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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테리안의 Epic of Seal

레지스터(Resister) 서장 ~ to Drago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브리테리안
작품등록일 :
2015.07.26 03:33
최근연재일 :
2015.10.03 01:09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63,474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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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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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0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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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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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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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19장 - 재회(2)

DUMMY

3층은 탁 트인 2층과는 달리 몇 개가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방문에 걸린 명패에 쓰인 글들로 봐서는 무기, 갑옷, 장신구 등에서 내로라하는 감정사들이 들어앉아 있는 것 같았다. 중년 남성은 리크를 보석이라 쓰여 있는 방 앞까지 안내했고, 손수 노크를 했다.


【똑똑똑】


“어흠. 들어오십시오.”



방 안에서는 조금 걸걸한 노인의 헛기침소리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에는 역시 형형한 백발을 단정하게 빗어 넘긴 노신사가 앉아 있었다.


그는 깔끔한 흰 셔츠에 고동색 조끼를 갖춰 입고,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앞이 막힌 책상에 앉아있었기에 바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 깔끔한 면바지일 것 같았다. 눈에는 반쪽짜리 안경을 낀 채로 강인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유연하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스승님. 제가 감정할 수 없는 물건이 왔기에 모시고 왔습니다.”


“아. 그런가요? 앉으시죠.”



노인이 사무적인 태도로 리크를 책상에 앉히자 중년의 남성은 리크의 뒤에서 손을 휘적거리면서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러자 노인의 얼굴에는 약간의 당혹감이 번지더니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그는 프로인 것 같았다.



“그럼 보석을 한번 볼 수 있을까요?”



노인의 말과 함께 중년의 남성은 리크의 뒤통수에 대고 꾸벅 인사를 했다. 리크가 그것을 보았는지 와는 관계없이 인사를 마친 남성은 황급히 문을 열로 밖으로 나갔다.


리크는 노인의 목소리에 아까 꺼내놓았던 붉은색 보석을 책상 위에 꺼내놓았다. 노인은 책상 위에 놓인 잡다한 도구들로 보석을 관찰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땀을 흘리며 표정을 구겼다. 하지만 금방 무언가 생각난 것인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건… 제가 값을 매길 수는 있어도 당장 지불해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보석은 굉장히 오랜만이라…”


“어떤 보석인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아주 젊었을 때 이런 식으로 세공 된 보석을 딱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도 매우 희귀했기에 저의 스승님이 보여주신 뒤로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드워프들의 방식을 배운 세공사가 세공했을 확률이 더 높아 보입니다.”


“비슷하지만 틀리셨네요. 드워프들이 준 보석이니 그들이 세공한 것이 맞을 겁니다.”



노신사는 리크의 말에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드워프들이 세공한 보석인데다가 그들에게 직접 받았다니. 어렸을 적 옛날이야기로만 듣던 드워프들의 존재가 현실로 다가왔다. 물론 엘프들이 종종 눈에 보였기에 그들 역시도 없으리란 법은 없었다. 그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도구들을 제 자리에 정리해 놓고는 입을 열었다.



“이게 정말 드워프들이 세공한 보석이라면 족히 100실버… 아니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겁니다.”



이 감정사의 반응을 봐서는 암살자 길드 사람이 다녀간 것 같지는 않았다. 같은 방식으로 세공되었을 보석들을 먼저 봤다면 아마 반응이 조금 달랐을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먼저 찾아왔기에 골든 브리지 사람들은 드워프들의 보석이 세상에 나타났음을 알게 될 것이고, 암살자 길드에서 돈을 좀 더 받을 걸 생각하니 약간 씁쓸했다.



“아무튼 1골드 까지는 제가 당장 지급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 말고 몇 개 더 있습니다.”


