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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화보Zen 님의 서재입니다.

무위자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규화보Zen
작품등록일 :
2022.12.21 20:45
최근연재일 :
2023.04.23 00:32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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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501,677

작성
23.04.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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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기묘한 승부.3

DUMMY

돌아가는 상황을 용문과 사천곡성의 요리사들이 알리 없었다.


대결 전 마지막으로 합을 맞춰보기 위해 신조민의 저택으로 모였다.


신조민의 게임룸 옆 주방에서 가끔 제자들 요리 수업도 하는 만큼 꽤 넓은 공간에 있을 것은 다 있었다.


용문반점의 주방하고 거의 규모 차이도 없는 주방공간에서 주인인 신조민과 신희민, 초대 손님 백지원과 고요한이 서로 준비한 요리를 만들어보는 중이었다.


초대 손님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편하지만은 않은 분위기인 것이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이 어떤 기분인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지원이야 그렇다쳐도 요한은 왜 이곳에서 이렇게 불편한 기분을 느껴야 할까?


그것은 어딘지 냉랭하게 자신을 대하는 희민의 태도 때문일 것이다.


자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완전히 삐져버린 희민이 쌀쌀맞게 대하니 의외로 굉장히 차가운 냉미녀 느낌이라 먼저 말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왜 그러는 거야 희민아? 찬바람이 쌩쌩 불잖아?



라는 생각이 담긴 눈빛으로 요한은 희민을 바라보았지만 희민은 눈길 한번 맞춰주지 않았다.


갈 곳 없는 시선을 엄한 채소에게 돌려 채썰기를 조지기 시작했다.



-칼이 안 들어서 그래? 좀 살살해줬으면 좋겠어.



영문을 모르는 조민은 시끄러운지 자신의 귀를 가리키며 눈살을 찌푸렸다.


희민의 폰으로 자꾸 톡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려왔다.


누군데 이를 악물고 무시하는진 모르겠지만 지원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아 거 집중을 못하겠네.



아까 칼소리 시끄럽다고 한 걸 복수라도 하는 듯이 지원이 중얼거렸다.


결국 희민은 폰 화면을 볼 수밖에 없었다.


남궁정환에게서 카톡이 잔뜩 와있는 상태였다.


확인해보니 집앞에 지금 와있다는 내용이 마지막으로 있는 게 아닌가.


카톡 자체를 무시하고 안 봤으면 모를까, 봐서 카콕의 1을 없애놓고 나가보지도 않는 건 좀 너무 남궁정환을 무시하는 처사였다.



-잠깐만 집앞에 좀······.


-집앞?



조민보다도 먼저 요한이 반응했다.



-친구가 잠깐 왔다네에······.



희민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뭔가 말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힘이 없는 게 아닐지.


요한은 갑자기 요리가 손에 잡히지 않기 시작했다.



-요한.



영 요리에 집중하지 못하는 요한을 지원이 불렀다.



-네!



요한은 다른데 정신을 팔고 있었다는 사실을 절대 들킬 수 없다는 듯이 기세 좋게 대답했다.



-주방장님이랑 우진 조리장하고 먼저 의논해야 하는 문제긴 한데, 어쩌면 오후가 돌아올지도 몰라. 어떻게 생각하니?



다른데 있던 정신을 돌아오게 만든 지원의 말에 요한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오후형? 연락됐어요?


-어제. 잘 지내던데?


-그럼 그렇지. 뭐야 그형.



오후가 당했던 일을 죽었다 깨어나도 알 길이 없게 된 요한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딱히 관심 없는 대화 중인 두 사람에게 조민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내밀었을 뿐이다.


사천곡성답게 붉은 양념으로 칠갑을 한 동파육 비슷한 고기요리인데, 비록 피칠갑을 한 모양새긴 했지만 의외로 맛있는 향내가 요한과 지원의 후각을 사로잡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용문의 두 요리사는 조민이 만든 요리의 맛을 보았다.



-사천곡성도 놀기만 한 건 아니네. 제법 맛있는 고추장 소스를 개발해냈군요?



서로 만들어본 요리를 맛보면서 지원과 조민은 평가에 들어간 상태였다.



-요한 요리사가 한식과 중식의 조화라나 뭐라나 했다면서? 소스는 희민의 작품이오. 이렇게 비슷한 발상을 해냈으면서 각자의 개성도 살아있으니 금상첨화, 충분히 먹힐 맛이오.



지원과 요한은 꽤나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희민이 만든 소스라고?


-그렇다니까. 내 동생이지만 놀라운 재능 아니냐? 이걸 응용해서 만들어본 반찬으로 식사들 하고 가셔.


