박자 느리게 그림자 팔이 그 모습을 훔쳤다.


‘느려.’


팡!

슷.


가볍게 찌른 잽.

이번에도 반 박자 느린 그림자 팔은 허공에 기류도 만들지 못했다.


‘약해.’


샤사삭.

스스슷.


‘둔해.’


허공을 휘젓는 손.

그림자 분신술은 이번에도 여전히 반 박자 느리게 움직이며 모양마저 어설프게 따라 했다.


“씁. 이걸 어따 쓰냐.”


닌자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사기적인 성능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래도 별이 두 개나 박혔는데 이런 어설픈 힘이라니.

절로 걱정이 늘었다.


‘그림자 무기술.’


분신술은 영 못마땅했다.

그래도 아직 한 발이 남았다.

이번에는 그림자 무기술.

공만식은 스킬 사용법에 따라서 머릿속에 단검을 떠올리며 마력을 이끌었다.


그리고.


스슥.


“씨이이벌. 진짜 장난하나?”


단검은 어디에 간 걸까?

그림자가 만들어낸 건 단검은커녕 커터칼도 되지 못했다.

그의 손가락 위로 살짝 솟아난 손톱 같은 칼날이 만들어진 전부였다.


띠링!


[‘그림자의 밤’ 숙련도가 미비하여 스킬 구현이 순조롭지 못합니다.]

[숙련도를 높여 보다 훌륭한 스킬로 거듭나세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시스템이 아닌 그의 책임이라고 떠넘기는 메시지까지.


“내 팔자에 무슨. 잠이나 자련다.”


기대 대신 숙제를 받아든 공만식.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이나 자기로 했다.




* * *




‘해가 뜨네.’


잘 잤냐고 물으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만식은 몸을 가볍게 풀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서너 시간 동안 선잠을 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넘치는 휴식 시간이었다.

고작 며칠 전에 있었던 치열했던 생존 게임에서는 꼬박 나흘을 1분도 자지 못한 채로 싸웠던 공만식이었다.


“으으으으윽!”


가볍게 이리저리 비틀며 굳은 몸을 푼 공만식은 건물 밖을 살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니까.


언제나 움직이기 전에는 목적을 정하고 계획을 수립한다.

꽉 짜여진 계획이 아니더라도 방향을 정하는 건 중요한 일.

공만식은 원칙에 맞게 계획을 세웠다.


그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당연히 이 빌어먹을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보 따위가 아니었다.


‘일단 보급.’


지금처럼 정보와 보급 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언제나 중요한 건 정보와 보급.

당장 정보를 얻을 방안은 떠오르지 않지만, 보급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다.

저기 보이는 편의점을 몇 분간 살핀 공만식이기에 그 부분은 확신하고 있었다.


편의점 앞에 진을 치듯 모여든 마인들만 치운다면 말이다.


“숙련도는 원래 실전으로 채우는 게 최고지.”


선잠을 자며 보낸 첫날.

틈틈이 주어진 새로운 힘들을 평가한 공만식은 당장 할 수 있는 것보다 ‘가능성’에 주목했다.

마력이라는 기이한 힘과 그 힘으로 움직이는 스킬.

이것들은 아직 자신에게 신생아의 근력과 같은 처지라는 걸 인정하고 또 인정했다.


보급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 걸림돌인 마인들.

어차피 쓸어버리기로 마음먹은 괴물들이니 이 기회를 살리기로 했다.

얼마나 쓸모 있는지, 어떤 잠재력을 품었는지 확인할 시간이었다.


턱, 턱, 턱, 턱, 탁.


5층에 있는 창문으로 나온 공만식은 몇 번의 움직임만으로 건물을 내려왔다.

창문을 나설 때부터 그를 발견한 마인들.

이도 공만식이 유도한 거지만, 어쨌든 괴물들이 그를 보고 반갑게 달려왔다.


“끄어어어억!”

“끄억! 끄어어!”


의사소통할 정도로 깊은 언어 체계가 성립되지는 않았는지 변종도 그렇고 저놈들도 괴성이 전부였다.


‘해 뜨고 보니 더 못생겼네.’


조명에 의지했던 밤과 달리 선명하게 보이는 외견은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질러대는 소리까지 별로이니 쇠파이프를 잡은 손에 힘이 자동으로 들어갔다.


고작해야 7마리.

전문적인 전투 기술을 익히지도 않았으며.

합공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는 움직임.

그런 괴물이 고작 7마리였다.


파악.


그렇기에 공만식은 마중을 나갈 수 있었다.


마인들의 전투력은 아주 튼튼한 일반 남성 정도.

물론 저 상어 같은 입은 물리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공만식 입장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그저 눈이 돌아버린 일반인 7명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끝날 일.


‘그나마 쓸 만 해 보이는 걸 해야겠지. 그림자 무기술.’


