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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퀘벡
작품등록일 :
2021.06.05 22:28
최근연재일 :
2021.11.27 11:1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816
추천수 :
53
글자수 :
253,792

작성
21.07.17 11:10
조회
17
추천
1
글자
12쪽

리버스(Reverse)(3)

DUMMY

(두두두두두)


"현삼봉씨!···! 에···. 어?!"


서울로 향하는 헬기 안. 옆에 앉은 형사가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다.


"에?!!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려요!!!"

"그······. 어······. 냐고!!!"


(두두두두두)


헬기라는 게 이렇게 시끄러울 줄이야. 영화에서는 잘 들리던데.


"안 들린다니까!! 뭐라고 하는 거야!!"


어차피 안들릴꺼 반말로 대답해 봤다. 그러자 그가 고갤 한번 갸우뚱하더니 나의 귀에 그의 입을 바짝 붙이고 말했다.


"그 친구들 어디서 어떻게 만난 거냐고. 그리고 왜 반말이야. 임마."

"죄송합니다. 안 들리는 줄 알고···."


나는 그의 귀에 대고 그들과 처음 만난 날을 말해주었다. 물론 약간의 상상을 보태서.


"아? 그래? 그놈들이 길바닥에 배고파서 쓰러져있었다고?"

"네. 그래서 제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한 거에요. 저도 그놈들이 간첩인지는 나중에 알았어요."

"그래? 근데 이름이 북한식 이름이 아니던데? 아보기? 그건 본명은 아닐 거고. 콜사인 뭐 그런 건가?"


형사가 너무 많이 안다. 이번엔 뭐라고 해야 하나.


"그게···. 나중에 정신 차리고 말하다 보니까 자기 이름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충 붙여준 거예요."

"어? 이름을 몰라? 기억상실증 뭐 그런 건가?"

"아! 맞아요. 그거에요. 그거."


(두두두두두두)


그 뒤로도 형사의 질문은 그치지 않았다.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은지.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어 봐. 서울대도 가고 남았겠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탄 헬기는 한국은행에 도착했다.


(두두두두두두)


"삼봉씨! 여기 내려 줄 테니까, 저 친구 잘 설득해봐! 뒤에서 내가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신호 주고!"

"네!!"


(웃차)


헬기는 나를 한국은행의 앞 도로에 내려주고 난 뒤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두두두두두두)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써치라이트로 이곳은 대낮처럼 밝다. 거기에 방송을 위한 조명까지 더해지니,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터벅 터벅)


나는 마왕이 지키고 서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이미 한차례 전투가 벌어진 터라 여기저기 움푹 팬 땅과 빨갛게 고여있는 피 웅덩이가 곳곳에 있었기에,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신중해야 했다.


(터벅터벅)


문 앞에 서 있는 마왕은 나를 응시하며 가만히 서 있다.


(간다 간다)(오-가까운데)

(웅성웅성)


뒤쪽에 놓여있는 수많은 사람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린다. 경찰특공대가 공격당한 지점을 넘어 가까이 다가가도 공격을 하지 않는 마왕의 태도에 놀란 것이겠지.


(스윽)


마왕의 바로 앞까지 접근하자 그가 팔을 들어 올려 나를 제지했다.


"삼봉.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

"마왕아. 이제 그만하지?"

"훗. 삼봉. 내가 왜 너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내가 책 주인이잖아. 너 책 주인 말은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하하하. 삼봉. 지금도 니가 책의 주인이라 생각하는 건가? 하하하."

"마왕아. 너도 알잖아. 지금 저 영감이 내 책을 뺏어간 거잖아."

"후후후. 그건 뺏긴 너의 잘못이 아니더냐? 이유야 어떻든 지금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건 그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뿐이다."


마왕이 나에게 힌트를 준 건가? 다시 책을 가져오면 된다고.? 그런데 어떻게. 니가 지금 이렇게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데.


"그럼. 마왕아. 내가 지금 안쪽으로 들어가서 그 영감한테 책 다시 뺏어올 테니까 비켜봐."

"그건 안된다. 삼봉. 나는 이곳을 지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럼 내가 안에 어떻게 들어가. 임마."

"그건······."


마왕이 말을 하다말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한곳을 쳐다보았다. 나도 자연히 그의 시선을 따라갔고, 벽 한쪽이 누군가의 공격으로 살짝 무너져 내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곳으로 가라는 건가?


"마왕아. 내가 저쪽으로 가면 너 공격 안 할 거냐?"

"흐흐흐. 삼봉. 나는 여기를 지키라는 명을 받았다. 다른 곳은 내 알바 아니지."

"아하. 그럼. 저곳으로···."


내가 무너진 벽 쪽으로 몸을 돌려 가려 하자 마왕이 나에게 경고를 하듯 말을 보태었다.


"삼봉. 나에게는 이곳을 지키라 했지만, 용사 그놈은 안쪽에 있을 것이다. 그놈이 나처럼 자비로운지는 모르겠구나."

