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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백랑의 불꽃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01 23:01
최근연재일 :
2021.02.24 19:1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794
추천수 :
5
글자수 :
214,918

작성
21.02.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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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020

DUMMY

시내 구경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저녁 식사 전까지는 개인 자유 시간이 생겼다.


크리시스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불편했던 옷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쳐 놓고 마법서를 펼쳤다.


[기초 마법서]


정말 간결하기 이를 데 없는 표지와 제목을 넘기고.

서장부터 꼼꼼히 읽어 봤다.

내용 자체는 조금 어려웠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필라소나 크렘노스에게 들은 것과 비슷해 대충 끼워 맞춰지는 정도였다.


'여기다.'


크리시스는 자신이 찾던 부분이 나오자 한 글자도 가벼이 하지 않고 꼼꼼히 읽었다.


'정말이네.'


그리고서 이해할 수 있었다.

어째서 파이스가 자신의 마법이 일반적인 마법과 다르다고 했는지.


『이 시대에는 대부분의 마법사가 '영창 마법'을 사용한다. 과

거에는 '포브스 문자'라고 불리는 마형 문자를 사용하거나 그림을 그려 사용하는 방법, 혹은 아주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제사를 지내는 방법으로 마법이라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이 모든 방법의 중요한 점은 바로 '의지'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략)


···하여 여러 변화를 거쳐 현재 정착된 방법은, 오랜 의지가 쌓인 고대어를 영창하고 머릿속으로는 식을 계산하여 마법을 발현하는 것이다.』


크리시스는 자신의 마법을 사용하는 방식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건지 책을 통해 깨달았다.


'만약 단순 생각하는 방식의 의지만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 '신'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것은 즉, 전능(全能)이니까···, 라고.'


신은 흔히들 전지전능하다고들 한다.

모르는 것이 없으며, 못 하는 것이 없다.


'크렘노스님이 무슨 말을 하면서 마법을 사용하시던데. 그것도 영창인가?'


하지만 그러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다.


'어째서 나한테는 그런 방법 대신, 의지만 갖추고 마법을 사용해 보라고 했던 거지?'


그냥 해본 소리였을까?

그러나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도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마치 네가 성공할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크리시스는 책을 덮었다.

손을 펼치니 전과 다름없이 몽환적으로 피어나는 하얀 불꽃.

이내 꺼뜨렸지만 아득한 잔상이 망막에 남았다.


'내가 차라리 신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것도 잃지 않았을 텐데.


*


해가 저물고 예정되어 있던 축하 파티 시간이 찾아왔다.

파티라고 해 봐야 떠들고 먹고 마시는 게 전부였지만.


"으음··· 과연, 에뤼드 로스 산맥의 꽃밭이 생각나는 맛이로군요!"

"뭘 좀 아시는군요. 후후."

"두 사람은 무슨 얘기를 하는 거여요? 나는 아무런 맛도 모르겠는 데에···."


한쪽 편에서는 비교적 나이든 셋이 아까 사 온 와인을 음미하고 있었다.

카라는 겨우 한잔 마셨는데도 벌써 취했는지 혀가 꼬일 대로 꼬인 상태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음식만 입에 주워 넣고 있었다.

크리시스도 술을 단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어서 이쪽이었다.

점심때 먹었던 것만큼이나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지금쯤 행복감에 젖어 있어야 했지만.

앞, 옆으로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상대 때문에 포크 질만 하는 게 고작이었다.


'이 두 사람은 왜 이렇게 가까이 앉은 거지?'


파티는 아침 식사 때 보다 더 넓은 식탁이 있는 방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어느 자리에 앉아도 문제없을 만큼 식탁 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음식들 덕분에 조금 떨어져 앉아도 무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석상처럼 앉아 있었다.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결국, 참다못한 크리시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일어나자 글뤼페나 카라가 잠깐 시선을 줬지만 이내 거둬들였다.

비슷한 나이의 애들 사이를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 않기 위한 사소한 배려였다.


크리시스는 몇 칸은 떨어진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편히 디저트를 음미할 수 있게 되자 입에 퍼지는 달콤함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따라오지 않았으면 했던 상대가 따라붙었다.


"···나한테 무슨 할 말 있어?"

"어? 내가 여기 앉으면 안 돼?"


그렇다고 할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아그노스의 모습은 시내에서 봤던 모습과 비교되어 이질적이었다.


"마음대로 해···."


이제야 벗어났나 했는데···.

크리시스는 그녀와 있는 자리가 영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보다 남작님 서부에 있는 아노미아 영지라고 아세여?"

"아니요. 왜, 무슨 일이 있나 보죠?"

"제가 글쎄에~ 아까 장 보면서 우연히 들었는데, 거기 영주가 글쎄에~ 고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돈다는 거에여."

"흐음, 그런데 그런 소문은 왜 퍼진 걸까요?"


듣고 있던 쉴라베가 궁금하다는 듯이 말하자 그녀는 손날로 자신의 배 부분을 대각선으로 그었다.