“… 그렇다면 제가 대금을 지급해 드리는 것 보다 길드 마스터님을 만나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외부 업무로 출타중이신데…”



【딸랑- 딸랑딸랑-】


그때 청명한 종소리가 특이한 리듬으로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감정사는 방금 막 길드마스터가 돌아왔다며 함께 문 밖으로 나갈 것을 요청했다. 그의 말에 순순히 응한 리크는 보석 감정사의 방문 앞에 나섰다.


그리고 곧 계단 밑에서 많은 수의 발소리가 들려왔고, 화려한 금빛 로브를 두른 건장한 체격의 노인이 걸어 올라왔다. 그의 주변으로는 호위병으로 생각되는 사람 네 명과 마법사처럼 생긴 사람 하나가 따라 올라왔다.



“마스터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은 잘 처리하고 오셨는지요?”


“그래. 잘 다녀왔다. 거래도 잘 성립되었고 귀찮게 하던 일들도 절반은 처리 되었다.”


“좋은 소식이군요. 제 쪽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좋은 소식?”


“예. 이쪽의 손님께서 희귀한 보석을 가지고 오셨는데… 직접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정사의 말에 길드마스터란 사람은 리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행색을 봐서는 일반 평민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왠지 얼굴이 낯이 익었다. 무언가 생각 날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손가락을 들어 올리던 길드마스터는 황급히 손가락을 감추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아! 최연소 아크 메이지… 후작 리크님이셨군요.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가볍게 목례로 인사를 한 길드마스터는 뒤에 있던 호위병 하나에게 귓속말을 했고, 그 호위병은 리크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지나쳐서 4층으로 올라갔다. 감정사는 리크가 그저 어느 정도 직위가 있는 기사쯤이겠거니 했었는지 꽤나 놀라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좋은 소식은 리크 후작님이 가지고 오신 듯하군요. 그럼 제 집무실로 가서 얘기를 나누어볼까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직위와 작위 모두 알고 있는 길드마스터라는 사람의 표정이 짐짓 음흉했다. 아마 리크의 임관식 때 왔던 사람일 것이었다. 리크는 어느 정도 좋게 넘어갈 요량으로 마음을 비우고 길드마스터를 따라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는 조금 전에 올라간 병사가 이야기를 한 것인지 두 명의 젊은 여시종이 분주하게 방 정리를 하고 있었다. 리크와 마스터가 올라가는 타이밍에 맞게 방 정리가 끝났고, 두 사람은 커다란 금장 책상을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차 좀 내 오거라. 가장 좋은 것으로.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골든 브리지의 수장 바일론이라고 합니다.”


“후작 리크입니다.”


“하하하. 알고 있습니다. 제 여식이 임관식 때 리크님을 보고 어찌나 방정을 떨던지, 말리느라 혼이 났습니다.”


“네? 아…”



리크는 바일론의 말에 조금은 머쓱해 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때 바일론의 눈에서는 빛이 났고, 때 맞춰서 여시종이 차를 내왔다. 리크와 바일론 앞에 차를 내온 시종은 바일론 옆에 쟁반을 몸 앞쪽으로 내려 잡고 반듯하게 섰다.



“베네프라 차입니다. 차들은 재배 방법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지는데 이것은 상급입니다. 물론 최상급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왕궁으로 들어가기에 구하기가 쉽지 않고… 일반 귀족들 사이에서는 상급을 가장 많이 사용하지요.”



리크는 자신 앞에 놓인 베네프라 차의 향을 깊게 들이마셨다. 약간 쌉싸름한 녹색의 향기가 리크의 코를 가득 채웠고, 그와 함께 로벤투스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항상 9월경에 딴 가장 좋지 않은 베네프라 찻잎을 쓴다고 했다. 누군가가 그걸 사 줘야 그들이 배를 곯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마시는 이 차는 그때 마시던 것 보다 확실히 향도 진하고 맛도 깊었다. 하지만 좀 더 쓰고, 좀 더 떫은 것 같았고, 더 맛있게 느껴지진 않았다. 리크는 한 모금을 입에 머금은 후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이제 좋은 소식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이것입니다.”


