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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인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만든 딸들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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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마인
작품등록일 :
2020.07.01 09:31
최근연재일 :
2020.09.24 09:37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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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3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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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6,831

작성
20.07.01 09:40
조회
2,230
추천
47
글자
12쪽

카알론의 마법사

DUMMY

마법의 사용까지 확인한 직후, 크로우는 홀 안쪽에 있는 옥좌에 앉아 잠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면 이곳에 그가 만든 NPC들이 집결한다.

그들 각자의 성격은 그가 직접 적성한 만큼 대강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만 판단할 수는 없었다.

그가 장난 삼아 써 두었던 자잘한 설정들이 방금 전 아테나가 보였던 예상치 못한 애정표현과 같은 방식으로 튀어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그들은 단순한 데이터로 이루어진 인형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줄 알게 된 그들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방금 전 아테나와 아샤트리아의 경우는 자신에게 명확하게 호감과 충성을 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아이들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없었다.

최악의 경우 이쪽을 향해 적대적으로 칼을 들이밀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만약 전투가 벌어진다면.. 그때는 나도 각오를 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크로우는 낫을 들고 있는 손에 살짝 힘을 쥐었다.

어쩌면 잠시 후, 모니터로만 보던 이 어마어마한 힘을 직접 휘두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만든 NPC 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굴복 시키는 데에 있겠지만


영화나 만화에서나 봤던 그런 전투를 직접, 그것도 자신이 만든 존재들과 벌인다는 사실은 그에게 걱정과 더불어서 묘한 흥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그건 나름대로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전투 여부와는 별개로 자신이 만든 딸과 같은 존재들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

그 자체는 창조자로서 분명 기쁜 일일 것이다.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의 심정을 지닌 채, 크로우가 옥좌에 앉아 괜히 낫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때였다.


-“크로우님.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응? 아··· 아샤트리아. 무슨 일이지?”


이 세계에 들어온 직후의 크로우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연락방식이자 LDG의 가장 기본적인 대화수단 중 하나인 귓속말 기능.

이를 통해서 갑자기 들려오는 아샤트리아의 목소리에 크로우는 약간의 당혹감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후.


“..호수.. 라고?”


-“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본래 산 정성에 위치해 있던 이곳 카알론 주변의 지형이 완벽히 바뀌었습니다. 아울러. 이 인근에는 몬스터는 물론이고 다른 유저들의 기척조차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


딱 부러지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아샤트리아의 보고.

그러나 이를 들은 크로우는 자동적으로 떠오른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주변의 지형이 바뀌었으며 유저들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다가 그 흔해빠진 몬스터들 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그 스스로가 이해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일이.. 엄청나게 성가시게 되었는걸..’


*


대마법사 크로우 인비저블의 거처인 흑정원 카알론.

이곳은 총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지역은 정원사라 불리는 NPC 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외곽에 위치한 것은 –울타리- 라 불리는 구역

이곳은 말이 울타리지 실상은 성벽으로 이루어진 방어 시설이었다.

설정상 고대의 마법으로 재련하여 파괴가 불가능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법으로 된 방어 시설 역시 다수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에 주기적으로 리스폰 되는 중, 하급 악마들이 경비병으로 존재하여 침입자를 경계하고 있는 장소.

문자 그대로 악마의 성의 첫 관문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런 흉흉한 느낌을 주는 장소에 이곳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아한 메이드복 차림의 여성이 나타났다.


“레비아탄!”


마법문을 사용해 홀에서 곧바로 이곳에 도착한 아테나

그는 즉시 목소리를 높여 누군가를 불렀다.

이곳의 주인인 크로우의 한팔 이라 할 수 있는 그의 등장에 몇몇 악마들이 시선을 돌렸으나, 그들은 이내 깊이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일인 이 지역의 경계태세 유지 업무에 전념하였다.


“레비아탄! 어디에 있는 거지?”


아테나가 한 번 더 목청을 높여 이름을 불렀다.

그때..


“철컥! 철컥!”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차가운 금속음.

이에 아테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예상대로 그가 찾고 있던 그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존재는 근육질을 한 거구의 인간 여성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검은 머리에 약간 어두운 피부색을 지니고 있는 모습.

키는 여성 기준으로는 제법 큰 키인 아테나보다도 더욱 컸으며, 육체는 마치 그리스의 조각과 같이 단단하면서도 아름다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여기에 딱 봐도 누님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박력이 넘치는 얼굴은 그를 처음 본 이들에게 자동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근사한 외모와는 별개로. 갑옷 사이에 보이는 그녀의 몸 곳곳에는 단단한 비늘이 돋아 있었으며, 동공은 파충류와 같이 세로로 갈라져 있었다.


히드리안. 레비아탄 골든라이트

인간과 히드라의 피를 받은 존재로, 그 역시 아테나나 다른 NPC 들과 마찬가지로 크로우가 만들어내고 1레벨부터 성장시킨 존재였다.


“이 시각에 홀로 이곳까지 오다니 상당히 별일이군. 대체 무슨 일이지 누님? 미안하지만 이쪽은 지금 상당히 바쁘다.”


레비아탄이 딱딱한 태도로 턱짓을 하여 파괴된 방어시설들을 가리켰다.

어제 있었던 전투의 자잘한 흔적들.

아직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으며, 아테나 본인 역시 이 자리에 있었던 만큼 지금 상황에 대해선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일단 중지야. 크로우님께서 모든 정원사들에게 소집 명령을 내리셨거든.”


“워.. 크로우님 께서? 대체 무슨 이유로..”


아테나의 말에 레비아탄은 놀라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였다.