"이렇게, 이렇게 상처가 났는데? 아니, 글쎄에 잘못해서 아래 그, 알죠? 말하지 않아도."

"······."


직접 경험해 본 건 아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섬찟한 얘기에 쉴라베는 저도 모르게 다리를 움찔거렸다.


"그래서 수많은 의원이 영주성을 드나드는데도 가망이 없다고 다들 그랬데여."

"오오, 그거 정말 언젠가 쓸 비극의 재료로 쓰면 좋은 얘기군요."


공포를 느끼는 쉴라베와는 달리 글뤼페는 작품 욕심에 눈을 반짝였다.


그들의 대화를 담담하게 듣고 있던 크리시스는 그 영주에게 작게 애도를 표했다.


'옛날에 아저씨가 아주머니한테 거기를 차이고 크게 아파하시던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향수가 돋는 기분이었다.


털썩, 앞자리에 누군가가 앉은 느낌에 크리시스는 혹시나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역시였다.


'진짜 왜 이러는 걸까.'


아까보다 더 짜증 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고동색 눈.

다시 둘 사이에 껴 있을 자신이 없었다.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오늘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서···."

"왜에? 좀 더 놀다가 가, 웁!"

"카라···? 알겠습니다. 크리시스님. 좋은 밤 보내시길. 쉴라베씨! 카라를 어서 밖으로! 아니, 양동이부터!"

"우웁!"


금방이라도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보여줄 것 같은 카라로 인해 글뤼페와 쉴라베는 허둥지둥 움직였다.

술을 먹어서 그런지 가다가 걸려 넘어지는 등 재밌는 상황이 연출 됐지만.

크리시스는 희극을 관람할 새도 없이 자리를 빠져나왔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둠 사이로 드리운 달빛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뒤따라 붙는 발소리에 크리시스는 걸음을 멈췄다.


"왜 따라오는 거지?"

"···잠깐 얘기 좀 하자."


달빛 뒤로 보이는 어둠 속.

첫 만남부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던 엘라이온이 걸어 나왔다.


*


"무슨 얘기? 나는 너하고 할 얘기가 없는데."


풀풀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시비를 걸러 온 듯하여 그리 말하자 엘라이온은 대번에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던졌다.


평소에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식적이었던 웃음은 벗어 던지고, 냉랭한 표정으로 내뱉었다.


"너, 아그노스를 좋아하냐?"

"뭐?"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일까.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불편해하면 불편해했지.'


저건 어디서 나온 추리일까.


말을 하지 않자 무언의 긍정이라 생각했는지 엘라이온은 거침없이 말했다.


"나는 너 같은 놈들이 정말 싫어. 태어날 때부터 무탈하게 자라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제는 돈까지 들어오잖아?"

'이건 또 뭔···.'


하! 하는 헛웃음 소리까지 추가한 엘라이온은 말을 계속했다.


"도대체 사람들은 너의 뭘 보고 그렇게 호의적으로 대하지? 외모? 겉만 번지르르해도 세상 살기 참 쉽지? 응?"

"모르겠는데?"

"뭐?"

"모르겠다고."


크리시스는 오직 입만 움직이며 말했다.

그 모습이, 자신이 쓴 가식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면처럼 느껴졌고.

엘라이온 본인은 인정 못 하겠지만 긴장됐다.


'뭐야······.'


자신보다 작고 왜소한 놈한테 잠시라도 긴장했다는 건 인정하든 못하든 부끄러운 일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흙탕물에서 처절하게 굴렀던 그에게는 더더욱.

엘라이온은 괜한 반발심에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했다.


"···너는 피부도 거칠지 않고 때 묻지 않은 걸 보니 곱게 자랐나 보지? 그러고 보니 글도 읽을 줄 알더라?"

"그래서?"

"나는 너하고 달라. 가장 밑바닥에서 태어나서 시궁창 속에 쥐처럼 살았어. 배우? 그나마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아그노스한테서 떨어지고 조용히 살아. 어차피 남작님이 너한테 원하는 건 가만히 조각상처럼 있는 거잖아? 원할 때만 꺼내 보는 조각상 말이야."


듣다 보니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왜?"

"뭐?"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서 되묻는 그를 향해 크리시스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는 도저히 네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어. 뭐, 아그노스 때문에? 네가 지금 이렇게 난리를 치는 것도 모두 아그노스 때문인가?"

"아니라고. 나는,"

"네가 어렵고 힘들게 살았다는 건 잘 들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네가 어떻게 알지? 내가 곱게 자라? 그렇다고 내가 겪은 아픔은 너하고 비할 게 못 된다고 생각해?"


조용하고 과묵하기만 하던 녀석이 무감정하게 마을 쏟아내니 엘라이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감추기 힘들었다.


"네가 뭔데? 설령 신이라 해도 타인의 아픔을 함부로 저울질할 수는 없어. 그런데 너는? 네가 뭔데 판단하는지 알려줄 수 있겠어?"


불쾌했다. 너무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문제라면 조용히 넘어갔을 텐데, 엘라이온은 기어코 선을 넘고 말았다.


