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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화보Zen 님의 서재입니다.

무위자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규화보Zen
작품등록일 :
2022.12.21 20:45
최근연재일 :
2023.04.23 00:32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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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6
추천수 :
9
글자수 :
501,677

작성
23.04.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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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기묘한 승부.5

DUMMY

기어이 다가오고야 만 결전의 날.


중식전문점에서 신메뉴 60접시를 팔아야하는 쉽지만은 않은 미션.


경쟁하는 동방명당보다 먼저 팔아야 승리하는 조건까지 달려있으니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희민이 만든 소스와 각자 내놓은 요리로 승부하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복잡한 장사 계산보다 신메뉴 60개만 먼저 팔면 이기는 것이니 승산이 좀 더 올라갔다면 올라간 상황일 수도 있었다.



-동방명당은 신메뉴 개시라면서 며칠 전부터 SNS 홍보도 하고, 어제 퇴근하면서 보니까 저번에 실수를 보상한다면서 포장한 요리를 그냥 주더라.



독고우리가 불만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장사라는 요소에서 홍보는 중요한 요소니 그걸 가지고 뭐라할 수는 없었다.



-우리, 너도 받았어?



고요한의 물음에 우리는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랬어. 적의 요리 맛을 알아야 할 거 아냐?


-맛있디?


-······먹을 만 하더라.



한숨을 쉬는 요한을 보며 우리는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우린 요리 개발할 생각만 하고 그런 쪽으로는 전혀 생각을 못했네.



백지원이 뻘쭘한 얼굴로 말했다.


홍보를 저렇게나 했다는데 여긴 요리말고는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으니 아무래도 분위기가 썰렁하기는 했다.



-이게 우리 스타일인데 어쩌겠어요.



요한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혹시라도 저쪽에 지기라도 하면 희민은 동방명당의 점원으로 일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만은 절대로 싫었다.


스타일이 어떻든 간에 이겨야만 했다.



-우리도 샘플이라도 만들어서 보이게 해두는 건 어떨까요?



요한의 제안에 지원은 무릎을 쳤다.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라도 하자. 누가 예쁘게 만들어볼래?


-제가 만들어보죠.



목소리에 놀란 모두가 돌아보니 주말알바 임행수와 나타난 박오후가 달라진 모습으로 나서고 있었다.



-내가 말했지? 오후가 돌아올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지원을 제외하고 모두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박오후가 완전 살이 쭉 빠진 모습으로 돌아온 사실에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설마 그 동안 다이어트를 했던 거야?



무심코 물은 독고우리의 말에 박오후는 썩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니 살이 빠지더라.


-와, 나도 아무것도 안할래.



의외로 안 보이는 동안 그냥 살이 빠졌다로 모두 납득하고 넘어가는 게 가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오후 본인이 나타나서 그렇다는데 누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희한하네, 희한해.



요한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어쨌든 무사히 돌아온 오후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식구들하고 대화를 좀 하게 놔두고 싶지만 지금 우리가 좀 급해 오후야.



지원의 말에 오후는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지원과 함께 요리 진열할 샘플을 준비하는 오후의 모습에 요한은 괜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이게 예전 용문반점의 모습이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우진은 오늘 나오지 않기로 했나?


오후를 보고 갑자기 우진이 왜 생각났는진 모르겠지만 요한은 우진의 모습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뭘 찾으세요?



옆에서 얼쩡거리던 행수가 물었다.



-행수야, 오늘 우진 조리장님은 안 오시냐?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말은 맞는 말이었지만 행수가 원래 말을 이렇게 쏘듯이 했었나?


요한은 살짝 당황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우진이 오늘 올 리가 없는 것이 그는 사실 동방명당 주방의 총책임을 뒤에서 보고 있는데 오늘 용문반점에 당장은 올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나중에 마감때쯤에 결과보러 온댔다.



오후가 우진을 대신해서 말했다.


하긴 최근에는 지원이 아닌 우진과 합을 맞췄던 오후니만큼 누구보다 우진의 소식을 알만한 사람이 오후기도 했다.


물론 오후가 그런 사정을 아는 것은 전혀 다른 이유였지만.


아무튼 오후는 지원이 바라는 대로 몇 가지 신메뉴 요리 샘플을 잘 만들어서 바깥에서 잘 보이게 진열하는데 성공했다.



-이걸로 된 걸까요?



아직 뭔가 불안한지 매니저 황보지용이 바깥에서 요리 진열한 것을 보고 들어오며 말했다.



