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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하늘
작품등록일 :
2019.11.13 07:09
최근연재일 :
2024.03.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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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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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발표

DUMMY

49화 공개 발표



***



세계적으로 헌터에 대한 것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말로만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처음에 갸우뚱하였지만 영상을 보고선 인식이 달라졌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능력을 선보였기에.


헌터아카데미에 관한 정보도 나와서 주목을 끌었다. 헌터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주어지는 혜택은 특히나 더.


젊은 사람들이라면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휘황찬란한 내용들. 게다가 초등부부터 청년부까지 모인다는 것을 접한 부모들은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의 아이들이 헌터아카데미에 들어가는 것이.


아주 극소수지만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위험해 보인다거나 현실성이 없다거나 등등 무슨 속셈인지를 제대로 알 수가 없어서.


그래도 헌터아카데미에 들어와 세계를 지키자는 말에 부정적인 여론 따위 없었다. 헌터프로젝트에서 미리 여러 가지 수단을 썼기 때문에.



***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학교에 가게 된 이후로 너무 피곤하였다. 요즘 따라 헌터에 관한 것으로 반 아이들이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어가지고.


‘오늘이 방학이니까 이제 들을 리 없겠지만.’


헌터아카데미에 대한 대화를 나눌 생각은 없어서 잠이나 자려던 순간.


“기훈아, 넌 신청했어?”


바로 앞자리 남자애가 뒤돌아 봐서 물었다. 처음엔 멍을 때렸다.


“왜 그래?”

“아, 나 말이지?”


순간 누구 말하는지 싶었다. 하도 서스티스라고 불리다 보니까.


“이 반에 서기훈이 너 말고 또 있냐?”

“없지. 그런데 뭐라고 했어?”

“신청했냐고.”

“신청? 무슨 신청?”

“헌터아카데미지. 요새 이게 핫한 건데 몰라?”

“···알고는 있어.”

“그럼 신청은?”

“···안 했어.”

“그래?”


남자애는 씩 웃더니 스마트폰을 보여주었다. 신청 접수되었다는 화면과 함께.


“난 했거든.”

“잘 됐네.”

“감상이 그게 다냐?”

“뭐가?”

“이게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나 본데 지금 신청하기 엄청 어렵다고.”

“그렇구나.”

“신청하는 게 조금 빡세긴 했지만 행운이 따라줬지, 뭐.”

“운이 좋았네.”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이 녀석과는 평소엔 대화를 잘 나누지도 않는다. 웬일로 말을 거는가 싶었더니 자랑하고 싶어서였냐.


내 반응이 영 시원찮았는지 다른 애들에게 보여주러 갔다. 다시 자려고 하는데


[3학년 3반 서기훈 학생 교장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3학년 3반 서기훈 학생 교장실로···]


교장실로 불렸다. 다른 애들의 시선이 모이는 게 등 뒤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바로 헌터에 관한 얘기로 돌아갔다. 내 얘기보단 그게 더 재밌겠지.


‘잠자기는 글렀네.’


걸어가는 도중에 교장실에 불린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왜 불린 거지?


의문을 품은 채 교장실로 들어가자 양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눈에 띄었다.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젊은 분이었나?’


스마트한 인상을 가진 남자는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어서 와요. 서기훈 군! K-2지부의 한진욱 팀장입니다. 앗! 서스티스 군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편할 대로 불러주세요.”


헌터프로젝트 관계자인 걸 알게 되고 곧바로 대화가 진행되었다. 가벼운 분위기로.


“네? 태신이가 교육담당을 하기로 했다고요?”

“초등부 쪽 교육담당을 하는 조건을 걸고서 하겠다고 하더군요. 방금 전까지 K-7지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오던 차였습니다. 빠른 결단을 내리더라고요.”


한진욱 팀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태신이는 아무래도 아이들 때문에 하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전 태신이랑 다르게 교육담당을 할 마음은 없는데요. 그리고 저번에 안 하겠다고 말했었는데···”

“아, 거절한 것에 대해선 듣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혜택에 대해서 알려드릴 게 있어가지고요.”

“혜택이요?”

“헌터아카데미가 확장되어서요. 예를 들어 R랭크 헌터보다 더 들어오는 급료라던가. 그 외에도 이것저것 지원을 해주는 게 많거든요. 좋지 않나요?”

“R랭크 헌터로 들어오는 돈으로도 이미 충분한데요.”


애초에 의용 형님이 하는 걸 보면 교육담당은 힘들어보였다. 귀찮은 일들이 꽤나 많아보였고.


“아무튼 교육담당 얘기는 됐고 헌터아카데미에 입학은 어때요?”

“네? 그건 더 싫은데요···.”

“으음. 그런가요.”


한진욱 팀장은 한 번 숨을 들이마시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변했다. 조금 전하고는 완전히 다르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서기훈 군의 능력 때문이라도 헌터아카데미에 입학을 해줬으면 합니다. K-3지부에서 환자들을 치료했었죠?”

“예. 그랬어요.”