“오호… 매우 아름다운 보석이군요. 제가 처음 이 상단에 들어왔을 때 보석 감정사로…”



바일론은 리크에게 계속 말을 건네면서 보석을 집어 들고 이리저리 관찰하다가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대충 봤을 때의 보석은 아래층의 감정사도 충분히 감정하고 돌려보냈을 것이었다. 하지만 세세하게 관찰하니 놀라운 보석이었다.


바일론도 놀란 표정을 할 거라는 리크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보석을 내려놓은 바일론이 마구 웃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하하! 안 그래도 이런 종류의 보석에 대해 거래를 마치고 오는 길이었는데… 이거 운이 좋은 건가요? 아니면 두 사람 사이에 거래가 있던 걸까요? 하하하하!”



리크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냈다. 분명 거래를 한 상대는 암살자 길드의 누군가, 그리고 바일론은 거래 대상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석에 대한 거래를 하고 돌아온 참이었다.



“꽤 희귀한 보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네요.”


“아뇨. 희귀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보석 세 개에 450골드를 쳐 줬지요. 다이아의 크기도 매우 크거니와… 나름 괜찮은 거래였습니다.”


“그럼 제 것은 얼마나 쳐주실 수 있으십니까?”


“크기와 무게는 대략 10캐럿에 재질은 루비, 세공법까지 생각한다면… 500실버 되겠습니다.”



리크는 450골드의 돈을 방금 쓰고 왔고, 이 엄지손톱만한 보석을 500실버에 사겠다고 말하는 골든 브리지의 재력에 잠깐 아찔해졌다. 그리고 보석 값을 오르게 만드는 배경에는 귀족들의 허영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서민과의 괴리가 마땅치 않았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닙니다. 이 보석들도 마저 봐주십시오.”



리크는 주머니에서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보석 두 개를 더 꺼냈다. 녹색과 파란색이었다. 녹색의 보석은 마치 어딘가의 숲 속 그늘처럼 짙은 녹색이었고, 파란색은 마치 바다를 섞어 넣은 것 같은 부드러운 파란색이었다.



“호오… 꽤 큰 보석이군요. 녹색은 에메랄드에 40캐럿, 파란색은 사파이어에 50캐럿… 지금 꺼내신 세 개 보석 다 합쳐서 19골드 쳐드리겠습니다.”


작가의말

으엇... 생각보다 글이 늘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막 듭니다. 빨리 스토리의 진도를 뽑아야 할 것 같은데... 제가 조급한걸까요??


어찌되었든 한시가 조금 넘어버렸습니다. 설마 오늘도 안올라오는건가... 하고 마음 졸이신 분이 계신다면(정말?) 사과의 말씀 드리면서 오늘자 소설 올리고 도망갑니다!


슝=3


========

01:18 보석 가격과 대사가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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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제 19장 - 재회 +3 15.10.01 270 4 10쪽
92 제 18장 - 실마리(3) +3 15.09.26 326 5 10쪽
91 제 18장 - 실마리(2) +3 15.09.24 270 7 9쪽
90 제 18장 - 실마리 +3 15.09.23 307 5 10쪽
89 제 17장 - 용광로의 주인(6) +3 15.09.22 29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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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제 17장 - 용광로의 주인(3) +3 15.09.18 247 8 8쪽
85 제 17장 - 용광로의 주인(2) +3 15.09.17 320 7 11쪽
84 제 17장 - 용광로의 주인 +3 15.09.16 291 7 8쪽
83 제 16장 - 키 작은 장인(5) +3 15.09.15 307 6 9쪽
82 제 16장 - 키 작은 장인(4) +3 15.09.14 278 9 10쪽
81 제 16장 - 키 작은 장인(3) +3 15.09.13 293 9 10쪽
80 제 16장 - 키 작은 장인(2) +5 15.09.12 405 9 13쪽
79 제 16장 - 키 작은 장인 +3 15.09.11 297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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