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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힘 님의 서재입니다.

두근두근 괴물의 하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빛나는힘
작품등록일 :
2020.02.06 14:17
최근연재일 :
2020.09.18 23: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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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08
글자수 :
375,493

작성
20.08.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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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아니라니까

DUMMY

"표정이 엄청 아파 보여."

"세수라도 하면 괜찮아지겠죠.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런 꼬마에게 말해봤자 이해할 수도 없을 테고. 내 입만 아프겠지.'

흡혈귀는 현자를 이리저리 쳐다보더니 말했어요.

"힘들면 샐나를 끌어안아보는 건 어때? 나는 매일 영웅을 끌어안고 있어."

"하아?"

현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내가 잘못 들었나?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흡혈귀는 현자의 표정을 잘못 이해한 것 같네요.

"몸이 따뜻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현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거야."

"저기,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 제가 샐나를 왜 끌어안나요?"

"샐나랑 친하잖아."

현자는 한순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금방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답니다.

"누가 그런 헛소, 크흠, 말을 한 건가요?"

"그치만 샐나가 먼저 말을 거는 상대는 퍼스트랑 현자밖에 없고. 사이가 나쁘면 말을 걸 리가 없잖아."

"그건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샐나랑 친하다니. 어디서 그런 소름 끼치는 소리를.'

"그래?"

"네, 별다른 의미 없이 자연스럽게 숨 쉬는 행위 정도로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현자는 가끔 말을 복잡하게 하네."

"이해하기 어려우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현자의 말은... 자연스러운 관계라는 거지?"

"전혀 아닙니다."

"아니야?"

"전혀 아닙니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숨 쉬는 정도로..."

"말을 어렵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혼란을 드렸네요. 그러니까 제 말 뜻은 샐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라는 거예요."

"정말로? 샐나를 여기까지 안내해 준 건 현자였잖아."

'중요한 이야기할 때는 자고 있더니 왜 이런 이야기는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거야?'

협박당했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던 현자는 적당히 꾸며서 말했답니다.

"간절해 보여서 약간 도와줬을 뿐입니다.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역시 친하잖아."

"제 말 안 들으셨죠?"

'아니면 뇌에 문제가 있는 건가?'

"하지만 현자는 나랑 영웅이랑 퍼스트에게 조금도 흥미가 없잖아. 친해질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어. 그런데 샐나는 신경 쓰고 있잖아. 이게 친한 게 아니면 뭐야?"

"그건..."

'꼬마 주제에 생각보다 날카롭네. 귀찮게스리. 적당히 납득할 것이지.'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따뜻한 존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니까."

"착각입니다. 흡혈귀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왜 그렇게 부정하는 거냐?"

"어째서 제 말을 믿지 않는 건가요?"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자 흡혈귀랑 현자는 서로 답답하다는 듯 쳐다보는군요.

"몇 번이나 말하지만 샐나와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에요."

"하지만 샐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잖아. 샐나외에 대화를 나누는 상대도 없고."

"간단한 인사였어요."

"나한테는 인사도 안 하고 지나치잖아."

"했어요."

'가끔씩 기분 좋았을 때만 했지만.'

"거의 안 했잖아. 그리고 지금도 샐나의 역사를 다시 읽어봤잖아. 샐나에게 관심이 있으니까 이런 짓을 하는 거잖아. 내 말 틀렸어?"

"퍼스트랑 영웅, 당신의 역사도 읽었어요."

'대충 읽었지만.'

"두, 세 번 읽었어?"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읽었을 뿐이에요."

'제대로 기억해야 퍼스트의 양심을 효과적으로 찌를 수 있으니까.'

"샐나에게 관심이 많네."

"이 정도는 평범하잖아요."

"평범하지 않아. 퍼스트랑 영웅, 나를 합친 것보다 관심이 많잖아."

"증거 있나요? 마음은 측정할 수 없다고요?"

"현자의 마음이 증거야."

"그건 증거가 될 수 없어요."

흡혈귀는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현자는 끄떡도 하지 않았답니다.

"인정하면 모든 게 편해지는데 왜 인정하지 않는 거야?"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고집은 적당히 부리세요. 서로 피곤하잖아요."

"나는 고집 안 부렸어. 사실만 말했지."

"사실이라고 믿고 싶은 거겠죠. 쓸데없는 참견은 그만두세요."

'샐나와 친하다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샐나와 친하다고 말하면 흡혈귀는 포기하겠지만 현자의 마음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먼저 꺾인 쪽은 흡혈귀였답니다.

흡혈귀는 피곤한 얼굴로 입을 여는군요.

"알았어. 현자는 샐나와 아무 관계도 아닌 거지?"

"맞아요. 드디어 인정하셨네요."

"그럼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네,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드디어 해방되는 건가.'

"샐나와 친하지 않다면 현자는 누구랑 친한 거야?"

"... 무슨 의미인가요?"

"살기 위해서는 따뜻한 게 필요해. 샐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라면 현자는 대체 누구랑 친한 거야? 누가 현자를 따뜻하게 해주는 거야?"

"괴물은 따뜻한 게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요."

"그건 그렇지만... 차가운 건 괴롭고 고통스럽잖아. 꼭 필요하진 않아도 없어도 괜찮다는 건 아니야."

흡혈귀는 과거를 생각했어요.

온몸이 얼음처럼 차가웠던 하루.

몸이 얼어서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차가웠던 추워.

도와줄 사람도 괴물도 없는 쓸쓸한 방.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답니다.

그래서 흡혈귀는 순수하게 현자가 걱정됐어요.

따뜻한 게 없으면 괴로우니까요.

"... 없는 거야?"

"생각이 좁으시네요. 흡혈귀의 체질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요. 따뜻한 게 없으면 몸이 차가워지는 거죠? 그런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건 흡혈귀뿐이에요. 저도 다른 괴물들도 그런 체질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필요 없는 걱정이란 거예요."

현자도 그런 존재를 바란 적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답니다.

특히 루프를 막을 방법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을 때, 현자는 하늘에게 빌었어요.

뭐라도 좋으니 제발 나 좀 도와달라고.

하지만 변하는 건 없었고 현자는 희망을 버렸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희망이나 기적을 바라지도 않게 됐죠.

그때 현자는 지독한 고독함과 쓸쓸함을 느꼈어요.

이 고통을 공유할 상대도 없어서 더 힘들었었죠.

상처는 마음의 벽을 만들었고 현자는 흡혈귀가 말하는 따뜻한 존재를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게 됐답니다.

그렇다고 고통에서 벗어난 건 아니었지만요.

하다못해 마음의 벽이 단단했다면 고통에 둔해졌겠지만 어중간하게 단단해서 더 괴로워져버렸다는 거죠.

몸도 마음도 어중간한 상태였답니다.

현자의 말에 흡혈귀는 당혹스러워했어요.

흡혈귀에게 따뜻함을 거부한다는 발상은 있을 수 없었으니까요.

현자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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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네가 그립다 20.08.24 73 0 7쪽
113 중요한 선택의 순간 20.08.23 26 0 7쪽
112 나머지는 부탁할게 20.08.21 24 0 7쪽
111 대답해라! 20.08.20 74 0 7쪽
110 누가 강할까? 20.08.19 52 0 7쪽
109 다시 만날 거야 20.08.17 47 0 7쪽
108 나 등장 20.08.16 69 0 7쪽
107 너는 방 안에서 팝콘이나 먹고 있으렴 20.08.14 27 0 7쪽
106 관계가 변하다 20.08.13 32 0 7쪽
105 비중 없는 괴물 20.08.12 42 0 7쪽
104 힘내라 퍼스트 20.08.06 3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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