“그 중에는 황박사의 약물로 인해 큰 부작용이 생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몸 안을 섣불리 건드릴 수가 없었죠. 그렇지만 완치가 되었더라고요. 헌터프로젝트에서도 치료하기 힘들었던 것이.”


환자복을 입었던 사람들을 치료했을 때가 떠올랐다. 분명 미세한 무언가가 몸속에서 사라졌던 느낌이 들었었지.


“그리고 헌터아카데미에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결계마법을 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죠.”

“저에 대해서 많이 알고 계시네요.”

“R랭크 헌터 여러분이 뛰어나다는 것을 여러 자료를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진짜로 대단하던데요.”


갑작스런 칭찬이 훅 들어오니까 뭐라 반응을 못하겠다.


“그보다 지금 말씀드리고 싶은 건 황박사와 졸리 스칼렛에 의해 남겨진 약들로 인해 헌터가 생길 겁니다.”

“약이라고요?”

“상층부가 그 능력을 가지게 하는 약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었거든요.”

“부작용이 생기잖아요.”

“어느 정도 제한해서 만드는 약을 이용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그렇지만 기훈 군이 방금 말했다시피 부작용이 생기면 곤란해지죠.”

“그거 때문에 제가 필요하다는 건가요?”

“그렇다고도 볼 수 있죠.”


K-3지부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서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관계자들을 죽인 게 생각났다. 그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능성 따위 없다. 아무리 제한된 약이라고 해도.


“교육담당 할게요.”

“아, 참고로 교육담당 자리는 꽉 찼습니다.”

“어? 아까 교육담당을 하라는 게 아니었나요?”

“전 교육담당을 해달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요?”

“네······?”


한진욱 팀장과 나눴던 대화들을 머릿속에서 다시 되감아 보았다. 확실히 교육담당의 혜택에 대한 것만 얘기했구나.


“응? 그러면···”

“헌터아카데미에 입학해야죠.”



***



“그래서 시험을 안 치고 들어가게 된 거야?”

“기존 헌터들은 입학이 확정되어 있다고 하나봐. 나 같은 경우에는 R랭크라고 알려져 있어서 낮은 클래스라던데.”

“낮은 클래스?”

“어. A부터 시작해서 F까지 있어서 제일 낮은 F클래스. 헌터아카데미에서는 기존헌터들의 반배치가 랭크순위라고 하더라.”

“그렇구나.”

“뭐, 나한텐 크게 상관없지만.”


K-7지부에 있는 훈련장에서 서스티스랑 헌터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서스티스가 방학식이 끝나자마자 올 줄은 몰랐지만.


“아이들 교육담당을 맡게 됐다면서?”

“교육담당을 맡기는 했는데 신아 누나가 날 도와주게 되면서 바뀌었어. 내가 보조하는 쪽으로.”

“그거 잘 됐네. 근데 오늘 하기로 했으니까 아이들 클래스는 모르겠네.”

“응. 자료 같은 건 아직 안 받아서 하나도 모르는 상태야. 내일부터 교육담당에 관련된 일을 배울 거라고 해.”


대화를 나누는 도중 서스티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 네 부모님은 어떻게 됐어?”

“그게 말인데···”


살던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만나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전에 K-7지부에서 들었던 부모님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게 떠올라서 물어봤다. 그 결과···


“이탈리아에서 행방이 끊겼다고?”

“그렇대. 일단 헌터프로젝트 측에서도 찾아보고는 있다고 해.”


여행을 좋아하시는 두 분이긴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 소식이 없는 건 처음 겪는 일이다. 편지나 전화라도 했었는데.


“그럼 집에는 혼자 있겠네?”

“어.”

“우리 집에 밥이라도 먹으러 와.”


모습이 원래대로 돌아온 나는 서스티스네 집에서 얹혀사는 걸 그만두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바뀐 모습에 놀라는 것보다 섭섭해 하셨지만.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널 마음에 들어하셨나봐. 나보고 가끔 데리러 오라고 하셨어.”

“그, 그래?”


왠지 조금 쑥스러웠다.


“오늘 어때?”

“오늘?”

“뭐, 할 거라도 있어?”

“아니, 딱히 없어.”


서스티스네 집으로 가는 약속을 하는데


“오빠, 어디 가?”


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 점심을 먹고서 들어오는 아이들도 보였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이후로 유나는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옆에서 보면 거리를 두는 게 가끔씩 느껴졌다. 그런 사건이 일어나고 며칠 밖에 안 지났으니···


“···혹시 유나도 데려가도 될까?”

“유나? 상관은 없는데. 여기 관계자들한테 말해야 되지 않나?”

“신아 누나한테 물어봐달라고 해야지. 유나를 데리고 나가도 되는지.”

“아니면 지금 우리끼리 물어보러 가는 게 어때?”

“지금?”

“아까 신준 형님이 헌터아카데미 관련으로 응접실에서 홍철표 팀장님이랑 만날 거라고 했거든.”