"흠···. 그럼···. 알겠어. 나중에 보자."


대화를 마친 후 나는 마왕을 뒤로한 채 경찰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터벅터벅)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가운데 천막이 하나 솟아있다. 아마도 지휘본부겠지. 나는 그곳을 향해 똑바로 걸어갔고, 돌아온 나를 형사가 반겼다.


"삼봉씨. 어떻게 됐어? 귀순한대?"

"어···. 그런 건 아니구요. 그것보다 제가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봐야 될 것 같은데요."


나의 말에 형사가 놀란 듯. 되물었다.


"뭐?! 니가? 거길 왜 들어가?"

"앞에서 지키고 있는 놈도 자기가 원해서 저러고 있는 게 아니고, 안쪽에 있는 그 주동자 영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들어가서 그 영감만 처리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 근데. 어떻게 들어가려고. 저놈이 비켜준데?"

"아뇨. 저기 저쪽에 보이죠?"


나는 손을 들어 무너져있는 벽을 가리켰다.


"어? 저기? 저기로 들어가는 게 더 위험하지. 임마!"

"음···. 그럼 제가 먼저 들어갈 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저 따라 들어오세요. 아마 공격 안 할 거예요."

"뭐?! 저놈이랑 그렇게 하기로 했어?"

"자기는 저기, 정문만 지키는 거라고. 다른 곳은 신경안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너랑 같이 들어갈 수 있게 준비시킬게. 그리고 너도 잠깐만."


(주섬주섬)


형사는 바닥에서 뭔가를 찾아 나에게 건넸다.


"삼봉씨. 방탄복 입고 들어가. 아무리 너랑 친하다고 해도 혹시 모르니까 말이야."

"어우. 뭐 이런 거까지."


건네받은 방탄복을 입는 사이, 옆에 있던 다른 경찰에게서 보고가 들어왔다.


"특공대 진입 준비 완료했습니다."


형사가 비장한 눈빛과 함께 나를 쳐다본다.


"삼봉씨. 절대 무리하지 말고. 응? 알겠지?"

"하하하. 그럼요. 갔다 올게요."


나는 경찰특공대와 함께 무너진 벽 쪽으로 움직였다.


(샤샤삭 샤샤삭)


최대한 은밀하게 그리고 재빠르게.


(이쪽. 빨리)


나보다 한발 앞서가던 특공대의 리더가 나를 재촉한다. 이제 앞에 있는 잔해만 넘어가면 은행 안쪽이다.


(삼봉씨. 빨리 넘어가!)

(웃차)

(촤악-)


바깥과는 달리 은행 내부는 어두웠다. 일부러 불을 꺼둔 것이겠지. 저들도 분명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이니 준비를 해놓은 것이겠지.


(1팀은 오른쪽! 2팀은 나 따라오고!)


내부에 도착한 특공대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다행히 나와 같이 진입한 특공대원들의 발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조금 더 안쪽에 있는 것인가.


(휘익-)


리더가 수신호로 자기를 따라오라는 듯 뒤쪽을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 나도 그를 따라 계속 안쪽으로 진입했다.


(꽈악)


갑자기 주저앉아 주먹을 꽉 쥐는 리더. 뭔가 있다는 것이겠지. 나도 자리에 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뭐?! 여기 없다고! 그럴 리가! 샅샅이 뒤져보란 말이야! 그것만 있으면 한국은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이다!)

(실장님! 인터넷에 보니까 한국은행이 아니라 조폐창이라는 곳에 기계가 있다고···.)

(뭐!!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에잉···. 무능한 놈들. 됐다! 그러면 여기 만들어 놓은 돈들만 챙겨서 가자!)


(철컥)


내 주위의 특공대원들이 총을 다시 움켜쥐며 움직일 준비를 한다. 시선은 모두 리더의 주먹에 고정된 채.


(휘익-휙-)


리더의 손짓에 특공대원들이 앞으로 달려나간다. 곧이어 들리는 총소리.


(드르륵! 드르르륵!)

(윽! 악!)


“뭐야!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온 거야! 공격해! 어서!”


총소리와 비명소리. 그리고 영감이 외치는 소리까지. 정신이 없다.


(드르르르륵! 드르륵!)


“야! 아보기! 나를 보호해라! 당장!”


(샤라락)


영감의 외침과 동시에 황금색의 빛이 주변을 에워쌌다. 아마 용사가 본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겠지···.


(드르륵! 드륵!)

(퍽퍽! 팅-팅-)


용사가 영감의 앞에서 특공대의 총알을 방패로 막아내고 있다. 그런 용사에게 더욱 집중되는 화력.


(탕! 탕!)

(피-잉! 핑!)


특공대의 기습에 놀란 검은 양복들이 이제 정신을 차린 듯 이쪽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서로 마주 보며 사격을 해대는 난전이 펼쳐지고 있다.


(드르륵! 드르르르륵!)

