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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퀘벡
작품등록일 :
2021.06.05 22:28
최근연재일 :
2021.11.27 11:10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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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
추천수 :
53
글자수 :
253,792

작성
21.08.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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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남포동(2)

DUMMY

"야이 씨. 덤벼! 이 해골놈들아!"


(부웅부웅)


손에 쥔 해골 팔을 이리저리 흔들어 댔다.


"아오! 팍! 덤벼! 이것들아! 이것들을 콱! 그냥!"


거칠게 휘둘러대는 모양에 겁을 먹은 것인지 해골들은 더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하하하! 쫄았니? 이것들아! 덤벼 임마! 덤비라니까!"


닿을 듯 말듯. 내가 해골들을 약 올렸다. 감질나는 이 상황을 못 참고 먼저 다가오는 한 놈을 멋지게 부숴버리면, 다른 놈들도 영향을 받겠지?


(스윽-)


예상대로 한 놈이 접근한다. 나는 그놈의 머리를 날려버릴 생각으로 팔을 뒤로 한참 빼 있는 힘껏 휘둘렀다.


(슈-욱-)

(텁)


야심 차게 휘두른 공격 너무 쉽게 막혀 버렸다. 뿐만 아니라 놈이 해골 팔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계속 공격을 하려던 나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어?! 어?! 이거 놔! 임마!"


내가 해골 팔을 다시 되찾기 위해 그놈과 힘겨루기를 했다. 당겼다 밀었다를 반복하며 용을 써봤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휘익-)

(퍽)


내가 해골 팔을 두고 실랑이를 하는 사이 옆에 있던 다른 해골이 나의 복부를 강타했다.


"억!"


정통으로 맞은 것인지 제대로 된 비명소리 조차 나오지 않았다.


"으···. 으···."


해골 팔은 놓친 지 오래. 배를 부여잡은 채 허리를 숙이고는 침만 뚝뚝 흘려댔다.


(퍽-)(퍽)


이어지는 그들의 공격. 다리며 등이며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공격에 방어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퍽!)


간신히 버티던 중. 묵직한 공격이 내 얼굴에 하나 들어왔다.


"어···. 윽···."


간신히 서서 버티던 나는 그 공격에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털썩)

(퍽퍽-)


인간이 아니라 그런지 공격에 인간미가 없다. 바닥에 누운 나를 계속 공격하는 게.


(퍽-퍽-퍽-···.)

(빠각 빠각···.)


공격이 갑자기 멈췄다.


"삼봉. 괜찮은가?"


낯익은 목소리. 용사다.


"어···. 왔냐. 아우- 일찍 좀 오지···."

"신호를 보고 바로 달려왔다만. 그냥 도망갈 것이지 왜 바닥에 누워 맞고 있느냐?."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니?


"아오- 비겁한 놈들이 셋이나 덤벼서 그렇지. 내가 일 대 일이면 안 그러지-"

"훗. 그래. 그렇겠지. 근데, 삼봉. 네크로멘서는 안 보이는데 어디 있는가?"

"저기- 저쪽 광장에 있어."


나는 손을 들어 광장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


"알겠다. 다른 곳은 대충 정리했으니 이제 저놈만 처치하면 될 것이다."


(쉬잇-탓)


용사는 광장을 향해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혼자 여기 있을 이유가 없는 나도 그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쉬익-탁)


내가 광장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용사와 네크로멘서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슁-탁)


압도적이라고 할까. 용사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네크로맨서는 들고 있는 지팡이로 공격을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압!"


용사의 기합 소리.


(덜그럭)


간신히 용사의 공격을 막아내던 네크로멘서가 이번의 공격은 막을 방도가 없었던지 그의 팔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스르릉)


이제 용사가 끝을 내고자 하는 건지 검을 다잡으며 천천히 네크로멘서를 향해 다가갔다.


"......"


용사가 접근하는데도 꿈적하지 않는 네크로멘서. 포기한 건가.


"@##&₩!!"


아니었다. 네크로멘서는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지팡이로 땅을 내리쳤다. 그와 함께 땅에서 솟아나는 수십, 아니 수백 마리의 해골들.


(스윽-슥-······.)


넓은 광장을 가득 채운 해골들. 아무리 용사라지만 이 정도 숫자를 처치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훗. 잔꾀를 부리는구나."


나의 걱정과는 달리 용사의 표정은 여유롭다. 그는 주위를 한번 쓰윽 둘러본 뒤 검을 땅에 꽃아 세우고는 조용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미약한 우리를 어루 살펴주시는 자여. 영혼조차 가지지 못한 이들을 당신 곁으로 보내려 하노니, 이들을 받아 주소서···. 빛의 힘이여!"


