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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트럼 님의 서재입니다.

고아는 언제나 평범한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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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트럼
작품등록일 :
2023.01.01 15:49
최근연재일 :
2023.02.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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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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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 새로운 인생-1

DUMMY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은 흉측하기 그지 없었다. 내가 자기 혐오에 빠지게 되었던 계기. 화상 흉터가 앉은 얼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고 직후가 아니라서 아주 조금 아물어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사고가 여섯살즘에 났으니 한 7년 지난 상태인가?


“후우···”


지금 시기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중학교 입학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 2월에 졸업식을 하고, 3월에 입학이다.


‘반배치고사는 이미 본 상황이고···’


공부는 괜찮다.

얼굴에 재능이 없으니 공부라도 재능이 있어야지. 내가 꿈꾸던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모든 능력치를 평균 위로 끌어올려야만 했다.


평범한 삶이 뭐냐.

내가 그리던 평범한 삶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내 집에 가족들이 알콩달콩 오순도순 살면서 살아가는 그런 것이다.


허나 내게 가족은 없는 것이었으니 화목한 가정을 이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됐다. 알콩달콩 오순도순? 부모 없는 아이인 나에게 가족이 생길 일이 있을까? 내가 부모라도 천애고아에게 딸을 시집 보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니 그런 가족적인 요소를 제외하고서라도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요소들이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 흠잡을 만한 곳이 있더라도 이정도면 무난하게 생겼다고 할만한 얼굴과 체형. 그리고 어디가서 쓴소리 듣지 않을 만한 무난한 학벌과 직장.


그정도는 갖춰야 하지만 나는 이미 얼굴이라는 요소에서 엄청난 마이너스를 먹고 들어간다. 전생에서도···



도리도리─



‘그때 생각하면 슬퍼지니까 그만하자.’


이력서에서는 통과했지만 직접 대면해서 면접을 봤을 때 구겨지던 면접관들의 표정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번번히 면접에서 떨어졌었지.


다행히 글재주를 살려서 집에서 블로그나 여러 SNS 채널을 운영하면서 평균 이상치를 벌 수 있었다.


얼굴이 만들어낸 마이너스를 채워서 내 가치를 평균 수준으로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나는 중학교 후반기부터 부단히 노력했고 공부로는 지역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섰다.


게다가 이번에는··· 다시 사는 인생이니 더 쉽겠지.



어푸어푸─



세수를 해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흐려졌던 시야가 다시 선명해졌고, 내가 나아갈 길이 명확해졌다.


‘다시 살아보자. 지난 삶보다는 더 평범한 삶에 가깝게···’


그렇게 전생을 포함해 대략 삼십몇년을 살아온 중학생(진)의 삶이 다시 시작됐다.




* * *




“통장?”


“네, 아무래도··· 나중을 위해서라면 제가 관리하는 통장은 따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음··· 그래. 내일 같이 은행가자. 이 기특한 녀석.”


“감사합니다.”



첫번째로 내가 한 행동은 통장을 개설하는 것. 성인이 아닌 고아는 초중고 담임이나 보육원 원장 등의 사람이 법정대리인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에 미성년자들이 부모 동의 없이 통장을 개설할 수 있었는지 기억은 안난다. 원래는 개인정보 제공 동의만 있으면 개설이 가능해서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미성년자들의 통장이 많이 악용되었다. 때문에 규칙이 바뀌었는데 그게 언제인지 기억은 안난다.


그래서 그냥 확실하게 하기 위해 보육원장님에게 부탁드렸다. 착하신 분이기도 하고, 이런 부탁을 거절할 분도 아니시니까.


‘그리고 나에게 측은지심이 있으신 분이니까···’


내 부탁을 거절할 일은 더더욱 없다. 입양될 뻔했다가 화재로 양부모가 될 사람을 다 잃고 다시 보육원으로 들어온 나니까. 나에게 더 잘해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


아무튼 내 명의로 통장을 개설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서다.


“내가 꿈꾸는 평범한 삶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내 마이너스 요소를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해.”


그러기 위해서 무조건 필요한 것은 돈이다. 돈.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없이 살아갈 수는 없는 법. 때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 작정이다.


알바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내 얼굴은 알바로 고용될 수 없는 형태니까. 내가 다년간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블로그로 돈을 벌 때 써먹던 것들이 있다. 그걸 활용할 생각이다.


“그러면 이건 됐고··· 남은 건···”


남은 건 운동.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서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체격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시비라도 덜 걸리니까.


다들 알다시피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학교는 정글이 된다. 이리저리 패를 나눠서 신경전을 벌이고 싸우고···


물론 나에게는 관련없는 일이다. 나는 어떤 세력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니까. 나는 그들에게 환영은 커녕 놀림 받기 바빴다.


“...”


그런 일을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 자신의 힘을 키워야한다.