"짧게나마 본 너는 일상 속에서도 연기하고 살아가고 있었어. 그런데 겨우 그런 열등감에 넘어가서 이렇게 일을 그르치다니···."


크리시스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잠시 바보같이 멍을 때리던 단계는 지나갔는지 엘라이온은 얼굴에 열이 올라 소리쳤다.


"닥쳐!"

"감당할 수 있겠어? 지금껏 쌓아왔던 평판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던데."

"닥치라고."

"나는 여전히 이해가 안 돼. 도대체 그 어쭙잖은 추리는 왜 한 거야? 더 우스워졌잖아."


말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내 피부가 좋다고?'


크리시스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남자 주인공 역으로 뽑혀서 그런지, 엘라이온의 피부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글?'


깊은 시골에 살았던 크리시스도 배운 게 글이다.

평민이라고 못 배우는 게 아니라 기회만 있으면 배울 수 있는 게 글인데···.


물론, 그에게는 그 기회가 없었기에 그런 말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나다니다 보니까 멀쩡하게 대본도 읽고 있던데···.'


결국, 그가 한 주장은 되지도 않는 허상밖에 되지 않았다.


크리시스는 혼자 열을 내는 엘라이온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네 인생만 비극이 아니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하지 마."

"······."


엘라이온은 멀어져 가는 크리시스에게 아까처럼 소리치지 못했다.

그저, 애꿎은 주먹만 손톱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


방에 들어오자 어스름한 불빛이 크리시스를 반겨 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다.


'씻어야 하는데···.'


하지만 여기는 글뤼페를 처음 만났던 여관처럼 신기한 도구가 있는 욕실도 방에 없었다.


'날이 밝으면 어디 있는지 물어봐야지.'


설마 없다고 하면 야외에서 씻을 용의도 충분히 있었다.


'마법으로 물은 만들 수 없을까?'


크리시스는 지난번 하얀 불꽃을 처음 피워낼 때처럼 물도 만들어 내려 손에 정신을 집중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물은 만들 수 없었다.


'불은 이렇게 잘만 되는데.'


만약 마법으로 물을 만들면 그건 그거대로 의문이 남을 거 같긴 했다.


'불은 하얀 색인데, 물도 하얀색일까?'


시답잖은 생각이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아까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잘한 게 맞을까··· 나는 어차피 못난 인간인데.'


자기 혼자만 비극의 주인공인 것처럼 여기는 건 잘못되어도.

나머지는 어쩌면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애초에··· 나부터가 그른 건가.'


엘라이온에게 그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 크리시스도 어느 순간부터 엘라이온처럼 생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갖은 불행이 자신에겐 유독 가혹하게 점칠 됐다 고.


'나는 무력하고, 나는 어리석어···.'


계속 자기 최면을 걸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됐다고 하여 들뜨지 않도록.

스스로의 위치를 머릿속에 되새기기 위해.


"모두 나를 떠날 거야···."


자학을 멈출 수 없었다.


"······."


밤은 고요하고 길게만 느껴졌다.

내일 아침이 밝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만큼.


*


크리시스와 헤어진 파이스는 곧장 크렘노스에게 여러 사안을 전하려 레어로 향했다.


"크렘노스··· 님. 안 계시군. 연구실에 계신 건가?"


파이스는 지체하지 않고 연구실로 향했다.


똑똑.


"크렘노스님. 전달할 중요한 보고가 많습니다."


연구 중에는 되도록 방해하지 말라는 명령을 들었지만.

전해야 한다는 정보에는 필라소와 페로의 죽음, 그리고 악마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해하지 마라. 보고는 나중에 듣지."


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파이스는 잠시 갈등했지만 결국 재차 입을 열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드립니다. 필라소님이,"

"알고 있다."

"네?"

"알고 있으니 내가 나가면 나머지도 보고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파이스는 연구실의 문을 한동안 바라보고 서 있다가 발걸음을 뗐다.


'변하셨군. 예전에는 그래도 친우들을 연구보다 우선시하셨는데 말이야···.'


필라소가 죽었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저런다는 것은, 다른 보고는 더더욱 받지 않겠다는 뜻임을 파이스는 알고 있었다.


'무엇이 크렘노스님을 저렇다 만들었을까···.'


파이스의 걸음은 그의 걱정만큼이나 무거웠고, 내내 통탄을 금치 못했다.


*


'필라소는··· 역시 그랬나.'


사실 크렘노스는 이미 필라소에게 걸었던 축복이 끊어짐을 통해 그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후에 가 보긴 해야겠지만··· 지금은 이게 먼저다.'


파이스가 떠나는 기척이 느껴지자 크렘노스는 다시 시험대 위로 시선을 돌리고 집중했다.


'역시··· 예상 대로야.'


복잡한 마법진 위에 놓인 하얗게 불타는 손.

그랬다. 그건 바로 얼마 전 크리시스의 불을 만지고 처분한 줄로만 알았던 그의 손이었다.


'이거라면···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게 분명하다.'


그렇기에, 친우의 죽음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생은 찰나지만, 결과는 영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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