용사가 주문을 외우자 그로부터 황금색의 파동이 퍼져 나왔다.


(촤-악-)

(와르르르)


그 빛은 주위로 퍼져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해골들을 덮쳤고, 빛에 닿은 해골들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리번 두리번)


그 많던 해골들을 순식간에 처치한 뒤, 용사는 텅 빈 광장에서 뭘 찾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삼봉. 혹시 네크로멘서가 보이는가?"


맞다. 그놈이 핵심인데.


용사의 말에 나도 덩달아 주변을 훑어보았지만, 딱히 네크로멘서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안 보이는데···. 도망간 거 아냐?"

"음···. 이런. 그놈이 살아있는 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텐데. 큰일이군."

"그러게. 그래도 니가 오늘처럼만 해주면야 걱정이 없지. 오늘 수고했어. 이제 집에 가자-"


***


집.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오느라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용사야. 너 바로 잘 거냐?"

"삼봉. 나는 힘을 보충해야겠다. 언제든 오늘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 너도 같이 할 텐가?"

"아니- 난 됐다. 너 먹는 동안 난 티비나 보련다."


늦게 일어난 덕에 아직 잠이 오지 않는 나는 티비를 틀었고, 마침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는 방송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에는 1부에서 예고 드린 대로 두 패널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김스님과 박신부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스님입니다."


회색 옷을 입고 머리를 빡빡 민 것이 소개를 안 해도 스님인 줄 알 것 같다.


"안녕하십니까. 박신부입니다."


검은 사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그도 머리가 많이 없다. 안타깝네.


"두 분께서는 오늘 부산에서 일어난 일 어떻게 보셨습니까? 먼저 박신부님."

"네. 시내 한복판에서 해골들이 나타난 것은 분명 신의 경고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가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신부를 향해 물었다.


"경고요? 어떤 의미 시죠? 신부님?"

"네- 지금 사람들이 환락에 빠져 문란하고 그러니까 신께서 노하신 거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고 같은 것을 보냈다. 그런 의미입니다."


"하하. 경고라···. 네 알겠습니다. 그럼 김스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도 신부님의 말씀처럼 요즘 사람들이 너무 쾌락만 추구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아닌가 합니다.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에 나타난 해골들이 사람들의 그런 기운이 뭉쳐 물질적 현상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합니다."


"어···. 네···. 그럼,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스님?"

"답은 간단하죠. 모든 욕심을 버리고 순리에 순응하며 살면 됩니다. 허허허."

"하하하. 그렇군요. 박신부님도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사람이 어떻게 모든 욕심을 버리고 살겠습니다. 다들 저희처럼 종교인도 아니고 말이죠."

"그럼 그냥 이대로 살면 되는 건가요? 신부님?"

"하하하. 조금 절제할 필요는 있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우리 성당에 나와서 회개하시면 신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실 거니까요."


"네. 두 분 의견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 혹시라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먼저 시청자분들께서 의견을 주셨는데요, 군대를 빨리 투입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두 분 의견은 어떻습니까? 먼저 김스님?"

"허허허. 제가 듣기로는 경찰이며 군대며 투입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닌가요?"


스님이 앵커를 향해 질문을 했다. 질문을 받은 앵커는 테이블에 놓인 종이를 휘적이며 뭔가를 찾았다.


"아-네. 그렇군요. 탱크까지 동원돼서 실탄도 발사를 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곧 해골들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럼 더 일찍 동원했으면 지금보다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더 줄어들지 않았을까요?"

"허허허. 제가 듣기로는 총이니 탱크니 그런 것들이 다 소용없다고 하던데요? 우리 신도중에 한 분이 영상을 보내주셔서 저도 봤는데, 맞아도 꿈적도 안 하더라고요."


"아- 그런가요? 그럼 해골들이 군이 처치한 게 아니라 다른 것 때문에 사라졌다는 건데···. 뭐 때문인지도 혹시 아시나요?"

"듣기로는 어떤 젊은 사람 둘이 내부로 들어간 뒤에 없어졌다고 하던데···. 뭐라더라···. 퇴마사? 그러더라고요."


스님의 대답에 앵커가 웃었다.


"하하하. 스님도 참. 요즘에 퇴마사라니요. 그거 다 사기 아닌가요?"


앵커의 비웃는 말에 신부가 나섰다.


"앵커 양반, 사기라니요. 악령의 존재는 저희 교황청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걸 사기라고 하시면 안 되죠!"