유나에게 저녁을 먹자는 이야기는 안하였다. 먼저 밖으로 나가는 게 가능한 지를 알아봐야 하니까.


“금방 갔다 올게. 조금만 기다려.”

“응···.”


유나에게서 조금 외로운 표정이 엿보였다.


“아니다. 유나도 응접실에 같이 갈래?”

“···! 응!”


곧바로 밝은 얼굴이 되어 기뻤다. 서스티스한테 다른 아이들보다 유나를 더 특별취급해주는 거 아니냐고 들었지만.



***



“원래부터 각성한 헌터들을 제외하곤 다른 사람들은 능력을 잃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요.”

“황박사도 능력을 잃었겠군. 그 헌터들은 어떻게 됐지?”


아침부터 훈련을 하고 있었다. 제자인 류설아와 대화를 나누면서.


“재활치료 중이에요. 약 때문에 상당히 신체에 부담이 가게 되었나 봐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이번 헌터아카데미에서 그 약을 쓴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괜찮은 건가?”


저번에 홍철표 팀장에게 들었던 게 떠올랐다.


“그 약을 조정만 한다면 부작용 없이 영구적으로 능력을 얻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주의해야겠죠. 만약에 잘못되었다는 걸 늦게 알게 되면 위험하니까.”

“언제 폭주할지 모르니 헌터아카데미를 특히나 경계해야 된다는 건가.”

“그렇다는 거죠, 뭐. 폭주할지는 모르겠지만 신중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넌 교육담당은 안하나?”

“A랭크였을 때면 모를까 S랭크가 할 일은 절대 없어요. 그것보다 잠깐만 통상모드.”


통상모드. 훈련을 배울 때만 존댓말을 사용하겠다던 류설아가 원래 말투로 돌아올 때 쓰는 단어다. 이럴 거면 차라리 평소 말투로 하는 게 낫다고 보지만.


“당신만 빼고 다른 R랭크 헌터들은 헌터아카데미에 교육담당이 되거나 입학하게 되었다던데.”

“나도 어제 들었다. 서기훈한테.”

“서기훈?”

“서스티스의 본명이다. 이제 그렇게 불러달라는군. 헌터아카데미에선 아는 사람들을 만날 경우가 많아졌으니까.”

“왜 서스티스라고 하고 다닌 거야?”

“자기만의 사정이 있었다고 본다.”


처음 만났을 때 서스티스가 제일 경계를 했던 게 생각났다. 지금에 와서는 스스로가 먼저 허물없이 지내는 중이지만.


“다음에 만날 땐 기훈이라고 불러야 하나?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나도 그렇다.”

“당신은 애초에 이름으로 잘 부르지도 않으면서.”


류설아의 말에 반박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사실을 한 가지 더 알려줬다. 나름 중요하다고 여기지는 않지만 안 말해주면 나중에 뭐라고 들을 것 같았기에.


“나한테 한진욱 팀장이라는 자가 입학할 생각이 없냐고 묻더군.”

“한진욱 팀장이면 K-2지부의 팀장?”

“잘 알고 있군.”

“어차피 안 한다고 했지?”


류설아는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했다.


“안 한다기보다 못 한다는 게 맞을 거다.”

“어째서?”

“아는 사람이 입학한다고 들었다. 한진욱 팀장한테.”

“아는 사람이라니?”

“천석민. 내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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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공개 발표(2) +1 21.04.07 25 0 13쪽
» 공개 발표 20.11.23 24 0 13쪽
49 용, 검, 마법, 마왕 그리고 크리스마스(5) 20.11.18 45 0 13쪽
48 용, 검, 마법, 마왕 그리고 크리스마스(4) 20.11.17 61 0 13쪽
47 용, 검, 마법, 마왕 그리고 크리스마스(3) 20.11.04 24 0 13쪽
46 용, 검, 마법, 마왕 그리고 크리스마스(2) 20.11.03 23 0 13쪽
45 용, 검, 마법, 마왕 그리고 크리스마스 20.11.02 24 0 13쪽
44 고깃덩어리(4) 20.10.29 22 0 13쪽
43 고깃덩어리(3) 20.10.28 23 0 13쪽
42 고깃덩어리(2) +2 20.10.27 2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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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아카데미 기획(4) +1 20.10.22 26 1 13쪽
38 아카데미 기획(3) +1 20.10.21 30 1 13쪽
37 아카데미 기획(2) +1 20.10.20 34 1 13쪽
36 아카데미 기획 +1 20.10.19 36 1 13쪽
35 임무가 끝나고 +1 20.10.15 3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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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S급 임무(4) +1 20.10.12 41 1 12쪽
31 S급 임무(3) +2 20.10.08 43 1 13쪽
30 S급 임무(2) +1 20.10.07 44 1 13쪽
29 S급 임무 +1 20.10.06 48 1 13쪽
28 첫 번째 만남(3) +1 20.10.05 56 1 13쪽
27 첫 번째 만남(2) +1 20.01.13 56 2 13쪽
26 첫 번째 만남 +1 20.01.01 5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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