-이 이상 뭐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지원은 요리 외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며 중얼거렸다.


동방명당이나 용문반점이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중식음식점이라는 사실은 같았지만, 중식요리의 특징이라면 익숙한 요리를 찾게 된다는 점에 있었다.


어떻게 신메뉴로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가에 승부의 열쇠가 달려있다는 말이었다.


그런 면에서 동방명당은 아주 잘 준비 중인 모양인데 용문반점은 아무런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저 맛을 겨루는 승부라면 자신 있었지만, 어디 요리 경연대회에 나온 것도 아니고 장사 승부에서 다른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은 프로 요리사인 백지원이 반성해야할 부분이었다.



-미안하다 요한아. 주방장님한테 나만 믿으라고 큰소리쳤는데 이런······.



아직 오픈하지도 않았는데 독고우리가 보여준 동방명당의 SNS 홍보를 보면서 지원은 중얼거렸다.


참고로 용문반점은 SNS를 애초에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나름 장사수완으로 용문반점을 변화시킨 고강렬조차도 마지막 자존심이었는지 인터넷 세상에서까지 적극적인 홍보를 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라도 몰래 하나 만들어놨어야 했는데······.



매니저 황보지용이 이마를 치며 말했다.


여름에 놀아버린 베짱이가 겨울을 대비하지 못하고 얼어 죽어버렸듯이 용문반점의 사람들도 저마다 후회만 하고 있을 뿐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이때 가게 앞에서 오픈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 강남육당 사람들이 보였다.



-뭐가 이렇게 썰렁한 분위기야 이거? 오늘이 대결날이라 안 그랬나?



평소와 다를 게 별로 없는 용문반점의 분위기에 강남육당은 뭐가 잘 못 됐나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장소가 사천곡성이었던 거 아니오?



최두한의 말에 전승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강남에서 이런 행사라면 빠지는 일이 없는 천하의 강남육당이 장소를 잘 못 찾는 실수를 한 적 있냐?


-없소.


-그리고 저기 진열된 걸 봐라. 신메뉴 어쩌고라고 되있네. 그런데 내 생각엔 홍보가 안 된 것 같군.



승우의 말에 강남육당의 성재욱은 고개를 갸웃했다.



-요즘 세상에 홍보가 반이거늘······. 승우야, 그럼 어떡하냐?



재욱의 물음에 진열된 요리 사진을 찍으며 승우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우리가 좀 불러봐야지 뭐.


-좋은 생각이다. 얘들아, 뭐하냐? 친구들 좀 불러봐라.



재욱의 말에 모두 폰을 꺼내 SNS에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강남 최고의 풍류 집단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니 적어도 SNS 팔로워 숫자만큼은 무림을 통틀어서 신희민을 제외하면 최강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SNS 팔로워뿐만 아니라 강남에서 발이 넓기로는 개방 다음이니 아는 사람들한테 카톡을 다 돌려서 답장을 확인하는 것만도 제법 큰일이었다.



-이럴 바에야 개방도 부르면 좋겠구만요? 용문하고 남도 아닌데?



다섯째 권대형의 말에 전승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손님들이 가득한테 그게 다 개방인이면 퍽이나 좋겠다 이놈아.


-아니 행님! 승부사 아니오? 승부사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이겨야지!


-톡이나 확인해 임마.



대형은 승우의 말대로 빗발치는 톡 답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뭐 이벤트는 없냐는데?



옆에서 톡을 보던 막내 조수지가 중얼거리자 전승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벤트도 중요하지. 오늘 뭐 있는지 물어보고 와.



승우의 지시에 권대형이 대뜸 용문반점 안으로 들어갔다.


한창 바쁘게 오픈 직전 준비 중인데 껄렁한 움직임으로 어슬렁거리는 대형의 입장에 용문반점의 홀직원들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대형에게 다가간 사람은 지용 매니저였다.



-강남육당 다섯째 권대형씨 아닙니까? 무슨 일이시죠?



지용 매니저의 물음에 대형은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뭐 이벤트 없습니까?


-이벤트요?


-오늘이 대결날 아닙니까? 뭐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긴데 조용하네요?



대형의 말에 지원이 주방에서 나왔다.



-왜요? 뭐가 있어야 하죠?



지원의 말에 대형은 살짝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오면서 보니까 동방명당은 그 밖에서 보이는 모니터 화면에 있죠? 커다랗게 신메뉴라면서 뭐가 나오고 있던데, 의리만 아니었으면 솔직히 들어가고 싶었슴다.



