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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화보Zen 님의 서재입니다.

무위자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규화보Zen
작품등록일 :
2022.12.21 20:45
최근연재일 :
2023.04.23 00:32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4,708
추천수 :
9
글자수 :
501,677

작성
23.04.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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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기묘한 승부.4

DUMMY

홧김에 내지른 공격을 고요한이 가볍게 피해냈으니 크게 문제 될 일 없이 끝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명색이 무림의 명문가문 남궁세가의 자제 남궁정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주먹을 연거푸 뻗었는데 태연하게 피해내는 놈을 보고도 그냥 얌전히 넘어가는 것은 무림의 명문가 남궁세가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는 것이 남궁정환의 생각이었다.


차라리 경찰서에 가고 말지 이 자리에서 결판을 보지 못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이 무림 명문가식 마인드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용문의 후예인 고요한에게도 그런 마인드가 있어야겠으나, 요한은 이쯤 했으면 됐고 오늘 왠지 자신에게 쌀쌀맞았던 신희민도 자신을 다시 봤으리라는 것 외에 별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요한의 태도가 또 남궁정환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약이 바짝 올라서 한 방 먹여주지 않고서는 알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하시오.



희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궁정환은 그저 주먹을 휘둘렀던 처음과 달리 남궁세가에 내려오는 남궁검법을 검 없이도 할 수 있게 만든, 다시 말해서 칼등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다소 특이한 손등권법의 무공초식을 요한에게 선보일 작정이었다.


잘 모르는 요한이 봐도 남궁정환의 폼이 뭔가 조금 전과는 달라졌다는 사실쯤은 간파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긴장한 기색으로 상황을 살폈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무공을 사용하는 사람을 상대해본 적은 없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자 아무래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를 한다 생각하고 날아오는 공을 잘 보고 손바닥으로 쳐내보오.



예전에 내공에 대해서 처음 물었을 때도 펀치머신을 예로 들더니 희민은 주로 이런 식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날아오는 공격을 받아치듯이 막아내면 된다는 소리로 요한은 이해했다.


뭘 또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지, 남궁정환은 정말이지 눈앞의 요한이라는 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검을 들고 있다는 가정하에 적을 공격하는 남궁검법 무검식은 그런데 그런 단순한 직선 공격이 아니었다.


칼등으로 적을 쳐서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조금은 변칙적인, 예를 들어서 팔을 뻗었다가 옆으로 틀기도 하고 곡선으로 움직일 때도 있으니 단순히 눈앞으로 날아오는 공을 받아내듯이 막아내기에는 변화구적인 움직임이 많았다.


솔직히 남궁검법의 무검식을 처음 보는 희민도 이런 경우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싸움을 지켜보았다.


사실 요한은 그런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무림인의 싸움에 끼어든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것도 어긋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요한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 전까지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뻗어오는 주먹을 옆으로 피했지만 바로 따라서 손날을 펼쳐 목을 때리는 남궁정환의 공격에 한 대 맞은 요한은 목을 잡고 휘청거렸다.



-켁······!



비틀거리면서 몇 발짝 물러서는 요한을 따라가며 남궁정환은 피식 웃었다.



-역시 제대로 된 수련이 없으니 맷집이 제로에 가깝군. 정신이 번쩍 들지? 응?



아닌 게 아니라 그렇게 날랜 동작으로 움직이던 요한이 막상 한 대 맞고 정신을 못 차리자 남궁정환은 내심 긴장이 풀리면서 비열한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계속 잽싸게 움직이지 못하면 넌 나한테 잡히고 말텐데, 모기 같은 녀석아.



놀리고 있는 말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했다.


모기가 날래서 잡기 어렵지만그렇다고 해서 모기가 인간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모기의 공격이라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가려울 뿐이고, 계속 움직이지 않고 벽에 붙어있기라도 하면 바로 인간에게 잡히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남궁정환 앞의 모기 신세가 요한이라는 말이었다.



‘나랑 이놈의 격차가 이렇게 크다고?



요한은 이를 악물고 남궁정환을 노려보았다.



-······어쭈? 그렇게 노려보면 어쩔 건데? 니가 뭘 할 수 있는데?



남궁정환은 또 한 번 주먹을 날렸다.


주먹을 피하면 마치 유도탄처럼 방향을 틀어서 요한을 공격하는 수법.


이 공격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요한은 희민이 말한 것처럼 공을 쳐내듯이 막아보았다.