스스슷.


괴물을 상대로 전투를 펼치는 모습과는 달리 그는 여유가 넘쳤고.

그래서 이참에 스킬 확인에 나섰다.


“끄어어억!”

“거참, 더럽게 시끄럽게 싸우네.”


후웅!


거슬리는 건 마인의 움직임이 아닌 못생긴 쌍판과 칠판을 긁는 듯한 목소리.

그 불쾌함을 담아서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묘한 검은색 날이 달린 쇠파이프가 달려오는 마인의 팔과 마주쳤다.


촤아악!


“꾸애애액!”

“오. 제법.”


‘퍼억’이나 ‘빠각’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잘려나가는 소리가 울렸다.

당연히 잘린 것은 마인의 팔.

검은색 피를 뿌리며 허공에 높게 날아오른 팔은 그림자 무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날이 크지는 않아도 균열을 낼 정도는 된다는 말이네. 이 정도면 쓸만하지.’


사실 날붙이형 무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용할 때는 좋지만, 관리를 안 하는 순간 성능이 팍 떨어진다.

특히나 급박할 때 날이 안 서 있으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는 걸 공만식은 경험으로 몇 번이나 체감했었다.


그렇기에 그림자 무기술은 나쁘지 않았다.

그림자로 만들어낸 칼날이 살을 가르고 쇠파이프의 힘으로 그 틈을 벌린다.

고작해야 손톱 정도의 날이지만, 쇠파이프가 도끼가 된 거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힘이었다.


“끄어억!”

“조용. 다 죽여줄 거니까 닥치라고. 그럼 너부터 대가리!”


휘익, 퍼석.


띠링!


[‘마인’을(를) 처치했습니다.]


팔이 잘린 마인의 머리를 부순 쇠파이프.

이건 이미 쇠파이프가 아닌 도끼였다.


남은 괴물은 6마리.

그저 잠깐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 * *




‘좋아. 마력 사용량은 합격.’


7마리 마인을 처리할 동안 꾸준히 사용한 그림자 무기술.

숙련도가 늘어날 만큼은 아니었지만, 성과는 있었다.

가능성과 마력 소모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그렇게 확인한 마력 소모량은 크지 않았다.

정량적으로 나타낸다면 전체 마력량 중 고작해야 2, 3퍼센트?


‘한 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쓸 수 있겠어. 좋은 카드를 얻었어.’


마인 정도야 그림자 무기술이 없어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공만식이다.

그렇지만 스킬을 더하는 순간, 파괴력은 수직 상승한다.

그걸 한 시간이나 쓸 수 있다니.


실상 전투가 지속적으로 한 시간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지속력만큼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작은 일을 처리했으니 이제는 다음 일을 할 시간.

공만식은 주변을 한 번 더 살핀 후 조심스럽게 편의점으로 향했다.

다행히 엉망진창이 된 편의점이지만, 괴물의 흔적은 없었다.


‘물하고 고열량.’


오면서 주운 백팩에 생존 순서에 맞는 물건들을 채웠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식수와 힘을 낼 수 있는 고열량 음식.

그리고 가방의 남는 자리에는 통조림류를 채웠다.


“쩝쩝. 아직 멀쩡하네.”


그리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최대한 먹고 간다.

덕분에 오랜만에 먹어보는 참치마요 삼각김밥.

섬에서는 절대로 먹을 수 없는 조미료 가득한 맛.

너무 맛있어 눈물이 날 거 같은 공만식이었다.


까앙!


“그냥 거기 있어.”


그리고 삼김을 삼킨 공만식이 거칠게 말했다.

쇠파이프가 만든 소리와 함께 울린 경고 가득한 말.

마인이 아닌 인간, 누군가를 향한 말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쓰으읍.


공만식은 야근하라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얼굴이 구겨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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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나쁘지 않은 기분. (1) NEW 15시간 전 116 4 14쪽
12 012. 저건 좀 다르다. (3) 24.09.17 152 6 12쪽
11 011. 저건 좀 다르다. (2) 24.09.16 165 8 13쪽
10 010. 저건 좀 다르다. (1) 24.09.15 161 6 13쪽
9 009. 미션. (3) 24.09.14 161 5 13쪽
8 008. 미션. (2) 24.09.13 162 5 13쪽
7 007. 미션. (1) +1 24.09.12 169 5 13쪽
6 006. Oh-HALA. (3) 24.09.11 170 5 13쪽
» 005. Oh-HALA. (2) 24.09.10 180 6 13쪽
4 004. Oh-HALA. (1) 24.09.09 193 8 12쪽
3 003. 돌아오다. (3) 24.09.08 205 10 13쪽
2 002. 돌아오다. (2) 24.09.07 240 7 13쪽
1 001. 돌아오다. (1) 24.09.06 278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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