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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시 님의 서재입니다.

사자의 서 (The book of death)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이가시
작품등록일 :
2013.11.10 16:06
최근연재일 :
2013.11.24 18:22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6,408
추천수 :
64
글자수 :
54,739

작성
13.11.24 18:22
조회
232
추천
1
글자
8쪽

Ep9. 시체가 문지기(?)

DUMMY

< Ep 9. 시체가 문지기(?) >





"에리얼, 이 상황 설명 좀 해 줄래? 너무 잔인한 거 같은데? 너 답지 않잖아."


언데드다. 무려 언데드(Undead)란 말이다. 키리아스에선 이와 관련 된 책을 읽는 것 마저 금지되어 있고 역사시간에나 잠시 들어 볼 법 한 언데드의 출현에 루시가 놀라 물었다.


"있는 그대로야. 보이는 대로 이 녀석들은 그저 움직이는 시체야. 놀랄 것 없어 루시. 내 명령에 복종하는 순둥이들이라고."


이 징그러운 것들을 보고 놀라지 말라는 말인가? 게다가 무려 순둥이라는 애칭 까지 붙여준 모양이니 기절할 노릇이 따로 없었다.


"이 녀석들을 수뇌부에서 발견한다면 네 목이 위험할 거다 에리얼. 생각 보다 철 없는 녀석이로군."


"그게 내가 바라는 바요 아줌마. 내 목을 내주고 키리스의 목을 따주지 헤-."


로지아는 에리얼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고작 10대의 나이에 무엇을 그리 많이 잃었기에 제 목을 내 놓는다는 말을 그리도 쉽게 내뱉는 지 어쩌면 안쓰러운 아이일지 모른다는 측은함 마저 생겨나게 했다.


에리얼이 언데드, 그러니까 쉽게 말해 좀비(Zombi)들 가운데로 들어섰다.


"너희에게 주어지는 명령은 하나다. 그 어떤 녀석이라도 이 곳에 내 허락 없이 들이지 말아라."


끄어억-

터벅터벅.

좀비들은 그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괴상한 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제 아줌마가 파인더로 돌아갈 수 있게 최대한의 여건이 보장되었어. 며칠 안 남았으니 속도를 좀 내 줘-."


"……."


로지아는 어떤 말도 그에게 건낼 수 없었다. 그가 가진 상처의 크기 조차 가늠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치 매화와도 같았다. 대부분의 꽃들이 태양이 사라지면서 원초의 모습을 잃거나 사라져버려도 매화는 이 춥고 날카로운 세상에 남아 향기를 풀어 보냈다.


하지만 그 매화는 참으로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에리얼의 모습 그리고 그의 앞 날이 어쩌면 매화와 같을 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로지아가 힘 없이 다락계단에 올라섰다. 그 녀의 눈가가 촉촉해져 빛에 반사되었다.


"로지아, 걱정말아요. 저 놈이 말은 저렇게 해도 원래 그런 녀석은 아녜요. 거실은 제가 치울테니까 좀 쉬시는게 좋겠어요."


로지아에게 달려간 루시가 그 녀를 애써 위로했고 로지아는 미동의 끄덕임으로 대답했다.


"에리얼, 이 일이 끝나면 난 수도에 돌아 가야 해. 그리고 기술부에 들어 갈 생각이야. 하지만 네가 반대할 수도…."


"그렇게 해 루시. 나에게 네 앞 날을 결정지을 권리는 없어. 네가 기술부에 있고 내가 키리스를 그리고 현재의 키리아스 대륙을 적대시 한다고 우리 사이가 변할 일은 없다고. 우린 언제까지나 소꿉친구인 건 변함이 없을 거야."


의외의 대답이었다. 에리얼의 입에서 꽤 어른스러운 말이 나온것도, 그리고 루시의 꿈을 지지해 준 것도.


하지만 조금은 섭섭하기도 했다. 에리얼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붙잡아 줄 것 같았기 때문에. 동시에 기뻤다. 언제나 친구인 사람이 이렇게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엘니움 최대의 선착장 푸타나 선착장 지하의 어두운 광장에 험악해 보이는 목소리의 사내가 살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그래서 이 꼴로 돌아올 생각을 했다?"


"그, 그것이……."


그의 한 마디에 고개를 숙인 그리드의 손이 덜덜 떨리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엘니움해 랭크 최상위 해적 니켈 해적단의 선장이자 대 무역길드 니켈 포드만의 우두머리인 니켈이었다.


니켈의 목소리는 아주 걸걸하고 거친 사내의 음성이었다. 그는 결코 성화를 내거나 고조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음에도 넘치는 살기만으로 넓은 지하광장을 긴장감으로 가득 채웠다.


"좋다. 내 너를 이리 만든 놈의 상판을 한 번 구경해 보도록 하지."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두목께서는 나서실 필요가 절대 없어요. 실력있는 놈들 서른 명을 붙여 주신다면 이번엔 기필코…!"


"시끄럽다. 이 번엔 서른이나 되는 놈들을 먹이로 주라는 게냐!? 누구라도 좋으니 오크통에 담긴 술을 몇 통 가져와라. 오랜 만에 전의가 타오르는 구만 크흐-."