피하기만 해서 몰랐는데 내공이 실린 공격이 제법 묵직했다.


간신히 막아내긴 했지만 남궁정환은 바로 또 이차적 공격인 손등으로 요한의 입술을 쳤다.


남궁정환의 공격에 또 한 방 맞은 요한의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헐······!



희민은 싸움을 말리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요한이 손을 내밀어 그녀를 말렸다.



-희민을 봐서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두지.



남궁정환은 희민의 앞에서 신사적인 태도로 점수를 따기 위해 다시 점잖게 말했다.


남궁정환의 말에 콧웃음을 치며 요한은 남궁정환의 손목을 말 그대로 턱 잡았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한 얼굴로 남궁정환은 요한을 쳐다보았다.



-뭐? 계속 해보잔 거냐?


-그럼 뭐, 니 맘대로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냐?


-하, 그래? 그럼 소원대로 해주지!



요한은 뭘 어쩔 작정으로 기껏 돌아가려는 사람을 잡았을까.


내가 두 대 맞았으니 너도 한 대는 맞아야 한다는 억하심정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남궁정환의 내공이 실린 공격처럼 자신도 동작에 내공을 실을 수 있는지를 실험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햄스터를 잡을 때의 요령으로 요한은 두 손에 정신을 집중했다.


사부 천동설이 사기를 친 것이 아니라면 햄스터를 잡기 위해서 내공을 체내에서 순환시키는 요령을 공부했었고 어느 정도는 습득한 상태였다.


아무런 대비 없이 갑자기 오기가 생겨 내공을 운용할 마음이 든 건 아니란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희민은 요한이 또 한 방 제대로 맞고 나가 떨어지는 장면을 상상하고 자기도 모르게 한쪽 눈을 질끈 감았다.


요한은 남궁정환의 일차 공격을 어렵지 않게 쳐내고 두 번째 공격이 오기 전에 남궁정환의 손목을 먼저 낚아내듯이 잡아버렸다.



-뭣이······!



내공이 실린 공격을 내공으로 받아치니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는 가벼운 공격에 불과했다.



’여기서 좀 더 내공을 실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되지?



요한은 한 번 실험해볼까 생각하다가 문득 남궁정환의 얼굴을 보았다.


황당함과 통증을 동시에 드러내는 남궁정환의 표정에 요한은 잡고 있는 손목을 놔주었다.



-실례.



남궁정환은 순순히 풀려난 손목을 주무르지도 않고 태연을 가장하며 요한을 노려보았다.



-정말 음흉한 놈이로군. 내공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왜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양 두 번의 공격을 순순히 허용했지? 나의 방심을 노린 거냐?



남궁정환의 말에 요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얘기가 그렇게 되나? 좀 다른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말 비슷하게 되었군. 미안.



남궁정환과 요한의 사이에 희민이 끼어들었다.



-아직도 더 할 생각이야? 나 배고픈데 다음에 계속하면 안 돼?


-안그래도 식사하려고 부르러 온 건데 일이 이렇게 됐네.



희민의 집에서 식사를 같이 한다고?


주먹대결에서 남궁정환이 졌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갑자기 진 기분이 들었다.



-난 오늘 니들한테 기회를 주려고 온 건데 니들이 이렇게 나오니 할 수 없어! 신제품을 먼저 60접시 먼저 판매하는 쪽이 승리하는 걸로 결판을 보자! 신제품만으로!



남궁정환의 말에 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신제품이라면 우리도 자신있어! 우리가 이기면 당장 동방명당이랑 손잡은 거 그만둬!


-허, 무슨 자신감이냐? 니네가 이기면 당장 그리하마. 대신 우리가 이기면 희민이 넌 남궁세가의 가게에서 일해야한다! 알간?


-잉?



멋대로 승부 보상을 내걸고 남궁정환은 돌아가버렸다.



-······지면 용문반점에서 집회 안 하고 우린 업종을 변경하는 것 아니었나? 갑자기 내가 왜 남궁세가에서 일하는 게 됐어?



조민과 지원이 기다리는 층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희민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우리가 질 리가 없잖아? 걱정마.



요한의 말에 희민은 눈을 빛내며 요한을 올려다봤다.



-요형! 그렇겠죠?


-그럼!


-그런데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단 말이오. 그게 뭔지 염려스럽구려.



희민은 꽤나 신중하게 생각하는 듯했으나 요한은 대뜸 고개를 저었다.



-남궁정환의 성격은 내가 봤을 때 허세가 많아서 그냥 아무 말이나 질러본 걸거야.


