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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루이야기] 조의선인(皁衣先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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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의선인의 정의

 ① 고구려의 하위 관등. 본래 제가(諸加)들의 가신적 성격이 강하였으나, 이후 왕권에 편입되면서 신료적 성격의 실무직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4세기 이후 조의는 관등에서 탈락하고, 선인만 남아 고구려 관등의 말미를 지키게 된다.

 ② 신채호에 의해 주장되어 지금까지도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고구려의 무예수련 집단. 현재까지도 관등설(강단설)과 집단설(재야설)으로 나뉘어 계속 대립하고 있으며, 2008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연개소문'에서는 과감히 집단설을 채택하면서 소위 '단무도'라는 무예를 단련하는 것으로 그려 논란이 되었다.

 조의선인 관등설

 ① 초기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서는 "여러 대가들은 역시 스스로 '사자', '조의', '선인'을 두어(諸大加亦自置使者皂衣先人)"라고 함으로서 각 집단의 가신(家臣)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러나 반정─일단, 거사의 성공 여부로 반정과 반란을 구분하고자 한다─을 일으켜서 7대 차대왕을 죽이고 백고(신대왕)를 왕으로 옹립한 명림답부 또한 연나부(椽那部)의 조의였는데, 일개 나부의 가신이 반정까지 일으켜 성공한 바에 대해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이를 두고 '명림답부가 연나부 출신의 권력자(좌보 어지류?)의 명을 받아 암살한 것에 불과'라 주장할 지도 모르지만, 훗날 명림답부가 전무후무한 국상(國相)의 자리에 곧장 오르는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도 힘들다.

 ② 중기

 어쨌든 이후 '사자', '조의', '선인'은 모두 왕을 중심으로 하는 관등체계 속에 편입됨으로서 왕의 가신─즉 신료─적 성격을 띠게 되고, 특히 '사자'는 [대사자, 사자 / 태대사자, 대사자, 사자 / 태대사자, 대사자, 발위사자, 상위사자]로 차츰 가지를 치면서 사자계(使者系) 관등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선인'으로 눈을 돌려보자면 그 또한 멸망에 이르기까지 죽 실무를 담당하는 하위 관등으로서 유지되건만, 어찌된 일인지 유독 '조의'만큼은 소수림왕대의 율령 반포 등 4세기 경의 대대적인 중앙집권 및 조직개편에 따라 자취를 감춰버리고 마는 것이다.

 ③ 말기

 이후 7세기에 들어서면서 고려기, 한원, 통전 고려전, 신당서 고려전 등에 다시 조의두대형(皁衣頭大兄) 혹은 조의두태형(皁衣頭太兄)이 나타나는데, 여기에서의 조의(皁衣)는 비록 초기의 것(皂衣)과는 글자가 다른 것이지만, 그 자형과 발음의 동일함으로 미루어 같은 부류의 것으로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그 후로도 종종 자위(自位)라던가 하여 삼국사기 직관지나 14관등설에서 조의와 비슷한 이름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역할과 직위가 온전히 동일한지는 고증할 수 없는 것이며, 혹여 같다 하더라도 그것은 위치상으로 보아 관품 밖의 것이라던가 이전 시대의 것을 따라 후대에 부가해 넣은 것일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조의두대형이 모습을 드러내는 때가 '5세기 왕권의 절정'이나 '6세기 귀족연립정권'의 일이 아닌 '7세기 고수전쟁'을 전후한다는 것이다. 고려기(641), 한원(660), 통전(766), 신당서(1044) 모두 그 이후의 것들이다.

 이는 곧 조의가 관등이든 집단이든 간에, 무력적 성격과 관련을 가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대형(大兄)은 대모달─만부장─의 직을 가질 수 없지만, 조의두대형은 대모달의 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심은 깊어진다.)

  조의선인 집단설

 ①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이후 일제시대에 접어들면서 바야흐로 조의선인의 존재가 민족주의 사학 계열에 의해 새로이 해석되기 시작하는 바, 그 발단이 되고 시초가 된 것은 바로 신채호 선생의 저서인 《조선상고사》였다.

