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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퀘벡
작품등록일 :
2021.06.05 22:28
최근연재일 :
2021.11.27 11:1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812
추천수 :
53
글자수 :
253,792

작성
21.11.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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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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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부산신항(1)

DUMMY

(삐뽀-삐뽀-)


마지막 구급차가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차가운 아스팔트 위, 아직 식지 않은 피 웅덩이는 그곳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듯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삼봉씨. 귀는 좀 괜찮아?"

"아···. 네···. 저야 뭐. 다친 것도 아니니까요."


폭발 후 귀를 부여잡은 나의 모습을 기억한 걸까. 사상자를 챙기고 차로 돌아온 이현호 형사가 나에게 물었다.


"하···. 이 책방주인 새X! 걸리기만 하면 체포고 뭐고 그냥 쏴버려야지! 이놈을 그냥···."


형사가 씩씩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옆에서 그에게 법이 어떻고 절차가 어떻고 그런 말을 감히 할 수는 없었다.


(부웅-)


말없이 달려간 차는 다시 나의 옥탑방이 있는 건물 앞에 도착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냐 아냐- 삼봉씨. 오늘 놀랬을 텐데 푹 쉬고 담에 또 연락할 게- 들어가-"


(쿵-)

(부웅-)


나를 내려주고 떠나는 차의 뒷모습을 한참 쳐다보고 있었다.


"삼봉. 이만 들어가자."

"어? 아. 그래. 들어가야지."


(터벅 터벅)


방으로 올라가는 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 경찰들을 공격한 걸까? 그리고 그런 폭발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철컹-)


"삼봉.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구나. 오늘은 일단 쉬고 내일 생각하려무나. 쫓기는 그놈도 급했으니 저런 짓을 했을 거다. 한동안은 잠잠할 것이니 천천히 생각하도록 해라."

"아···. 그래? 그런···. 가?"

"네크로멘서의 힘이 남아있다면 그놈을 쓰면 그만이지, 왜 다른 방법을 썼겠는가? 그리고 그 혼란을 틈타 공격을 했다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아···. 맞네···."


전투에 잔뼈가 굵은 용사의 말이라 그런지 설득력이 있다. 그의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된 건지 침대에 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륵 잠에 빠져 들 수 있었다.


***


용사의 말대로 네크로멘서는 한 달 가까이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마왕도, 책방주인의 행방도 묘연했다. 그저 가끔씩 책을 열어 마왕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는 게 전부였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자마자 책을 열어 마왕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나는, 용사와 마주 앉아 라면을 들고 있었다.


(지이잉 지이잉)


"여보세요?"

"삼봉씨! 찾았어! 책방 그놈!"


이현호 형사의 흥분된 목소리에 고막이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다. 간신히 전화기를 귀에 다시 가져다 대고 그에게 물었다.


"어디서요?"

"부산신항 쪽이야. 아직 그 해골하고 골렘, 그런 건 없긴 한데 이상한 지팡이 들고 있는 놈하고 둘이 cctv에 잡혔어."

"아···. 그놈. 네 그럼 저희도 출발할게요."

"그래그래. 차 보냈으니까 그거 타고 오면 돼. 좀 이따 보자-"


전화를 끊고 집 앞으로 내려가니 타이밍 좋게 경찰차가 도착해 있었다. 차를 얻어탄 나와 용사는 금세 책방주인과 네크로멘서가 나타났다는 부산신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그들을 볼 수 있었다.


(끼-익)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찰들이 책방주인과 네크로멘서를 빙 둘러싼 채 포위하고 있었다.


"삼봉씨. 왔어?"


차에서 내린 우리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말을 걸어온 이현호 형사.


"네- 이번엔 저 둘만 나타난 거에요?"


내가 주위를 빙 둘러봤지만, 아직 네크로멘서가 소환한 것들이 보이지 않았기에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다.


"그러게. 그냥 저러고 있네. 저 영감이 뭔가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림이요?"

"저 봐- 기다란 거로 바닥에 아직 그리고 있네."


형사의 말대로 바닥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책방주인. 뭐가 그리 중요한 것인지 주변의 경찰은 안중에도 없었다.


"하하. 그래도 아직까지 잘 참고 있으시네요. 형사님."


만나면 그냥 쏴버린다고 했던 형사를 향해 내가 말했다.


"응? 아···. 아까 쐈어···. 앞에 놈이 막아서 그렇지."

"아···. 네···."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구나.


"뭐 그건 그렇고. 삼봉씨. 쟤네들 좀 어떻게 해봐. 앞에 저 지팡이 들고 있는 놈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아. 네. 그럼 저희가 가볼게요."


형사에게 말한 뒤 나와 용사는 책방주인을 향해 다가갔다.


