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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hareth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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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9.04.04 00:01
최근연재일 :
2019.06.19 10:38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9,096
추천수 :
128
글자수 :
323,057

작성
19.04.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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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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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1. 접속 (8)

DUMMY

다시 눈을 뜬 시온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 세상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먼 길을 와 주신 여행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곳 정신의 방에서 여행자님에 대한 정보를 제국에 등록하는 일을 돕는 시온입니다. 당신의 진명을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 당신의 진명은 무엇입니까? ]


“엘.E, L.”


[ 확인되었습니다. ]


“엘 님, 이 세상에서 새로이 하쉬말림의 육신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을 조금이나마 먼저 감정을 깨닫게 된 하쉬말림으로써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나 당신이 얻은 것은 육신에 불과할 뿐, 그것이 자격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당신의 혼은 아직 이 세계에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위대한 혼의 흐름에 함께 할 수 없습니다.

혼의 상태에서 맺은 수호의 맹약을 따라 이 평화로운 세상을 위협하는 혼돈과 연합의 존재들을 멸하는 데 힘을 보태 주세요. 그럼으로써 이 세계의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으세요. 그러면 그 신뢰가 매개가 되어 이 세상은 당신을 온전한 우리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엘 님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힘을, 의지를, 그리고 그 능력을, 우리의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시온이 엘 님께 신성제국에 진심으로 합류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신성제국에의 합류를 승인할 경우 아래와 같은 제약이 생성됩니다.


1. 기간 내 정해진 수 이상의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임무 수행을 통해 공적치를 쌓게 되며, 쌓인 공적치는 다양한 혜택으로 돌아갑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질서의 조각을 제공함으로써 임무의 대체가 가능합니다.


2. 특정 지역 내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강제로 임무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강제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경우 실적에 따라 명성 및 공적치를 차등 제공합니다.


3.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 불가피합니다. 길드를 통해 일정량 이상의 조각을 국가에 납부합니다. 그 양은 플레이어의 성장도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4. 제국 내의 모든 종족은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며, 제국의 안녕을 해치지 않을 선 안에서라면 그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제국에의 합류를 승인할 경우 아래와 같은 혜택이 발생합니다.


1. 제국의 영토 내에서 자국민은 제국의 보호 아래에 놓입니다. 부당한 행위를 당할 경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길드를 통해 일정 기간 사용 가능한 운명의 조각 하나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단, 제공되는 운명의 조각은 일정 시간이 경과되면 소멸되며 타인과의 거래가 불가합니다.


3. 각종 길드를 통해 다양한 임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시 특정 형태의 임무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4. 제국 내의 모든 종족은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인정합니다. 단, 종족의 다양성을 빌미로 제국의 안녕을 해칠 수 있는 행위는 제제의 대상이 됩니다.


해당 업무들은 길드에도 공유되어 있으므로 관청 뿐 아니라 길드를 통해서도 처리가 가능합니다.


위 사항에 동의하여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


빠르게 메시지 창을 읽은 지훈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 지금부터 엘 님의 정보를 제국에 등록합니다. ]


[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


이어서 상태창이 떠올랐다.


- 이름 : 단탈리안

- 진영 : 신성제국


예전에 비해 두 줄이 바뀌어 있었다.


“엘 님. 제국의 일원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국은 제국의 날개 아래로 들어오신 여행자분들의 빠른 성장을 돕기 위해 육체에 부여할 수 있는 특성을 제공합니다. 특성은 해당 육신이 아닌 혼에 기록되는 것이며 진명에 의해 힘을 발휘합니다. 원하시는 특성이 있으신가요?”


[ 신성제국 소속을 선택한 플레이어에게는 제국에 최초로 등록 시 특성 혜택을 제공합니다. 해당 특성은 추후 변경이 불가능하며 제국의 보호를 벗어날 경우 불활성화 처리 됩니다. 포인트를 사용하여 원하시는 특성을 선택해 주세요. ]


다음으로 떠오른 창에는 다양한 특성이 나열되어 있었다.