(탕! 탕! 탕)

(핑!)


내 귓가로 살벌한 총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책도 놓치고 눈먼 총알에 맞는 게 아닐까.


“양복 입은 사람! 저 사람들부터 공격해요! 지금 저 방패든 놈 공격해봤자 소용없어요!”


내가 앞에 있던 리더를 향해 외쳤다.


“지금 저 방패든 놈부터 처리해야지! 양복 입은 놈들은 권총이라 방탄복 못 뚫어!”

”아니에요! 방패 든 놈은 저기 뒤에 있는 영감만 보호할 거예요! 저 양복 놈들만 조용해지면 제가 가까이 갈 수 있어요! 다음은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그래?“


(휘익- 슉슉-)


리더가 손을 들어 허공에 몇 번 흔들자 용사에게 집중되던 공격이 검은양복들에게로 돌아갔다.


(야! 방패 든 놈! 우리 앞에 와서 막아!)


검은 양복들 중 누군가 용사를 향해 외쳤다. 그 말을 들은 용사가 그들의 앞으로 이동해 특공대의 총알을 막으려 했지만, 뒤에 있던 영감의 외침에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영감의 앞으로 돌아왔다.


”야! 아보기! 책 주인인 나를 보호해라! 저놈들한테 갈 필요 없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이제 저 양복들만 조용해지면···.


”항복! 항복한다.!!“


몸을 숙이고 있던 양복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항복했다. 그들의 옆에 있던 영감은 그들에게 소리쳤지만.


”야 이놈들아! 그렇게 쉽게 항복하면 어떻게! 특수부대 출신들만 뽑아놨더니만! 저런 경찰 놈들한테 항복해? 임마! 쪽팔린 줄 알아!“

”실장님! 그렇게 혼자만 살려고 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우리가 목숨 걸고 왜 싸웁니까! 같이 싸우던가요!“

”에잉! 저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


그들끼리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지금이 기회라 생각한 나는 그 틈을 타 조심히 영감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샤샤샥)


벽 쪽을 크게 돌아 영감의 뒤쪽으로 조금씩 움직였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 방법이 지금 저 영감이 들고 있는 책을 뺏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틱- 떼구르르르)


아차. 움직이던 중 무너져 뭉쳐있던 돌 중 하나를 잘못 건드렸다. 돌 굴러가는 소리를 들은 영감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응? 저놈은 또 뭐야! 아보기! 저놈 치워!“


(뚜벅뚜벅)


용사가 나를 향해 똑바로 걸어온다. 아무런 표정 없이.


”야. 용사야 임마. 너 진짜 나 때릴 거야? 너 임마 내가 책 다시 찾으면 라면 안 준다.!!“


용사는 나의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멱살을 잡아 허공에 끌어올렸다.


(꽈악)


나를 들고 있던 용사가 갑자기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뭐를 찾는 것인지.


”야! 아보기! 빨리 처리하라니까! 그런 놈한테 신경 쓸 시간 없어 지금!“

”흠······.“


(쉬익)


영감의 말을 들은 용사가 나를 벽 쪽으로 던졌다.


(쿵!)

”크헉···. 컵···.“


벽에 부딪힌 듯 등 쪽에서부터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 통증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내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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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토끼와 선녀 21.11.23 12 1 12쪽
44 삼봉퇴마사 사무소 21.11.22 15 1 11쪽
43 캠핑(4) 21.11.21 12 1 11쪽
42 캠핑(3) 21.11.20 12 1 12쪽
41 캠핑(2) 21.11.19 11 1 12쪽
40 캠핑(1) 21.11.18 16 1 11쪽
39 표창장 21.11.17 15 1 11쪽
38 반포자이 34B 발코니 확장형 21.11.16 21 1 11쪽
37 부산신항(2) 21.11.15 15 1 12쪽
36 부산신항(1) 21.11.14 26 1 12쪽
35 찾았다 21.11.13 19 1 11쪽
34 검은사제 둘(2) 21.11.12 13 1 12쪽
33 검은사제 둘(1) 21.08.14 16 1 11쪽
32 굿굿 베리굿(2) 21.08.12 12 1 12쪽
31 굿굿 베리굿(1) 21.08.10 12 1 11쪽
30 남포동(2) 21.08.07 12 1 12쪽
29 남포동(1) 21.08.05 13 1 11쪽
28 놀이공원(3) 21.08.03 14 1 12쪽
27 놀이공원(2) 21.07.31 13 1 12쪽
26 놀이공원(1) 21.07.29 14 1 11쪽
25 벤시(3) 21.07.27 12 1 11쪽
24 벤시(2) 21.07.24 16 1 11쪽
23 벤시(1) 21.07.22 17 1 12쪽
22 리버스(Reverse)(4) 21.07.20 16 1 11쪽
» 리버스(Reverse)(3) 21.07.17 18 1 12쪽
20 리버스(Reverse)(2) 21.07.15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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