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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부 님의 서재입니다.

블라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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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부
작품등록일 :
2016.03.29 15:02
최근연재일 :
2016.04.25 20:5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524
추천수 :
51
글자수 :
77,871

작성
16.04.13 17:02
조회
131
추천
2
글자
10쪽

블라썸 #13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DUMMY

답장을 했다.


" 아니 안자, 이시간에 웬일이야? "


" 집이야? "


" 응 집, 왜그러는데? "


" 아니야 "


" 응? 무슨 일 있어? "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이상한 기지배, 갑자기 왜 나한테 카톡이지?

진짜 이상한 기지배다.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기 전날 설레는 것처럼 요즘 나는

매일 그렇게 설레며 살고 있다

내일은 오빠랑 무슨 얘기를 할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요란한 전화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이한빛!! 일어났어!!?? "


" 엄마? "


" 그래 이년아! 깨워도 깨워도 안 일어나서 그냥 나왔다 "


나는 깜짝놀라 침대옆에 있는 시계를 봤다

오마이갓!

10시30분! 완전 지각이다.


" 엄마!! 그래도 깨웠어야지!!! "


" 네가 죽은 애처럼 자더라 얼마나 깨웠는데., "


" 아 일단 알겠어! "


못 일어난 내 잘못이 크지만 이럴 땐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원망스러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때 유란이한테 전화가 왔다


" 어 .. "


" 야 너 어디야? "


" 나 집.. "


" 집? 왜 안 와? "


" 늦잠.. "


" 대박 매니저 지각하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


" 어쩌냐.. 네가 설명 좀 잘 해줘 "


" 일단 알겠어! 택시 타고 어여와! "


" 알겠어 빨리 갈게 "


휴, 일단 부랴부랴 준비하고 서둘러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최대한 빨리 도착했다.


커피숍 앞에 도착해보니 11시 20분..

1시간 20분이나 지각을 한 거다.

어쩌지 심장이 다른 이유로 벌렁벌렁 거린다


심호흡 크게 한 번하고 들어갔다.

이런..

벌써부터 손님들이 굉장하다

어쩌지 유란이한테 들은 얘기론 육중완은 지각하는 걸

끔찍이 싫어한다고 들었다.

시간 약속이 가장 기본이라며, 시간 약속을 못 지키는 사람은

다른 약속들도 잘 지키지 못한다고 했다나..


휴.


들어가자마자 매니저를 만났다


" 안.. 녕하세요 "


" 지금 몇 시니? "


" 11시 20... "


" 지금 장난하나. 내가 시간을 몰라서 물어? "


" 죄송합니다.. "


" 원아웃이다, 쓰리아웃은 뒤도 안 보고 끝이야 "


" 네 .. "


" 빨리가서 옷 갈아입고, 준비해 "


" 네! "


휴,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다


" 한빛이 안녕~ 늦었네! "


오빠다,


" 네 오빠 안녕하세요.. "


" ^^ 괜찮아, 천천히 하고 나와 "


어쩜 친절하기도 하셔라.

유란이가 나를 쳐다보고 엄청 웃고 있다.

나쁜 계집애!


아니지, 유란이가 나쁠 이유는 없지

어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일을 시작했다.

하 아침부터 꼬이기 시작하면 꼭 하루 종일 꼬이던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길!


그때 커피를 만들고 있는 민지가 보였다.


" 민지야 안녕~ "


" 어 "


" 어제 왜 카톡 한 거야? "


" 별 이유 없어. "


" 아 그래~ "


옆에서 주문받고 있던 유란이가 힐끔 나를 쳐다봤다.

주문받으면서도 한쪽 귀는 나를 향해있나 보다,

초능력자.


" 야 어제 쟤가 너한테 카톡 했다고? "


" 어? 아 어~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카톡 왔었어 "


" 대박.. 미친년 왜? "


" 몰라 그냥 어디냐고 "


" 장난? 너 어딘 거 알아서 뭐 하려고? "


" 몰라~ 왜 그러냐고 물어봤는데 말도 안 해 "


" 지랄도 풍년이다.. 무시해버려, 혹시 너랑 친해지고 싶나 ㅋㅋ"


" 차라리 그런 거면 다행이다 "


민지는 오늘도 여전히 오빠 옆에 붙어있다.

무슨 지가 정말 오빠 여자친구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그때.


" 한빛아 어제 잘 들어갔지? "


" 아 네 오빠 ^^ "


" 모야!? 둘이 만났어요!? 대박대박! "


유란이가 내 예상대로 호들갑이다.


" 아니~ 우연히 만난거야! "


" 우연히여도~ 웬일 웬일 데이트 했나보네 "


" 야 데이트는 무슨!! "


" 오빠가 계란빵 엄청 좋아하는데, 한빛이도 계란빵

좋아해서 사러 왔더라구 ^^ 우연히 거기서 만났어 "


" 그렇구나~ 크크크 네에~ "


어휴! 저 푼수같은 기지배.

의미심장한 웃음을 날리고 가버렸다.


이제 나도 혼자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

가장 간단한 거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커피!

훗.


오늘도 아메리카노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 주문하시겠어요? "


" 어? 이한빛~! "


" 어? 진영아! "


" 모야~? 여기서 일하는거야? "


진영이란.

같이 공연했던 친구다

동갑내기 친군데, 연기를 참 잘하는 친구다

같이 공연할 때마다 연출님한테 비교를 많이 당했던 친구다.


둘이서 공연끝나고 맥주 한잔 할때마다 이런 얘기를 하곤했다.


" 우리는 절대 연기말고 다른걸로 돈벌지말자! "


근데.. 나는 연기 말고 다른 걸로 돈을 벌고 있다.