선생이 책에서 이른 것을 대략 개괄하자면 "……선배는 이두자로 선인(先人), 선인(仙人)이라 쓴 것으로서……조의(早衣)는 우두머리의 옷과 빛깔, 예속(□屬)은 무사 모의 깃 절풍에서 유래한 것이다……원래 신수두 교도의 보통 명칭이었는데……신수두 대제에 모든 사람을 모아……여러가지 내기에 승리한 사람을 '선배'라 일컫고……각기 편대를 나누어 한 집에서 먹고 자며, 앉으면 고사(故事)를 강론하거나 학예를 익히고, 나아가면 산수를 탐험하거나, 성곽을 쌓거나 길을 닦거나, 군중을 위해 강습을 하거나 하여 일신을 사회와 국가에 바쳐 모든 곤란과 괴로움을 사양치 아니한다."고 설명하여서 이것이 모든 '조의선인 집단설'의 시초가 되었다. 또한 조의두대형에 대해서는 "……선행과 학문과 기술이 가장 뛰어난 자를 뽑아서 스승으로 섬긴다. 일반 선배들은 머리를 깎고 조백을 허리에 두르고, 그 스승은 조백으로 옷을 지어 입으며……제일 우두머리는 '신크마리'─두대형 혹은 태대형─라 일컫고, 그 다음은 '마리'-대형-라 일컫고, 맨 아래는 소형(본래의 말은 상고할 수 없음)이라 일컫었다"고 보았다.

 그는 그 근거로 발해사에 선인을 사정병(士正兵)이라 한 것과 삼국사기에 선비는 싸움에 당(當)하여 물러서지 아니한다고 한 것을 들었고, 또한 해상잡록(海上雜錄)을 인용하여 '명립답부, 연개소문은 조의선인 출신이다.'라 한 것, 연남생이 '총명하여 9세에 선인의 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 것을 들었다.

 (발해사야 어찌 그리 말씀하시는지는 일천한 지식을 동원해서야 알 길이 없으나, 삼국사기는 명백히 화랑도의 세속오계 중 임전무퇴를 잘못 안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해상잡록은 현재 유실되어 전하지 않으니 타자로서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② 〈한단고기〉와의 만남

 신채호 이후 조의선인의 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는 타자로서도 고증하기 힘든 것이나, 현재 타자의 수중에 들어와있는 것들 중에는 조의선인을 언급한 것이 이 둘밖에 없으므로 우선하여 옮긴다.

 이들의 공통점은 조의선인의 역사를 〔환단고기(혹 한단고기)〕와 함께하여 신선도 큰 역사의 대맥(大脈)이 고구려에 들어 나타난 것이 조의선인이라 보는 것인데, 일단 환단고기의 실사성이야 현재도 논란이 되고 있거니와 신채호 선생 못지 않게 역사와도 상충되는 일이 있어서 환단고기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삼국지를 선택하던지 간에 조의선인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있어서 큰 갈등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 남북한을 통틀어 역사학계에 내재되어있는 강단-재야 간의 해묵은 갈등과도 연결되니만치 서두는 이만 하기로 하자.

 여기에서 보면 조의선인을 한인(桓因)-환웅(桓雄)-단군(檀君)이 세운 신선도(神仙道)의 법맥을 잇는 고구려의 수련집단이자 인재 양성 제도로 파악하였으며, 또한 그 맥이 고려를 타고 조선에 이어 동학까니 이르는 소위 일만년 역사(강단 재야 안 가리고 따져보면 세 개다. 신화 1만년설, 설화 5천년설, 사료 2천년설)의 큰 물줄기의 일환으로 파악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고구려 정치사 연구, 임기환 저. 삼국지 위지 동이전, 진수 저. 삼국사기, 김부식 저. 조선상고사, 신채호 저. 단학, 이승헌 저. 한단고기, 계연수─이유립 저)

 

*신화의 땅에서 사용된 선비라는 말은, 여러 자료를 보고 그중 가장 친근한 단어를 선택했다.


댓글 2

  • 001. Personacon 하늘봉황

    13.01.09 14:20

    잘 읽었습니다 ^^

  • 002. Lv.52 K.S

    13.02.08 17:33

    과연 연남생은 특채인가,총명함을 널리 알린것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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