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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힘 님의 서재입니다.

두근두근 괴물의 하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빛나는힘
작품등록일 :
2020.02.06 14:17
최근연재일 :
2020.09.18 23:55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10,759
추천수 :
208
글자수 :
375,493

작성
20.02.28 23:55
조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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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예전으로 돌아가다

DUMMY

"이유가 필요해?"

"저에게는 필요해요. 괴물도 그렇게 가치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은 더 쓸모가 없잖아요. 목숨도 한 개고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벌레처럼 수만 많고."

비서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퍼스트는 간신히 입을 열었어요.

"으음... 굳이 말하자면 사랑?"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인간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만큼 괴물도 사랑하고 있지만... 자세한 이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네.'

"이해할 수가 없네요."

비서의 표정을 살피던 퍼스트는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군요.

'비서는 괜찮을 것 같네. 이제 영웅을... 벌써 제압당했나.'

퍼스트는 쓰러진 영웅을 업으며 특수 부대에게 말을 걸었답니다.

"내가 도와줄까?"

"필요 없다. 방으로 돌아가."

퍼스트가 영웅을 업고 복도를 걷고 있자 비서가 옆에서 따라오는군요.

"무슨 일이야? 아직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신기하네. 평소라면 벌써 사라졌을 텐데.'

"네,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요. 왕자님의 성장이 빠른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저 괴물도 성장한 것 같아서요.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나요?"

"나에게 영향을 받아서 무언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렇군요. 역시 왕자님이에요. 대단하세요."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겸손하시네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비서도 좋은 하루 보내."

비서가 사라지자 복도를 걷고 있던 퍼스트는 갑자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무언가를 생각했답니다.

그러자 반쪽이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물어보는군요.

"갑자기 왜 그래?"

'문득 생각난 건데 말이야. 왜 비서는 나를 왕자라고 부르는 걸까? 나는 왕이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가 왕인 건 맞지만 지금은 둘로 분리돼서 불안정해졌으니까 말이야. 완전한 왕의 모습이 아니야. 그래서 비서의 눈에는 덜자란 왕자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그런가?'

"신경 쓰이면 다음에 만났을 때 물어봐."

'아니, 그렇게 궁금한 건 아니고. 갑자기 생각나서 물어봤을 뿐이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침대에 누워 있던 영웅이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뜨자 퍼스트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답니다.

"괜찮아?"

"표정이 왜 그래? 히어로는 언제나 건강하다고. 괴수를 물리쳐야 하니까."

"그래?"

'뭔가 불안한데.'

퍼스트가 미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자 경보음이 울리는군요.

"위 등급이 탈출했다!"

"괴수다! 빨리 가자."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운이 나쁘네.'

밖으로 나간 두 명은 기분 나쁜 냄새 때문에 인상을 찡그렸답니다.

"우엑, 이게 뭐야?"

"기름 냄새..."

냄새가 짙은 방향으로 이동하자 기름 속을 헤엄치는 커다란 물고기가 보이는군요.

"괴수 발견! 거기 꼼짝 말고 있어! 히어로가 간다!"

"뛰면 위험..."

퍼스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뛰어간 영웅은 바닥에 있던 기름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졌답니다.

"퉷, 퉷."

"혼자 뭐 하는 거야?"

"맛없어."

"그야 기름이 맛있을 리가 없잖아."

"그건 알고 있었지만, 퉷, 이건 너무 맛없어. 으윽... 토나와. 속이 울렁거려."

"조심해. 저번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잖아."

"무슨 소리야?"

"벌써 까먹었어? 저번에도 저 물고기를 만났었잖아."

"그랬었나?"

"... 농담이지?"

영웅은 퍼스트의 말에 관심이 없는지 고개를 돌리는군요.

"아아! 괴수가 도망간다!"

"잠깐만...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되잖아. 지금 중요한 괴수를 물리치는 거야. 집중하도록 해. 놓치면 안 된다고."

영웅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물고기를 따라가기 위해 달리자 다시 기름 때문에 넘어졌답니다.

"아, 진짜! 기다려! 왜 바닥에 기름이 있는 거야?"

'... 이게 무슨 일이지?'