(저벅저벅)


우리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음에도 책방주인은 여전히 바닥에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스으윽)


우리를 향해 먼저 반응 한 것은 네크로멘서. 책방주인을 보호하려는 듯 네크로멘서가 지팡이를 들어 올려 우리를 제지했다.


"아저씨! 뭐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만하죠!"


내가 책방주인을 향해 소리쳤다. 그제서야 그가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어? 삼봉? 어이구. 내가 이거 하느라 못 봤네. 그래, 오랜만이네? 허허."

"허 참 내. 아저씨 우리가 이제 반갑게 인사할 사이는 아니구요.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그리고, 마왕이는 어디다 숨겼어요?"

"뭐가 그리 급해. 잠깐만 있어 봐. 이것 좀 마무리하고."


그가 나와 말을 하다 말고 다시 하던 일을 계속하려 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바로 앞에 있어도 계속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거라면 계속하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


"용사야. 저게 뭔지 모르겠는데, 일단 못하게 막는 게 좋겠다. 니가 먼저 공격해야겠다."

"그래. 그게 좋을 듯하구나."


(샤아아)


용사가 갑옷과 방패 그리고 검을 소환하며 앞으로 나섰다.


"&@£¶∆.."


용사가 앞으로 나서자 앞을 막아서던 네크로멘서가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스윽-슥)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솟아 나오는 해골과 구울들.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숫자였다. 거기에 골렘까지.


(쿠어어어!)


당황스러웠다. 저 네크로멘서도 저것들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힘을 필요로 할 터. 어떻게 저런 힘을 다시 보충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용사야. 너 힘들지 않겠어?"


내가 앞에 있던 용사를 향해 말했다.


"흠···. 구울과 해골들은 문제가 안 되지만 저 골렘은···. 제길, 이럴 때 마왕 그놈은 어디에 숨어있단 말인가."


용사도 분명 힘을 보충한다고 했지만, 아직 저 골렘을 혼자서 처치하기는 버거운 것인지 마왕을 찾는다.


"용사야. 일단 너는 저놈들하고 싸우고 있어 봐. 그럼 내가 책방주인하고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그나마 만만한 상대가 책방주인이다. 경찰과 함께 그만 구워삶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하-압!"


용사가 큰 기합 소리와 함께 주위의 적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나는 경찰의 힘을 빌려 나의 계획을 실현시킬 생각이다.


"형사님! 지금 저 친구가 해골들하고 싸우는 동안 우리는 저 책방주인 잡아야 해요."

"되겠어? 아까 우리도 하려고 해봤는데 저 지팡이 그놈이 막드라니까."

"아뇨. 이번엔 될 거예요. 빨리요!"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해서인지 형사가 주저했다. 하지만 자리에 서서 얌전히 그들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용사의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았다.


(구오오오!)


어떻게든 해골과 구울은 처치했지만, 우뚝 서 소리치는 골렘의 모습으로 추측하던데 분명 용사가 고전하고 있는 것일 터. 내 맘은 더 급해졌다.


"형사님. 빨리요! 시간없어요!"

"어? 그...그래. 에이! 일단 가보자. 앞장서봐 삼봉씨!"


형사가 주위의 경찰들을 인솔해 나를 따라 나섰다.


(탁-탁-)


그냥 냅다 달렸다. 어차피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것은 저 책방영감 뿐 이기에. 골렘이 용사를 공격하던 말던, 네크로멘서가 우리를 쳐다보던 말건 곧장 달렸다.


(스-윽 슥-)


하지만 그건 나의 실수였다. 곧장 달려가던 우리를 본 내크로멘서가 다시 해골과 구울들을 소환했다.


"아니..이정도 힘이 대체 어디서 나오는거야?!"


분명 용사와 같은 시간동안 힘을 보충했을건데 힘 쓰는것이 용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용사는 골렘한마리에 아직도 고전하고 있는데.


(탕!탕!)


해골들이 나타나자 경찰들이 발포를 시작했다. 이미 그들도 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당할 수 만은 없으니 그랬겠지.


"응?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총소리가 책방주인의 시선을 끌었다. 아니, 어쩌면 그가 하던 일이 끝이 난걸지도.


"아저씨, 이제 그만하고 항복하시죠?!"


그럴리 없겠지만 영화에서 보니 이런말을 항상 하던데.


"어? 내가? 왜?"


책방주인이 진심으로 물어본다.


"주위에 경찰들 안보여요? 여차하면 발포할꺼니까 목숨이 아깝거든 빨리 항복해요!"

"하하하하! 삼봉. 지금 그건 니가 할 소리가 아닌것 같은데?"


책방주인이 주변에 있는 해골과 구울들을 한차례 훑어본 뒤 우리에게 말했다.


"이런...언제 이렇게나...어떻게 이런 힘이..."