진지하게 말하는 신부의 답변에 멀쑥해진 앵커가 표정을 다듬고는 다시 스님을 향해 말했다.


"아 네. 죄송합니다. 그래서 스님 생각은 어떠신지 계속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그 퇴마사가 다음에 또 나타나면 일이 쉽게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건가. 그리고 그들이 이번처럼 다시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고 해서 말인데···."


스님이 말을 잠시 아꼈다.


"음···. 제가 잘 아는 무당이 한 명 있는데. 그 무당이 실력이 좋거든요. 다음에는 그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한번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스님의 제안에 앵커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말을 이어갔다.


"훕···. 네···. 굿이요···. 네. 잘 알겠습니다. 박신부님도 거기에 동의하십니까?"

"글쎄요. 저는 좀 회의적인데요. 무당을 불러서 굿을한다라···."


진지하게 답하는 신부.


"그럼 다른 의견이 있으신 건가요? 신부님?"

"지금 나타난 게 해골들 아닙니까. 그럼 스켈레톤인데 이게 서양 귀신이거든요. 근데 굿을 한다라. 차라리 교황청에 연락해서 엑소시스트를 요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또 뭐야 하는 표정의 앵커.


"네? 서양 귀신이면 뭔가 다른가요?"

"아니- 굿이라는 게 한국적인거거든요. 근데 나타난 놈들은 서양 귀신 아닙니까. 그럼 서양식으로 해결해야죠. 상식적으로 안 그렇습니까?"


신부의 말을 들은 스님이 할 말이 있는 것인지 끼어들었다.


"해골이 서양 귀신이라고 누가 그럽니까? 사람이 죽어서 뼈만 남아있는데 그걸 보고 어떻게 서양사람이라고 판단합니까? 그건 억측이고요. 한국에 나타난 귀신이니까 한국식으로 해결을 해야죠-"


신부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님의 말에 다시 반박했다.


"서양 귀신이 한국에 나타날 수도 있죠- 스님, 보세요.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들어왔던 이야기 중에 해골이 나타나서 뭐 어떻게 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습니까? 없거든요-"

"에이- 신부님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색즉시공공즉시색! 사람들의 생각이 뭉쳐서 만들어진 건데 서양 동양 구분이 어디 있습니까. 빨리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해야 된다니까요. 그 사람 예약 잡기 어려워요! 워낙 유명해서."

"보세요! 스님! 우리 교황청에 엑소시스트는 놉니까? 우리도 빨리 서신을 보내고 그들이 오는데 시간이 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무당이 맞네 엑소시스트가 맞네. 답이 없는 그 둘의 대화가 재미있어지려는 찰나 화면은 급하게 앵커에 개로 돌아갔다.


"자자- 두 분. 진정들 하시구요.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되어서 여기까지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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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토끼와 선녀 21.11.23 12 1 12쪽
44 삼봉퇴마사 사무소 21.11.22 14 1 11쪽
43 캠핑(4) 21.11.21 12 1 11쪽
42 캠핑(3) 21.11.20 12 1 12쪽
41 캠핑(2) 21.11.19 11 1 12쪽
40 캠핑(1) 21.11.18 16 1 11쪽
39 표창장 21.11.17 15 1 11쪽
38 반포자이 34B 발코니 확장형 21.11.16 21 1 11쪽
37 부산신항(2) 21.11.15 15 1 12쪽
36 부산신항(1) 21.11.14 26 1 12쪽
35 찾았다 21.11.13 19 1 11쪽
34 검은사제 둘(2) 21.11.12 13 1 12쪽
33 검은사제 둘(1) 21.08.14 15 1 11쪽
32 굿굿 베리굿(2) 21.08.12 12 1 12쪽
31 굿굿 베리굿(1) 21.08.10 12 1 11쪽
» 남포동(2) 21.08.07 12 1 12쪽
29 남포동(1) 21.08.05 13 1 11쪽
28 놀이공원(3) 21.08.03 14 1 12쪽
27 놀이공원(2) 21.07.31 13 1 12쪽
26 놀이공원(1) 21.07.29 14 1 11쪽
25 벤시(3) 21.07.27 12 1 11쪽
24 벤시(2) 21.07.24 16 1 11쪽
23 벤시(1) 21.07.22 17 1 12쪽
22 리버스(Reverse)(4) 21.07.20 16 1 11쪽
21 리버스(Reverse)(3) 21.07.17 17 1 12쪽
20 리버스(Reverse)(2) 21.07.15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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