[ 특성을 선택해 주세요. - 잔여 포인트 :3 ]


특정 스텟 증가 (I) 1pt

특정 스텟 증가 (II) 2pt

특정 무기 숙련 증가 (I) 1 pt

특정 무기 숙련 증가 (II) 2 pt

특정 원소 친화 증가 (I) 1 pt

특정 원소 친화 증가 (II) 2 pt

공격 속도 증가 (I) 1pt

공격 속도 증가 (II) 2 pt

...


각종 스테이터스를 올리는 것부터, 특정 무기에 대한 숙련도 증가, 공격속도나 시전속도, 이동속도를 올리는 것, 마법이나 원거리 공격의 사거리를 증가시키는 것 등 종류가 다양했다,


수가 많다 보니 전체를 훑는 것만 해도 시간이 걸렸다.


다양한 건 좋은데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 딱히 생각해 둔 육성 방식이 없었던 지훈의 입장에서는 그 양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혹시 선택을 조금 보류할 수 있을까요?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하릴없이 고민만 하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지훈이 조심스레 물었다.


“네. 선택의 유예는 가능합니다. 특성의 종류가 많아 고민이 길어지시는 분들도 많으시더군요. 다만, 엘 님께서 처음으로 운명을 받아들이기 전에 선택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보류’ 같은 항목이 없기에 안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물어봤는데, 다행히도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대답이 들렸다.


‘하긴, 플레이하는 인원이 얼만데, 나처럼 대책 없이 시작하는 사람도 많겠지.’


[ 플레이어의 요청에 의해 특성의 선택이 잠시 보류됩니다. 정식으로 운명을 동록하기 이전에 선택을 완료해 주세요. ]


그러고 보니 이 게임, 종잡을 수가 없다. 허용된 수가 넘었는데 npc의 재량으로 이름을 추가하는 것도 그렇고, 별도의 버튼도 없는데 말하는 것에 따라 보류 처리가 되는 것도 그렇고.


‘되든, 안되든 말이라도 꺼내 보라는 건가?’


상황을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결과들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확인을 누르자 시온이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앙증맞은 상자 하나를 지훈의 앞쪽으로 내밀었다.


“엘 님, 신성제국 소속으로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이건 등록하신 분들에게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상자는 육신에 미리 제공된 아공간에 넣어 주시면 바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마법적으로 조치해 두었습니다.”


[ 시온이 엘 님께 아이템 ‘신입을 위한 제국의 선물’을 전달하려 합니다. 해당 물건을 들고 보관함에 ‘보관한다’는 의사를 표하시면 보관이 됩니다. 보관함에 넣은 후 상자를 확인해 주세요. ]


그 말을 따르자 눈앞에 있던 상자가 사라지고 보관함 창이 떠 올랐다.


[ ‘신입을 위한 제국의 선물’이 보관함에 보관되었습니다. 물품의 보관은 보관함의 상단 좌측부터 이루어집니다. ]


시스템의 말대로 보관함의 윗줄, 왼쪽 첫 번째 칸에 방금 전에 보았던 상자와 같은 모양의 아이콘이 떠올라 있었다.


[ 해당 아이템을 주시한 채 ‘사용’한다는 의사를 표현해 주세요. ]


마찬가지로 그 말을 따르자 상자가 사라지고 대신 네 개의 아이콘이 나타났다. ‘초보자용 장비 교환권’ 3장, ‘갓 구워내 따끈따끈했었던 식빵’ 10개, ‘투명한 결정’ 1조각, ‘돈 꾸러미’였다.


“엘 님, 선물은 마음에 드셨는지요?”


이게 많은 것인지 적은 것인지 종잡을 수는 없었지만 지훈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 엘 님을 제국에 속한 하쉬말림으로 등록하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말과 함께 시온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가 다시 떠지자, 다시 시원시원해 보이는 눈매의 시온이 돌아왔다.


“제국의 조력자가 된 걸 축하해. 그나저나 나 어땠어, 단탈리안 님?”