마법사와 디스펠러를 동원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음에도 니켈은 꽤나 자신만만 했다. 그는 자신의 실력에 확신을 가진 자인 듯 했다.


그리드는 어두운 기분을 걸치고 그의 개인 집무실에 들어왔다.


네거티브 핸즈의 위력이 꽤 대단했던지 그의 몰골은 초췌해져있었다.


그리드는 니켈 일당에게 인정 받고 신임 받는 니켈의 오른팔 격인 사내였는데 그런 그가 복통을 호소하며 배를 부여잡고 광장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부하들이 수군댈 것을 생각하니 속 깊은 곳 부터 분노와 치욕이 뒤엉켜 미칠 것만 같았다.


'망할놈. 반드시 죽여버릴 것이야.'


속으로 끓는 화를 식혀보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내심 죽여버리겠노라고 말은 했지만 니켈이 나서면 아마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것이었다. 니켈의 손아귀에서 살아 남은 자를 본 적이 없기에….


똑똑똑.

누군가 그의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쇠로 된 문지방이 부딪히는 소리가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 놈이냐! 지금 기분이 그리 좋지 않으니 꺼져라."


"날세 그리드."


"칫. 들어오시오."


문을 두드린 자는 중년의 남성인 듯 했다. 폼이나 행태가 기사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갑옷을 걸친 걸 보니 용병이나 퇴물 기사 같은 행색이었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구려 그리드. 내 나중에 올 것을 그랬는가?"


"아니외다. 그러나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으니 보여줄 물건이 있거든 빨리 보여주는 게 좋겠지."


대화로 보아 둘은 거래를 하는 사이인 듯 했다. 거래를 길드를 통하지 않고 그리드에게 직접 와서 하는 걸 보면 물건이 상당히 고가이거나 손님이 단골인 듯 보였다.


"하이드라(Hydra)라 불리는 이블리언의 이빨이오. 크기도 그렇고 값 좀 쳐 주시게. 아 참고로 자체적으로 마력을 담고 있어서 조금만 마력을 주입 해도 불꽃이 아른거리지. 검으로 만든다면 훌륭한 무기가 될 듯 헌데…."


"큭큭큭. 역시 믿을만 한 작자로구만. 좋소 P, 열마면 되지?"


상당한 크기의 송곳니였다. 이런 물건을 보여주니 그리드의 표정이 어둡던 아까와는 사뭇 달라졌다.


"2카론. 더는 안되오. 이 놈 다른 곳에 내 놓으면 두 배는 더 받을거요."


P라고 불린 중년의 사내가 가격을 제시했다. 2카론이면 용병 20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거액이었다.


"흐음 좋네. 돈은 내 당장 주지. 이 놈 제 값 하겠구만. 내 좋은 검으로 만들어 주마! 아, 그나저나 이 정도 이빨을 가진 놈이면 엄청난 놈일 터인데 이런 건 도대체 어찌 구하는 게요-?"


P가 가져온 이빨을 보나 그 것에 담긴 마력을 보나 최소 소드 마스터 이상이 아니면 사냥에 목숨을 걸어야 할 듯 보이는데 이런 물건을 어찌 구한 건지 P라는 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에험! 그 건 말 못허지-. 고 걸로 밥먹고 사는데 허허."


P는 돈주머니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좋은 물건을 얻었는지 그리드의 표정에서 분노는 씻은 듯 사라졌다. 물건을 본 니켈이 좋아할 것 같은 생각에 미소 마저 보이는 듯 했다.




이 소설은 네이버 웹소설 '사자의 서'와 동시 연재 입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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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9. 시체가 문지기(?) 13.11.24 233 1 8쪽
16 Ep8. 행운을 팝니다 (3) 13.11.24 396 2 8쪽
15 Ep8. 행운을 팝니다 (2) 13.11.17 384 10 9쪽
14 Ep8. 행운을 팝니다 13.11.17 216 3 8쪽
13 Ep7. 어쩔 수 없는 선택 (2) 13.11.10 492 7 7쪽
12 Ep7. 어쩔 수 없는 선택 13.11.10 318 2 7쪽
11 Ep6. 검게 물든 피 (2) 13.11.10 510 3 6쪽
10 Ep6. 검게 물든 피 13.11.10 207 1 8쪽
9 Ep5. 어둠의 마법 (2) 13.11.10 195 1 7쪽
8 Ep5. 어둠의 마법 13.11.10 280 1 6쪽
7 Ep4. 블랙가(家)의 유품 13.11.10 383 1 8쪽
6 Ep3. 아이언 울프 (2) 13.11.10 401 8 7쪽
5 Ep3. 아이언 울프 13.11.10 334 10 6쪽
4 Ep2. 마법·연금술 기술 학원 (2) 13.11.10 371 8 7쪽
3 Ep2. 마법·연금술 기술 학원 13.11.10 262 3 8쪽
2 Ep1. 출정식 13.11.10 573 1 11쪽
1 <Prologue : 유리스의 태양 , Prologue 1-1> +1 13.11.10 449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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