“운동하자.”


헬스장은 가본적도 없다. 히키코모리였으니까. 허나 운동하는 법은 알고 있지.


“푸쉬업 100회, 스쿼트 100회, 윗몸일으키기 100회, 턱걸이는··· 10회.”


힘을 대가로 대머리가 된 영웅을 그린 만화 주인공의 수련법. 여기서 10km 뜀뛰기까지 추가하면 완벽하지만 아직 그렇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오늘부터··· 하자.”


결심한 순간 행동해야한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 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처음은 힘들더라도··· 한달간 꾸준히 지속한다면 습관이 되면서 익숙해질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헥··· 헥··· 이걸 한달동안··· 쉬지 않고 매일매일···”



큰일났네.




* * *




어릴 적, 아주 똘망똘망한 눈을 가지고 이곳 보육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아이가 있었다.


입양 의사를 밝힌 사람들도 꽤 있을 만큼 외모도 출중했고 총기가 있던 아이였는데···



─불이 나서··· 양부모가 다 죽었다고?


정확히는 양부모가 아니라 양부모가 ‘될 사람’ 들이었지만, 아무튼 그들이 전부 화재로 죽었고 그 아이만 살아남았다. 출중한 외모는 어디로 가고 화상의 깊은 흉터가 자리잡은 흉측한 외모와 총기가 사라진 눈빛만을 남긴채.


시우, 세상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아버린 그 아이의 이름은 한시우였다.


그 이후로는 죽은 듯 조용히 살아가던 아이였는데··· 오늘,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네, 아무래도··· 나중을 위해서라면 제가 관리하는 통장은 따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허허···”


썩은 동태눈깔로 죽은듯 살아가던 아이의 눈에는 다시 총기가 깃들었고, 그 속에서 희망이 보였다.


보육원장 김재민은 다시 희망을 느꼈다. 이 아이가 잘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 * *




“감사합니다.”


은행에 가서 통장을 개설했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개설할 수 있는 어린이 통장으로.


‘금리가 2%대의 통장이라···’


이정도면 성인이 되기 전까지 파킹통장으로 딱 맞지. 어린이 전용 통장이라 그런가 아주 혜택이 괜찮다. 이건 생각못한 수확인데.


게다가 원장님께서 거금으로 10만원을 넣어주셨다.


“이건 선물이야. 앞으로 어떻게 할 지는 네게 달렸겠지. 잘 쓰렴.”


감사··· 압도적 감사···


중학생(진)의 나이에 10만원이라는 돈은 꽤 크다. 물론 이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돈이 10배가 될지, 100배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


그러면 오늘 부터 돈벌기를 시작해볼까···




* * *




“이건 상태가 별로고, 이건 상태가 좋네.”


보육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운동을 했고, 마지막 만보 걷기를 위해 (차마 10km 뜀뛰기는 하지 못하겠어서 타협했다) 외출을 했다. 그리고 만보 걷기가 끝나고 미리 알아봤던 아파트를 찾아갔다.



─책 무료 나눔해요~~

─아이들이 다 커서 필요없는 책이 많아졌더라구요, 가져가실분들 가져가세요. 희망아파트 101동 쓰레기처리장에 내놓았습니다^^



미리 가입해뒀던 맘카페에서 봤던 정보다. 지역 맘카페에는 돈이 되는 정보가 많다. 주부들이 할 수 있는 손부업 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해주는 무료 나눔까지.


이런 책들을 어디에 쓰냐고? 동네 헌책방이나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 판매해서 돈을 벌 수 있다.


이 동네에는 헌책방이 없으니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 판매해야겠지. 거기서 중고책을 판매할 수 있으니까.


이런 걸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전생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참가할 때 받은 책들을 처분하다가 알게 되었다.


“상태 좋은 것들만 가져가야지.”


상태가 좋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예 팔리지 않으니까.


“흡─”


미리 챙겨온 가방에 다 담으니 무게가 꽤 된다. 허나··· 이 모든 것들이 돈이 될테니까. 참고 견뎌야지.


나는 빠르게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다.




타다닥 타닥─


“됐다.”


지역 도서관의 컴퓨터실에서 온라인 서점의 중고몰에 판매자 등록을 하고 판매글을 올렸다. 이제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가방은 무거웠지만 보육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홀가분했다.


‘이제 시작이야···’


드디어 시작이다. 새로운 삶을 향한 발걸음이.




* * *




“이제 남은 건 블로그 개설과 SNS 채널 만들기인데···”


내가 할 줄 아는 것들로 돈을 벌어야한다. 주식? 코인? 할 줄도 모르고,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그나마 이름 들어본 것들은 테슬라, 삼성전자,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정도?


‘잘 모르면 아예 발조차 담구면 안된다.’