본래 정원사들은 전시 상황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구역을 떠나지 않는 것이 원칙.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우가 자신을 비롯한 정원사들을 소집했다는 것은 그 정도로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자세한 것은 나도 몰라. 하지만 아샤트리아 에게 외부 정찰 명령을 내리신 것은 보면 분명 무슨 중요한 일이 생긴 것 이겠지.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으음.. 확실히 그렇군.”


“이 일대의 특별한 변화는 없어?”


“방금 전, 악마들로부터 어째서인지 성 외곽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말은 들었다만. 아직 그것에 대한 조사는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난 나의 일을 우선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


“아니 그걸 알고서도 여태 보고를.. 하아.. 그런 점에서 역시 고지식하단 말이야.”


상식적으로 그만한 변화가 있었으면 우선 조사를 진행하거나 보고를 올리는 쪽이 정상이었다.

그러나, 레비아탄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아테나는 잘 알고 있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맡은 일은 끝내고 움직인다.

성실하다 볼 수도 있고 너무 유연성이 없다 볼 수도 있는 레비아탄의 성격에 아테나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아울러 내색은 안 했지만, 왜 갑자기 주인이 아샤트리아에게 정찰을 보냈는지 그녀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뭐.. 좋아. 그럼 난 다른 정원사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하니까 이곳 일은 적당히 마무리 하고 움직이도록 해. 장소는 중앙 홀.”


“알았다. 내 가능한 빨리 가도록 하지.”


그렇게 아테나가 떠난 이후. 레비아탄은 마음 속에 떠오른 흥분으로 인해 살짝 몸을 떨기 시작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변화에.. 크로우님께서 친히 소집이라.. 기대되는군. 과연 이번에는 얼마나 대단한 적이 나타날지..”


*


울타리에서 벗어난 아테나가 도착한 곳은 성으로 치면 내성이라 부를 수 있는 장소였다.


-수풀-


이름처럼 수풀이 우거져 있는 장소이지만. 평범한 이름과는 달리 그 규모는 어지간한 산림 수준이었으며, 무엇보다 수풀 곳곳에는 1차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울타리 보다 더욱 강력한 방어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각종 치명적인 함정에 주둔 병력의 질도 한 단계 올라가 레벨 400대에 달하는 상급 악마들이 지키고 있는 장소.

지금껏 300~400대에 달하는 중수 유저들이 어설프게 공략을 시도했다가 수도 없이 박살이 났던 곳으로 어제 이루어진 공세 역시 이곳에서 막혀 전멸당하였다.


이곳에 도착한 아테나의 앞에, 이 지역을 수호하고 있는 상급 악마들이 접근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아테나님, 이곳에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사자와 인간을 합쳐놓은 듯한 기괴한 외모를 지닌 상급 악마들.

괴물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모습과는 별개로 상당한 지능을 지니고 있는 그들은 정중하게 예를 갖추며 아테나에게 물었다.


“메닐라를 찾고 있다. 가능한 빨리 불러오도록.”


“알겠습니다. 바로 모셔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 후 사방으로 흩어지는 악마들.

그들을 보며 아테나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매번 이런 식으로 찾아보지 않으면 절대 나타나지 않는 이 지역의 정원사

대마법사 메닐라 디아블로.

그녀의 이런 점은 어찌 보면 약간 귀여운 구석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같이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선 역시 영 성가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상급 악마 한 명의 품 안에는 잠옷차림의 소녀 한 명이 들려 있었다.

여전히 잠이 덜 깬 듯,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그.

언 듯 보기에 그는 10대 초반의 평범한 인간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맑은 붉은빛 눈동자에, 길고 진한 보라색 머리칼.

그리고 이러한 이목구비가 모여서 만들어진 귀엽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외모의 소녀.

그러나, 그런 모습과는 별개로 그의 몸은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는 구조를 하고 있었다.


인간을 비롯한 일반적인 존재들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신체부위가 그녀에게는 없었다.


그녀의 몸에는 팔다리가 달려있지 않았다.


마치 토르소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이런 육체는 처음 보는 이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동정심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정체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그녀와 한번이라도 전투를 치렀던 자들은 그런 동정심은 정말로 뭘 몰라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아테나나 악마들뿐 아니라. 이곳까지 쳐들어 왔던 침입자들 모두..


그런 사실과 별개로. 악마의 손에 안겨있던 그녀는 피곤한 표정으로 아테나를 한번 힐끗 본 뒤, 바로 앞에 놓여있는 휠체어와 비슷하게 생긴 의자에 앉혀졌다.


“하아암. 아테나.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야.. 지금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흠흠.”


상완 부만 남아있는 팔로 눈을 비비는 메닐라.

그렇게 늘어진 동생의 모습에 언제나와 같이 잔소리를 하려 했지만 아테나는 이를 한번 삼킨 뒤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말했다.


“크로우님의 명령이야. 정원사들은 전부 집결하라 하셨으니까, 옷 갈아 입고 바로 중앙 홀로 오도록 해.”


“응? 파파가 우리를?”


다음 순간. 갑자기 두 눈을 반짝이는 메닐라.

마치 생일선물을 발견한 아이와 같이 기대와 흥분이 느껴지는 모습.

이를 보며 아테나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그러니까 늘어져 있지 말고 빨리 움직이라고. 무려 크로우님의 호출이니까.”


“응! 알았어! 금방 갈 거니까 조금 있다 봐.”


방금 전과는 달리 생기가 넘치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메닐라.

그 직후, 그녀는 악마들을 동원해 서둘러 몸단장을 시작하였다.

간간히 들리는 다급하게 보채는 목소리와 함께..


그렇게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그녀의 모습을 뒤로하고 아테나는 더욱 안쪽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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