-아주 틀린 말은 아니나, 남궁선배를 잘 모르잖소?


-열 번을 봐도 모를 것같은 깊은 사람이 있고 한번을 봐도 알 것 같은 얄팍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야. 희민이 너도, 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겠어!



요한은 대뜸 한마디 남궁정환에 대한 악담을 하고는 성큼성큼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


희민은 흐음, 하면서 올라가는 요한의 뒷모습을 잠시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따라 올라갔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했니? 다행히 딱 맞아 떨어졌네.


-오, 늦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나도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서 시간이 좀 걸렸어. 와서 먹어봐.



백지원이 만든 요리를 맛보기 위해 모두 식탁으로 모였다.



-오, 맛있어요오!



한 입 먹어보기 무섭게 희민이 탄성을 내질렀다.



-괜찮니? 내것도 신제품으로 하나 내놔볼까?


-그러세요. 그러세요.



희민은 진심으로 이기기 위해 지원이 팔짱을 걷어부치고 참전해주길 바랐다.


왠지 그 마음이 전달된 지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무슨 일 있었니? 뭔가 전화하러 가기 전이랑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지원의 말에 조민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면서 희민을 보았다.



-요한, 니가 말해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민의 말에 요한은 희민의 얼굴을 슬쩍 한 번 보고는 남궁정환과 있었던 일을 모두에게 말했다.



-지면 희민이가 남궁세가 밑에서 일해야 한다고?



조민이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요한에게 따지듯 물었다.



-누구 마음대로?


-아니, 그러니까 나는 그저 남궁정환의 말을 전달하고 있을 뿐······.


-뚫린 입이라고 마음대로 나불대는 놈을 그냥 내버려뒀어? 나원참, 요한 너는 참 실망이다.



조민의 말에 요한은 탁자를 탁탁 두드리더니, 갑자기 발끈하면서 일어났다.



-아까 희민의 소스 맛을 보고 우리는 모두 승리를 장담했었잖아! 질 리가 없는데 지금 무슨 걱정들 하는 거야? 지원 조리장님 요리도 이렇게 맛있는데!



요한은 큰소리를 쳤지만 여전히 조민은 매서운 눈초리로 요한을 보고 있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겠어?



요한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지원을 보았다.



-이번엔 요한 너가 잘못한 것 같네. 뭐, 우리가 이기는 건 요한 니 생각이 맞긴 해.



이기면 이긴 거고, 그럼 되는 것인지 저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아니, 솔직히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궁정환한테 뭘 어떻게 했어야 했다는 건지 참 사람들도 너무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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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14.기묘한 승부.5 23.04.21 17 0 11쪽
» 14.기묘한 승부.4 23.04.19 19 0 11쪽
88 14.기묘한 승부.3 23.04.17 23 0 12쪽
87 14.기묘한 승부.2 23.04.15 23 0 12쪽
86 14.기묘한 승부.1 23.04.13 29 0 13쪽
85 13.초인학교.6 23.04.11 26 0 11쪽
84 13.초인학교.5 23.04.09 39 0 11쪽
83 13.초인학교.4 23.04.07 25 0 12쪽
82 13.초인학교.3 23.04.05 25 0 12쪽
81 13.초인학교.2 23.04.03 23 0 11쪽
80 13.초인학교.1 23.04.01 25 0 12쪽
79 12.염매(厭魅).8 23.03.30 26 0 12쪽
78 12.염매(厭魅).7 23.03.28 36 0 12쪽
77 12.염매(厭魅).6 23.03.26 39 0 12쪽
76 12.염매(厭魅).5 23.03.24 37 0 12쪽
75 12.염매(厭魅).4 23.03.22 29 0 11쪽
74 12.염매(厭魅).3 23.03.20 29 0 11쪽
73 12.염매(厭魅).2 23.03.18 27 0 12쪽
72 12.염매(厭魅).1 23.03.16 30 0 12쪽
71 11.맛집동맹.6 23.03.15 38 0 12쪽
70 11.맛집동맹.5 23.03.13 33 0 11쪽
69 11.맛집동맹.4 23.03.11 32 0 11쪽
68 11.맛집동맹.3 23.03.09 34 0 11쪽
67 11.맛집동맹.2 23.03.07 32 0 11쪽
66 11.맛집동맹.1 23.03.05 40 0 12쪽
65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6 23.03.03 27 0 12쪽
64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5 23.03.01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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