그녀의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지훈이 눈치를 살피자 시온이 방금 전의 그 고혹적 표정을 지었다 다시 원래의 활발한 표정으로 되돌렸다.


그리고는 시원한 웃음 소리와 함께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훈을 남겨둔 채 먼저 문을 나섰다.


문 앞에서 반가이 시안을 맞은 예른이 뒤늦게 나오는 지훈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표정을 보니 단탈리안 님도 당하셨나 보네요.”


“그럼. 어쩔 수 없잖아. 솔직히 무게를 좀 잡아야 다들 쉽게 넘어오더라고. 단탈리안 님, 자책하지마. 아직까지 속은 줄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시온의 말이 지훈에게는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았다.


“저랑 다르게 하는 게 이상하지 않으셨어요?”


신이 나서 재잘대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속에서 욱하고 올라왔지만 NPC한테 뭐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NPC한테 낚일 줄이야.’


묘한 데서 현실감을 느낀 지훈은 그저 한숨을 푹 쉬며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지훈의 모습에 그의 어깨를 토닥인 예른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이 마을에서의 마지막 과정이 남았습니다. 단탈리안 님에게 어울릴 만한 운명을 찾으러 가 볼까요?”


마을에서 제 역할을 하는 건물들이 모두 중앙에 모여 있었던 덕에 다음 목적지 역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양송이 버섯이 떠오르는 모양의 건물로 지훈을 안내한 두 사람. 지붕이 둥근 것은 다른 건물과 마찬가지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단독으로 존재하는 건물 외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양송이 모양의 머리 부분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중세 유럽에서나 볼 것 같은 아치가 기둥 상부에 위치해있고, 그 아치 형태의 구조물 옆에 가고일 조각상이 붙어있었다. 유려하게 휘어있는 기둥은 연꽃 모양의 조각이 기둥을 받치고 있었으며 그 아래로 기이한 문양이 새겨진 기단이 보였다.


‘뭐지? 이 익숙한 문화의 흔적들은? 너무 혼란스러운데?’


“도마뱀, 나 왔어.”


시온은 자신의 집이라도 들어가는 양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외쳤다.


방 가운데 위치한 책상에 앉아 새침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적어 나가고 있던 주황머리의 여성이 고개를 들어 시온을 노려봤다.


그녀의 눈동자를 본 지훈이 흠칫했다.


시온이 말한 것이 무엇인지 대충 이해가 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뱀의 것처럼 길게 찢어져 있었다.


“시온, 도마뱀이라니!”


하지만 정작 상대는 시온의 말에 발끈하고 있었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운명의 설계자, 데미우르고스 도마뱀 양, 오늘의 마지막 손님이옵니다.”


하지만 전혀 굴하지 않고 조금 더 길게 소개를 건네는 시온을 보며 지훈은 긴장했다. 하지만 그 옆에서 티격대는 둘을 보며 웃고 있는 예른에게서는 그다지 긴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게 일상이라도 되는 듯.


“마지막이야?”


도마뱀이라 놀림당한 그녀의 표정이 처음의 그 새침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며 지훈은 어이가 없었다.


‘도마뱀이라는 말이 싫었던 게 아니라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서 그랬던 거였어?’


“새로운 여행자님, 반가워요.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운명의 설계자, 데미우르고스 리저드 리에요.”


...


시온이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지훈의 옆구리를 툭 쳤다.


“아, 네. 안녕하세요. 에, 아니 단탈리안입니다.”


“그런데 하쉬말림이네요. 왜 그랬어요?”


시온이 끼어들었다.


“하쉬말림, 좋거든?”


다시 티격태격하려 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예른이 둘의 말을 끊었다.


“리저드 님, 조금 빨리 좀 부탁드려요. 진행이 생각보다 한참 걸렸거든요.”


“알았어. 흠. 어디 보자.”


대답과 함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것들을 한쪽으로 쓱 밀어서 치워 둔 그녀는 반대쪽에 놓인 검은색 상자를 당겨왔다.


그 위에 손을 올려둔 채 지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단탈리안 님, 혹시 생각해 둔 운명이 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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