퍼스트가 고민하고 있자 반쪽이 대답해 주는군요.

"폭주 때문에 기억이 날아간 거 아니야?"

'그건 이상하잖아. 지금까지는 폭주하는 동안에만 기억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일부로 회피하고 있는 거 아니야? 무의식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달라진 것 같은데.'

"그래? 내가 보기에는 지금 모습이 가장 영웅의 본모습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말이야?'

"아마 영웅은 매일 이런 일상을 반복했을 테니까. 영웅에게 중요한 건 괴물이 괴수처럼 생겼는지와 자신이 만화 속에 나오는 히어로처럼 멋지게 싸웠는지 뿐일 거야. 누구랑 싸웠는지는 관심이 없겠지. 물고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야. 중요한 건 만화 속의 히어로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거니까."

'자세히 알고 있네.'

"관찰하다 보니 어느 정도 알게 됐을 뿐이야. 즐거운 기억은 남기고 불리한 기억은 폭주로 잊어버리는 게 영웅의 일상이겠지. 분명 매일매일이 즐거울 거야. 즐거운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으니까. 변화를 싫어하는 것도 이해가 돼. 변화는 힘들고 어려우니까. 평소에 해왔던 것처럼 잊어버리고 싶겠지."

'하지만 나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던데.'

"너는 계속 존재하고 있으니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거겠지. 이건 내 예상이지만 네가 주위에서 사라지면 네 존재도 잊어버릴 거야."

'우와...'

"뭐, 이건 전부 내 생각일 뿐이니까 신경 쓰지는 마. 그냥 참고 정도만 해. 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알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퍼스트가 반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답니다.

고개를 돌리자 영웅이 울상을 지으며 말하는군요.

"뭐 하는 거야? 괴수가 도망치고 있다고."

"알았어. 빨리 쫓아가자."

"기름 때문에 쫓아갈 수가 없어."

"천천히 움직이면 괜찮아. 손잡아 줄 테니까 같이 가자."

"응..."

두 명이 천천히 걷고 있자 멀리서 총성 소리가 들렸답니다.

'군인들이 싸우고 있는 건가?'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겨우 도착했지만 상황은 이미 끝나 있었네요.

물고기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군인들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운이 좋은데. 한 명도 안 죽었어."

"웃음이 나오냐? 내 팔이..."

"죽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빨리 물고기를 격리실로 옮기고 쉬자. 오늘은 내가 쏠게."

군인들이 즐겁게 떠들고 있자 영웅이 검은 오라를 내뿜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답니다.

"내가 해치울 생각이었는데. 엑스트라 주제에 건방져. 내가 주인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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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말해봐 20.03.27 55 2 7쪽
36 질투 20.03.26 62 1 7쪽
35 시험해보자 20.03.25 51 1 7쪽
34 이것은... +1 20.03.23 45 1 7쪽
33 익숙한 괴물 20.03.15 56 1 7쪽
32 부탁해 20.03.13 49 1 7쪽
31 의견 차이 20.03.12 51 1 7쪽
30 진전하다 20.03.11 55 1 7쪽
29 터진다 20.03.09 59 0 7쪽
28 계속 미뤄진다 20.03.08 56 0 7쪽
27 반쪽이 잠들다 20.03.06 68 1 7쪽
26 조금씩 조금씩 20.03.05 60 2 7쪽
25 생각과 현실의 차이 20.03.04 63 0 7쪽
24 본격적인 시작 20.03.01 71 1 7쪽
» 예전으로 돌아가다 20.02.28 78 0 7쪽
22 신경 쓰는 이유 20.02.27 71 0 7쪽
21 위험한 폭주 20.02.26 75 1 7쪽
20 변화를 느끼다 20.02.25 83 2 7쪽
19 괴물의 싸움 20.02.24 120 2 7쪽
18 위기가 다가온다 20.02.23 106 2 7쪽
17 사랑해줘라 20.02.22 127 1 7쪽
16 새로운 감정 20.02.21 100 1 7쪽
15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0.02.20 141 2 7쪽
14 예전과는 다르다 +1 20.02.19 145 2 7쪽
13 폭주 +1 20.02.18 146 4 7쪽
12 괴물의 생각 +2 20.02.17 171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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