그의 말대로 항복은 책방주인이 아닌 나와 경찰들이 해야할 판국이었다. 우리 주위를 빽빽하게 둘러싼 해골과 구울들의 모습에 당황한 나머지 속마음이 내 목을 타고 넘어왔다.


"하하하! 삼봉. 이제 그만하고 항복하지 그러냐! 저기 저 용사놈도 슬슬 힘이 떨어져 가고있는것 같은데?!"

"허! 힘은 저 네크로멘서도 이제 떨어질때가 됐을텐데요?"

"하하하! 니가 우리 네크로멘서를 걱정해주는게냐?! 걱정마라, 마왕놈 덕분에 힘이 넘쳐나니까 말이지."


마왕의 힘이 네크로멘서에게 전달되는건가?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마왕의 힘? 그걸 어떻게..."

"아참참. 내가 너에게 말안했던가? 이놈, 네크로멘서는 내가 마력으로 소환한거다. 몇십년간 없는 마력을 긁어모았던 덕에 겨우소환에 성공했지."

"마력? 마왕이 쓰는 그 힘을?"

"하하하. 그래. 너도 아는 구나. 그러면 자세히 말할 필요도 없지. 마력으로 소환했으니 마력을 공급해줘야겠지? 다음은 너도 알잖아? 삼봉."


소환한방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힘을 축적한다. 그래서 마왕을 납치한것이고, 바닥에 있는 마법진으로 힘을 뺐는다. 그 힘을 네크로멘서에게 힘을 전달한다라.


"뭐 아직 완벽 한게 아니라 거리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상관없지. 지금 이렇게만 해도 날 막을자가 없으니. 하하하!"


책방주인이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묻지도 않은 말을 뱉었다.


"음? 거리제한? 그럼 지금 마왕이 이 근처에 있다는 거네요?"


사람이 겸손해야지. 그렇게 자기 비밀을 불면 끝이 안좋아. 영감.


"어? 아니? 그게 아니라. 흠. 흠. 아니다! 절대 이근처에 없다!"


책방주인이 당황하는것이 분명 이 근처에 마왕이 같이 있다. 그럼 이제 마왕을 되찾아 네크로멘서가 힘을 못쓰게 하면 될터.


"형사님. 근처에 납치당한 친구 있어요. 그 친구만 찾으면 게임 끝나니까, 거기에 집중해야 되요."


내가 형사에게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을 알려주었다. 옆에서 나와 책방주인의 대화를 들었기에 그도 무슨상황인지 인지하고 있었던듯, 주저없이 다른 경찰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다.


"삼봉씨. 지금 다들 흩어져서 수색 시작했으니까 금방 소식 올꺼야."


나와 형사의 말이 들렸던지 책방영감이 조용히 중얼거리며 한곳을 쳐다보았다.


"에이 저놈이..쓰..읍..."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 한적한 길가에 서있는 조그마한 트럭이 눈에 보였다. 지난번 폭발했던 것과 똑같이 생긴 흰색 탑차가 수상하다.


"형사님. 저기, 저 트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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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토끼와 선녀 21.11.23 12 1 12쪽
44 삼봉퇴마사 사무소 21.11.22 14 1 11쪽
43 캠핑(4) 21.11.21 12 1 11쪽
42 캠핑(3) 21.11.20 12 1 12쪽
41 캠핑(2) 21.11.19 11 1 12쪽
40 캠핑(1) 21.11.18 16 1 11쪽
39 표창장 21.11.17 15 1 11쪽
38 반포자이 34B 발코니 확장형 21.11.16 21 1 11쪽
37 부산신항(2) 21.11.15 15 1 12쪽
» 부산신항(1) 21.11.14 26 1 12쪽
35 찾았다 21.11.13 19 1 11쪽
34 검은사제 둘(2) 21.11.12 13 1 12쪽
33 검은사제 둘(1) 21.08.14 15 1 11쪽
32 굿굿 베리굿(2) 21.08.12 12 1 12쪽
31 굿굿 베리굿(1) 21.08.10 12 1 11쪽
30 남포동(2) 21.08.07 11 1 12쪽
29 남포동(1) 21.08.05 13 1 11쪽
28 놀이공원(3) 21.08.03 14 1 12쪽
27 놀이공원(2) 21.07.31 13 1 12쪽
26 놀이공원(1) 21.07.29 14 1 11쪽
25 벤시(3) 21.07.27 12 1 11쪽
24 벤시(2) 21.07.24 16 1 11쪽
23 벤시(1) 21.07.22 17 1 12쪽
22 리버스(Reverse)(4) 21.07.20 16 1 11쪽
21 리버스(Reverse)(3) 21.07.17 17 1 12쪽
20 리버스(Reverse)(2) 21.07.15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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