-굉장해······. 너무 맛있다고 말해주고 와야지.



요한은 희민이 내려간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친구랑 있다잖니.



지원이 무덤덤한 말투로 희민에게 가려는 요한을 말렸다.



-친군데 뭐 어때. 다같이 식사해야죠.



그렇게 대꾸하고 내려가는데 지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



희민은 남궁정환과 나름 심각한 대화 중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는 계기를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남궁정환 본인이었지만 대뜸 양쪽을 싸움 붙여버린 발언을 한 사람은 희민이었기 때문에, 일이 이런 방향으로 발전하리라고는 남궁정환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듯했다.


이제는 가문의 사업 후계자이자 벌써부터 정력적으로 판을 벌리는 중인 남궁진우를 말리기도 어렵게 된 상황이라서 여러 가지로 곤란한 지경이었다.


물론 본인이 자초한 일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어째서 우리가 대결을 해야 해? 우리를 상대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니?


-난 몰라. 님들이 시작한 일인걸 뭐. 흥.



희민은 콧방귀를 기가 막히게 뀌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



-시작해버린 일을 중단할 순 없지만 너가 부탁하면 이번 대결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 사천곡성이 지켜온 자존심이 이런 일로 꺾여야겠어?



남궁정환의 말에 희민은 요한조차 쉽게 말을 걸지 못한 냉미녀 모드로 표정이 변했다.



-님들이 시작한 일을 중단시키리면 이번 대결을 해야 한다고.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지 누구한테 부탁을 하라구?


-아니, 그런데 야. 희민이 넌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왜 자꾸 꼬아서 들어? 나 나쁜 사람 아니라고 좀!



대충 이런 대화가 이어지는데 대문을 열고 나타난 사람은 다름아닌 요한이었다.



-뭐, 뭐지? 왜 저놈이 저기서 나와?



남궁정환은 크게 당황하며 요한을 삿대질했다.


요한도 마찬가지로 살짝 당황했지만 태연을 가장한 얼굴로 상황을 파악했다.



-당신들과 대결하기 위해 손을 잡은 우리가 여기 모여서 회의 좀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요?



마침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한은 당당하고 호탕하게 남궁정환과 대면했다.



-니들 요리를 희민의 집에서 회의할 게 뭐가 있어?


-왜 없어. 바쁘니까 당신이야말로 용건이 없으면 돌아가줬으면 좋겠어. 그 뭐냐, 앞으로 희민을 귀찮게 굴지도 말았으면 좋겠는데.



요한의 말에 남궁정환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용문 요리사! 당신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남궁정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요한에게 다가서며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막상 정말로 팔을 뻗으면, 막말로 주먹이 얼굴에 닿을 거리까지 정환이 다가오자 요한은 다소 주춤하는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무공으로도 나름대로 이름을 날린다는 남궁세가의 귀한 자제인 남궁정환 아닌가.


얼마나 무공적으로도 일찍부터 수련을 많이 해놓았을까 생각하니 솔직히 말해서 싸움은 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쩌다 마주친 희민의 시선에 요한은 약하게 굴 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봐요. 남궁세가의 귀한 막내 아드님. 정말로 쓴맛을 봐야 그게 된장인지 똥인지를 아시겠소?



요한의 근거없는 으름장에 정환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뭐긴. 마지막으로 날리는 경고장이지. 그리고 옛 현인이 한 말인데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라고 했소.



요한의 말에 남궁정환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나도 들어봤지.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요한, 당신과 결투해서 콧대를 꺾어놓는 것이 아무래도 최상인 것 같거든! 이건 러시아의 방식인데 아실려나 모르겠어!



남궁정환은 기세 좋게 말하면서 요한에게 주먹을 날렸으나 의외로 요한은 어렵지 않게 그 공격을 빗겨내며, 스쳐 지나가듯이 옆으로 피해서 정환의 몸동작을 살펴보는 여유까지 있었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본명 은근히 내공까지 실린 정환의 공격을 유유히 피해내는 요한의 동작은 그야말로 수려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좋은 사부를 얻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네!



희민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며 입술에 손을 가져갔다.


무공을 겸사겸사 배운 희민조차 요한의 몸동작에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정돈데 남궁정환은 오죽하겠는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듣기론 용문은 새로운 점주부터 무공에 관심이 없어서 근본을 잃었다는 말들이 있는데.


그 점주의 조카 요리사가 어떻게 남궁정환 자신의 공격을 이토록 물 흐르듯이, 그러니까 애초에 니가 이걸 이렇게 행동할 거니까 난 이렇게 움직일게, 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피해낼 수 있었단 말인가.