더군다나 여기서 진영이를 만나다니.


얘는 커피 안마시기로 유명한 앤데.

아 그렇지, 커피 말고 다른 음료들도 많지 ..


" 아 응~! 나 아르바이트하잖아 여기서 "


" 아 그렇구나~ 일단 시킬게. 딸기 라테 하나만 "


" 응 6.000원 "


" 여기 "


그리고 현우 오빠가 딸기 라테를 맛있게 만들어 주는 도중에

잠깐 진영이랑 얘기를 나눴다


" 모야~ 웬 아르바이트? 연기 안 해? "


" 연기해야지 그냥 하는 거야 용돈 벌 겸"


" 야 용돈 벌려면 단편영화나 그런 걸 찍지 왜 커피숍? "


찍고 싶어도 오디션에 붙어야 찍지 않겠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자존심.


" 아 그냥 몇 달만 여유롭게 생활하고 싶어서 "


" 그렇구나 난 요즘 영화 찍고 있어 "


" 아 진짜~? "


" 응~! 대선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인데, 배울 것도 많고 "


" 잘 됐다! 곧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거야? "


" 아마도? "


" 야 너 음료 나왔다! "


진영이는 그렇게 음료를 받고 촬영장에 가야 한다며

바쁘게 가버렸다.


진영이가 가고 나니 조금은 허무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는 저렇게 열심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괜스레 울적해진다.


그렇지만 나는 커피 만드는 이일도 좋다.

매력적인 직업이다.

음..

그래도 괜찮다고 내 자신을 격려해줬다


바쁜시간이 지나고 커피숍도 조금은 한산해졌다.


" 민지랑 한빛이랑 점심먹고 와라, "


매니저는 항상 왜 나랑 민지를 같이 보내는지 모르겠다.


" 유란이는요? "


" 유란이는 나랑 갈 거야 "


아니 정말 이상하다.

왜 항상 유란이랑 같이 먹으려고 하는지.

정말 좋아하나 크크크 괜히 웃긴다.

유란이가 눈이 얼마나 높은데


" 네 다녀올게요 "


그렇게 민지랑 함께하는 불편한 식사가 또 시작되었다.


" 아까 그 친구는 연기하던 친구였나 봐? "


진영이랑 내 대화를 들었나 보다.


" 아~ 응! 내 친구야 같이 공연했던 "


" 그러게, 그냥 연기하지 왜 아르바이트를 해? "


이건 또 무슨 소린지.

정말 이건 너무 심한 오지랖이 아닌가?


" 나는 커피 만드는 일이 좋아서 하는 건데, 넌 아니잖아

그냥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해 "


" 응? 아니야 나 이일도 좋아 그리고 연기도 할 거고, "


" 그렇구나. "


또 자기 할 말만 하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정말 매일 느끼는 거지만, 너무 기분 나쁜 여자애다.


그때 식당 문이 열렸다

오빠다!


민지가 돌아보더니 세상에서 젤 예쁜 얼굴을 하곤

오빠를 부른다


" 오빠 ~~~ ^^ "


오빠가 눈인사를 하고 우리 쪽으로 와서 앉았다.


" 아 ~ 매니저 형이 나도 가서 먹고 오라 그래서 "


" 그렇구나~ ^^ 지금 매장 한가한 가보다 ^^ "


" 응 그런 편이야~ "


나도 질세라 오빠한테 말을 시켰다.


" 오빠도 빨리 시키세요! 배고프시겠다 "


" 그래야지 "


그때 민지가 손을 번쩍 들더니 주문을 했다


" 이모 여기 제육덮밥 하나만 주세요 "


몰까?

오빠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오빠 메뉴를 자기가 시킨다.


" 아~ 오빠가 여기서는 제육덮밥 아니면 김치찌개 만 먹거든 ^^

어제 김치찌개 먹었으니 간 오늘은 제육 맞죠? ^^ "


" 어? 어~ 고마워 제육 먹으려고 했어 "


" 내가 다 알지 오빠!! 내가 최고죠? "


" 그래 고마워~ "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백 퍼센트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내 앞에서는 항상 싹수없는 얼굴로 앉아 있으면서

오빠만 오면 천사 얼굴을 하곤, 거기에 모자라서

오빠랑 친한 걸 티 내지 못 해서 안달 나는.


날 의식하는 건가?

기분이 나빠서 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오빠를 많이 좋아해져 버린 것 같다.


꿈속에서 오빠를 먼저 만나서일까

좋아하는 깊이가 너무 깊어진 것 같다.


먼저 일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 어머 한빛아 너 밥 다 먹었네? 그럼 먼저 일어나봐~

다른 직원들도 밥 먹어야지 ^^ "


아....

앞에 조금 남아있는 반찬들을 얼굴에 집어 던져버리고 싶었다.


" 그래, 먼저 갈게, 오빠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


" 아 그럴래? "


" 네 천천히 드시고 오세요 "


그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한빛아 우리도 곧 갈게~ ^^ "


민지 저 기지배는 이중인격이 틀림없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혼자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들고

커피숍 앞에 도착했다


근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있지?

서둘러서 가봤다

매장 안에는 영화에서만 보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몇 명이

매니저 멱살을 잡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 유란이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 야 김민지 어딨어 김민지! "


" 민지? 민지 밥 먹지 왜 그래?? "


" 몰라! 저 사람들이 김민지 찾으면서 숨겨놓은 거

다 안다고 빨리 데려오라고 난리야 난리!

손님들도 저 사람들 때문에 다 도망가고 걔 전화도 안 받아! "


그랬다.


영화에서만 보던 검은 정장을 입은 저 사람들은

화가 잔뜩 나서 민지를 찾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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