그게 내 신조다. 안전제일. 내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한 기반이지 그걸 뛰어넘는 세계 제일의 부자, 뭐 그런 것이 아니니까.


남들과 비슷한 삶··· 그게 목표다.


우선 블로그.


이때까지는 아직 ‘파워 블로거’라는 칭호를 플랫폼에서 공식적으로 주던 시기인만큼 블로그에 광고를 제한없이 달면서 돈을 벌 수 있던 때다.


나중에 인플루언서와 애드포스트로 규칙이 확 바뀌면서 블로거들의 수익이 줄어들었지만··· 나는 그런 와중에도 월세내고도 충분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벌었으니 이 판에서는 더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지. 이건 키우기 쉽다. 아직 거대한 채널들이 나타나기도 전인데다가 이제야 태동하는 시장이니까.


‘단순히 커뮤니티들의 인기글을 긁어와서 올리기만해도 10만 팔로워는 금방 찍는다.’


선점효과까지 받는다면 아마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 물론 원칙이 있다. 남들이 보기에 눈이 찌푸려질 정도의 저질인 게시글은 퍼오지 않는 것. 그리고··· 마지막의 양심으로 ‘불펌금지’라는 글이 써있다면 절대 퍼오지 않는 것. 퍼온 게시글의 링크를 달아주는 것.


남이 쓴 글로 내가 이득을 본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하지만 법적으로 걸리지도 않고 이때는 거의 다 그렇게 했다.


“...”


뭐 그냥 그렇다고.


그나저나 컴퓨터를 쓰려면 도서관의 컴퓨터실에 가야만 하는 건가? 이건 좀 불편하다.


보육원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쓸 수 있다면 아주 좋을텐데···


‘재택으로 문서 작업 알바 같은거 많이 했으니까···’


내가 보육원 업무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걸 대가로 소량의 돈과 사무실 컴퓨터 자유이용권을 따낸다면 아주 좋겠지.


“흠··· 해보자.”




* * *




“왜 말씀 안하셨나요?”


“저 녀석이 원래 살아가야했을 삶의 궤적을 다시 찾아준 것 뿐이야. 굳이 말해줄 필요 있나? 허허···”


신은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그를 보좌하는 천사를 닮은 이는 왜 다시 세상으로 내려보낸 이에게 선물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는지 의아해했지만 신의 대답을 듣고는 의문을 접었다.



“앞으로 잘 살아가겠지. 이제 우리 역할은 여기까지야. 남은 건 저 녀석의 몫이다.”



신은 그에게 선물을 줬다.



「흉터는 앞으로 살면서 없어질 것이다.」


마지막까지 전해줄까 고민했던 그 쪽지를 결국 구겨버리고는 신은 돌아섰다.



‘이건 깜짝 선물로 주는게 좋겠지.’


작가의말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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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23 skyzero
    작성일
    23.01.04 17:58
    No. 1

    돈 버는 수많은 방법을 냅두고 관종질 그것도 블로그 펌질러 토나오네 ㅋㅋ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43 g2******..
    작성일
    23.01.15 23:09
    No. 2

    여캐만 안엮이면 뭐든 괜찬지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브라이언
    작성일
    23.01.22 20:45
    No. 3

    거금으로 10만원 -> 거금인 10만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일생동안
    작성일
    23.01.24 13:28
    No. 4

    흉터문제 해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희망작
    작성일
    23.01.25 15:05
    No. 5

    부모없는 고아에게 딸줄 부모가 어디있냐 하고 부모없는 고아 여자랑 결혼해서 꽁냥 꽁냥 살면되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Crr밤비
    작성일
    23.01.28 15:05
    No. 6

    블로그나 sns... 즉 인터넷을 기반으로 돈을 벌었는데, 주식은 몰라도 비트코인이 언제 대박을 터트렸는지도 아예 모른다?
    주인공이 쉽게 돈 버는 걸 막고 싶으신 모양인데... 너무 억지 아닌가요? 극 초반 설정부터 개연성이 떨어져서 별로 안 읽고 싶은 글...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48 텟챠
    작성일
    23.01.28 22:51
    No. 7

    또시우야? 주인공 이름 시우 왤케 흔하냐ㅋㅋ 흥미 팍 꺽이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어떨까나
    작성일
    23.01.31 11:15
    No. 8

    어치피 돈 좀 벌면 얼굴 수술할꺼같은데?
    엥..저절로 낫는다고?
    그게 혜택이라고?
    내가 보기엔 이중고통인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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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 교복을 입고-2 +1 23.01.05 6,773 143 12쪽
4 2. 교복을 입고-1 +4 23.01.04 7,268 152 12쪽
3 1. 새로운 인생-2 +3 23.01.03 7,728 155 12쪽
» 1. 새로운 인생-1 +8 23.01.02 8,571 157 12쪽
1 0. 프롤로그 +8 23.01.01 9,022 14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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