말을 마치기 무섭게 대형은 지원의 눈치를 살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우리도 지금 홍보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애쓰는 중입니다. 우리 친구들이 친구들만 데려와도 일단 손님이 부족하진 않을 깁니다. 강남육당은 의리 빼면 시체! 아시죠?


-······네. 뭐, 솔직히 감사한 상황이네요. 땡큐.


-어······. 무슨 말을 하려고 들어왔더라? 아,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승우행님이 말했슴다. 승부사라면 승부를 걸 땐 제대로 걸어보시기 바란다면서!



한마디 쏘아붙이고 대형은 멋대로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평소라면 저 사람 뭐라니? 라면서 흘려들었을 지원이지만 이번에 대형의 말은 왠지 살짝 와닿는 구석이 있었다.



-오후야. 넌 지금 왔으니 뭐가 뭔지 모르겠지? 너가 서비스 요리를 좀 맡아줘.


-서비스요?


-응, 이 소스와 요리는 요한과 사천곡성의 희민씨 아이디어로 만든 건데, 식사하면서 나도 생각난 게 있어서 만들어 본 게 있어. 이걸 서비스로 내고 싶은데 오후 너한테 맡길게. 와서 봐.



오후는 지원의 손짓에 그녀 옆으로 가서 그녀의 레시피를 보았다.


레시피를 토대로 한 번만 보여주겠다면서 시범을 보이는 지원의 모습, 이 한 번만 보여주겠다면서 뭔가를 보여주는 지원의 방식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오후는 문득 예전의 용문반점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듯했다.


사실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은 엄연히 따지면 박오후가 아니니까.


그런데 지금 기억을 되짚고 있는 사람은 분명 오후였다.



-오후야? 봤니?



지원의 물음에 오후는 정신을 차렸다.



-네.


-할 수 있겠지? 넌 한번 본걸 바로 습득하는데 능력이 있으니까, 지금 이 일을 맡기에 적격이야.



지원의 말에 오후는 히죽 웃었다.



-저 실력을 믿으십니까? 지금 중요한 순간인 것 같은데.


-당연하지. 우리가 여기서 같이 일한 시간이 얼마야?


-그렇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후의 어깨를 한 번 툭 쳐준 지원은 손뼉을 치며 사람들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준비가 끝났어요. 지용 매니저, 슬슬 오픈합시다.



지용 매니저는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는 손뼉을 치면서 홀에 오픈 개시를 지시했다.


드디어 가게가 오픈하고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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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기묘한 승부.5 23.04.21 17 0 11쪽
89 14.기묘한 승부.4 23.04.19 18 0 11쪽
88 14.기묘한 승부.3 23.04.17 23 0 12쪽
87 14.기묘한 승부.2 23.04.15 22 0 12쪽
86 14.기묘한 승부.1 23.04.13 29 0 13쪽
85 13.초인학교.6 23.04.11 26 0 11쪽
84 13.초인학교.5 23.04.09 39 0 11쪽
83 13.초인학교.4 23.04.07 25 0 12쪽
82 13.초인학교.3 23.04.05 25 0 12쪽
81 13.초인학교.2 23.04.03 23 0 11쪽
80 13.초인학교.1 23.04.01 25 0 12쪽
79 12.염매(厭魅).8 23.03.30 26 0 12쪽
78 12.염매(厭魅).7 23.03.28 36 0 12쪽
77 12.염매(厭魅).6 23.03.26 39 0 12쪽
76 12.염매(厭魅).5 23.03.24 37 0 12쪽
75 12.염매(厭魅).4 23.03.22 29 0 11쪽
74 12.염매(厭魅).3 23.03.20 29 0 11쪽
73 12.염매(厭魅).2 23.03.18 27 0 12쪽
72 12.염매(厭魅).1 23.03.16 30 0 12쪽
71 11.맛집동맹.6 23.03.15 38 0 12쪽
70 11.맛집동맹.5 23.03.13 33 0 11쪽
69 11.맛집동맹.4 23.03.11 32 0 11쪽
68 11.맛집동맹.3 23.03.09 34 0 11쪽
67 11.맛집동맹.2 23.03.07 32 0 11쪽
66 11.맛집동맹.1 23.03.05 40 0 12쪽
65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6 23.03.03 27 0 12쪽
64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5 23.03.01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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