실로 미묘한 일이었다.


그저 희민과의 애정 문제 앞에 나타난 뜬금없고 삼촌 덕을 봤을 뿐인 별 볼 일 없는 장애물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고요한이라는 놈이 의외로 생각보다는 대단한 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그거 하나로 니가 대단한 고수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정환은 괜히 찔려서 대단한 고수의 반열에 들었다고 생각할 뻔한 요한에게 소리를 지르며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아니, 자꾸 폭행죄에 해당 될 수 있는 행위를 저지르시는데, 그만하시죠.



요한은 눈살을 살짝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시비는 그쪽에서 걸어놓고 이러는가?



남궁정환도 지지 않고 따져들었다.


다만 말로 대화하기 시작한 것은 요한의 내공이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챈 이후기는 했다.



-우리가 뭘? 우리는 대꾸한 것일뿐인데?



요한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사고에 가까운 일이라서 별로 언급하고 싶진 않으나, 그러니까 얼떨결이긴 하지만 정신을 잃고 달려드는 화산파의 선태경을 자기 손으로 제압해서 목숨까지 앗아간 일이 있었기 때문에 정환은 단순히 요한과 싸우는 것이 아니기는 했다.


요한까지 희민이 보는 앞에서 내 손에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희민은 다시 나를 보지 않으려 할 텐데, 라는 잡생각도 있었고 아무튼 괜한 잡생각에 마음이 휘둘렸던 남궁정환은 의외로 내공을 제대로 갖춘 요한의 몸가짐에 솔깃해진 것이다.


마음껏 날뛰어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마음가짐 말이다.


남궁검법이라는 것은, 당연히 검법이지만 검 없이도 나름대로 권법을 행사할 수 있는 초식이 또한 있었고 남궁정환은 그것을 모조리 알고 있었다.


당연히 남궁세가의 자랑인 검법으로 달려드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겠지만, 요한으로써는 처음 상대하는 처음 보는 문파의 권법을 실전으로 상대하는 입장인지라 꽤나 진땀을 흘리면서 하나하나 흘려나가야만 했다.


그런데 이 하나하나 흘려나가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신통한 부분이었다.



‘요형, 굉장하오!



요한에게 삐져있는 희민조차도 요한의 움직임에 감탄할 지경이니 대단한 것이었다.


아니, 딱히 배운 것도 없으면서 햄스터의 내공을 얻고 비연진인 천동설의 조언을 살짝 듣는 것으로만 이 정도의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단 말인가.


내공과 무공의 수련에 매진한 이가 봤다면 억울할 경지의 현란한 움직임으로 남궁정환의 공격을 피해내는 요한의 모습에 그만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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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4.기묘한 승부.6 23.04.23 14 0 12쪽
90 14.기묘한 승부.5 23.04.21 17 0 11쪽
89 14.기묘한 승부.4 23.04.19 19 0 11쪽
» 14.기묘한 승부.3 23.04.17 24 0 12쪽
87 14.기묘한 승부.2 23.04.15 23 0 12쪽
86 14.기묘한 승부.1 23.04.13 29 0 13쪽
85 13.초인학교.6 23.04.11 26 0 11쪽
84 13.초인학교.5 23.04.09 39 0 11쪽
83 13.초인학교.4 23.04.07 25 0 12쪽
82 13.초인학교.3 23.04.05 25 0 12쪽
81 13.초인학교.2 23.04.03 23 0 11쪽
80 13.초인학교.1 23.04.01 25 0 12쪽
79 12.염매(厭魅).8 23.03.30 26 0 12쪽
78 12.염매(厭魅).7 23.03.28 36 0 12쪽
77 12.염매(厭魅).6 23.03.26 39 0 12쪽
76 12.염매(厭魅).5 23.03.24 37 0 12쪽
75 12.염매(厭魅).4 23.03.22 29 0 11쪽
74 12.염매(厭魅).3 23.03.20 29 0 11쪽
73 12.염매(厭魅).2 23.03.18 27 0 12쪽
72 12.염매(厭魅).1 23.03.16 30 0 12쪽
71 11.맛집동맹.6 23.03.15 38 0 12쪽
70 11.맛집동맹.5 23.03.13 33 0 11쪽
69 11.맛집동맹.4 23.03.11 32 0 11쪽
68 11.맛집동맹.3 23.03.09 34 0 11쪽
67 11.맛집동맹.2 23.03.07 32 0 11쪽
66 11.맛집동맹.1 23.03.05 40 0 12쪽
65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6 23.03.03 27 0 12쪽
64 10.강남경찰은 놀고 있냐?5 23.03.01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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